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에 방영되는 드라마인데 청춘드라마라기 보다는 어린이 드라마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트렌디하지 않다는 비판을 넘어서 전체적인 분위기에 공감을 하기 힘들다는 증명이다. 바로 KBS2 드라마 <무림학교>에 관한 이야기다. <무림학교>는 <오! 마이 비너스> 후속으로 방영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 시리즈로 청춘물을 만들어 왔던 KBS가 선택한 새로운 도전이다. 이작품을 연출한 이소영 PD는 “KBS는 그동안 '학교' 시리즈를 해왔다.”면서도 “'무림학교'는 그런 '학교' 시리즈를 의식해서 만들진 않았다. 제목에 '학교'가 들어갔을 뿐이지 연장선상에서 제작한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차라리 ‘학교’ 시리즈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무림학교>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처참하다. 저조한 시청률은 물론, 반등의 기회도 쉽사리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무림학교>는 이색 학원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에는 너무나도 만듦새가 허술하다. 일단 가상공간인 ‘무림학교’에 대한 설정이 너무나도 작위적이다. 아이돌 스타가 우연히 무림학교를 발견하고 그 공간에 매력을 느낀다는 설정에 실소가 터질 정도로 학교 안에서 ‘무술’을 가르쳐야 하는 당위성이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무림학교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단순히 귀에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세계의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했다든지 뛰어난 무술에의 재능을 알아본 누군가에 의해 무림학교에 들어간다든지 하는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 우연히 발견한 무림학교와 그 안에 일단 주인공을 넣어놓고 보자는 식의 스토리 전개는 황당함의 극치다.

 

 

 

드라마에도 얼마든지 판타지의 설정이 들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판타지를 설득력있게 만드는 것은 그 안에서 그 판타지를 표현해 내는 방식에 있다. <무림학교>는 이 방식에서 너무 전형적인 방법을 택했다. 클리셰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포장을 너무나도 잘못한 것이 문제다. 스토리는 모두 예상이 가능하고 로맨스는 뻔하다. 폭발한 튀김을 잡는등의 꽁트같은 액션 장면들은 그들만 진지하여 실소가 터지고 결국 스토리는 ‘무림학교에서 연애하는’ 스토리 정도로 귀결된다. “나한테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같은 한물 간 대사가 등장하는 것도 손발을 펼 수 없게 만든다.

 

 

 

이런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스토리의 향연 속에서 배우들에게도 그 영향력이 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주인공 윤시우 역을 맡은 이현우는 작위적인 액션 장면을 위해 봉을 휘두르지만 그 장면마저 어색하게 만든다. 이현우가 무너지는 스토리라인 속에서 중심을 잡을만큼 성장한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드라마에 불과한 것이다.

 

 

 

아이돌 배우와 신예들로 채워진 구성 속에서 이현우 조차 흔들린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범수와 신현준같이 연기 경력이 많은 배우들은 이 드라마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역할이 아니다. 주인공인 이현우에게 주어진 무게감은 <무림학교>의 억지 연출로 인해 단순히 주연이라는 것 이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이현우에게 <무림학교>는 그의 커리어에서 흑역사를 써내려갈 작품에 불과하다.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바는 무술과 학교를 적절히 섞어 젊은 배우들을 강조함으로써 중국 시장을 노린 한류 드라마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중국 재벌의 자식이라는 남자 캐릭터 왕치앙(이홍빈)의 설정 역시 그런 흐름을 의식하지 않은 것이라 보기 힘들다.  제작진역시 <무림학교>를 제작하며 “글로벌 콘텐츠로 제작해 해외 시장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콘텐츠라는 것이 단순히 외국인을 캐스팅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한류 드라마는 한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콘텐츠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히트하지 못한 상품은 중국에서도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할만한 무술이라는 포인트와 꽃미남들을 섞는다고 해서 한류가 탄생하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무림학교>가 떨어진 시청률 만큼이나 더 썰렁해져 버린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이미 틀어져버린 방향키를 되돌리기는 힘든 상황처럼 보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