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용팔이>의 상승세가 무섭다. 첫회부터 11%를 넘기며 동시간대 1위를 꿰차더니 4회만에 14%를 넘기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청률가뭄에 이정도 성적이라면 쾌재를 부를만하다.

 

 

 

4회까지의 스토리를 주름잡은 주원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연기력 논란이 있던 김태희마저 아직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지만 몇마디의 대사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문제는 이런 호재속에서 드라마의 악재가 보인다는 점이다. <용팔이>측은 기자회견장에서부터 처음부터 4회가량을 찍어 놓고 첫 방송에 들어가는 타 드라마와는 다르게 초반부터 거의 생방송 수준의 촬영 스케줄이라고 밝힌바 있다. 4회분량을 찍어 놓고도 후반부에는 거의 생방 수준의 방송을 해야하는 한국의 드라마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용팔이>의 촬영 스케줄이 얼마나 촉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은 그 촉박한 촬영시간이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용팔이>는 그나마도 없는 촬영시간을 더욱 단축해 찍어야 하는 문제점에 봉착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 극의 초반인 4회차부터 편집의 실수가 드러났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편집의 실수로 방송 사고가 난 것이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이런 방송 사고는 꽤 큰 편에 속한다.

 

 

 

 

 

이와는 별개로 연출에서도 허점은 드러난다. 병원에서 방사능 유출의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속에서도 방진복을 입은 사람은 김태현(주원 분)의 방사능 수치를 검사하는 의사 하나뿐이다. 기계실 까지 뛰어들어갔던 여타 등장인물들은 평상복 차림으로 환자를 관망한다. 또한 방사능 시스템을 끄고 방사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진작에 시스템을 종료시키고 상황을 무마해야 할 것이었다. 시스템을 끄고 사태가 진정되는 상황에 대한 설명, 이를테면 이전에는 왜 시스템을 끌 수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전문가가 아닌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며 방사능 에피소드에 대한 감정이입 역시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억지를 부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스케줄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용팔이>는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 구조와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다. 한여진(김태희 분)이 본격적으로 깨어나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인 4회까지의 스토리는 앞으로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스케줄이 발목을 잡고 있다. 편집 실수와 연출의 미숙함은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그만큼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스토리상의 허점역시 충분히 이야기를 검토하고 상의할만한 시간의 부족함 때문일 가능성도 크다.

 

 

 

초반의 기세를 끝까지 몰고 가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완성도다. 주원은 물론, 정웅인, 김태희까지 아직은 드라마에서 흥미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지만, 초반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하면 용두사미의 드라마로 끝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인물들의 행동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그 설득력이 떨어지면 연기력으로도 보완이 안 도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의문부호가 붙었던 김태희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은 <용팔이>가 초반부터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을 하는 스케줄을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초반 성적을 자축하기도 전에 단 4회만에 무너진 생방 드라마의 한계를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용팔이>의 여정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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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정규편성을 염두 해 두고 만들어지지만 좋은 반응을 얻는 일이 그다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명절에는 기존의 예능을 살짝 비튼 것만으로 호평을 얻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두 개나 나왔다. 바로 <썸남썸녀>와 <복면가왕>이 그것이다.

 

 

 

 

<썸남썸녀>는 짝짓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탄생한 예능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우결>)으로 시작된 짝짓기 예능의 또 다른 변주일 것으로 생각 됐던 <썸남썸녀>는 그러나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일단 <썸남썸녀>에 러브라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썸남썸녀>라는 제목에서 보이듯 출연진들 사이에서 ‘썸’이 발생하고 그 ‘썸’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러나 <썸남썸녀>는 인위적인 러브라인이 사라질 때, 예능이 얼마나 신선해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우결>류의 가상 연애 프로그램에는 사실상 이제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없다. 실제 커플이 탄생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데다가 결국 프로그램이 끝나면 서로 연락도 안하는 데면데면한 관계로 남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카메라와 스텝들 사이에서 가장 실제처럼 누가 연기를 잘하느냐를 평가받는 그림이다. <우결>에 대한 호평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썸남썸녀>에서는 출연진들이 인위적인 ‘썸’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진실성이 묻어났다. 채정안이 자신의 이혼 경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결혼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산부인과 검진에 대한 의견까지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오갈 수 있었던 것이다.

 

 

 

 

<룸메이트>같은 셰어하우스 예능에도 러브라인을 우겨넣는 판국에 서로에게 소개팅을 시켜주고 각자의 인연을 각자 스스로 찾는 형식 속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는 오히려 진정성을 배가 시킨 것이다. 실제로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녀 스타들을 섭외한 것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그들이 진실로 프로그램에 임하든 그렇지 않든 시청자들이 몰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감이 생생하게 전해진 것은 이 프로그램의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게 하는 부분이다.

 

 

 

또 다른 화제의 프로그램은 바로 <복면가왕>이다. <복면가왕>은 그동안 식상하리만큼 반복되었던 경연 프로그램에 ‘가면’이라는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얼마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최고의 가수들마저 경연에 몸을 던진 <나가수>의 출범 이후, <불후의 명곡>으로 되풀이된 가수들의 경연은 이제 사실상 새로울 것이 없다.

 

 

 

<나가수>가 시즌3를 내놓았지만 파급력이 예전만 못한 이유는 긴장 속에 진행되는 경연의 결과가 이제는 시청자들에게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가수의 라인업도 더 이상 <나가수> 시즌 1만큼 충격적이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목소리’만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겠다는 <복면가왕>은 신선하다. 편견없이 노래를 듣고 그 노래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순간을 예능적인 재미로 승화시켰다. 댄스그룹인 EXID의 솔지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신선한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솔지와 <복면가왕>은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며 성공적인 관심을 획득했다. 시청률 또한 9.8%로 10%에 육박하며 정규편성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가수들을 섭외해 노래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의 패턴 역시 전형적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회차가 진행될 수록 가면을 벗기도 전에 정체가 탄로나 버려 신선함이 줄어들 가능성 또한 크다. 그러나 어쨌든 초반의 관심몰이에는 성공했다는 것 자체로 일단은 성공적이다.

 

 

 

아직 초반의 관심일 뿐이고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썸남썸녀>와 <복면가왕>이 던지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이제 더 이상 원조라는 자부심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형식과 방식이었다. 뻔한 연애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진솔한 얘기가 오고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든지 얼굴을 가린 채 노래를 부르며 그들 정체의 반전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예능의 분위기는 훨씬 살아났다.

 

 

 

원조들이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검열이 필요하다. 그리고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단순히 소재가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드는 것, 그것을 해내는 것에대한 중요성을 <썸남썸녀>와 <복면가왕>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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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드라마라는 타이틀이 갖는 부담은 상상외로 큰 것이다. 투자한 금액에 대한 압박감에 드라마 자체에 너무 힘이들어간다거나 아니면 그 스케일을 스토리가 따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로비스트]가 그랬고 [비천무]가 그랬으며 [에덴의 동쪽]이 그랬다. 적은 돈을 투자했을 때 받는 피해액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이런 대작드라마들은, 스토리와 연출에 힘을 주기 보다는 '스타'나 '현지 올로케'같은 볼거리에만 힘을 주었던 것이 그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에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카인과 아벨]역시 그런 우려를 할 만한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방영 전부터 시청률 1위 [아내의 유혹] 뒤에 따라 붙은 다양한 형태의 그 예고편들은 보기도 전에 이 드라마에 대해 질려 버리게 까지 했으며 예고편에서 보여준 장면들이 지나치게 '대작'이라는 점이 강조되어 힘이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단 성공적인 평가를 내릴만 했다. 


 [카인과 아벨], 오랜만에 '그냥' 드라마가 나오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그냥 봐'라는 식이다. [꽃보다 남자]가 인기를 끌어도 너무 어색한 연출로 혹평을 받고 [아내의 유혹]은 연출력은 괜찮다지만 장서희의 '민소희'는 거의 신처럼 군림하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복수를 성공시킨다.

 어쨌든 '왜?"라는 질문이 필요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손색없는 그런 드라마들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좀 다른 무언가를 보고 싶을 때가 되었다. 좀 더 짜임새 있고 좀 더 치밀하면서도 좀 더 신경쓴 것 같은 그런 드라마. 그런 드라마가 나타난다면 언제나 채널을 고정해 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1화가 방영된 마당에 [카인과 아벨]이 그런 드라마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스타트는 꽤나 만족 스럽게 끊은 것만은 사실이다. 

 일단 '흥행 불패 소재'였던 '의학'이라는 소재를 들고 나온 것 부터 시선을 고정 시켰다. 긴장감 넘치게 진행되는 수술 장면들과 인물들 간의 권력 다툼은 첫회 시선을 끄는 소재로 아주 적절했다.

 공들여 찍었음이 분명한 카메라 구도들과 뛰어난 화질역시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드는데 한 몫했다. '선-악'으로 대비되는 인물들을 설정해 놓고 '의학'이라는 소재를 매개체로 삼아서 '뭔가 있어보이게' 꾸며 놓은듯한 모양새가 그럴 듯 했다. 게다가 대작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지는 '허세'가 이 드라마에서 적었다는 것 역시 반갑다. 소지섭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무게 잡지 않은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라고 해두고 싶다.

 게다가 무엇보다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주연급 연기자를 비롯해 조연급들 까지 눈에 거슬리는 연기를 한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발로 연기한다고 까지 일컬어지는 수많은 배우들을 뒤로 한 채, 젊은 연기자들 까지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한지민의 사투리가 어색한 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연기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소지섭과 그와 대척점에 서있는 신현준 역시 극의 중심을 잘 잡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특히 신현준은 오랜만에 악역을 맡아서 그가 가진 외모와 분위기에 딱 맡는 역할을 선보일 수 있을 듯 해 탁월한 선택이라 하겠다. 물론 연기력 역시 상당히 좋았다. 

 아주 오랜 만에 드라마를 묻고 따지면서 볼 수 있는데다가 어느정도 재미까지 갖췄으니 [카인과 아벨]이 어떤 식으로 긴장감을 높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결과는 엄청난 성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했다고 본다.

 일단 기억을 잃는 주인공인 이초인(소지섭)의 기억찾기 과정과 복수, 또 그런 이초인을 제거하려는 이선우(신현준)의 대결구도가 그 골자인 듯 한데 그 분위기와 사건들을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또한 극이 너무 무거워 지는 것을 방지하며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오영지(한지민)의 캐릭터의 매력 또한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의 흥행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김해숙이나 하유미, 안내상 같은 연기자들이 어떻게 카리스마를 뿜어 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느냐 하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일단, 첫 회에서 이 드라마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능성들을 어떻게 극대화 시키느냐 하는 문제는 남아있지만 오랜만에 TV에 시선을 고정해도 '막장'이니 '진부함'이니 떠들지 않고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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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 2009.02.19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근래 글이 안올라와서 궁금했는데 어제,오늘 올리셨네요^^
    저도 카인과아벨 기대가 됩니다..초반엔 구성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져서 별로였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하게 되더라구요..소지섭,안내상씨 등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좋구요~
    한밤님글은 은근 중독성 있어서 글이 안올라오면 궁금해지더라구요 ㅋㅋ
    행복하세요!

  2. Favicon of https://hepi.tistory.com BlogIcon HEPI 2009.02.19 0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격이 다른 글이네요.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3. Favicon of http://blog.daum.net/orangemh BlogIcon 원미희(원남미희) 2009.02.19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님이 누군지 궁금해서 난 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3번째야 우훗........그럼 외곬수 기질 잃지 말고 평정심 알쥐???

  4. 지섭이형 팬 2009.02.21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섭이형 나오는거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