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새롭게 선보인 예능 <신의 목소리>는 복면가왕과 나는 가수다를 합쳐놓은 느낌이다. 얼굴을 숨긴 채 노래하는 참가자들에게 투표를 해 경연이 가능할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사용해 유명인들의 참가를 반전으로 내세우고 그렇게 뽑힌 참가자들이 이라 명명된 기성 가수들이 부를 노래를 결정한다. 여기서 기성 가수들은 2시간가량 연습한 노래를 어떻게 부를지를 고민한다. 잘 아는 노래라도 힘든 상황인데 대부분 그들이 잘 모르는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그들은 가사를 외우고, 편곡을 하고, 밴드와 합을 맞추는 과정을 단 2시간에 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는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가수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는 참가자들에 대한 배려라는 명목하에 그들은 평소에 부르지 않던 장르를 촉박한 시간안에 마스터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 예능의 포인트가 생긴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느냐 하는 지점. 윤도현이 아이유의 노래를 부르고 박정현이 트로트를 부르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창력과 많은 무대경험을 가진 그들 답게 대부분의 무대는 두 시간에 완성된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있다. 그런 무대를 감상하게 되는 것 자체로 이 예능의 존재 의미는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지점은 과연 <신의 목소리>가 음악 예능의 판도를 주도할 수 있을까에 관한 의문이다.

 

 

 

음악예능은 예능계의 트렌드다. <불후의 명곡>을 비롯해 <면가왕><슈가맨><판타스틱 듀오><듀엣가요제><신의 목소리>등 일주일 내내 음악 예능이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노래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3~4분 남짓한 시간에 드라마틱한 감정의 진폭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예능에 노래를 결합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기획이 점점 안일해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불후의 명곡><나는 가수다>를 대놓고 카피한 프로그램이고 <듀엣가요제><판타스틱 듀오>역시 거의 비슷한 포맷으로, 듀엣이라는 특징 외에는 크게 주목할 지점이 없다. 주목할만한 예능은 <복면가왕><슈가맨>정도다. <복면가왕>은 가면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가면을 벗었을 때의 반전을 동시에 잡았다. <슈가맨>은 추억 코드를 꺼내들었다. 추억의 가수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그들의 노래는 어떻게 재탄생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포인트로 잡았다.

 

 

 

노래예능이라고 할지라도 그 예능을 어떻게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노래를 매개체로 했지만 그 본질은 예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래예능의 경우 노래와 경연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것은 <신의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신의 목소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말 신과 같은능력으로 어떤 노래든 자기 스타일로 소화하며 뛰어난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그러나 2시간이라는 촉박한 시간, 그들이 부르지 않았던 스타일의 노래에 대한 부담감등은 그들의 무대의 퀄리티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환경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때 그 희열은 증폭된다. 아마도 여기서 예능의 가치를 찾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인간의실력을 보였을 때다. 종종 그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무대를 보여주거나 프로가수가 아닌 경쟁자에게 패배한다. 그러나 이 그림이 재미를 담보하기보다는 불편함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파일럿때부터 지적되었던 문제점이었다. 억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에 집어넣고 고군분투 하는 가수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이미 가수들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그리고 보여준 무대는 그들이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었던 최선일 것이다. 그 무대에 대한 평가가 일반인보다 낮았을 때,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가수들 뿐 아니라 시청자이기도 하다.

 

 

 

가수들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신선한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이지만, 그동안 수차례 반복되어왔던 경연 프로그램은 이미 가수들의 그런 모습을 조명하는 장이 되어왔다. <신의 목소리>에 나와 노래를 하는 가수들의 모습은 분명 대단하지만, 그들이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것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과연 <신의 목소리>는 경쟁작 <라디오 스타>를 넘고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감동을 안겨 줄 수 있을까. 넘쳐나는 음악예능 전쟁속에서 <신의 목소리>시선을 고정해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프로그램의 수명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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