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야동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프로듀스101>(이하<프듀>)을 기획한  한동철PD가 잡지 <하이컷>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은 곧 논란이 되었고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 말은 <프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뼈가 있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101명의 소녀들이 마치 인형처럼 서 있다. 그 중에 누구를 뽑고 누구를 떨어뜨리느냐 하는 지점은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달려있다. 그 101명의 소녀들은 뽑히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한다. 그런 절박한 소녀들의 생사여탈권을 내가 쥐고 있다는 ‘착각’은 굉장히 중독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의 생사여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은 제작진이다. 101명의 소녀들은 처음부터 공정하게 분량을 배분받으며 시작할 수 없다. 실력과 평가 결과에 따라 분량이 나뉘는 것도 아니다. PD의 눈에 드는 인물들은 분량이 많아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분량은 줄어든다. 명확한 기준과 조건이 없는 탓에 PD의 선택(pick)을 받는다는 뜻의 ‘피디픽’이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프듀> 시즌2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새로 기획을 맡은 안준영pd가 “악마의 편집은 없을 것이다. 제 이름을 걸고 약속 하겠다.”고 밝히며 시작했다. 그러나 정말 101명의 소년들은 시즌1때 보다 안심하고 프로그램에 참여 할 수 있는 것일까.

 

 

 

 

 

시즌1보다 다변적인 시즌2, 여성 팬들의 알 수 없는 표심

 

 

 

 

 


시즌2는 시즌1보다 훨씬 다변적인 변수를 보인다. 투표를 가장 많이 획득한 사람이 센터가 될 수 있는 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은 당연하지만 시즌1에서는 전소미와 김세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 다툼을 벌였다. 다소의 변동은 있었지만 엄청나게 의외성을 가진 결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시즌2의 1위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변화한다.

 

 

 

 

그것은 여성들의 투표 방식이 남성들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장문복은 10화를 끝으로 탈락했다. 장문복의 투표는 사실상 ‘아이돌’을 뽑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재미’요소였다. 장문복이 아이돌로서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자 결국 표심은 돌아섰다. 절대 다수 시청자인 여성 팬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남자판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는 다르게, 오히려 여성팬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은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여성들은 투표에 보다 적극적이고 저돌적이다. 시즌1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하철 역 전광판 광고’가 속속들이 등장하는 것만 봐도 여성팬들의 팬심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실질적인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다. 시즌1에서 남성팬들이 여성 아이돌을 보고 즐기는데 그쳤다면, 시즌2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돌을 당선시키기 위한 전략은 보다 노골적인 형태로 표현된다.

 

 

 

 

초반 11명을 선택할 수 있는 투표 구조였을 때, 여성들의 선택은 ‘가장 마음에 드는 11명’이 아니다. 자신의 ‘오빠(나이가 더 적다해도 오빠다.)’가 당선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전략 투표에 근거해 투표가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마음에 드는 2~3명을 선택한 후, 실질적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표를 몰아준다거나, 아니면 자신의 ‘오빠’보다 순위가 낮은 인물들에 중점적으로 투표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전략 투표 때문에 자신이 밀어주는 오빠보다 다른 인물들이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면, 그 인물은 다음 픽에서는 당연히 제외된다. 순위가 널을 뛰듯 변하는 이유다. 

 

 

 

 

2명을 뽑는 2픽으로 상황은 반전되었지만, 순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마지막 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순위 투표방식은 1인 1픽으로 전환되었지만 대통령 선거처럼 한 명이 한 표만 행사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규정된 것은 아니다. 열렬한 팬들은 필요하다면 가족이나 친구의 명의를 빌려서라도 우리 ‘오빠’에게 투표를 하고야 말 것이다. 20명의 소년들이 남았지만 누구도 완벽하게 안심할 수도 또 희망을 완전히 버릴 필요도 없다. 어떤 팬심이 얼만큼의 화력을 가졌느냐가 마지막 결과는 결정될 것이다.

 

 

 

 

현역 아이돌을 뛰어넘는 인기를 이용한 '악마의 편집'

 

 

 

이쯤  되면 현역 아이돌에 비견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팬심이다. 시청률은 이미 시즌1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직캠(현장에서 직접 찍은 무대영상)’영상의 조회수는 100만뷰를 예사로 넘어가는 등, 화제성은 단연 더 높다.

 

 

 

 

 

그러나 이런 여성 팬들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것은 프로그램의 편집 방식이다. 팬들이 늘어날수록 이런 편집에 팬들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있지만, 그런 포인트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PD의 편집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들자면 9회의 마지막 장면이 그렇다. 9회 마지막에서 PD는 순위를 다 공개하지 않고, 12만 공개한다. 이 때 12위로 선정된 연습생은 황민현. 12위를 보여줌으로써 궁금증을 자극하려는 의도라고 하기엔 너무도 부자연스럽다. 오히려 황민현이 위기이니 투표를 하라는 식으로 묘사가 된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이런식의 편집점은 오히려 논란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부분이 아니라고 하기 힘들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평가하는 눈으로 참가자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비호감 요소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101명의 연습생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데뷔 기회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형식의 프로그램에서는 더하다. 그들은 이미 ‘팔려야 하는’ 하나의 상품이다. 실력이나 무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모, 화술, 매력 발산등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이다. 그들 자체가 특별하면 특별할수록 받을 수 있는 표는 늘어난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얼굴만 보고 뽑았다’는 식의 투표도 여기서는 가능하다. 실제로 상위권의 다수가 자체 평가에서 A등급을 받지 못한 연습생이다. F등급도 종종 눈에 띈다. 중요한 것은 실력 자체가 아니라 얼만큼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분량에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누구든 주목받고 싶고 눈에 띄고 싶은 욕구가 있다. 아이돌을 준비하는 연습생들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센터가 되고 싶어하는 당연한 욕구를 ‘욕심’처럼 묘사한다거나 반대로 자신이 맡을 수도 있는 파트를 양보하는 연습생들을 ‘보살’처럼 묘사하는 것 양쪽 다 악마의 편집에 다름이 아니다. 말 한마디 잘못해도 단숨에 비호감으로 낙인찍힐 수 있는 것이 방송이라는 영역인데, 별것 아닌 갈등도 무거운 배경음악을 깔아가면서 심각하게 묘사하고 당연한 욕심도 마치 그 사람 자체의 인격의 문제처럼 몰아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여전히 존재하는 '피디픽', '사람'이 아닌 '상품'에 초점을 맞춘 결과

 

 

 

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카메라에 잡힐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받지 못한 수많은 연습생들이다. 무대보다 더 중요한 연습과정에서도 그렇지만 무대자체에서도 아예 자신이 발산 할 수 있는 끼를 다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던 연습생들은 많을 것이다. ‘인기’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마당에 자신을 어필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속에서 말 그대로 떨어진 연습생들은 ‘들러리’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나 그런 자극적인 요소는 오히려 팬들을 더 흥분하게 만든다. 자신이 지지하는 참가자의 분량에 설왕설래가 오가고, 악마의 편집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는 것도 프로그램에는 마이너스가 아니다. 자극이 없으면 보지를 않고, 너무 자극적이면 욕을 먹는 상황 속에서 <프듀>는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을까.

 

 

 

 

‘살려주세요’라고 외친 한 연습생의 말처럼, 그들은 온전히 선고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프듀>는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꿈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프듀>속에서 연습생들의 꿈이나 가치관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열정을 상품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시선이 존재할 뿐이다. 그런 시선이라도 받을 수 있는 것을 감지덕지 해야 하는 것일까. 다시 한 번 <프듀>의 성공 속에서도 가슴 한 편이 씁쓸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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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이하<프듀>) 시즌2가 남자 연습생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시즌1은 프로그램 방영 전부터 누가 11명에 들어갈 것인가가 화제가 되었고, 시즌1이 탄생시킨 걸그룹 IOI는 음원과 음반, 팬덤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며 성공사례로 남았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마냥 그들의 데뷔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프듀>는 처음부터 출연자들의 상품성에 집중한다. 11명의 소녀들을 뽑기 위해  완벽한 대형으로 연습생들을 늘어놓고 자신을 뽑아달라며 ‘pick me'를 부르는 모습은 마치 인형가게에 전시되어 선택되기를 기다리는 인형을 떠올리게 만든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후보를 찍는 방식은 그들이 보여주는 무대나 개성보다는, TV의 노출도에 더욱 큰 영향을 받도록 만든다.

 

 

 

 

 

 

101명의 소녀들의 분량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하고 그들의 매력 역시 심층적이기 보다는 피상적으로 표현된다.  아무리 연예계도 시장논리에 따라 돌아가는 곳이고 방송시간의 한계가 있다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조차 그런 논리가 강요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불쾌하지만, 또 묘한 쾌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내가 '뽑아줘야' 선택될 수 있는 인형같은 참가자들에 대한 관심은 시즌1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다. 

 

 

 


애초에 그들은 출발점부터 차이가 난다. 시즌1에서 1위를 차지한 전소미는 이미 JYP걸그룹 만들기 프로젝트 TV프로그램인 <식스틴>에 출연해 팬덤을 확보한 상태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1위 아니면 2위를 기록하던 그는 결국 1위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다. 이를테면 금수저와 흙수저의 경쟁과도 같다. 또한 특정 멤버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프로그램을 진지한 소녀들의 꿈의 장이 아닌,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기념품 가게 쯤으로 분위기를 몰고 가는 포인트다. 

 

 

 

 

 

 

프로그램 내내 각종 잡음과 논란이 인 것은 덤이었다. 악마의 편집을 해도 명예훼손등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계약서의 불공정 조항이 논란이 되었으며 출연자들의 출연료가 0원이라는 사실 역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데뷔라는 미끼를 이용해 TV출연 기회를 제공하고 이익을 누린 것은, 방송사측의 철저한 이기심이다. 또한 중간에 중복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투표 방식의 오류 등은 이 프로그램의 허술함을 그대로 대변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소녀들은 자신들의 꿈을 저당잡힐 수밖에 없었다. <프듀>를 통해 만들어진 그룹 IOI는 인기를 끌 수 있었고,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유리한 출발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IOI는 1년이라는 활동기간 내내 걸그룹으로서 꽤 괜찮은 성적표를 거뒀다.

 

 

 

그러나 이 시한부 활동기간에서도 역시 잡음은 발생했다. 다른 소속사 출신들로 이루어진 걸그룹이었던 탓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렸고, 일부는 IOI 활동중에 다른 걸그룹으로 데뷔하는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콘서트를 끝으로 활동은 마무리 되었지만, IOI출신 멤버들을 내세워 만든 걸그룹은 또 다른 시험대에 올라야 한다. IOI로 인기를 얻은 멤버들은 주목도가 있지만, 그들이 새로 만든 걸그룹을 흥행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젝트 그룹'으로 얻은 인기를 IOI가 아닌 다른 그룹을 위해 기꺼이 다시 이용해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기획력이 부족하고 자금이 부족한 소속사 출신이라면 더욱 성공은 요원하다.

 

 

 


시즌1을 성공시킨 제작진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룹별로 나눠서 화장실에 가게 하거나, 연습시간을 통제했다는 인권 논란이 일었다. 이에 PD는 “절대 그런 적 없다. 부당한 느낌을 갖게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해명했으나, 갑의 위치에 있는 PD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믿기에는 여전히 찝찝함이 남는다. 게다가 출연료등의 문제는 시즌1때 처럼 여전히 진행형이다.

 

 

 

 

 

 

<프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인물은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장문복이다. 장문복은 과거 <슈퍼스타 K>에 출연해 다소 황당한 랩실력으로 각종 유머 사이트에 올라가며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네티즌들은 그를 힙통령(힙합+대통령)이라 부르며 패러디에 열을 올렸고 장문복은  지금까지 <SNL>등에서까지 패러디되며 개그 소재로 사용된다.

 

 

 


이런 화제성은 그가 소속사를 찾고 <프듀>에 까지 출연하게 만드는 등, 호재로 작용했지만 그를 대하는 시청자들의 방식은 <프듀>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장문복에 대한 관심은 그의 실력에 대한 조롱으로부터 출발했다. 이어 그 조롱이 ‘웃음’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생겨났다. 그의 실질적인 실력이 아닌, ‘황당함’에서 출발한 관심은 엄밀히 말해 실력이 우선시 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적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물론 장문복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부정적인 것 보다는 긍정적인 것에 가깝다. 그러나 그런 관심은 <프듀>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마치 상품처럼 소비되는 참가자들에게 진정한 실력과 그로부터 오는 감동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저 화제성을 위시한 ‘재미’가 가장 큰 핵심인 것이다. 벌써부터 인터넷에서는 ‘보지도 않고 무조건 장문복을 찍겠다’는 반응이 개그 소재로 사용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런 말이 통용될 수 있는 것 자체가 <프듀>의 참가자들이 어떻게 소비되는가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데뷔기회라는 달콤한 속삭임은 101명의 연습생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과연 그 속에서 <프듀>는 정말 적절한 연습생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가. 물론 현실은 경쟁이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조차 그 기회를 위해 인권이나 꿈이 저당 잡혀 불공정 경쟁을 강요당하는 모습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흥행을 위해 ‘상품’처럼 소비되는 그들의 현실은 ‘아이돌 데뷔’라는 화려함 뒤에 숨은 가혹함을 견뎌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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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방송을 시작하는 <프로듀스 101>(이하<프듀>) 시즌2는 남자 연습생들을 내세웠다. 시즌1의 히트곡 pick me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나야나(pick me)를 공개했지만 반응은 pick me 때처럼 뜨겁지 않다.

 

 

 

 


여성 아이돌 그룹에 비해서 남성 아이돌의 프로듀싱 채널은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 여성 아이돌은 남성 팬들과 여성 아이돌을 동경하거나 좋아하는 여성 팬들의 시청층을 끌어 모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성 팬들이 여성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남성 팬들이 남성 아이돌을 좋아하는 비율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화제성을 만들고 출연진들을 띄워야 하는 부담감이 제작진에게는 있다.

 

 

 

 


"당신의 한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는 카피를 내세워 <프듀> 시즌1을 성공시킨 제작진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프듀> 자체의 성공을 넘어 데뷔한 걸그룹 IOI도 좋은 성과를 낸 것 또한 <프듀> 시즌2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청자 투표로 공정하게 뽑겠다는 취지는 허울 뿐, 실제로 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시즌1에서 1등으로 뽑힌 전소미는 이미 JYP 걸그룹 프로젝트 <식스틴>을 통해 고정 팬층을 확보한 상태였다. 줄곧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전소미는 2위 김세정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결국 1등으로 프로그램을 끝마쳤다. 이미 인지도가 있었던 전소미는 방영전부터 홍보에도 적극 활용되었다.

 

 

 


시즌2에서도 이런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일단 카메라 워크 부터가 공정하지 못하다. 누군가는 ‘센터’등의 이름으로 화면에 자주 등장하며 구성요소로서 주목받지만, 누군가는 제대로 비춰지지도 못한 채 프로그램을 끝마쳐야 한다. 이런 분량의 차이만으로 그들의 승패는 어느정도 결정된다. 시즌1에서는 출연자 김소혜가 그 논란의 정점에 있었다.

 

 

 


시즌2에서도 화제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시즌2는 특이하게 장문복의 존재가 부각되었다. 장문복은 전소미처럼 프로그램 방영 전부터 주목받는 참가자지만, 전소미의 경우와는 그 방향이 다르다. 장문복은 <슈퍼스타k>시즌2에 출연하여 특이한 랩으로 심사위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황당한 실력으로도 대단한 자신감으로 랩을 하는 그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했고 ‘췍미, 췍미, 췍미업’으로 시작되는 알아들을 수 없는 랩 가사는 곧 누리꾼들의 웃음 포인트로 활용되곤 했다. 네티즌들은 그를 힙통령(힙합+대통령)이라 부르며 패러디에 열을 올렸고 장문복은 꽤 최근까지 <SNL>등에서 패러디되며 개그 소재로 사용 되기도 했다.

 

 

 


장문복은 이를 바탕으로 소속사를 만나고 ‘힙통령’이라는 음원을 발매하기도 했다. 진짜 실력을 바탕으로 했다기 보다는, 개그 소재로서 활용되었지만 장문복에게 있어서는 더할나위 없는 전개였다.

 

 


<프듀> 시즌2에 출연하는 출연자중 장문복에게 가장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자주 장문복을 접하고 웃었던 세대들은 <프듀>의 시청층과 연결되어 있고, 익숙한 그를 호감이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장문복의 랩을 활용하여 ‘꽃길만 걷자’의 패러디인 ‘췍길만 걷자’라든지, ‘보지도 않고 장문복을 찍겠다’고 말하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이 되는 것만 봐도 그가 활용되는 방식을 알 수 있다.

 

 

 

 

장문복의 자기 소개 영상은 이미 100만이 넘었다. 다른 참가자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는 <프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화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상품처럼 소비되는 참가자들에게 진정한 실력과 그로부터 오는 감동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어떤 방식으로든 선사할 수 있는 참가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이다. 장문복의 경우, 그 이면에는 진정한 응원보다는 프로그램에 대한 조롱이 들어가 있다. 프로그램에서 누가 1등이 될까에 대한 호기심보다 그저 '무조건 누군가를 찍겠다'는 식의 발언이 통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상품으로 대하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저 웃음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1위가 누가 되는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저 '나를 뽑아달라'는 그들을 보고 즐기면 그 뿐이다. 그들의 꿈이 얼마나 절박하고 절실한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현상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장문복이 활용되는 방식 속에서 <프듀> 시즌 1때와 마찬가지로 상품으로 활용되는 참가자들의 현실을 살펴볼 수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로, ‘힙통령’의 존재를 부각 시키는 것. 그것은 그가 진정한 실력자라서가 아니고, 그저 눈길 끌기용 장식품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방송사의 입맛대로 재단되고 이용당하는 ‘연습생’들은 기회를 얻었다기 보다는, 꿈을 저당 잡힌 셈이다.

 

 

 


 

물론 아이돌 그룹은 상품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그들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장문복은 어쨌든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 기회를 잡았다. 그런 꿈자체에 대한 진정성마저 상품화 할 수는 없다. 장문복이 어떤 식으로 편집되고 활용되느냐에 따라 또 변할 수 있는 것이 여론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을 위해 한낱 웃음거리로서 활용되고 시청률을 위한 재물로서 활용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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