<암살>1000만을 돌파한데 이어 <베테랑>역시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두 편의 천만 기록이 달성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며, 두 영화 모두 한국 영화라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암살>은 개봉전부터 초호화 캐스팅에 <타짜> <전우치> <도둑들>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이라는 이름값으로 화제몰이를 하더니, 영화의 완성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1000만 흥행을 달성했다. 전지현은 이 영화로 국내최초 천만 돌파 영화에 두 편 출연한 여배우가 됐다. 그가 출연한 <도둑들>역시 최동훈 감독의 작품이었다. <암살>은 결국 <태극기 휘날리며>를 제치고 흥행순위 9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류승완감독의 <베테랑>의 흥행은 더 놀랍다. <암살>에 비하면 화제성이 덜 했음에도 올해 최장기 1위 기록도 다시 썼으며, <암살>과 비슷한 시기에 1000만 돌파를 달성했다. <베테랑>의 놀라운 흥행에 <암살>보다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 쌍끌이 흥행을 이끈 두 영화를 살펴보면 두 영화의 묘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전개 방식과 내용은 전혀 판이한 두 영화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살펴보면 관객들이 어떤 영화를 원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영화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투쟁과 그 투쟁이 성공으로 향해 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공통점이 있다.

 

 

 

<암살>은 독립군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암살>이 집중하는 것은, 그들이 나라를 위해 얼마나 희생했느냐 혹은 일본이 어떻게 무너져 가는가에 대한 조국 독립, 나라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다. <암살>은 차라리 한 에피소드에 중점을 둔다. 바로 친일파 제거 계획이라는 거대 목표를 설정한 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스토리의 방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부각되는 것은 일본이 얼마나 악독하고 독립군이 얼마나 희생했느냐 하는 교과서적인 내용보다는 그들이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긴장감이다.

 

 

 

애국심을 전반적인 분위기로 과장할만 한데도 <암살>은 그 애국심을 살짝 피해감으로써 오히려 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암살>이 집중한 것은 비록 현실이 아닐지라도 그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결국 배신자를 처단하는 마지막 카타르시스다. 그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독립은 다른 요인에 의해 일어났지만, 그들은 끝까지 절대 권력을 처단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완수해 낸다.

 

 

 

 

그런 과정에서 독립이라는 명제보다는 그들이 한 사건 안에서 어떻게 권력자들을 무릎 꿇리고, 또 그 임무를 완수하고 그들을 배신했던 인물마저 처단하는 과정을 강조하면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마지막 감정을 찝찝하지 않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암살>은 이야기 구조를 사건자체 보다는 캐릭터에 맞추면서 그들 안에서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모두 완결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마치 <암살>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동선에 의해 독립 과정이 전개되고, 그들로 인해 독립의 마지막이 완결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베테랑>역시 이런 면에서 암살과 다르지 않다. 절대 악으로 설정된 것은 재벌이라는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절대 권력을 가진 자다. 그는 악독하고 비열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런 그에게 권력이 주어지자 그의 악행은 도를 넘는다. 이 역을 연기한 유아인의 연기력이 얼마나 훌륭했느냐 와는 상관없이, 조태오라는 인물은 악역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를 처단하는 과정이 즐거울 수 있는 것은 그가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절대 권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비록 현실에서 재벌을 발밑에 무릎 꿇리는 것이 녹록치 않다 할지라도, 관객들은 그 절대 권력이 무너지는 과정을 즐긴다. 왜냐하면 영화 속에서 조태오는 단 한치도 동정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악독하기 때문이다. 그 악독함 속에 관객들은 그가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 보며 마음 놓고 속으로 비난하고 손가락질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 구조속에서 관객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사실 권력이 무너지든 아니든, 여전히 삶은 팍팍하고 그 권력이 무너진 자리엔 또 다른 권력이 득세하기 마련이다. 사회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악순환은 반복된다. <암살>의 카타르시스와는 다르게 독립은 미국의 힘에 의해 일어났고 <베테랑>의 희열과는 상관없이, 재벌은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혹여 그런 권력이 한 두개 무너져 내린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지금 관객들은 누군가를 탓하고 싶다. 그것이 비록 영화속의 환영이라 할지라도 누군가가 무너져 내리고 세상이 조금쯤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뀐다면 자신의 삶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사실 삶 자체를 바꾸는 것 보다는,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의 패턴을 바꾸는 편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회조차도 거세당한, 아니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사회 속에서 누군가를 지탄하고 규탄해야 속이라도 시원한 분위기마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권력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결국 그 권력을 무너뜨리는 영화는 천만을 이뤄냈다. 대단한 성과에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면서도 그런 현실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안타까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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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단 이틀만에 90만에 육박하는 성적을 내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물론 비판 여론도 있다. 독점하듯 가득 채운 스크린 수, 톱스타들의 물량공세, 대대적인 홍보까지. 이정도면 흥행을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한 노릇일 수도 있다. 게다가 오션스 일레븐, 이탈리안 잡 등의 영화를 떠 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도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도둑들은 이 모든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흥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숨은 적재 적소의 유머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로 가득 메워져 있는 이영화는, 흐름만 잘 탄다면 7~800만까지도 갈 수 있는 파급력을 갖췄다 말해도 좋을 듯 하다. 일단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결코 지루하지 않게 관객들의 마음을 잘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영화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연기자들이 하나같이 튀지 않는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연기로는 불평을 받지 않았던 배우들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이 전지현이었다. 아직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가 가득 남아있는 전지현의 연기는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지현의 이름값, 거품이었던 시점에서

  전지현은 그동안 톱스타로 군림해 왔지만 톱스타의 이름값을 한 작품이 얼마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전지현하면 아직까지 떠 오르는 [엽기적인 그녀]만이 그가 가지고 있는 '전지현 톱스타'의 지지기반이었다. 그 외에 전지현은 각종 CF에서만 그녀의 매력을 드러내며 작품에서 전혀 존재감을 발현하지 못했다. 엽기녀 이후 선택한 모든 영화들이 엽기녀를 이용하기도 했고 떨쳐 버리려는 시도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지현은 혹평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전지현이 끊임없는 혹평이 시달렸던 것은 전지현의 연기력이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부정확한 발음과 한계를 보여주는 감성 표현, 이미지 변신의 불가능 등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전지현의 연기는 고개를 절로 흔들게 했고 전지현 이름값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해외 진출 성적도 시원치 않음에 따라 전지현은 어느 순간 대중의 관심에서 저만치 멀리 떨어져 버린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전지현이 예니콜로 출연한 도둑들은 전지현이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굳이 자신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실 전지현의 역할은 엽기적인 그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좋을 만한 캐릭터다. 엉뚱한 행동으로  곳곳의 웃음포인트를 전지현이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지현 전성기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딱 달라 붙는 작업복을 입고 건물을 뛰어내리는 전지현의 몸매 역시, 전지현의 캐릭터를 더욱 호감으로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전지현은 날씬한 몸매와 코믹연기라는 두가지 장점을 골고루 활용하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지현, 예전 이미지 활용, 독똑한 선택

 

 이전의 이미지를 재활용했으면서도 정체되었다고 생각한 연기력이 아니라 상당히 발전되었다고 느껴졌다는 점에서 전지현의 이번 영화는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 단순히 요즘 대세라는 김수현과의 키스신 때문이 아니었다. 키스신이 데뷔후 처음이라는 점 역시 그동안 전지현이 얼마나 역할에 한정을 두고 있었는 가를 알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도 담배를 피는등의 연기를 했지만 그건 단지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도둑들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욕을 내뱉는 등의 연기, 예전의 전지현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내 이질감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지현에게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더욱 전지현이 주목되는 이유는 영화 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혜수와의 매력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매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전지현은 펩씨역의 김혜수와 은근한 라이버리를 형성하며 재미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다. 김혜수의 연기력이야 이전부터 알려진 바이지만 전지현은 그렇지 않았다. 전지현이 그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면 둘의 관계에 재미가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전지현은 김혜수와의 관계에서도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내며 극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연기력이야 단순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존재감이 김혜수의 포스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는  것은 전지현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전지현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가장 중요한 캐릭터 중 한명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전지현만이 주목받는 그런 스토리라고는 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전지현의, 전지현에 의한, 전지현을 위한 영화들만이 제작되었지만 이제 전지현은 주변과 융합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성장할 기회는 놓치지 않았으니 전지현의 이번 행보는 성공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 하다.

 

 앞으로 전지현이 얼마나 더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전지현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전지현의 꺼져가던 매력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디 다음에도 현명한 선택이로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재평가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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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정재와 삼성가의 장남 이재용의 전처인 임세령의 결혼설이 불거졌다. 그리고 곧 이정재의 아니라는 해명이 뒤따랐다. 예전부터 이런 루머가 있던 모양인듯 예전에 있었던 그들의 동반 출국설도 다시 도마위에 올려졌다.


 하지만 이정재는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런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정재가 이런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물론 무조건적인 부정을 하다가도 갑자기 결혼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정재가 이정도까지 부인하고 나선다는 것은 아닐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만약 이 일이 사실이었다면 이정재가 전면에 나서서 부인하기 보다는 침묵을 통한 긍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정재가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 것은 임세령과 이정재 사이가 어떻든 둘 사이에 결혼설이 오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런 루머는 어떻게 확산되었을까. 


 임세령과 이정재가 사귄다는 루머가 있었던 것은 그들이 함께 비행기로 출국하면서 부터다. 물론 자리는 달랐다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사이를 더 의심케 하는 행동이 될 수도 있었다. 이정재와 임세령이 전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였던 것도 그 루머를 더욱 확산 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루머일 뿐 진실로 확인 된 사안이 아니다. 적어도 기사를 작성할 때는 그 사실을 확증할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같은 비행기에 탄 것을 제외하고는 열애설을 확인해 줄 확증이 없다. 이정재와 임세령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건물을 구입했다는 것도 이정재가 "서로 동이 아예 다른 건물"이라며 일축했고 그들이 같은 모임에서 만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그들이 사귄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


 어쨌든 이런 결혼설이 나온 이유는 '이정재 측근'의 한마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기사를 쓸 때는 본인에게 먼저 확인을 하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이런 기사가 의례히 그렇듯 "본인 확인을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끝을 맺었다. 한마디로 사실이 아닌 사안을 포함한 이 기사는 이정재의 측근의 한마디 때문에 쓰여진 것이다. 


  결혼이 기정 사실화 된 것 같은 기사가 흘러 나왔다가 불과 몇시간만에 본인으로부터 아니라는 사실을 해명하는 기사가 쏟아진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은 법정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면 결국 이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이것은 어쩌면 무언가를 눈가리고 아웅하기 위한 물타기 기사처럼 보인다. 진정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가지고 이런식으로 기사를 써내려가는 것은 분명히 지양해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재벌가와 연예인이라는 자극적인 구도로 기사를 써 내려갈때는 더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바탕으로 쓰여진 기사는 수많은 의혹을 남겼다. 이런 기사로 다른 어떤 사건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행동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이것은 기자 양심의 문제다. '측근의 한마디'도 결국 루머다. 측근도 그 사람 본인이 될 수는 없다. 본인에게 확인 된 사안이 아니고서야 그 측근이 모든 사안을 꿰뚫고 있다는 판단은 금물이다. 본인의 확인 절차나 어떤 결정적인 증거가 없이는 이런 중대안 사안을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정재의 이미지는 이번 스캔들로 타격을 입었다. 재벌가의 사위가 된다는 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치명적인 루머성 스캔들을 꺼내는 것은 기자의 본분을 다 하지 못한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결국 누군가의 제보로 쓰여진 기사는 아무런 결론도 없이, 결국은 한 때의 해프닝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어찌되었건 본인이 원치 않는 이런 스캔들을 터뜨린 언론이 반성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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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있을까?


그 속으로 고고고!


고고씽~~~!!!!!!!!



1. 여명의 눈동자



1991년 10월 7일부터 1992년 1월 16일까지 방영. 김종학 연출, 송지나 극본. 최재성, 채시라, 박상원 주연.


첫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3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다. 이제는 거장을 넘어 명장 소리까지 듣고 있는 김종학 감독과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잘 쓰는 송지나가 힘을 합쳐 만든 작품으로 당시 총제작비 7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화제가 됐다. 김종학 특유의 강단이 보이는 대목으로 "대한민국 블록버스터 드라마는 [여명의 눈동자] 부터 시작됐다." 는 평가도 있다.


최재성과 채시라의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아직까지도 가장 아름다운 키스씬으로 손꼽히는 그들의 키스씬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1992년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 작품상, 남녀 연기상, 인기상, 감독상 등을 타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 모래시계


1995년 1월 10일부터 1995년 2월 16일까지 방영. 김종학 연출, 송지나 극본.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주연.


두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역시 김종학 사단이 만든 드라마인 SBS [모래시계] 다. 격동의 한국사를 각각 세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조명했던 이 드라마는 [여명의 눈동자] 신화를 일궈냈던 김종학-송지나 콤비의 초대박 히트작이라 더더욱 의미가 깊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파격적으로 편성되어 방송 내내 평균 시청률 45.3% 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당시에는 '귀가시계' 로 불리기도 했다.


이 드라마에서 최민수의 강렬한 연기는 시청자들을 크게 열광케 했는데 특히 "지금 나 떨고 있니?" 라는 대사는 아직까지도 최민수의 상징이 될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이 드라마 하나로 최민수, 박상원 뿐 아니라 고현정이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급부상했고 고현정의 보디가드 역할을 했던 이정재 또한 스타덤에 올랐다.



3. 사랑이 뭐길래


1991년 11월 23일부터 1992년 5월 31일까지 방영. 박철 연출, 김수현 극본. 이순재, 김혜자, 최민수, 하희라 주연.


세 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사랑이 뭐길래] 다. 최고 시청률 64%, 평균 시청률 59.6%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전체를 '대발이 신드롬' 으로 몰아넣었던 [사랑이 뭐길래] 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다시는 깨지지 못할 기록" 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MBC 주말드라마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당시 워낙 높은 인기 탓에 "[사랑이 뭐길래] 가 방영되면 수돗물 사용량이 줄어들고, 거리가 한산해진다." 는 풍문이 나돌 정도였고 김혜자가 즐겨 불렀던 노래 '타타타' 는 하루아침에 무명가수였던 김국환을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로 탄생시켰다. 1992년 김혜자는 이 드라마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이순재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국회에 진출,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4. 질투


1992년 6월 1일부터 1992년 7월 21일까지 방영. 이승렬 연출, 최연지 극본. 최수종, 최진실 주연.


네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질투] 다. 1992년 방영 당시 트렌디 드라마 붐을 일으키며 한국 최초의 트렌디 드라마로 인기몰이를 했던 [질투] 는 젊은이들의 패션과 풍속, 문화 등을 가감없이 드라마에 담아내며 이른바 '신세대' 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최진실은 대한민국의 가장 귀엽고 예쁜 여배우로 격상했다.


동명의 OST가 인기를 끌고, 최진실의 패션 하나하나가 모방의 대상이 되었으며, 50%가 넘는 시청률로 대한민국 전체를 흥분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드라마 [질투] 는 경쾌한 작품 터치로 이 후 수많은 트렌디 드라마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했다. 여전히 인상 깊은 [질투] 의 엔딩씬은 당시에도 파격적이었지만 지금 봐도 상당히 신선하다.


 
5. 토마토


1999년 4월 21일부터 1999년 6월 10일까지 방영. 장기홍 연출, 이희명 극본. 김희선, 김석훈 주연.


다시 보고 싶은 다섯번째 드라마는 SBS [토마토] 다. 김희선 표 트렌디 드라마의 '절정' 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토마토] 는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 뿐 아니라 드라마 한편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다. 김희선이 90년대 후반 가장 '핫' 한 스타였던 까닭에는 그녀 자체의 매력도 매력이었지만, 그녀가 출연한 작품에 힘입은 바 컸다.


김희선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사이에 김희선 머리띠, 김희선 요요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드라마에서 김희선이 입고 나온 옷은 하루만에 백화점, 동대문 할 것 없이 매진 현상을 기록해 당시 한국 사회를 연구했던 사람들이 김희선 신드롬의 실체와 그 영향력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6. 허준



1999년 11월 29일부터 2000년 6월 27일까지 방영. 이병훈 연출, 최완규 극본. 전광렬, 황수정 주연.


여섯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허준] 이다.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 을 원작으로 드라마화 됐던 이 작품은 당시 사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피디한 전개와 강렬한 OST, 고어체를 완전히 버린 현대적 감각의 사극으로 재창조 되어 이병훈 표 민중사극의 첫 장을 열었다. [조선왕조 500년] 이 후 MBC 데스크에서 일하던 이병훈 감독의 첫 번째 복귀작이기도 하다


최고시청률 63.5%라는 어마어마한 기록 뿐 아니라 2000년 이 후 방송된 드라마 중 평균시청률 53%로 굳건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전광렬은 2000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밀레니엄을 맞았으며 오랜 무명생활을 겪고 있던 황수정이 청순미를 앞세운 '예진아씨' 로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허준의 인기를 연출을 맡았던 이병훈 감독은 자신의 저서 "꿈의 왕국을 세워라" 에서 이렇게 회고한다.


"나주에서 왔다는 신사복 차림의 남자들은 허준 어머니가 과로에 시달리는 아들에게 배즘에 꿀을 섞어 마시면 몸에 좋다고 말한 것 때문에 주문이 늘어 감사하다며 배와 배즙 수십 상자를 전해주기도 했다. 사실, [허준]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배즙뿐만이 아니었다. 허준이 돌림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매실로 약재를 만들어 먹이는 장면이 방영된 후 매실을 찾는 사람이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7. 가을동화


2000년 9월 18일부터 2000년 11월 7일까지 방영. 윤석호 연출, 오수연 극본. 송승헌, 송혜교, 원빈 주연.


일곱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가을동화] 다. 윤석호 감독의 계절 4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기도 한 [가을동화] 는 이복 남매의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생의 비밀, 사각관계 등 진부한 소재가 차용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정적인 스토리 라인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트렌디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 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 "얼마면 돼, 얼마면 되는데?" 등의 대사는 아직까지도 [가을동화] 를 상징하는 명대사로 손꼽힌다. [순풍 산부인과] 에서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송혜교는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던 [가을동화] 에서 무난한 멜로 연기를 펼치며 향후 한국 드라마를 움직이는 톱스타로 발돋움했고, 송혜교의 아역이었던 문근영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 대장금



2003년 9월 15일부터 2004년 3월 30일까지 방영. 이병훈 연출, 김영현 극본. 이영애, 지진희 주연.


여덟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대장금] 이다. [허준] 으로 민중사극의 전열을 가다듬었던 이병훈 감독이 만든 초대박 흥행작으로 대한민국 뿐 아니라 범 아시아에서 모두 엄청난 흥행을 했다. 톱스타 이영애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RPG식 스토리 전개 역시 향후 만들어지는 사극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시청률 역시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장금] 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병훈 감독은 대장금의 주연을 맡았던 이영애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이영애는 [대장금] 에 자신의 연기 인생을 건 것 같았다. 아마 이영애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장금이 역을 맡았다면 그런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이영애는 자신만 생각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선후배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이었다. 그녀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침에 나오면 방긋방긋 웃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의 웃음 하나로 촬영장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이러니 배우든 스태프든 이영애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역시 한류스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



9. 내 이름은 김삼순


2005년 6월 1일부터 2005년 7월 21일까지 방영. 김윤철 연출, 김도우 극본. 김선아, 현빈 주연.


아홉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 이다. '삼순이 신드롬' 이 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 드라마는 '신데렐라 컴플렉스' 를 적절히 자극하면서도 30대 여성의 삶을 절묘하게 포착해 흥행성 뿐 아니라 작품성 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2005년 최고 시청률인 50.5%를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김삼순 역할을 맡았던 김선아는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갈고 닦았던 내공을 유감없이 펼쳐내며 농익은 코믹 연기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였고 그 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외에도 현빈과 다니엘 헤니가 일약 여성들의 로망으로 떠올랐고, 샤크라 출신 정려원이 연기자로 안착하기도 했다.



10. M 


1994년 8월 1일부터 1994년 8월 30일까지 방영. 정세호 연출, 이홍구 극본. 심은하 주연.


열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M] 이다. 역대 공포드라마라고 한다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센세이셔널한 작품이고, [전설의 고향] 풍의 한국적 공포 드라마의 원형에서 탈피하여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공포 드라마의 새장을 연 작품이기 때문이다. 50%가 넘는 시청률은 [M] 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고 [M] 이 방송될 때에는 동네가 모두 숨을 죽일 정도로 시청자들의 대단한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승부] 에서 청순한 매력을 뽐냈던 심은하는 [M]에 출연하면서 야누스적 매력을 뽐내며 능력 있는 연기자로 사람들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갔고 이창훈, 김지수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 역시 [M] 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행운을 맛봤다. 지금까지도 갑자기 시퍼래지는 심은하의 눈 색깔과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인구에 회자되는 것을 보면 [M] 이 얼마나 놀라웠던 작품인지 깨닫게 된다.


어떤 이에게 드라마는 '추억' 이다.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었던 기억은 그 순간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 중에서 과연 몇 편의 드라마를 보며 추억을 만드셨는지. 별 것 아닌 글이지만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드렸길 바란다.

-한밤의 연예가 섹션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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