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이상해>의 타이틀만 보면 ‘아버지’가 이 드라마속 갈등의 중심에 있을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더 중요한 갈등은 자식들이 겪는 일들이다. 첫째의 혼전임신, 둘째의 동거, 셋째의 왕따 트라우마 그리고 네 형제가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배다른 형제까지. 이 모든 일들은 아버지의 시선보다는 자식들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이따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씩,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어떤 문제에 대한 시선은 조금 이해하기가 어렵다. 

 

 

 


집안에서 벌어지는 ‘왕따 문제’...아버지가 아니라 자식들이 이상해

 

 

 


아버지 변한수(김영철 분)가 집으로 데려온 또다른 아들 안중희(이준 분)는 가족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존재다. 물론 그는 변한수의 친아들이 아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전과자가 될 위기에 처한 이윤석이 친구 변한수의 죽음을 통해 신분을 뒤바꾼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변한수는 실제로 이윤석이고, 안중희는 과거 사망한 변한수의 아들이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사연을 말할 수 없는 변한수는  안중희를 아들로 받아들이고, 같이 살자는 그의 돌발 제안도 수용한다.

 

 

 


가족회의를 통해 그를 데려올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네 남매는 거부감을 표시한다. 복잡한 사정을 모르는 네 남매에게 안중희는 배다른 형제일 뿐이고, 그의 존재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대한 그들의 당황스러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제껏 모르고 살았던 이복 형제의 등장은 충격을 넘어서 배신으로까지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착한 네 남매는 엄마 나영실(김해숙 분)의 의견을 따른다. 엄청난 갈등 끝에 나영실이 안중희를 받아들이겠다며 중심을 잡은 이후이기 때문에, 네 남매가 반대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결국 부모님 뜻에 따르는 네 남매. 그러나 이들의 본색은 안중희가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안중희에게 쉽게 정을 줄 수 없는 그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들의 행동은 생각보다 조직적이고 가학적이다. 일단 네 남매가 합심하여 안중희를 무시하는 부분은 ‘왕따’와도 다를 바가 없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그동안 셋째 변미영(정소민 분)과 김유주(이미도 분)의 관계를 통해 왕따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반된 시선을 다뤘다. 그러나 학교 때 김유주의 괴롭힘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은 변미영조차 안중희에 대한 왕따에 암묵적으로 동참한다. 심지어 변미영은 안중희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던 상황. 안중희에 대한 불편함은 일에도 영향을 미쳐 변미영은 일터에서도 집안에서도 연신 굳은 표정으로 안중희를 피한다. 전혀 프로답지 못한 모습이다. 안중희가 수차례 관계를 개선하려 손을 내밀어 보지만, 관계의 회복은 좀처럼 쉽지 않다. 5월 7일 방영된 20회에 이르러서야 변미영은 안중희에게 사과를 했지만, 그동안 자신이 왕따 피해자였으면서도 왕따 가해자 혹은 방관자들의 행동 패턴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단순히 어떤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와 합심하여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배제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모두와 친하게 지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낼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의 어버이날 선물을 사는 문제에서 호의를 베풀 때 조차 “그쪽과 부담 덜고 싶은 맘 없다. 신경끄라”고 말하는 차가운 행동들은 결코 성숙한 태도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할 거라면 애초에 그가 합가하겠다고 했을 때, 찬성표를 던져서는 안됐다. 자신들의 의견이 아닌 부모님의 결정을 존중한 것이라 해도 이런 식의 행동은 부모님의 의견에 대한 존중이라고 볼 수도 없다. 마음을 여는 것 까지는 무리일 지라도 최소한 왕따의 형식으로 한 사람의 위치가 설정되는 것은 어쩐지 좀 불편한 일이다. 가뜩이나 왕따 문제에 대한 피해자의 시선을 다룬 바 있는 드라마에서 말이다.

 

 

 


 


동거에 대한 시선....이번에도 자식들이 이상해

 

 

 


 

이런 문제점은 둘째 변미영(이유리 분)의 동거를 보는 시선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에서 아직 동거는 드러내 놓고 할 수 있는 성질의 행동양식이 아니다. 그러나 동거의 문제는 도덕적 잣대의 프레임을 씌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함께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결혼만이 꼭 선택지는 아닐 수 있다. 단지 문제는 사회적인 시선이다. 동거를 한 사람들이 마치 어떤 흠결이 있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들은 동거를 더욱 음지의 영역으로 몰고 간다. 물론 동거를 경험한 사람을 애인이나 결혼 상대자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다. 그러나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마치 무조건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것처럼 몰고 가는 시선에는 오류가 있다.

 

 

 


 

극중 변미영은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나이도 34살이고 충분히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며,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그 결정에 대하여 누군가가 비난할 권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미영은 동거 사실을 부모님은 물론 남매들에게도 숨긴다. 괜한 잡음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들통 난 동거 사실에 부모님은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변미영은 순식간에 죄인 취급을 받는다. 이는 충분히 세대간의 갈등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모님 세대가 자식의 동거, 특히 딸의 동거에 대하여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전반적인 이해가 한국사회에는 있다. 더군다나 변미영의 동거 상대는 과거 수차례 갈등이 있었던 건물주 오복녀(송옥숙 분)의 아들 차정환(류수영 분)이다. 반대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변미영은 말한다.

 

 


“이렇게까지 화내실일인지 이해가 안가요. 속이고 말한 건 잘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죽을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동거가 왜 나빠요?  좋아하는 성인남녀가 함께 있고 싶어서 같이 지내는 게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미성년자도 아니고 30대 성숙한 성인이잖아요. 동거가 그렇게 부도덕하고 비난받아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엄마 아빠가 생각하시는 것 보다 세상이 많이 변했어요. 많은 젊은 사람들이 동거를 해요.”

 

 

 


이에 “그렇게 당당한데 왜 속였냐. 왜 처음부터 떳떳하게 밝히지 않았냐.” 고 묻는 나영실에 변미영은 “이러실까봐요. 무조건 반대하시고 중죄인 취급하시잖아요.”라며 “변해가는 가치관을 왜 인정하지 않으세요. 엄마 아빠 세대의 가치관과 우리 세대의 가치관이 달라요.” 라고 논리적으로 말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렇게 부모 가치관 무시하고 네 멋대로 살 거면 나가!” 라는 감정적인 대답이다. 이것이 바로 세대간의 갈등이다. 변미영의 말에 제대로 반박은 할 수 없으나 동거는 도저히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세대간의 갈등은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지만 같은 나이 또래인 남매들이 동거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동거하다 걸렸는데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는 첫째 변준영(민진웅 분)의 시선이 대표적이다. “온 가족 극진한 배웅 받으면서 나갈 때 양심의 가책 안받았냐.”, “뭘 잘 했다고 큰 소리냐. 넌 엄마 아버지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며 끊임없이 ‘감정적’인 부분을 지적한다. 동거가 왜 잘못됐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는 없고, 그저 그 일에 대해 부모님이 상처받은 상황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참지 못한 변미영은 “그런 오빠는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나 되냐!” 고 소리친다. 변준영은 고시생 신분으로 여자친구를 혼전임신 시켜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 여기서 변준영의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다. “나도 말할 주제안되지만 그래도 넌 그러면 안돼. 내가 잘못하면 그건 부모님께 큰 실망이지만 니가 잘못하면 그건 큰 배신이라고! 부모님께 네가 어떤 의미인지 몰라? 부모님이 너한테 얼마나 기대하고 의지하고 큰 자부심을 가지시는지 몰라서 그래!”라고 소리친다. 이건 ‘나는 그래도 되지만 너는 그러면 안된다’는 이중 잣대에 불과하다. 부모님의 기대를 핑계로 자신의 허물은 작은 것으로, 남의 허물은 큰 것으로 만들어 버리며 죄책감까지 심어주는 최악의 대화법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그게 얼마나 버겁고 힘든 일인줄 알아? 나만 왜! 가슴 답답하고 가슴 짓눌리게 내가 왜 다 감당해야 하냐고!” 라는 변미영의 절규가 훨씬 더 와 닿는다. 그러나 끝까지 모여 앉은 남매들이 변미영에게 ‘언니가 잘못했다. 실망이다’고 한 마음이 돼서 비난하는 것으로 장면은 끝맺어진다. 형제가 넷이나 있지만 변미영의 입장에서 공감해주고 이해해 줄 사람은 이 집에 없다. 누군가 잘못했을 때, 쌍심지를 켜고 비난하고 죄책감을 심어줄 사람들만이 가득하다. 더군다나 그들이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이나 되는지조차 의문이다. 한마음 한 뜻으로 한 사람에게 가해지는 비난은 폭력적인 행동에 다름 아니다.

 

 

 

 

왕따 같은 폭력을 다루면서도 폭력적인 시선에 의외로 관대한 <아버지가 이상해>속 인간군상. 갈등이 있기에 드라마는 활력을 더 가질 수 있지만, 그 갈등에 대한 시선이 지나치게 편협하다면 그것도 문제다. 과연 이런 문제점들을 <아버지가 이상해>는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가끔씩 보이는 설정의 오류는 캐릭터마저 비호감으로 만들 여지가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가 ‘자식들이 이상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물에 대한 세심한 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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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uyung1218.tistory.com BlogIcon 마음속의빛 2017.05.15 0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자기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상황을 비틀어 나열하시는 거 같아 걱정이네요.

    이전에 변혜영이 했던 주장에 따르면,
    부모와 자식의 입장이 다르고, 동거에 대한 선입견이 다른 문제인거죠.

    이걸 '내 생각에 답은 이게 맞는데 이 드라마 참 이상하네'라고 정해놓고
    글에 살을 붙이는 건 위험합니다. 그거야말로 편협적일 수 있거든요.

    남이 하는 편협은 잘 보이지만, 내가 하는 편협은 안 느껴질테니 주의하세요.



 

‘드라마는 갈등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물간의 대립은 드라마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속에서도 여러 가지 갈등관계가 나온다. 형제자매간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연인과의 갈등, 직장에서의 갈등 등, 뜯어보면 모든 관계는 갈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모든 갈등 중,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는 갈등 중 하나는 바로 변미영(정소민 분)과 김유주(이미도 분)의 갈등이다. 그들의 악연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유주는 학창시절 변미영의 뚱뚱한 몸을 약점 삼아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다. 변미영은 소심한 성격 탓에 제대로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고, 그 시절은 고스란히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동창회에서 김유주의 모습을 보고 잘못이라도 한 사람처럼 도망치듯 자리를 뜨는 쪽은 변미영이다.

 

 

 

 

 

 

동창회 정도로 끝이 난다면 다행이지만 악연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변미영이 힘겹게 취직한 회사에 바로 김유주가 있었기 때문.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김유주는 이미 팀장이다. 인턴으로 겨우 회사 생활을 시작한 변미영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다. 김유주는 여전히 변미영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존재고 피해자지만 피해야 하는 쪽은 또다시 변미영이다. 살을 뺀 변미영을 못알아 보던 김유주가 변미영을 알아보자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김유주는 여전히 뚜렷한 이유 없이 변미영을 못마땅해 하며 변미영 앞에서 대놓고 신경을 긁거나 부당한 일을 시키거나 하며 변미영을 괴롭힌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픈 과거, '사이다'를 위해서라기엔 가혹하다

 

 

 


학창시절 이후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변미영은 여전히 김유주의 발아래 놓여있다. 단순히 사회적 위치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그렇다. 그 때 당했던 일에 대한 트라우마는 현재도 영향을 미친다. 변미영은 김유주의 얼굴만 봐도 가슴이 떨린다. 당한 건 변미영이지만 피하는 쪽도 변미영이다. 그것은 약육강식의 법칙이라기엔 지나치게 가혹하다. 

 

 

 


 

드라마는 이런 상황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바로 변미영의 오빠 변준영(민진웅 분)을 통해서다. 김유주는 변준영과 사귀고 있는 상태고, 급기야 임신까지 한다. 중간에 변준영의 거짓말로 인해 사이가 위태로워지지만 뱃속의 아이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만드는 매개채로 사용되고 김유주와 변준영은 결국 결혼을 결심한다. 변미영과 김유주의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이런 전개는 나중에 김유주에게 변미영 측이 던질 통쾌한 한방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변미영의 언니인 변혜영(이유리 분)은 변미영과 다르게 당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줄 알며,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독설을 내뱉는 캐릭터다. 막내 동생 변라영(류화영 분) 역시 천방지축에 할 말 다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었다. 변미영의 상황을 알면 시원한 탄산음료를 들이키는 느낌의 통쾌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런 통쾌함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학교 폭력 희생자에 대한 드라마의 시선은 안타깝다. 김유주가 변미영의 집으로 인사를 온 날,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지만 변미영은 가족들에게 진실을 말할 수 없다. 변준영이 김유주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유주가 임신했기 때문인 탓이 더 크다. 작가는 김유주의 임신으로 두 사람이 앞으로 가족이 될 수밖에 없다는 복선을 깐다. 그것이 바로 한국 가족 드라마의 정서고, <아버지가 이상해>는 바로 그 정서를 답습할 수밖에 없는 가족극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고통받는 피해자, 극복은 개인의 몫인가?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김유주를 받아들이면 앞으로 변미영은 끊임없이 고통받을 것이다. 김유주를 마주쳐야 할 때마다 오는 떠올리기 싫어도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고통의 시간들을 변미영에게 감당케 하는 것은 지나친 폭력이다. 물론 드라마는 이 둘의 분위기를 점점 화해 모드로 변모시켜 나갈 것이다. 그러나 용서라는 것은 그리 함부로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아무리 김유주가 후에 개과천선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 해도 가족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상황이 억지로 형성되는 것만큼 불편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용서했다는 뜻이 곧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용서와 관계는 별개의 문제다. 용서를 했다고 하여 친하게 지내야 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다 잊자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과거고, 사과를 해도 저질렀던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김유주가 오빠와 결혼을 원하면서 칼자루를 쥔 쪽은 변미영이 되었지만, 변미영은 여전히 피해자다. 자신이 어떤 일을 당했고 얼마나 힘들어야 했는지 가족에게조차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억울하다고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피해자는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만다.

 

 

 

 

 

 

누군가가 희생해야 한다면, 사과를 하는 쪽이 희생을 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억지로 하는 사과는 진심어린 사과가 아니다. 김유주가 그렇다. 변준영과 변미영의 관계를 알기 바로 몇 시간 전만해도 김유주는 변미영을 부당하게 괴롭히며 ‘갑질’을 서슴치 않았다. 관계를 알고 나서 바로 돌변한 김유주의 친절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소름이 끼칠 뿐이다. 진정어린 사과를 할 거라면 변미영이 원하는 사과를 해야 한다. 변미영은 “원하는 것이 뭐냐”는 김유주의 질문에 “너랑 가족이 되지 않는 거.”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 뜻을 존중해 줘야 진정한 사과가 될 수 있다. “그건 못하지만 미안한 건 미안해”라고 얘기해 봤자 목적을 위한 사과가 될 뿐이다.


 

 

 

 


용서와 화해의 강요, 제 3자가 아닌 당사자에게는 폭력이다.

 

 


용서도 좋고 화해도 좋다. 그러나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데 모아두고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친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도 끊길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 두 사람의 관계를 결국에는 화해할 수밖에 없는 뉘앙스로 몰고 간다. 그것이 과연 학교 폭력 피해자에게는 얼마나 끔찍한 악몽인지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감정을 변미영이 극복해야 할 과제처럼 몰고간다. 가족들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혼자 갈등하며 김유주를 상대해야 하는 쪽은 변미영이다. 김유주를 마주칠 때마다 혼자서 마음을 진정시켜야 하는 것도 물론 변미영이고 반격을 한 번 할 때마다 큰 결심을 해야 하는 것도 변미영이다.

 

 

 


이런 일이 있다면 당연히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의 마음을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가족이다. 변미영과 김유주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의 무관심 나아가 학교의 잘못된 시스템과 분위기가 만든 사회적인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를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것은 변미영 개인이고, 결국 그를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변미영이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 누가 치졸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드라마는 용서를 납득할만한 계기를 만들 것이다. 그러나 ‘용서해야만 하는’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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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민은 대중에게 그리 친숙한 이름은 아니다.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에서 주연을 맡기는 했지만 드라마의 실패로 대중에게 이름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고 정소민의 외모나 기 역시 그리 주목을 받을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정소민은 이제껏 대중친화적인 배우가 되지는 못했다.

 

 

그런 정소민이 연기가 아닌 다른 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강심장]에 출연해서 했던 이야기로 1차 주목을 받더니 이제는 트위터 글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정소민이 한 얘기가 무조건 틀리고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정소민은 대중에게 그런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식으로 해석될 것인지 몰랐다. 왜 한국 예술 종합학교에 수석입학하기까지 한 엄친딸이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게된 것일까.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정소민이 한 발언은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성형수술은 잘못도 아니고 성형수술 했다고 욕먹을 일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형수술 한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성형을 안 했다고 숨기고 감추는 것은 잘못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누구나 다 성형을 말하고 까발릴 필요는 없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일 뿐인 문제인 것이다.

 

 

자신의 성형사실을 숨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이 된다는 논리는 너무나도 가혹한 잣대다. 예뻐지고 싶어서 성형수술을 한 것이 잘못은 아니라면 성형수술을 숨기는 것 자체도 잘못이 될 수는 없다. 왜 성형수술은 잘못이 아니라면서 성형수술을 숨기는 연예인이 비난을 받아야 하나. 밝힐 사람은 밝혀도 좋지만 그런 사실을 숨기고 싶은 것 또한 사람의 마음일 수 있다. 나는 밝혀는데 너는 왜 안 밝히냐는 식의 논리도 상당히 웃기는 것이다.

 

 

태어났을 때 부터 예쁘지 않았다고 해서, 나중에 예뻐졌다고 해서 그 사실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고 "나 고쳤어요" 하고 떠벌리고 다닐 이유가 굳이 있을까. 아직도 성형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가운데 굳이 그러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소민의 발언은 너무 지나쳤다. [성형의혹 떴네요. 성형하는 게 죈 가요? 여자가 예뻐지려는 건 본능이잖아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성형하는 분들 내버려두세요. 죄짓는 것도 아닌데. 본인은 '절대 예뻐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만 성형미인 디스하시길] 이라는 내용에 물론 틀린 말은 없다. 성형미인이라고 해서 "쟤 고쳤다"며 가자미 눈을 뜨면서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는 남자들이나 예뻐지고 싶어하는 여성들이나 둘다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정소민의 어투는 너무 지나쳤다. "성형하는 게 죈가요?"까지는 좋다고 쳐도 " 절대 예뻐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만 디스해라"는 식의 명령조는 누군가에게는 반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다. 차라리 "저도 여자고 예뻐지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물론 성형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성형 사실을 무조건 밝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도 여자 마음일 수 있고 저도 여자 입니다. 조금만 더 너그러워 지면 안될까요?" 라고 차분하게 말해도 될 일이었다.

 

 

대중들에게 "너네들은 안예뻐지고 싶냐, 왜 나만갖고 그러냐"는 식의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다분한 정소민의 글은 명백한 실수였다.

 

 

정소민은 얼마 전 [강심장]에 출연해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잌"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여자나이 25살 이후면 점점 인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크리스마스 이후엔 점점 안팔리는 케잌에 비교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발언 역시 경솔했다. 물론 이런 얘기가 공공연히 떠도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개개인의 매력과 충분한 관리로 요즘 여자들은 서른이 넘어도 충분히 예쁘고 아름답기도 하다. 여자들을 싸잡아 25살 넘으면 여자도 아니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경솔한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설사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방송에서 할말은 아니었다.

 

 

아니, 방송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면 차라리 "그런 얘기가 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 왜 그렇게 여자 나이에 목을 메는 것일까. 25살이 넘어도 충분히 예쁘고 매력있는 분들도 많지 않나. 나는 나이가 들수록 더 농익은 매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으면 오히려 박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조적으로, 여성의 입으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에 대중들은 반감을 드러내고 어떻게 여자로서 같은 여성을 그런식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의아해 한 것이다.

 

 

정소민은 한국 예술 종합학교에 수석 입학 할 정도로 재능있는 사람이다. 말이 수석입학이지 한예종은 들어가기도 녹록치 않은 학교로 여기서 수석입학을 하는 것은 상당한 재능과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재능있는 사람이 TV에서는 사람들에게 그 매력을 전혀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까지 정소민은 연기로도 예능에서도 심지어 트위터 에서도 점점 대중들의 기대를 얻고 사랑을 받는 방식으로 나가기 보다는 점점 비호감 스러워지는 말투와 행동을 펼쳐 보이고 있다. 대중들은 정소민이 수석입학을하든 대학을 나오지 않았든 그 사실에 주목하지 않는다. 대중들은 정소민이 지금 브라운관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정소민이 대중에게 있어 '수석'이 되고 싶다면 지금 당면한 과제는 정소민이 정말 설득력 있는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는 일이다. 경솔한 발언으로 대중의 눈밖에 나는 것은 지금 자신의 인기 기반이 없는 정소민에게는 너무 위험한 일이고 자제하고 자중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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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0 2012.04.17 1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느끼느게 다를듯... 전 새롭고 좋던데요.. 말실수보다 그걸 이해 하려는 맘이 없는거같아요..케이크 발언은 뭐 예전에 누가나와서도 얘기했던건데.. 본인도 누구한테 들었다고 속상하듯 애기한걸 전 느껴지던데... 뭐 기자들이 꼭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한거 처럼 써놔서 오해소지가많더군요.. 투윗글도 읽어보면 이해 가던데.. 아직 예능이 첨이고 어린 친구랑 솔직하게 말하더 보니 그리 느낄수도 있겠지요... 전 예능에 나와서 본인 지금 생각 자연스럽게 애기하고 그래서 가식없어서 좋더군요..

  2. Favicon of http://wins022@naver.com BlogIcon 세정 2012.04.17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듣보잡주제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2012.04.19 0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가는 글이네요. 표현을 좀더 유하게 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4. Favicon of http://un5166.blog.me BlogIcon 2012.06.14 1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유아인 이야기는 안보이나요, 따로 글 써놓으셨나요. 정소민 트위터 다 안보셨나보네요. 50%는 비뚤게 보려고 작정하신거 같아보여요. 그 발언들 이후에 모두가 하나같아, 혹은 압도적인 숫자들이 정소민에게 등을 돌린거 아니구요, 오히려 그런 솔직하게 까놓고 얘기한 발언들로 팬도 늘었싑니다. '스타'는 대중에게 사랑받으려고 노력하는게 직업이고 일이죠. 자신을 포장하고 꾸미고, 그 와중에 가식이 섞이기도 하구요, 그 와중에 연기나 노래 실력을 늘이는게 '포함'되는.거구요. 그런데 '배우'는 '연기' 잘하면 되는 거잖아요. 미디어와 대중에게 자주 노출되니까 최소한의 법적이고 도덕적인 부분을 지키는 것이 도리일 뿐이고요. 원래 '연예인'은 예술(노래,춤,연기,개그같은 공연쪽 예술)을 행위하고 보여주는(=공연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에요. 그 예술을 보고 즐거우면 되는거에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연예인=스타로 변질되었네요. 대중에게 어필하는 매력을 갖추지 않으면 실력이야 어떻든 연예인이 아닌게 되고요. 남들에게 사랑받는다는거 물론 좋은거지만 세상 모두가 남들에게 사랑받는것만을 최고가치로 치진않습니다. 어째 방향이 좀 틀어졌지만 하여튼 너무 한쪽방향의 관점만 고집하시고 반대편 의견은 존재하지 않은듯이 말씀하시는거 좀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