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서 여성의 역할은 한정되어 있다. 유재석을 비롯해 신동엽, 이경규, 김구라, 전현무, 김제동 등 프로그램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은 주로 남성에게 맡겨져 있고 여성은 그들을 보조하거나 게스트로서 활약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굳이 여성들이 전면에 드러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진짜 사나이>여군 특집정도다.

 

 

 

<무한걸스>처럼 여성이 주축이 된 예능은 케이블 한 구석에서 별다른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했다. 그 이전에 <골드 미스가 간다> 같은 예능은 결혼이라는 주제로 여성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결국 왕따설 같은 논란만 제공한 채 막을 내렸다. 여성을 주축으로 한 예능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이 여성 예능인들의 예능이 방영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플랫폼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 예능인들이 캐릭터를 설득하고 장기적인 흥행으로 이끌만한 프로그램 자체가 많지 않다.

 

 

 

김숙은 <무한도전> 예능 총회에서 “ 2015년은 남자 판으로 대세 쿡방마저도 남자 셰프가 대다수였다. 연예대상 후보도 남자만 노미네이트됐다“2015년은 여자 예능인이 살아남기 힘든 해라고 총평하며 여성 예능인들이 설자리가 없다는 뼈있는 한 마디를 했다. 김숙의 설명대로 요리는 물론, 심지어 아이를 보는 육아 예능까지 남성 위주로 꾸려졌다.

 

 

 

 

그러나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의미있는 도약을 이뤄낸 여성 예능인들이 있다. 그들은 설자리를 스스로 만들고 자신의 캐릭터를 어필하며 운신의 폭을 늘려나가는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현재 대세로 꼽히는 여성 예능인의 대부분은 <코미디 빅리그> 출신이라는 것이 눈에 띈다. 2014의리’ ‘호로록 송등의 유행어를 히트시키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국주부터 최근 대세로 떠오른 박나래 장도연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국주는 자신의 몸을 활용하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뚱뚱하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먹는 즐거움을 설파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몸을 개그소재로 삼으면서도 자신의 몸을 비하하지 않는다. 이국주의 캐릭터는 많이 먹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로서 대중에게 어필하며 개그 소재로 연애 멘토의 역할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코미디 빅리그>에서부터 <나 혼자 산다>등 방송은 물론, 인터넷 방송인 <언니네 핫초이스>부터 라디오 <이국주의 영스트릿>까지 다방면의 활동을 통해 여전히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 바통을 이어받아 박나래 역시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망가지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 분장은 물론, 거침없는 입담과 태도로 호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박나래는 <코미디 빅리그>, <나의 머니 파트너:옆집의 CEO>등에 고정출연 중인 것은 물론각종 예능의 게스트로 각광받으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장도연 역시 예능감은 물론 큰 키와 모델같은 체형을 적극 활용하여 주목 받고 있다. 장도연의 강점은 <코미디 빅리그>등에서 보여준 개그 스타일 뿐 아니라 <스타그램> <더 바디쇼>등의 스타일링이나 피트니스 프로그램까지 섭렵할 수 있는 이미지다. 장도연은 박나래와 더불어 여성 예능인 게스트로 각광받는 몇 안 되는 여성 예능인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님과 함께>갓숙이라는 별명까지 획득해 낸 김숙이 있다. 김숙은 가부장적 아버지상에 반대되는 개념인 가모장적인 캐릭터를 어필하며 상식을 뛰어넘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대놓고 <우리 결혼했어요>류의 프로그램에서 쇼윈도 커플이라는 개념을 대놓고 밝히며 오히려 솔직하고 신선하다는 평을 이끌어 낸 것은 김숙의 캐릭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김숙은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이런 성격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니 주목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캐릭터가 단순히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본인의 원래 성격임을 드러냈다. 김숙은 솔직하면서도 상대방의 발언도 인정해 줄줄 아는 호탕함으로 두터운 여성 팬층을 확보하며 입담과 캐릭터를 어필하고 있다.

 

 

 

이렇게 여성 예능인들이 도약하는 와중에서도 여전히 예능은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김숙등이 증명했듯, 여성 예능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단순히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적절한 기회와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줄 아는 예능인들의 활약은 박수를 보낼만 하다. 그들이 여성 예능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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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가 예상보다 큰 화제성을 가지면서 출연자들에 쏟아지는 주목도 역시 올라갔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끝난 후, 대부분은 인지도가 상승했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개성과 캐릭터를 무기로 활동영역을 가장 많이 넓힌 것은 제시다. 제시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우승자였던 치타보다 훨씬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언프리티 랩스타>의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제시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물론, 박진영의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 에 참여했고 솔로곡도 발표했다. 제시가 이렇게 활동영역을 넓혀갈 수 있었던 것은 랩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루브를 느끼게 되는 독특한 억양과 음색, 그리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솔직함과 당당함을 무기로 삼은 캐릭터가 먹혀들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래퍼로서의 존재감이 제시를 돋보이게 한 가장 큰 장점이었다.

 

 

 

 

제시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출연진들의 평가를 받는 시점에 던진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 라든지 “위 아 낫 어 팀. 디스 이즈 컴피티션(we are not a team, This is competition.) 같은 발언등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제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솔직한 매력을 여실히 내보인다. 자신의 얼굴이 성형을 받은 것이며, ‘나도 후회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가 하면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거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뱉는다.

 

 

 

 

<해피투게더>에서 성형한 사실을 밝히며 서우에게 “언니도 알죠? 알 것 같은데.” 라는 말을 던지거나 <런닝맨>에서 장도연의 가슴 부분을 만진 후 당황해 하는 장도연에게 “아무것도 없다.”며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런 발언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그 말을 던질 때 악의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랩을 할 때 상대방을 이른바 ‘디스’하기 위한 독한 발언들을 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제시의 발언들은 솔직하긴 해도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그런 의도라고 보기엔 제시는 자신 역시 그만큼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시의 발언은 그만큼 재미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시의 캐릭터는 강한 만큼의 호불호를 각오해야 한다. 분명 눈에 띄는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개성은 그만큼 강하여 자칫 버릇없고 예의 없어 보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솔직함은 물론 방송에서 미덕이다. 더군다나 제시처럼 대놓고 ‘기센 언니’를 강조하는 캐릭터는 방송에서 드물었다. 설사 실제로는 기가 세고 힙합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여성 연예인이 그 강한 이미지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시는 <쇼미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로 이어진 힙합 바람을 타고 그의 캐릭터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런 캐릭터가 익숙하지 않은 만큼, 제시가 김수 해야 할 반발역시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시의 이런 캐릭터가 확실히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가식이나 과장으로 점철 되어 있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는 개성은 방송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대중은 더 큰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제시가 부각된 데는 단순히 제시의 캐릭터를 뛰어넘어 그가 선보인 랩 실력이 근간이 되고 있다.

 

 

 

결국 제시의 실력과 결합된 독특한 캐릭터는 제시를 <언프리티 랩스타>를 기점으로 확실히 주목받는 위치에 서게 만들었다. 이건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여 말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는데 실패하면 그만큼 뭇매를 맞을 확률로 큰 캐릭터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그러했듯,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 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대중의 비위를 맞출 수 있을까. 제시가 설령 평가 받고 싶지 않더라도 이미 가요계와 예능 양쪽에서 활발한 활동하는 그에게 있어서 이런 질문에 직면해야 하는 것은, 주목받는 스타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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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을 패러디한 <미생물>이 초반 시선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미생>의 설정을 사용하되 그 안에서 코믹 요소를 버무리는 시도를 통해 평균 3.9%, 최고 5.3%까지 시청률이 치솟는 기염을 토해냈다. <미생>의 신드롬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패러디 물이 이정도의 관심을 받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기에 더욱 고무적인 성과다.

 

 

 

첫회에서는 장그래역을 연기한 장수원과 안영이역의 장도연의 코믹 스러운 연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조연들도 빛이 났다. 오차장을 연기한 황현희는 극중 이성민 연기의 특징을 잘 캐치해냈고 악역인 박과장 역의 유상무는 정극에도 어울릴만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수원이 장그래역에 캐스팅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사랑과 전쟁>에서 보여준 연기가 화제가 되며 온라인상에서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국어책을 읽는 듯한 연기는 ‘로봇연기’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미생물>의 연출을 담당한 백승룡PD역시 “장수원의 연기가 늘까봐 걱정”이라는 농담아닌 농담을 던질 정도였으니 장수원의 로봇 연기에 쏟아지는 관심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만하다.

 

 

 

장수원의 연기가 화제를 모은 이유는 그만큼 장수원의 연기가 특이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력 자체는 이른바 발연기에 가깝지만 그 억양과 톤, 그리고 뻣뻣한 몸짓이 어우러져 묘한 웃음을 창출해 냈던 것이다.

 

 

 

<미생물>에 관한 반응역시 ‘장수원의 연기가 늘었다’는 농담섞인 반응이 주가 되는 것은 그런 그의 연기의 코믹요소를 그만큼 기대한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과 전쟁>과 <미생물>은 다르다. <사랑과 전쟁>에서 장수원의 연기가 화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랑과 전쟁>의 장르 자체가 코미디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진지한 상황에서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장수원의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어필 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생물>은 기본 세팅이 코미디다.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세팅 안에서는 처음부터 그가 웃길 것이라는 기본적인 의식이 깔려 있다. 그런 상황에서라면 장수원의 어색한 연기에 의외성이 없다. 오히려 그의 연기가 어색할수록 일부러 로봇 연기를 펼치는 듯한 인상을 지우기 힘들게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또한 연기력이란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수원 본인에게 있어서도 언제까지 로봇 연기로 주목을 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처음에야 의외성이 있는 로봇 연기가 주목받았고 지금까지 그를 끌고 온 것은 맞지만 꾸준히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연기가 점점 늘게 되는 편이 장수원이 앞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수원이 정극 연기자 수준으로 연기력이 성장했을 때 과연 장수원만의 매력을 갖게 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남아있다. 발연기의 독보적인 캐릭터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주목도가 연기력이 향상된 후에도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일부러 발연기를 하는 것 또한 결코 긍정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장수원이 꾸준한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바로 콘텐츠의 힘이 수반되어야 한다. <미생물>이 처음부터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장수원의 로봇 연기에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미생>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관심이 점차 <미생물>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붙지 못하면 <미생물>이 좋은 콘텐츠로 평가받을 수는 없다. 장수원 역시 좋은 콘텐츠 안에서 자신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로 해야 하는 일이다. 단순한 로봇 연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 자체의 이야기가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콘텐츠가 살아있지 않을 때 시청자들은 쉽게 마음을 돌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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