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국주, 박나래, 김숙 등 꾸준히 여성 예능 캐릭터들이 발굴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남성 중심의 예능에서 여성들이 파고들 틈이 그만큼 좁기 때문이다.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원활하지 않다. 일단 체력과 힘을 요구하는 리얼버라이어티의 득세는 여성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득세한 여성 캐릭터들 역시 전통적으로 여겨지는 ‘여성’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남성보다 훨씬 파워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화장이나 꾸며진 모습으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들을 거부하고 웃기는 분장을 하거나 (박나래) 풍만한 체격을 살려 ‘먹방’을 소화하거나 (이국주) 가부장적인 남성의 캐릭터를 가져오면서 (김숙)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성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여성이기보다는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설득시켰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확실히 편견을 깨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런 여성 캐릭터들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여성 예능’은 여전히 성공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방영된 <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슬램덩크)>가 한때 좋은 반응을 얻기는 했지만 시즌1 마지막회는시청률이 3%대로 떨어졌다. 종영 전주에는 2.7%에 불과했다. 케이블 예능프로그램만 못한 성적을 걷은 것이다. 한때  걸그룹 ‘언니쓰’가 결성되는 과정이 설득력을 얻으며 7%이상의 시청률을 냈던 상승세는 결국 반짝 인기로 끝나고 만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슬램덩크>의 기획에 그 첫 번째 문제가 있다. 걸그룹 언니쓰가 호응을 얻은 것은 예능에서 걸그룹을 만든다는 소재가 굉장히 신선하기도 했지만 멤버들의 진정성이 그만큼 강하게 어필되었기 때문이었다. 걸그룹에 익숙한 멤버들 보다는 걸그룹을 해 보지 않은 멤버들에게 포커스가 더 맞춰졌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에 실망하지만, 춤 동작을 배우려 고군분투하는 홍진경의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몫을 해내려는 욕심과 노력, 하지만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실력은 확실한 웃음 포인트와 감동 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뭐든지 잘하는 라미란에 대한 감탄, 김숙의 포용력 등 캐릭터가 잘 녹아들면서 '걸그룹 결성'이라는 목표로 달려가는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결국 예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승전결이 프로젝트 안에서 잘 표현되었다는 것이 성공요인이었던 것이다.

 

 

 

 

 


예능에서는 <무한도전>만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음원 1위를 <슬램덩크>가 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언니쓰 프로젝트가 막을 내리자  그 이후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언니쓰처럼 모든 멤버들이 활용되면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획이 탄생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각자의 꿈을 이룬다는 콘셉트지만 그 꿈이 멤버 전원을 포용할 수 있는 범위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제시의 권투는 결국 꿈 계주라는 제시마저 제대로 경기 한 번 못하고 유야무야 막을 내렸고 홍진경 쇼 역시 뚜렷한 특징 없이 끝이 났다. 라미란의 집짓기와 캠핑등도 확실한 캐릭터나 기승전결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물론 <슬램덩크> 자체는 여성들이 모여 소기의 성과를 내고, 멤버들간의 따듯한 분위기로 마무리 되어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여성 예능의 중흥기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여성 예능인들이 함께 모여서 각각의 캐릭터를 설득시킬만한 기획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망가지고 고생하기가 힘들다는데 그 태생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들면 제시의 권투가 그렇다. 권투라는 소재 자체는 강렬하지만, 제시가 실제로 시합을 하거나 멤버들 전원이 권투를 배우면서 고생하는 그림 자체가 그려지지 못했다. 뚜렷한 목표나 이야깃거리도 없었다. 제시는 이후 <해피투게더>에 나와 “코 성형 때문에 (권투하는 것을) 소속사에서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는 확실히 망가지기 힘든 여성 예능인의 한계를 대변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여배우 예능을 표방한 <하숙집 딸들>이 방영전부터 우려스러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또한 우연만은 아니다. 이미숙, 이다해, 박시연, 장신영, 윤소이등이 출연을 결정지은 <하숙집 딸들>은 여배우의 예능을 표방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배우는 <삼시세끼>의 게스트, <정글의 법칙>의 홍일점 정도로 활용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진짜 사나이>의 이시영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이시영 역시 보통 여성들보다 월등한 체력과 웬만한 군필자들 보다 더한 근성이 아니었다면 이정도의 주목을 받기 힘들었다. 여성성을 탈피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만이 여성 예능인으로서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다.

 

 

 


그러나 <하숙집 딸들>의 캐스팅 면면만 봐도 예능에서 확실하게 망가질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여배우들이 한데 모여 수다 떠는 정도의 예능으로는 시청자들에게 어필 할 수 없다. 확실한 예능적인 캐릭터와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하는데, 몸을 사리지 않고 자신을 던져 예능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여배우가 과연 있을지 의구심만 드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어 대중의 눈밖에 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확실하게 호감형인 여성 캐릭터들도 기를 펴지 못하는 와중에 그들이 과연 자신의 이미지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매력을 드라마나 영화도 아닌 예능으로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 결국 방영전부터 반응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집결되었다.

 

 

 

 


<슬램덩크>역시 시즌 2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안이한 기획으로는 당연히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확실히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시청 포인트가 될만한 기획을 만들지 못하면 예능적인 가치를 가진 작품이 탄생할 수 없다. 언니쓰 같은 기획은 우연하게 얻어진 수확이다. <하숙집 딸들>이나 <슬램덩크>가 그런 요행이 아닌, 확실한 여성 예능으로서의 포인트를 만들어 내서 여성 예능의 중흥기를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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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시영이 출연하기 전만해도 ‘혼성특집’은 또 하나의 우스갯소리 같았다. 남녀가 함께 입대한다는 콘셉트가 군대 묘사를 더욱 비현실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던 것이다. 그동안  똑같은 패턴과 수박 겉핥기 식 군대 묘사로 인해 ‘가짜 사나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얻었던 <진짜사나이>이기에, 이제 아예 ‘판타지’를 표방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군대의 본질은 단순히 훈련과 조교의 가르침에 있지 않다. 군대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군대의 부조리함과 군대 내부의 수직적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더 사람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단순히 훈련과 조교의 윽박지름으로 점철된 <진짜사나이>의 풍경은, 그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포인트로 삼았기에 이질감을 주기 충분했다.

 

 

 

 

 


‘요리왕 선발대회’라든지, ‘몸짱 선발대회’같은 군 시절 경험해 보지 못한 이벤트들이 마치 당연한 이벤트인냥 펼쳐지고, 훈련을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관심병사’로 낙인찍혀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현실과는 달리, <진짜 사나이>에서는 그들이 오히려 보듬어주어야 할 대상이 된다. 밥을 먹을 때, 그 맛에 연신 감탄하며 떠드는 편안한 분위기도 이질적이다. 물론 <진짜사나이>가 표방하는 군대처럼,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군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러나 그런 군대는 판타지에 불과하다. 그런 판타지에 시청자들이 재미를 언제까지 찾기는 힘들었다. 실제 군대 묘사가 불가능한 군대예능은, 결국 캠프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이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단 한 사람 때문에 <진짜사나이>의 존재의 이유마저 다시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배우 이시영의 출연은 <진짜사나이>에 있어서 신의 한수였다. 그동안 <진짜사나이>는 군대라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며 화제성을 끌어 올리려고 했다. 군대를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들이나 외국인 들을 투입시켜 그들이 헤매는 과정을 웃음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그런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며 더 이상 그런 장면이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영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과도 같았다. 이시영은 그동안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여성 출연진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군인을 하기 위해 태어난듯한 모습을 보이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남자도 힘든 훈련을 더 잘 소화하고, 뛰어난 암기력으로 교관의 질문에 대답한다. ‘잘 못하는’ 훈련병이 아니라 뭐든 잘 소화해 내는 에이스 병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여성 출연자는 이제까지 없었던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체력과 적응력 면에서 이시영과 같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던 여성 출연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남자보다 더 성실하고 뛰어나게 훈련과정을 수행해 낼 때마다 시청자는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지점은 이시영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시영을 주목받게 만드는 데는 어떤 꼼수나 예능감이 필요치 않았다. 오히려 꼼수를 부정하고 정석을 지키면서 여성 출연진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린 그의 훈련과정만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이는 <진짜사나이>의 승리라기 보다는 이시영의 승리다. 이시영은 자신을 버리고 훈련에 몰입함으로써 오히려 <진짜사나이>의 진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제껏 없었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 이 비슷한 캐릭터가 나온다 하더라도 같은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군대에 최적화된 인물이 나타나면서 <진짜사나이>이가 가진 매력이 빛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그동안 ‘센언니’는 콘셉트는 마치 유행처럼 연예계에 번졌다. 그동안의 센언니는 할 말 다하고, 남들에게 기죽지 않으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시영이 보여준 센언니는 달랐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핑계대지 않으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언니였다. 그동안 센언니로 유명했던 인물들, 이를테면 제시나 서인영등이 <진짜 사나이>를 거쳐갔지만 그들은 이시영과 같은 파급력을 낼 수 없었다. 말로만 센 언니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이시영이 ‘진짜 센언니’로서 시청자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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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는 여성 예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저력을 발휘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렇다. ‘했던’ 이라는 과거형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SBS가 새롭게 선보인 <미운 우리새끼>(이하 <미우새>)는 물론, <슬램덩크>가 눌렀던 <나 혼자 산다>에게 마저 다시 추월을 당했다. 추석 특집으로 <미우새>가 결방하고 이영애가 출연한 <부르스타>가 방영된 탓에 시청률을 다소 올랐지만 이마저도 <부르스타>에게 밀리며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했다.

 

 

 

 


<미우새> 방영 이후 <슬램덩크>는 3%대의 시청률로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한 때 <슬램덩크>가 탄생시킨 걸그룹 ‘언니쓰’가 흥행하며 7%대까지 솟았던 시청률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티파니의 하차나 <미우새>의 등장만으로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다. 물론 <미우새>는 딱히 캐릭터를 이해 시키지 않아도 등장하는 노총각들의 생활 패턴에 대한 호기심과 그것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감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첫 방부터 시청에 부담감이 없다. 이를테면 경쟁작 <나 혼자 산다>처럼 그저 다른 유명인의 일상을 지켜보는 콘셉트에 가족과 노총각이라는 특이점을 더해, 관찰 카메라 형식의 예능을 완성한 것이다.

 

 

 

 


<슬램덩크>는 이와는 달리, <무한도전>처럼 캐릭터의 설득력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여성 리얼버라이어티는 그동안 종종 등장해 왔으나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꿈 계주’라는 민효린의 꿈이었던 걸그룹은 여성과 리얼버라이어티의 특징을 모두 잡는 성공적인 주제였다. 일단 화려한 걸그룹을 준비하는 <슬램덩크> 멤버들은 대부분 걸그룹에는 문외한이다. 그런 그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연습을 해 완성된 무대를 만들어 낸다는 호기심. 걸그룹에 어울리지 않는 나잇대나 분위기를 가진 멤버도 다소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응원. 이런 것들이 그들에 대한 호감도를 증대시켰다.

 

 

 

 


결국 걸그룹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멤버들, 특히 홍진경의 캐릭터는 돋보였고 안쓰러움과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시청자들은 이에 반응했다. 그들의 음원은 음원사이트 올킬을 했고 <뮤직뱅크> 무대도 훌륭히 수행해 내며 감동을 안겼다. 그들의 눈물에 공감이 갔던 것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이 그만큼 진정성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슬램덩크>는 그 캐릭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리얼 버라이어티가 선사해야할 ‘리얼’을 제대로 설득시키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자면 ‘언니쓰’가 끝난 후 시작된 제시의 꿈인 '복싱'이 그 예다. 복싱을 꿈으로 선택했다면 기승전결을 복싱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아픔이 부각될수록 시청자들은 그 도전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러나 제시는 시합 한 번 해보지 않고 꿈을 마무리 짓는다.

 

 

 

 


제시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제시 부모님의 등장이라니. 이런 황당무계한 전개가 어디있을까. 부모님이 등장하는 상황 역시 제시가 고군분투하여 시합을 치르고 그 시합의 결과를 받아들었을 때가 적당하다. 제시의 꿈이 단순히 다이어트 복싱은 아닐 것인데, 결국 카메라가 담지 못한 제시의 꿈은 아무 의미 없이 끝이 나 버렸다.

 

 

 

 


김연경이 등장한 ‘추석특집’ <슬램덩크>는 단순히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라면 호평을 할 만하다. 김연경의 입담은 빛났고, 래퍼에 도전하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다. 배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대표의 입장에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새로 시작된 ‘홍진경 쇼’가 자리 잡기도 전에 김연경 같은 카드를 꺼내 화제성을 몰아 붙이려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김연경은 래퍼가 되는데 절박할리 없는 현역 선수고 단순히 화제성을 위해 등장했을 뿐이었다.

 

 

 

 


<슬램덩크>에서는 홍진경 쇼에서 어떻게 멤버들의 개성을 활용하고 그 홍진경 쇼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설득시켜야 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지금 사실상 홍진경 쇼 역시 대중의 관심을 돌리고 있지 못하다. 이 지점을 타개하는 지점은 홍진경쇼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고정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인기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방식에 진정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 프로젝트 끝에서 멤버들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고 그만큼 구슬땀을 흘렸다. 그것이 아니라면 재기 발랄하고 신선한 프로젝트로 멤버들끼리 경쟁을 시키거나 웃음을 창출해 냈다. 여러 가지 형식이 통하는 <무한도전>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으로 거듭났다. 그만큼의 고민과 고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램덩크> 속 언니들은 <무한도전> 속 오빠들 만큼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힘을 100% 쏟아내고 소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거나 아니면 시청자들이 감탄하고 볼 수밖에 없는 재치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 두 가지 모두 실패했다. 이것은 여성 예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슬램덩크>가 그 포텐셜을 터뜨리지 못하고 결국 여성 예능의 한계를 보여준 꼴이다.

 

 

 

 


멤버들이 편하고 쉽게 쉽게 가면, 시청자들도 그다지 그 모습을 보며 호응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의 한계다. ‘여성’이라는 성별을 장점으로 활용한 언니쓰의 출현은 반가웠지만, 그 이후 결국 여성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멤버들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것이 절대로 녹록치 않아 보이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언니들이 몸을 사리는 한, 여자 예능의 부활은 아직도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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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프로듀스 101>의 성공에 힘입어 <모모랜드를 찾아서>(이하 <모모랜드>)를 런칭했다. 걸그룹의 결성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터다. 실제로 <프로듀스 101>국민이 직접 걸그룹을 프로듀스 한다라는 명목을 내걸고 꽤 성공적인 성적을 냈다. 그러나 그 성과 뒤에는 각종 비판과 문제점들이 뒤따랐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허점을 여기저기서 내보였고 특정멤버 밀어주기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방영 내내 소녀들을 상품화 시키는 느낌도 지워버릴 수 없었다. 일렬로 세워놓고 상품에 상점 고르듯, 선택하는 느낌은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이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한동철 PD는 잡지 <High Cut>과의 인터뷰에서 남자들에게 건전한 야동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며 논란을 일으켰다. ‘야동이라는 표현도 적절한가 의문스럽지만, 결국 처음부터 소녀들의 상품화를 염두해 두었음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물론 TV 프로그램은 무엇이든 상품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재능이 아닌, 소녀라는 개념 자체가 상품화 되는 것은 위험하다. 그들은 TV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는 마치 사람이 아닌 물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소한 인간적인 개념을 염두해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 여력은 없었을까 아쉬운 대목이다.

<모모랜드>역시 그다지 다르지 않다. <모모랜드>JYP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식스틴>으로 탄생한 걸그룹 트와이스를 홍보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러나 사실 <식스틴>조차 방영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받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었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성공가도를 달림에 따라 프로그램이 다시 회자되는 정도일 뿐이다. 게다가 트와이스의 멤버 구성을 보면, 식스틴의 결과와 완벽하게 일치하지도 않는다. 가장 주목받는 멤버중 하나인 쯔위 조차 사실은 탈락 멤버였다. 이 사실이 화제가 되지 않은 것 자체가 <식스틴>의 존재감이 어땠는지 증명한다.

 

 

 

 

 

<모모랜드>는 이런 화제성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첫회부터 악마의 편집에 돌입했다. 선보인 무대에 혹평이 쏟아지고 출연자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절박해 보이거나 시선이 가지 않는다. 이미 너무 많이 반복된 그림이기도 하지만 독설과 자극에 시청자들이 지쳐있는 탓이 더 크다. 어린 아이들을 세워 놓고 그들이 탈락이라는 에 벌벌 떠는 모습, 그리고 뽑히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가학적이다. 그 가학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심사위원들의 칼날같은 독설과 채찍은 오히려 불편하다.

 

 

 

 

 

서바이벌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획으로 어떤 그룹이 나오는가 하는가이다. YG의 위너나 JYP의 트와이스 모두 서바이벌 프로그램 당시보다 데뷔후에 인지도를 쌓은 케이스다. 대형 기획사의 물량공세와 기획력이 오디션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걸그룹 오디션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다. <프로듀스 101>처럼 불편한 방식의 상품화라도 이루어지지 않는 한 말이다.

 

 

 

걸그룹을 소재로 한 예능을 만들려면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그 해법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서바이벌이 아닌, 걸그룹이 아닌 멤버들이 걸그룹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했다. 출연자 민효린의 이라는 전제하에 출연자들이 모두 그 꿈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그들을 응원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걸그룹 데뷔가 절박한 출연자들도 아니고, 그들이 만든 걸그룹 언니쓰는 이벤트 성에 불과해 유지될 것도 아니지만, 언니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시청률을 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들의 음원이 1위를 차지하고 그들의 음악방송 출연이 조회수 300만을 넘게 만든 것은, 그들이 탈락과 합격의 경계에 있는 서바이벌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로 다독이고 응원하며 걸그룹을 완성시켜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어도, 힘이 달려도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모든 출연자들이 흘린 땀방울이 그 땀방울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는 예능. 시청자들은 차라리 그런 예능을 원한다. <음악의 신>CIVA역시 서바이벌을 통해 탄생된 걸그룹이 아니지만 차라리 <모모랜드>보다는 화제성이 있다.

 

 

 

 

 

걸그룹을 예능으로 활용하려면 이제 독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서바이벌은 시기가 지났다. 누군가가 떨어지고 붙는 것을 보며 재미를 느끼기엔 걸그룹이라는 소재는 너무 흔하다. 공감과 응원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예능이 탄생하지 않는 한, 걸그룹 서바이벌은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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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음악예능이 제작되는 것을 보면 '음악'에 대한 예능의 의존도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높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음악예능에서 출시한 음원들은 그다지 큰 반응을 얻고 있지 못하다. 예능 시청률 1위에 빛나는 그 잘나가는 <복면가왕>마저 음원차트 '올킬'은 불가능하다. 그런 현상은 초창기 <나는 가수다>에서나 가능했다.  현재 예능에서 음원이 출시되면 '올킬'이 가능한 예능은 <무한도전>정도다. <무한도전>이 '무한도전 가요제'를 선보일 때마다 가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들이 내놓는 음악은 영향력이 있다.

 

 

 

 



그런데 <무한도전>이 아니라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가 해 냈다. '언니쓰'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예능표 걸그룹의 노래가 전 음원차트 1위를 올킬하는 기염을 토해낸 것이다. 작곡을 맡은 박진영이 예상외의 흥행을 예감하기는 했지만 이정도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어 <뮤직뱅크>에 출연한 그들의 무대는 그대로 관심이 폭발했다. 언니쓰의 이런 성과는 괄목할만하다. 이는 <슬램덩크>가 가지고 있는 서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이 폭발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슬램덩크>는 이로서 대세 예능으로서 성장할 기반을 만들었다.

 

 

 

 

 

 
일단 언니쓰의 탄생과정은 이러하다. <슬램덩크>의 출연진들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 중 하나인 민효린은 '걸그룹'이 되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았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다던 민효린의 한마디에 배우, 코미디언, 모델 겸 방송인, 가수등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멤버들은 한데 뭉쳐 걸그룹을 만들어야 하는 미션을 부여받는다. 얼핏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처럼 보이는 걸그룹이 어떻게 만들어질까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특히 가장 나이가 많은 김숙과 라미란은 무려 42세다. 어리게는 10대부터 시작하는 걸그룹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평균연령이 높다. 그들이 '그럴듯한' 걸그룹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난이도가 높은 일이다. 소녀시대의 멤버인 티파니와 가수 제시가 있다고 해도,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걸그룹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전혀 다른 분야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면서 꿈을 이루어야 할 당위성이 생겨났다. 춤이나 노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들이 제대로 된 걸그룹을 만들기 위해 박진영을 섭외하고, 그가 정해준 기준에 맞추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스토리가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다소 어설프지만 그들 하나 하나가 노력하는 과정은 어떤 때는 웃기고, 어떤 때는 감동적이었다.

 

 

 

 

 



배우 라미란이 기대 이상의 노래와 춤실력을 보여줄 때, 홍진경이 부족한 실력을 메우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 더 노력 할 때, 시청자들은 의외성에 감탄하기도 하고 어설픈 모습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하지만 결국 받는 것은 감동이다. 그들은 자신의 꿈이 아님에도 '민효린'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적을 받는 상황들이 이어지지만 잘하고자 하는 열정을 버리지 않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함께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스토리가 생긴 걸그룹에 대한 애정은 상상이상이다. 몇 년씩 트레이닝을 받는 걸그룹들에 비한다면 그들은 '급조된' 걸그룹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목표에 대한 도전은 감히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끊임없는 자아 성찰과 서로를 독려하는 모습은 그들의 캐릭터 하나하나를 호감형으로 만든다. 신기하게도, <슬램덩크>에는 미묘한 여성들의 신경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씩 서로의 실력에 웃음을 터뜨리고 지적도 하지만, 그 지적은 서로를 깔아뭉개기 보다는 함께 호흡하기 위함이다. 그 지적을 받아들이고 더욱 고군분투하는 출연자들, 그리고 결국엔 서로를 독려하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느낀다.

 

 

 

 



결국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그들의 마음 씀씀이는 프로그램의 결을 부드럽게 만든다. 자신이 더 잘나야 한다는 경쟁심리는 이 예능에서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걸그룹을 목표로 삼은 꿈의 계주 민효린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멤버들에게 미안해 하고 안타까워 하는 그의 모습은 도도할 것 같은 것모습을 기분좋게 배반한다. 경험자로서 멤버들을 이끌며 확실한 포인트를 잡으면서도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티파니의 인성역시 빛난다. 제시는 확실히 세고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그만큼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면서도 때때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을 드러내는 성격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라미란은 모든 상황 속에서 능력을 보이면서도 노력파인데다가 유머감각과 편안한 성품까지 갖췄다. 김숙 역시 주변인물들을 부각시켜주는 언변의 소유자인데다가 모두와 두루두루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인격을 가지고 있다. 모든 멤버들이 각각의 매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보완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그간의 여자 예능이 가지지 못한 특장이라 할 수 있다.  

 

 

 

 



언니쓰는 이런 호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전제가 붙었다. 그렇기에 대중은 이들의 노래에 더 마음을 쏟게 되었다. 의도하고 뽑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성들로 구성된 멤버들이 이런 식으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슬램덩크>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예능 역시 적절한 콘셉트와 합이 좋은 멤버들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슬램덩크>가 앞으로 출연자들이 차례차례 이뤄갈 꿈 속에서 역시 이런 '스토리'를 보여줄 수만 있다면 '음원 올킬'에 이어 여자 예능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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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1박2일>등 장수하는 예능의 중심은 남자다. <런닝맨>처럼 여성이 고정 멤버로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프로그램의 분위기 자체가 남성 위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심지어 육아도 남자가 하고 셰프 예능의 셰프들도 모조리 남자다. 여성 예능은 이벤트 성으로 하는 <진짜사나이>이나 <정글의 법칙>의 여성 특집 정도에서만이 찾아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특유의 예능감을 뽐내며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 예능인들은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성에 의한 예능은 제대로 기획되지 않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박미선은 2월 JTBC 예능 <아는형님>에 출연해 “(여성예능인들이 설자리가 없는 것에 대해) 자료도 많이 찾아본 후 공감도 하고 반성도 많이 했다”면서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예능인들과 균등한 기회가 주어졌느냐를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여성 예능에 대한 목마름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실로 오랜만에 제작된 여성 예능인들만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등 예능인들 뿐 아니라 가수, 배우등 여성들만이 주축이 된 프로그램으로 그들의 꿈과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뤄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주제나 미션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 안에서 여성들의 주체성과  개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숙이나 홍진경처럼 예능에 익숙한 인물들의 예능감도 좋고,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스토리 역시 예능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걸그룹에 도전하면서 그들이 가진 끼가 방출되는 지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여기에 김숙과 제시의 앙숙 관계등이 부각되면서 캐릭터역시 슬슬 잡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4회 정도가 방영되었을 뿐이지만 첫방에서 6.4%를 기록한 <어서옵쇼>에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여성 예능이 아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상황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성예능인들의 부진은 리얼버라이티 장르가 강세를 얻으며 뚜렷해 졌다.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체력적으로 힘든 일까지 해내야 하는 리얼버라이어티 속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의 역할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체력이나 생리적인 문제에서 시작해서 화장을 지울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사소한 문제까지 여성 예능인들은 남성 예능인들에 비해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을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또다시 이어진 육아예능이나 쿡방 붐 역시 여성 예능인에게 쉽지 않은 자리였다. 육아나 요리는 여성들이 강세를 보이는 장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그 안에서 주목을 받는 위치에 설 수 없었다.그 이유는 여성이 육아를 하고 요리를 하는 장면은 ‘신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없이 TV에서, 가정에서 보았던 모습을 예능적인 가치를 가진 장면으로 탄생시키기는 힘들었다. 아무리 남녀 평등 시대로 가고 있다해도 여전히 여성들의 육아나 요리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당연한 장면이 흥미로울 리 만무하다. 성별만 바뀌었을 뿐인데 남성의 육아나 요리는 훨씬 더 시선을 사로잡는다. 예능계에서 여성은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다.

 

 

 


 

김숙,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 등 그런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예능감과 독특한 개그 스타일을 가진 여성 예능인들의 출현이 이어졌지만 그들의 성공은 환경과 상황의 조합이 만들어 냈다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의 역량에 기댄바가 컸다. 여성 예능인들을 위한 무대가 좁아진 상황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반가운 예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남성 예능과 차별화되면서도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그들의 도전기는 확실히 흥미롭지만 큰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낼 만큼 자극적이지는 않다. 확실하게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남성 예능못지 않은 콘셉트와 웃음이 필요하다. 그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도 여성적인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데 대한 고민은 더 들어가 있어야 한다. ‘여성들만의’ 그 무언가가 아직은 확실히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직 방송 초반인 지금 반등의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확실히 전체적인 그림 역시 호평을 내릴만하다. 그러나 여성 예능의 부활을 이끌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전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여성 예능 부활의 신호탄이 될까, 아니면 또다시 사라지고 마는 작은 이벤트가 될까.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그만의 매력으로 여성들이 설 자리를 조금이나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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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쉬라는 단어가 유행이 되고 있다. 여성이 같은 여성을 동경하고 좋아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이 단어는 당당하고 진취적이며 주눅 들지 않는 여성상을 일컫는 말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 이효리 혹은 김혜수 등이 이런 이미지의 여성상으로서 대중의 호응을 얻었지만 현재는 이런 여성상에 대한 인식이 하나의 현상이 되며 연예인의 콘셉트를 결정하거나 홍보에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예능에까지 영향을 끼쳤는데 <언프리티 랩스타>는 그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본 프로그램이다. 여성래퍼들이 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와 배틀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다소 험한 말들이 오고간다. 여성 래퍼들이 수적으로 열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프리티 랩스타>는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힙합 열풍도 이 성공에 한 몫을 했지만 여성들의 기싸움을 보는 재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시즌1의 제시다. 제시는 우승자인 치타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랩실력도 실력이지만 거침없는 태도 역시 엄청난 인기 요인이었다. 프로그램 중간에 자신에 대한 평가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자신에게 평가를 한 출연진들에 던진 한 마디,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라는 말은 유행어가 되기까지 했다. 그의 노래 센언니처럼, 제시는 센언니의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하는 활동방법으로 활동반경을 넓혔다. 자신의 개성과 캐릭터를 확실하게 어필한 제시는 이후에도 <진짜사나이> <언니들의 슬램덩크>,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언니들의 슬램덩크>에는 제시뿐 아니라 라미란, 김숙 등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인물들이 다수 출연한다. 첫 회는 일단 호평을 받았지만 여성 예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여성들의 캐릭터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특히 김숙은 이미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님과함께-최고의 사랑>에 출연하여 가부장에 반대되는 가모장적인 모습을 보인 김숙의 캐릭터는 많은 여성들에게 어필하며 갓숙(God+김숙의 합성어), 숙크러쉬 등, 많은 별명을 양산해 냈다.

 

 

 

사실상 <우리 결혼했어요> 류의 프로그램은 이제 대중의 관심을 얻기 힘든 포맷이라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님과 함께>역시 그런 포맷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그러나 김숙은 윤정수와 짝을 이루어 아예 초반부터 계약커플이라고 당당히 선언하며 신선함을 안겼다. 촬영 중에는 알콩달콩하지만 결국은 비즈니스 커플임이 밝혀지는 커플예능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설정이었다. 그리고 어디 남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나?” “남자는 집에서 조신히 살림만 해.” 등의 주로 남자가 했던 대사들을 읊으며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김숙은 한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이렇게 행동해 왔는데 시대가 변하니 나 같은 캐릭터도 각광을 받는다며 자신이 얻은 인기를 평가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욱씨남정기>의 이요원은 옥다정 역할을 맡아 욱크러쉬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기존의 여성 캐릭터와는 다르게 상사에게도 할 말을 다하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며 능력까지 갖춘 캐릭터로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상사나 갑의 입장에 있는 이들에게 크게 한 방을 날리는 이 캐릭터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옥다정은 한국 사회의 여성의 이미지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캐릭터다. 사회적인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위치에서 자신에게 던져진 편견과 상황을 모두 극복해 나가는 진취적인 여성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의 개성은 더욱 극대화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욱씨남정기> 뿐 아니라 걸크러쉬 열풍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 모두 상대적으로 약자로서 취급을 받아야 하는 한국 사회의 여성에 대한 인식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시원한 한 마디를 던지며 대리만족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취급된다면 그들의 캐릭터가 굳이 특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이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솔직함은 현실에서는 적용되기 힘들기에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와중에 <언니들의 슬램덩크>같은 여성 예능도 생겨났다. 남성 중심의 예능계에서 여성의 역할을 충실 해내 그들이 여성예능의 부활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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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를 정하는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참가자들이 1등을 위해 달려가는 과정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불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오디션 참가자들의 역량과 그들의 간절함은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가장 훌륭한 소스가 되어 주었다.

 

 

 

<슈퍼스타K>가 악마의 편집으로 출연진들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거나 <쇼미더머니>가 출연자들의 갈등 상황에 집중하는 것 또한 프로그램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서다. <쇼미더머니>처럼 힙합 열풍을 타고 제작된 <언프리티 랩스타(이하 <언프리티>)역시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이른바 디스가 빠질 수 없는 랩 배틀형식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의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을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1의 묘미로 삼았다. 그러나<언프리티> 시즌 2는 훨씬 더 화기애애하다. 출연진들의 성격이 강한 듯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나중의 디스전을 이들이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대중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특히 아이돌의 출연에 난색을 표했던 시청자들까지 끌어 안을 수 있는 유빈과 같은 캐릭터의 발견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력과 인성을 갖추었다는 이미지를 지닌 유빈은 <언프리티> 시즌2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어떻게 자신의 이미지를 피력해 나가느냐가 서바이벌의 가장 큰 난제다. 시청자들의 눈밖에 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참가자의 실력과는 상관 없이 그 참가자의 지지도는 현격하게 떨어진다. 이번 <언프리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이던 참가자들 사이에 트루디는 홀로 비난을 감수하는 대상이 되었다. 트루디는 뛰어난 실력으로 한국 여자 래퍼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윤미래와 비교 대상이 될 정도였다. 외적인 스타일은 물론이고 랩핑 스타일이 윤미래를 연상캐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정작 트루디 본인은 비교를 거부했다. 윤미래의 색깔을 따라했다는 인식을 남들이 갖는 것을 경계했을 터였다. 그러나 문제는 윤미래와 비슷하냐 하지 않냐가 아니었다. 트루디가 <언프리티>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대중들에게는 질타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문제다.

 

 

 

트루디는 자신을 최하위 래퍼로 꼽지 않은 수아를 최하위 래퍼로 선택했다. 그러나 이 과정속에서 트루디의 행위가 졸렬해 보였다는 것이 문제다. 트루디는 자신과 친한 사이였던 수아가 자신을 최하위로 꼽자 그에대한 보복성으로 수아를 역시 최하위로 선택하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미션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트루디를 최하위로 뽑은 수아의 선택 역시, 납득이 가지 않는 면은 있지만, 어차피 우승을 차지한 트루디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보복성 선택을 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2의 윤미래가 되느냐, ‘윤미래 짝퉁이 되느냐는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다. 트루디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면 2의 윤미래지만 호감도가 하락하면 윤미래 짝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트루디가 윤미래의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랩에 그 색깔을 인정하지도 않을뿐더러, 졸렬하거나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 점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힙합에 있어서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미덕인 힙합계에서 한국 시청자들은 유독 겸손과 인성을 강조한다. 물론 힙합이라고 해서 불법을 저지르거나, 다른 사람을 해하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용인되는 범위가 지나치게 좁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물론 단순히 자신의 성격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그 성격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납득하지 못할만한 포인트가 생기는 것이 문제다. 지난 시즌에서는 졸리브이가 그런 비난의 주인공이 되었다. 반면 자신의 성격을 공격적으로 드러낸 제시나 치타는 비난도 있었지만 수혜자가 되었다. 개성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만, 그 개성이 개성으로 받아들여지느냐, 아니면 성격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지느냐는 사실 종이한장 차이다. 그 종이한장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이미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트루디는 윤미래를 따라한 비호감 래퍼 정도로 각인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자신의 개성을 대중에게 트루디는 납득시킬 수 있을까. 단순히 실력을 넘어, <언프리티>가 끝날 때까지 그가 생각해 봐야 할 고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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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가 예상보다 큰 화제성을 가지면서 출연자들에 쏟아지는 주목도 역시 올라갔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끝난 후, 대부분은 인지도가 상승했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개성과 캐릭터를 무기로 활동영역을 가장 많이 넓힌 것은 제시다. 제시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우승자였던 치타보다 훨씬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언프리티 랩스타>의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제시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물론, 박진영의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 에 참여했고 솔로곡도 발표했다. 제시가 이렇게 활동영역을 넓혀갈 수 있었던 것은 랩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루브를 느끼게 되는 독특한 억양과 음색, 그리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솔직함과 당당함을 무기로 삼은 캐릭터가 먹혀들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래퍼로서의 존재감이 제시를 돋보이게 한 가장 큰 장점이었다.

 

 

 

 

제시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출연진들의 평가를 받는 시점에 던진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 라든지 “위 아 낫 어 팀. 디스 이즈 컴피티션(we are not a team, This is competition.) 같은 발언등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제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솔직한 매력을 여실히 내보인다. 자신의 얼굴이 성형을 받은 것이며, ‘나도 후회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가 하면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거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뱉는다.

 

 

 

 

<해피투게더>에서 성형한 사실을 밝히며 서우에게 “언니도 알죠? 알 것 같은데.” 라는 말을 던지거나 <런닝맨>에서 장도연의 가슴 부분을 만진 후 당황해 하는 장도연에게 “아무것도 없다.”며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부분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런 발언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그 말을 던질 때 악의가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랩을 할 때 상대방을 이른바 ‘디스’하기 위한 독한 발언들을 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제시의 발언들은 솔직하긴 해도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그런 의도라고 보기엔 제시는 자신 역시 그만큼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시의 발언은 그만큼 재미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시의 캐릭터는 강한 만큼의 호불호를 각오해야 한다. 분명 눈에 띄는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개성은 그만큼 강하여 자칫 버릇없고 예의 없어 보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솔직함은 물론 방송에서 미덕이다. 더군다나 제시처럼 대놓고 ‘기센 언니’를 강조하는 캐릭터는 방송에서 드물었다. 설사 실제로는 기가 세고 힙합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여성 연예인이 그 강한 이미지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시는 <쇼미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로 이어진 힙합 바람을 타고 그의 캐릭터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런 캐릭터가 익숙하지 않은 만큼, 제시가 김수 해야 할 반발역시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시의 이런 캐릭터가 확실히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가식이나 과장으로 점철 되어 있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는 개성은 방송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대중은 더 큰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제시가 부각된 데는 단순히 제시의 캐릭터를 뛰어넘어 그가 선보인 랩 실력이 근간이 되고 있다.

 

 

 

결국 제시의 실력과 결합된 독특한 캐릭터는 제시를 <언프리티 랩스타>를 기점으로 확실히 주목받는 위치에 서게 만들었다. 이건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여 말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는데 실패하면 그만큼 뭇매를 맞을 확률로 큰 캐릭터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그러했듯,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 라고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대중의 비위를 맞출 수 있을까. 제시가 설령 평가 받고 싶지 않더라도 이미 가요계와 예능 양쪽에서 활발한 활동하는 그에게 있어서 이런 질문에 직면해야 하는 것은, 주목받는 스타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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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솔직함은 때때로 독이 될 수 있다. 자유로운 연애관이나 성관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모텔촌이 즐비하지만 여전히 성 의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성에 개방적인 사람은 문란하고 방탕하고 음란하다는 이미지를 피해가기 어렵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성은 오히려 불편하게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성은 더 음지로 향하고 음성적인 성의식이 뿌리 깊게 박힌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선진국일수록 아동 청소년기 때부터 노골적인 성교육을 하고 피임, 콘돔등의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한국에서 성은 감추어야 하는 것, 그리고 성욕구를 드러내면 교양 없고 음란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2015년의 대한민국의 실상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미 젊은이들은 자유롭게 성을 하나의 쾌락의 도구로 삼고 있다. 성에 대한 욕구를 억누를수록 오히려 그 욕구는 이상한 형태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극에 달해 있으면서도 성을 죄악시 하는 묘하게 이중적인 풍토가 그런 현상을 만들었다.

 

 

 

 

연예인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자유롭지 못하다. 몇몇 배우의 성 추문이 치명적인 이미지의 손상이나 하락을 가져오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물론 무분별한 행동에 대한 질타는 어느정도 필요할지다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수준을 넘어서 감정적인 비난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수 박진영은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중적인 성공을 거머쥔 가수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욕망'에 충실한 곡을 타이틀로 들고 나왔다. 그는 '우리 여기에서 둘이 멋진 밤을 함께 하지' '엘레베이터 안에서 사랑을 나눴지' '난 여자가 있는데,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너만 보면 마음이 흔들려'라는 가사들로 음지에서나 19금딱지를 붙이고 나올만한 가사들을 아슬아슬한 수위를 지키며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의 음악은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그의 이런 성적인 뉘앙스를 비아냥거리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성적으로 솔직한 노랫말을 써서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벗어 던질 수도 없었던 것이다.

 

 

 

최근 박진영이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성공을 거둔 노래 '어머님이 누구니'역시 딱 박진영 스러운 노래다. 신나고 경쾌한 리듬감 속에 허리 사이즈가 24고 엉덩이 사이즈가 34인 여성에 대한 찬양이 그대로 녹아있다. 그 가사를 굳이 돌리고 한 두 번 꼬아 은유적으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노골적으로 "어머님이 누구니. 어떻게 널 이렇게 키우셨니."라며 훌륭한 몸매에 대한 찬양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러나 대중이 그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이 노래는 박진영이 그간 쌓아온 '개방적인 성'에 대한 이미지 뿐 아니라 제작자와 JYP의 수장으로서의 이미지에도 빚을 지고 있다. 이번 '어머님이 누구니'는 단순히 성적인 뉘앙스가 아닌, 신나고 경쾌한 분위기를 가진 트렌디한 곡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박진영의 노골적임이 점점 솔직함이라는 장점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것에대한 방증이다.

 

 

 

'엉덩이에 살이 모자라면 눈이 안간다'는 가사를 써도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른 생활을 하며 자기 관리를 하고 인성이 나쁜 연습생을 받지 않는다거나 직원들의 룸살롱 여흥을 허락하지 않는 책임감을 강조한다.

 

 

 

그는 "문란한 이야기는 싫고 건강하고 로맨스도 있고 재미도 있는 밝은 야함"을 지향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런 그의 말처럼 '어머님이 누구니'는 대중들에게 있어서 건강하고 재미있는 하나의 여흥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은 모순적이게도 그간 노골적인 가사를 써 오면서도 한 번도 추문을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책임감 있게 자신의 기획사를 이끈 그의 성실함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성적인 욕망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며 자신도 또 하나의 인간을 뿐이라는 점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지만 실생활에서는 자신이 맡은 많은 부분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잊지 않는 모습으로 자연스레 자신의 가치관을 대중에게 전달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전하는 '건강한 섹시'는 대중들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 배경에 음란함이나 외모 지상주의라는 편견을 깔지 않고 단순히 솔직한 딴따라, 박진영의 노래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어머님이 누구니'가 박진영만이 소화할 수 있는 곡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또한 이런 맥락에서 가능했다.

 

 

 

박진영은 3대 대형 기획사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60살 까지 20살 때보다 더 잘 춤추고 노래부르다 은퇴하겠다는 그의 원대한 포부가 단순히 허망한 꿈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그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의 '딴따라'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대중들이 즐거운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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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의 화제성이 올라간 것은 서로에 대한 폭로와 디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치닫는 자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출연진들의 랩 실력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없다면 불가능했다. 속을 뻥 뚫리게 만드는 랩실력을 겸비한 참가자들이 운율에 맞춘 랩을 속사포처럼 쏟아낼 때, 그들의 실력에 감탄하게 되는 포인트가 없이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본질적인 재미를 찾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언프리티 렙스타>는 경연 프로그램이고 누군가는 탈락하고 누군가는 우승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들의 랩에 공감할 수 없다면 이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취지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방송직후 출연진중 하나인 치타의 음원 순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뛰는 등, 뛰어난 여자 래퍼들을 수면위로 띄웠다는 점에서 <언프리티 랩스타>는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소모적인 디스와 실력 논쟁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논란거리로 떠 오르기도 했다. 결국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타이미와 졸리브이가 탈락하며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파이널리스트에 뽑힌 래퍼들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아이돌 그룹 AOA출신인 지민에 대한 반감은 상당하다. 지민 스스로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OA에 대한 욕을 먹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약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민의 발언이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그의 모습과 대치되는 지점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모순적인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지민은 아이돌이라는 거품을 걷어내고 진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랩의 내용에는 그가 아이돌임이 빠지지 않는다. ‘억대 cf'나 ’외모‘에 대한 발언이 자주 등장하는 그의 랩에서 그가 아이돌을 지우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물론 이는 먼저 받은 디스에 대항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대방은 지민을 디스할 때, 그가 아이돌임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그러나 지민이 그 자리에서 래퍼로서 인정받으려는 노력보다 아이돌로서 얻은 인기를 이용하려는 모습처럼 비추어 지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일이다. 힙합이 자신을 드러내는 장르라 할 때, 지민이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돌’ 이상의 장점을 캐치 하지 못한 것이 지민의 첫 번째 실수다.

 

 

 

문제는 이런 지민의 아이돌로서의 자부심을 부각시키는 실수를 심사위원 역시 했다는 점이다. 심사위원 중 하나인 산이는 “지민이 만세”라는 말을 뱉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방송분의 탈락자가 타이미였다는 점, 그리고 지민과 키썸이 팀을 이루어 랩실력보다는 ‘미모’를 무기로 살아남은 뉘앙스를 주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논란이 쏟아졌고, 출연자중 하나인 제시는 “그렇게 (타이미를) 칭찬해 놓고 이건 말이 안된다”는 발언까지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지민에 대한 논란은 증폭되기 시작했다.

 

 

 

아이돌로 주목받지 않겠다고 한 지민은 결국,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프리티’ 한 자신의 외모를 부각시키고 결국 그런 장점으로 살아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칭찬 역시 ‘아이돌 치고는 잘한다’ ‘아이돌인데 신선하다’ ‘아이돌의 틀을 깼다’는 식의 아이돌임을 강조한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른 출연자들과는 평가에 대한 잣대 자체가 차이가 나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는 것이다. 산이는 손가락 욕까지 사용한 지민에 대해 ‘(그렇게 까지 해야 하다니)마음이 아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터뷰까지 내놓기에 이른다. 아예 다른 래퍼들과는 다른 선상에서 놓고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설사 편애나 특혜가 사실이 아닐지라도 보여지는 모습 자체가 그런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면 지민에 대한 호감도가 결코 높아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돌로서 평가받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한 지민이 결국 아이돌의 호감도로 살아남는다면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단순히 아이돌이라는 가사를 랩 속에 집어 넣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의 실력이 바탕이 되어 그의 승승장구가 공감을 얻었다면, 오히려 그 ‘아이돌’이라는 가사가 더욱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민은 아이돌 그 자체일 뿐, 래퍼로서의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다. 세미 파이널에서도 아이언은 물론 백댄서들과 함계 꾸민 합동무대는 지민의 분량이 심각할 정도로 적어 다른 래퍼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수준이었다. 아이돌이라서 꾸밀 수 있는 무대를 하고, 아이돌로서 살아남고 있는 지민을 과연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이미 인터뷰에서 밝힌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AOA는 그로 인해 비난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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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antavii.tistory.com BlogIcon fantavii 2015.03.23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제목이 언프리티 라든가 지민 본인의 인터뷰 등의 내용도 생각해봐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지민은 본인의 무기가 아이돌인만큼 '나도 랩으로 꿀리지 않아' 보다는 '나는 미모와 지명도와 덕후들이 있다, 너네는 어떠냐?' 라고 언더 래퍼들을 공격하는게 힙합의 본분이 아닌가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