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러브라인’이다. 러브라인이 없는 드라마들은 공중파에 입성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뒤흔드는 커플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러브라인이 없거나, 있더라도 그 비중이 기존의 드라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적은 드라마들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드라마 속의 러브라인들은 다소 줄어든 대신, 그 자리를 이른바 ‘남남 커플’이 채우고 있다.

 

 

 

현재 동시간대 1위로 방영중인 <피노키오>에서 기재명 역을 맡은 윤균상은 드라마 중반까지 드라마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였다. 그것은 그의 연기력이나 외모가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탓도 있지만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 안타까운 형제의 비극이 두드러진 영향이 크다.

 

 

 

 

 

 

기재명과 기하명(이종석 분), 두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은 드라마 전반적인 스토리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을뿐더러 감옥에 가는 형의 손을 부여 잡고 흘린 눈물에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형제들의 브로맨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일각에서는 기하명과 최인하(박신혜 분)의 러브라인보다 기재명과 기하명의 이야기가 훨씬 기대된다는 평이 있을 정도다. 기재명이감옥에 갇혀 분량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3년 전 사건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은 강력한 시청 포인트가 될 것이다.

 

 

 

OCN최고 시청률로 종영한 <나쁜 녀석들>은 선이 굵고 남성적인 스타일의 드라마로 러브라인은 아예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나쁜 녀석들>의 성공 배경에는 그 러브라인을 뛰어넘는 네 남자의 조합이 있었다. 오구탁(김상중 분)-박웅철(마동석 분)-이정문(박해진 분)-정태수(조동혁 분)가 한 팀이 되어 이루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여타 러브라인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긴박감과 박진감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유일한 주요 여자 배역이었던 유미영(강예원)의 존재감은 남성 출연진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못했지만 러브라인 없이 남성들 간의 조합과 관계설정으로도 그들이 가진 시너지효과가 폭발할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바로 얼마전 종영한 하반기 최고의 콘텐츠 <미생> 역시 로맨스의 비중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오상식(이성민 분)과 계약직 신입사원 장그래(임시완 분)의그림은 웬만한 로맨스를 뛰어넘는 화학작용을 발휘해 낸다. 처음에는 마땅치 않게 생각했던 낙하산 장그래를 인정하고 그를 감싸며 오상식이 장그래를 ‘우리 애’라고 부르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의 무게를 묵직하게 전해주었다.

 

 

 

 

 

<미생>은 전반적으로 남자와 남자 사이의 갈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미생>이 배경으로 삼은 원 인터네셔널은 종합무역상사로서 남성의 위계질서가 강력한 회사다. 신입사원 안영이(강소라 분)나 워킹맘 선지영(신은정 분)등 여자 출연진들의 스토리 역시 남성적인 한국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여자 직원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다루는데 더 비중을 둔다.

 

 

 

그렇기에 갈등도 남자와 남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신입사원 장백기(강하늘 분)와 장그래역시 초반에는 갈등을 겪지만 “그래도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를 통해 콧등을 짠하게 하는 감동을 준다. 신입사원 한석율(변요한 분)이나 장백기 역시 남자 상사와 다양한 형태로 겪는 갈등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동시에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이처럼 남자와 남자 사이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미생>은 사회를 이야기 하고 시청자들의 가슴에 공감을 불러일으킨 수작으로 남았다. <미생>은 러브라인이 없으면 방송이 불가하다는 공중파의 견해에 따라 원작의 느낌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케이블로 옮겨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오히려 다행한 일이었다. 원작의 공감대를 최대한 살린 것이 바로 <미생>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러브라인은 필수가 아니다. 러브스토리 역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드라마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다. 엄청난 성공 뒤에는 러브라인을 뛰어넘는 강력한 스토리의 힘이 있다. 그 안에서라면 굳이 러브라인이 아니라 남자와 남자의 조합, 여자와 여자의 조합이라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현대의 드라마들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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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아이들’은 그룹 자체 보다는 멤버들 개개인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아이돌 그룹이다. 뭉쳐있을 때 보다 흩어진 개별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탓에 개별 활동을 본격화 한 멤버들에 대한 아이돌 이미지를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었다.

 

 

 

임시완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 또한 임시완에게 쏟아진 주목도가 아이돌 활동 때문이 아닌, 연기자로서의 활동에서 촉발하기 때문이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은 후 이후 <적도의 남자>의 아역,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천만 관객이 든 <변호인>등에 출연하며 출중한 외모는 물론, 연기력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임시완의 강점은 연기자로서의 이미지에 있다. 아이돌 캐스팅에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임시완의 캐스팅에는 호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임시완은 연기와 이미지 모두 ‘믿고 보는’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임시완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곱고 여리여리한 얼굴과 상대적으로 외소한 몸은 ‘러브라인’이 주가되는 공중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여자보다 더 고운 얼굴과 작은 키는 여성 연기자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그럴듯한 그림을 선보이기 힘든 점이 있는 것이다. 남자보다는 미소년의 어린 느낌이 강한 탓에 여배우와의 호흡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최근 종영한 <트라이앵글>에서 야심가 역할을 맡았지만 지지부진하고 진부한 스토리 속에서 그의 매력은 살아나지 못했고 백진희를 짝사랑하는 역할 역시 설득력을 가지지 못했다. 배우로서의 매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미생>이다. 임시완은 <미생>속에서 완벽히 장그래가 되어 있었다. <미생>은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이고 처절하리만큼 생생하다. <미생>이 지상파로 옮겨와 안영이 역을 맡은 강소라와의 러브라인을 주축으로 삼았다면 임시완의 캐스팅에는 의문부호가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작을 충실히 살린 탓에 <미생>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늘어났고 임시완이 제 역할 이상을 충분히 해 내면서 <미생>이라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고졸 인턴사원으로서의 서러움과 어려움, 실력보다는 인맥과 처세술이 중요한 직장생활. 눈에 띄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견제가 들어오는 상하관계등 러브라인이나 커다란 사건보다는 현실감각에 집중한 <미생>에 시청자들은 가슴찡한 울림을 경험한다. 물론 <미생>에도 판타지는 있다. 오과장(이성민 분)같은 멘토는 직장에서 그리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판타지는 철저히 현실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오과장은 능력과 열정을 갖추고도 번번히 승진에 밀려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미생>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뻔한 드라마를 뛰어넘어 철저한 조사와 고증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고 두 번째 장점이 바로 연기적인 구멍이 없다는 점이다. 장그래역을 맡은 임시완의 연기 역시 아이돌 출신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게 만들 정도로 자연스럽다. 그 과정에서 임시완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감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쁜 얼굴과 외소한 체격을 모두 뛰어넘어 시청자들이 임시완이라는 배우에 주목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그 캐릭터와 동화된 연기를 펼치는 것은 임시완의 똑똑한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임시완이 스타성에 욕심을 부려 그동안 뻔하고 평범한 재벌 2세 캐릭터를 맡아 드라마속에서 러브라인에 집중했다면 이런 성과를 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미생>을 통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냈다. 그런 똑똑한 선택이 있는 한, 시청자들은 앞으로도 ‘배우 임시완’의 앞날에 큰 기대를 걸게 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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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kisocial.tistory.com BlogIcon FKI자유광장 2014.11.10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

  2. Favicon of https://lunamoth.tistory.com BlogIcon lunamoth 2014.11.10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변호인에서도 그렇고 연기 잘 하더군요

  3. Favicon of https://kwangjae.com BlogIcon 아름다운시끼 2014.11.11 0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생의 장그래의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리고 연기도 잘하더군요. 요즘 아니돌들은 아이돌이 아닌것 같습니다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11.11 0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보다는 미소년의 느낌이라는게 딱 맞는 것 같네요 요즘 미생 즐겨보고있었는데 글 잘보고갑니다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11.11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돌이라고 하기에는 연기를 잘하더군요. 잘읽었습니다!!

  6. Favicon of https://selfmademsy.tistory.com BlogIcon 문청춘 2014.11.11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시완 정말 진국 캐릭터 인듯!!

  7. Favicon of https://aliceinw.tistory.com BlogIcon aliceinw 2014.11.11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엔 안 어울릴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장그래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