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김남길-손예진을 앞세운 월화 드라마 <상어>는 물론이고 이동욱 주연의 <천명> 또한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주말극과 일일극의 부진이다.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은 초반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마의 30%대 시청률을 돌파하지 못했고,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10%대 후반으로 떨어져 단단히 체면을 구기고 있다. KBS로선 그동안 견고히 지켜온 철옹성이 무너진 셈이다.

 

 

 

 

 

KBS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그동안 주말 드라마와 일일 드라마는 KBS자존심이었다. 기복이 있었던 주중 드라마와 달리 KBS 주말 드라마와 일일 드라마는 기본이 시청률 20%”라는 말이 당연시 될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경쟁사인 MBCKBS의 위세에 못 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주말극과 일일극 시간대를 모두 바꿨을 정도다. 사실상 현재의 주말극과 일일극은 KBS 독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KBS는 작년 한해 주말 드라마에서 초대박을 건져왔다. 2012년 방송돼 시월드라는 용어를 탄생시키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남주-유준상 주연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평균시청률 33.1%, 최고시청률 45.3%를 기록했고, 후속작 <내 딸 서영이>는 주연배우 이보영의 열연에 힘입어 평균시청률 33.3%, 최고시청률 47.7%를 돌파하며 전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구가했다. 그야말로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린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첫 회 시청률 22.2%(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방송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은 방송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시청률 30%대를 좀처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유, 조정석, 유인나 등 스타들의 영입에 공을 들이며 ‘3연타석 연속홈런을 은근히 기대했던 KBS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일일 드라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429, 시청률 21.6%로 첫 방송을 시작한 <지성이면 감천>은 평균 시청률 18~19%대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정 시청률이라고 여겨졌던 20%조차 무너진 것이다. 전작이었던 <힘내요 미스터김>이 최고 시청률 29.4%를 기록하며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뿐만 아니라 <지성이면 감천>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 밀려 일일극 순위 2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과거 <바람은 불어도><정 때문에>를 비롯해 <너는 내 운명><웃어라 동해야> 등 숱한 화제작들을 양산해 낸 KBS 일일 드라마가 20%대 시청률을 사수하지 못하고 2등으로 밀려난다는 건 쉽게 믿기 힘든 결과다. 도대체 무엇이 철옹성과 같았던 KBS 드라마를 흔들고 있는 것일까.

 

 

 

 

혁신 없는 자기 복제, 결국 발목 잡았다

 

 

물론 KBS 주말극과 일일극 부진의 1차적인 원인은 시청패턴의 변화에 있다. TV가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면서 최근 전체적인 TV 시청률은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 게다가 채널이 다양화 되고, 경쟁작이 많아진 것 또한 주말극과 일일극의 부진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진의 원인을 100% 설명할 수는 없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KBS 주말극과 일일극은 각각 40%대 시청률과 30%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방송 외적인 문제도 문제지만 가장 큰 결함은 작품 내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시청률이 오르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최고다 이순신><지성이면 감천> 모두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 앉힐만한 힘이 부족한 것이다.

 

 

사실 <최고다 이순신><지성이면 감천>의 시청률이 저조한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극의 몰입도는 전작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할만한 설정도 지극히 부족하며 연출, 대본, 연기 모두 시청자들의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어느 곳 하나 탁월하다 할 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니 드라마에 집중하기 힘들어지고 고정 시청층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지겹게 우려먹었던 출생의 비밀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패착 중의 패착이다. <최고다 이순신>은 방송 3개월 내내 아이유를 둘러싼 두 엄마의 다툼으로 일관하고 있다. 끝이 훤히 보이는 뻔한 내용 속에서 울고 소리 지르고 충격 받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절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채널이 돌아간다. 아버지를 잃은 소녀가 배우의 꿈을 위해 달려간다던 당초의 기획의도는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다.

 

 

아이유와 고두심, 이미숙의 눈물과 비명만이 남은 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 조정석은 물론이고 주변 인물인 손태영, 유인나, 고주원, 김용림 등의 존재감은 극히 미약해졌다. 출생의 비밀이 드라마의 모든 이야기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시청률 상승을 위해 이런 식의 무리수를 두는 것을 이해 못하는바 아니지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내 딸 서영이>의 세련미와 신선함을 본받을 수는 없었을까.

 

 

<지성이면 감천> 역시 마찬가지다. 낳아준 엄마 홍진희와 키워준 엄마 심혜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해인의 모습은 식상하다 못해 짜증이 나는 클리셰 중의 클리셰다. 심지어 홍진희는 불치병에 걸려 이해인의 간을 이식받았고, 갑자기 모정이 솟구쳐 딸을 위해 인생을 바치겠다 다짐한다. 이런 식의 비현실적 스토리라면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드라마는 감동도, 재미도 없다. 무미건조하고 무색무취한 드라마는 막장보다도 못한 작품이다.

 

 

<지성이면 감천>의 작가 김현희는 <강남엄마 따라잡기><워킹맘> 등 현실을 반영한 작품을 집필한 인물이다. 그의 집필 신조 역시 현실성 있고,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를 쓰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은 현실성은 애초에 포기했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공감대마저 보기 힘들다. 무엇이 도대체 김현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스스로 처절하고 엄정한 자기반성을 하길 바란다. <강남엄마 따라잡기>를 쓰던 작가가 이렇게까지 망가졌다는 건 너무 슬픈 비극이다.

 

 

KBS 주말극와 일일극의 실패는 어쩌면 예견되었을 일인지도 모른다. 전작들이 쌓아 논 후광에 기댄 안일한 기획과 시청자를 쉽게 생각하는 오만한 발상, 여기에 혁신 없는 자기 복제만 가득한 스토리가 결합했으니 성공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다. 이제 철옹성은 무너졌다. 무너진 철옹성을 다시 세우려면 지금껏 해왔던 것보다 몇 곱절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최고다 이순신><지성이면 감천>은 지금 이상의 노력으로 명예를 지켜낼 수 있을까. 부디 그 노력이 소 잃은 뒤 외양간 고치는 헛손질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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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이순신(이하<이순신>)>이 KBS 주말드라마라는 굉장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20% 초중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작 <넝쿨째 굴러들어온 당신>이나 <내 딸 서영이>의 성적은 고사하고 MBC <백년의 유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이며 KBS 주말드라마의 명성에 비해 너무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절반가량 진행된 스토리지만 아직도 시청률 반등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의 전망 역시 그다지 밝지만은 않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순신>이 성웅 이순신의 이름을 사용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사실 이 비난 여론은 내용이 그 사실을 잊게 만들만큼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스토리 전개를 보이고 있지도 못하기 때문에 더욱 확산되었다. 진부함 속에서도 시청자들이 주목할만한 포인트를 제대로 캐치해 내야 하지만 <이순신>은 단순히 진부하기만 할 뿐, 시청 포인트가 약하다. 주인공의 배우로서의 성공과 사랑의 쟁취에 무게 중심이 쏠려있지만 바로 이 주인공들이 매력포인트가 없는 것이다.

 

그런 점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타이틀롤인 아이유가 드디어 예뻐졌다. 완벽한 스타일링을 통해 ‘연예인 지망생’에서 ‘연예인’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묘사하며 남자주인공인 신준호(조정석)의 놀라움마저 자아낸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장면을 보는 시청자도 그만큼 감동했는가.

 

 

미운오리가 백조가 되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은 흔한 소재지만 제대로 먹혀들기만 한다면 흥행소재가 될 확률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도 그 변신하는 모습에 공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순신>은 그 포인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일단 주인공이 예뻐지는 과정이 너무 뻔했고 신선함이 결여되어 있어서 장면이 흥미를 끌지 못한 점도 있지만 더욱 큰 문제는 바로 이순신 역을 맡은 아이유 자체에 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아무리 ‘미운오리’ 설정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로 미운오리여서는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왜냐하면 결국은 미운오리에서 백조가 되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순신>처럼 다른 흥행성의 여지가 없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사실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미운오리가 아니라 ‘백조’라는 판타지다. 그 판타지를 깨부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주인공은 여주인공다운 외적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말은 뻔하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조연으로서는 귀엽게 봐줄 수준이지만 주연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에는 부족하다. 배우로서 아쉬운 외적 조건도 그렇지만 연기력도 그 부족한 부분을 커버할만큼 뛰어나진 못하다. 더군다나 아이유는 연기자로 역할을 꿰찬 것이 아니라 가수로서의 인기를 발판 삼아 드라마 여주인공을 쟁취해 낸 것이다. 처음부터 편견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런 편견을 뒤엎으려거든 아이유 특유의 연기자로서의 가치가 발견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이유는 연기도, 외모도 지나치게 평범하다. 물론 일반인으로서가 아닌,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예뻐져도 조명을 받은 채 깜찍한 춤을 추는 무대위의 아이유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지점에서 그는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이런 평범함을 극복하려거든 이런 평범하고 개성없는, 수십 번도 더 반복된 역할이 아니라 차라리 개성 있고 독특한 역할을 맡았어야 했다. 이런 전형적인 여주인공은 전형적인 탤런트가 아니라면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극중에서 변신한 아이유를 보고 멍한 표정을 짓고 예쁘다 칭찬을 해도 드라마의 판타지는 아이유로 인해 충족되기 힘들다. 진부하고도 지루한 스토리 속에서 아이유는 빛나지 못한다. 단순히 KBS 주말드라마 이름값에 기대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으려는 얄팍한 전략만 더 부각되어 보일 뿐이다. 과연 아이유가 이 드라마로 인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가. 아마도 오히려 그 반대일지 모른다. 아이유는 시청자들에게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주인공’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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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연속극 <최고다 이순신>이 방송을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시청률 3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 호언했던 시청률 50%는 고사하고, 흥행의 기준이 되는 40%대 시청률도 요원해 보인다.

 

 

전작이었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내 딸 서영이>가 연달아 40%대 중후반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도대체 <최고다 이순신>은 왜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일까.

 

 

 

 

진부한 스토리에 발목 잡힌 최고다 이순신

 

 

사실 KBS 주말드라마는 틀면 20%’는 그냥 나오는 시간대다. 동시간대 경쟁 방송사들이 모두 뉴스를 내보내고 있는데다가, 오랜 시간 동안 탄탄한 고정시청자 층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30%대 시청률을 얼마나 빨리 뚫느냐, 그리고 진짜 흥행의 기준이 되는 40~50%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느냐에 있다. 아무리 KBS 주말드라마라고 해도 40%대 시청률을 기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고다 이순신>의 전작들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내 딸 서영이>는 최단기간 30%대 시청률을 돌파했을 뿐 아니라, 50%에 육박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공전의 히트를 쳤다. KBS로선 말 그대로 호황 중의 호황을 누린 셈이다. KBS<최고다 이순신>의 최고 시청률을 50%대로 조심스럽게 예측한 것도, 방송사 내부에서 2013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은 것도 모두 전작들의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최고다 이순신>의 성적은 당초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20% 초중반의 기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을 뿐 확실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모양새다. 아이유, 조정석 등 신세대 스타들은 물론이거니와 김용림, 고두심, 이미숙 같은 대 배우들의 이름값이 무색한 지경이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던 KBS로서도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최고다 이순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진부한 스토리에 있다.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 같은 소재가 별 다른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는데다가, 전개 역시 지지부진해 고정 시청자들을 공고히 결집시키는데 실패한 것이다. 보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대중의 욕구를 채우지 못한다면 <최고다 이순신>은 계속 이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내 딸 서영이> 같은 경우, 막장 요소가 다분한 소재들을 차용하면서도 아버지를 부정한 딸과 그 딸에 대한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신선미를 가미해 성공할 수 있다. <최고다 이순신> 역시 전작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선을 담은 이야기를 보여줘야 한다. 무엇이 됐든 차별화 된 설정을 가미하고 전개 속도를 높여 몰입감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 출생의 비밀, 친모와 양모의 갈등 같은 식상한 소재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 배치도 중요하다. 주말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30~60대 주부 시청자들인데, 이들이 어린 소녀가 여배우가 되는 판타지에 매력을 느낄 리 만무하다. 지금처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나열식으로 배치하기 보다는, 현실에 밀착한 스토리와 대사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치열하게 묘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밑바탕이 될 때에만 시청자들도 드라마 속 인물들의 감정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아쉬운 연기와 연출, 어쩌면 좋나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주연을 맡은 아이유는 아직까지 극을 온전히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TV를 보는데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돌 연기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캐스팅 때부터 따라다녔던 왜 아이유가 주인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발음과 발성 등 배우로서 기본적인 요소들은 더욱 보충할 필요가 있다. 김남주나 이보영 같은 베테랑 급의 연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드라마 출연이라는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KBS 주말드라마를 선택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일정 수준의 연기를 보여 달라는 당연한 요구다. 드라마의 타이틀롤이 중량감 있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최고다 이순신>이 두고두고 짊어져야 할 십자가다.

 

 

손태영, 유인나 등 기존 연기자들의 연기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본업을 연기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100% 소화하는데 버거워 하고 있다. 극을 풍성하게 하는데 보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불편함만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안정감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균형을 잡는 사람이 전무하다 보니 <최고다 이순신>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붕 떠서 산만해지기 일쑤다. 고두심, 이미숙만으로 무게중심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세련미 없는 연출 역시 다소 실망스럽다. 주말드라마 연출로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연출이 극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최고다 이순신>은 이러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 정석대로 가는 바람에 오히려 올드한느낌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스토리 라인이 진부한 설정으로 점철돼 있는데 연출까지 이러면 곤란하다. 보다 진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이처럼 <최고다 이순신>은 초반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진부한 설정과 지지부진한 전개, 공감대를 잃은 스토리 라인과 생기를 잃어버린 캐릭터들, 올드한 연출기법과 초보티를 벗어던지지 못한 연기자들 등 각종 악재에 부딪히며 갈 길을 잃어버렸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최고다 이순신>은 결코 좋은 평가를 받으며 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지적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보완해 가면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고다 이순신>은 과연 제목 그대로 최고라는 찬사를 이끌어 내며 KBS 주말드라마의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불안하기 짝이 없는 두 달을 보낸 <최고다 이순신>의 남은 앞날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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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대 시청률을 가뿐히 넘어서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KBS 주말극다운 성적표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에 기뻐할 새도 없이 때 아닌 이름 논란이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극 중 아이유가 맡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이순신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적합한 일인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 됐기 때문이다.

 

 

 

이순신이름 논쟁은 어떻게 전개됐나.

 

 

<최고다 이순신>이 방송된 직후, 시청자들은 몇몇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다. 1회 장면 중 여주인공 이순신이 면접을 보는 장면에서 면접과들에게 이순신이 본명이냐? 본명이면 해경에 지원하거나 독도나 지키는 게 어떻냐?”며 면박을 받는 것과 2회 중 신준호(조정석 분)야 이 100원 짜리야!”라며 소리치는 장면이 그것이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비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한 장면들이다. 이순신 장군은 일반 대중에게 구국의 여웅으로 칭송받는 위인 중의 위인이다. <최고다 이순신> 시청자 게시판에 당장 사과하라” “이순신 장군에 대한 모욕을 중단하라는 항의의 글이 빗발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11일 글로벌 청년연합 디엔(DN)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최고다 이순신> 주인공 이름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디엔은 소장을 통해 이순신을 이런 식으로 재창조하는 것은 자기 도덕적, 인격적 존엄에 대한 자각 및 타인의 그것에 대한 승인, 존경, 칭찬이라는 명예를 침범한다. 우리 국민이 이순신을 통해 받는 국민적 존엄성이나 자각을 훼손할 권리가 KBS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드라마가 끝날 즈음엔 학생들에게 이순신은 아이유가 된다는 우려의 뜻을 밝히며 이 드라마가 방영되고 끝마친 이후에도 우리는 최소 5년 이상 이 드라마가 끼친 악영향과 의도를 집중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다 이순신> 제작진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거센 반발에 부딪히게 된 셈이다. 가볍게 넘길 해프닝이라고 보기엔 사건이 너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최고다 이순신> 제작 관계자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극의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이 역사를 왜곡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 않기 때문이순신의 이름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 놓았다. 또한 제작 발표회에서도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이순신이라는 이름을 듣고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어느 누구의 반론도 없었다.”인터넷을 사용하는 특정 계층의 아이유에 대한 호불호가 극에 대한 논란으로 번진 것 같아 아쉽다. 연기자로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순신름 논쟁이 아이유 때문이라고?

 

 

그러나 제작진 측의 바람과 달리 이에 대한 논쟁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오히려 제작사 측의 공십 입장이 나온 뒤로는 비판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특히 아이유에 대한 호불호가 이름 논란의 원인이라는 발언에 대다수 네티즌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당한 비판 의견을 마치 일부 악성 안티들의 트집잡기로 매도했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사실 제작진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 있다. 이순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뿐, 주말극 특성 상 역사 왜곡과는 큰 상관이 없는데다가 일본 자금이 유입됐다는 등의 루머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퍼졌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편성을 잡아 방송까지 한 마당에 주인공 이름 하나로 드라마의 존폐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자체가 가혹하게 느껴질 것이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제작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다만, 시청자들의 비판 의견 개진에 이런 식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너무 경솔한 행동이다.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극 중에서 놀림감이 되어버린 것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을 모두 싸잡아 아이유 안티로 규정해 버리는 것은 심각한 일반화의 오류다.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왜 이런 비판이 나왔는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대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냉정히 말하자면 이순신이란 이름을 100원 짜리로 표현한다든가, 바다에 가서 독도나 지키라든가 하는 대사들은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공영방송 KBS의 전파를 탈만한 설정은 분명 아니었던 것이다. , 이번에 벌어진 논란은 작가와 제작진이 보다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것에서부터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의 잘못부터 되돌아 봐야 하는 이유다.

 

 

시청자들이 원한 것은 제작진의 담백하고 진심 어린 사과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시청자의 비판에 공격적인 반박으로 일관하다보니 사건은 더욱 악화되고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저희의 불찰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보답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을까.

 

 

옛말에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이순신 이름 논란은 오히려 제작진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지게 된 경우다. 적절한 해명은 필요하지만 예의까지 잃어버릴 필요는 없었다. 시청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겸손이 사라진데는 첨예한 대립과 날선 감정싸움만이 남아 버렸다. 시청자를 적으로 돌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작진의 미숙한 대응이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작진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뿔난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최고다 이순신>이 작금의 사태를 현명하게 수습하고 부디 좋은 드라마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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