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 박해진이 캐스팅 되었을 때, <치인트>의 원작 웹툰의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박해진은 주인공 ‘유정’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로 이미 원작 팬들의 일명 ‘가상 캐스팅’ 1순위에 꼽혔던 배우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캐스팅에서 팬들은 볼맨소리를 내뱉었다. 홍설역의 김고은이나 백인호 역의 서강준 백인하 역의 이성경 모두 원작팬들의 기대와는 다른 캐스팅이었기 때문이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배우의 이미지가 역할에 들어맞지 않는다면 논란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인트>의 초반부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가 일단 시작되자 드라마는 드라마의 장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치인트>를 망친 것은 캐스팅 보다는 후반부 스토리였다. 캐릭터가 붕괴되며 스토리가 무너졌고 드라마는 혹평에 직면했다. 반사전제작의 완성도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치인트>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 <치인트>가 영화로 다시 돌아온다. 원작의 막강한 인기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에는 원작자 순끼가 스토리 구성에 참여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화화에 있어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캐스팅. 드라마로 유정역을 연기했던 박해진이 또 다시 유정역할을 선택했다. 드라마에서 유정의 캐릭터가 후반부로 갈수록 붕괴되었던 까닭에 다시 한 번 이 역할을 선택한 박해진의 선택이 주목받았다. 유정 역할에 박해진 말고 다른 대안을 섣불리 생각하기 힘든 상황에서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박해진 이후의 캐스팅은 더욱 놀라웠다. 줄줄이 영화 <치인트>에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들이 원작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한 듯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여주인공 홍설역으로 출연을 확정한 오연서는 원작 팬들의 가상 캐스팅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배우다. 고양이같은 눈매와 긴머리등 이미지가 만화 주인공의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이어 백인호 역의 박기웅 역시 원작 가상캐스팅 명단에 자주 등장하던 배우였다. 뿐만 아니라 백인하역의 유인영 역시 팬들의 캐스팅 후보로 자주 거론되던 배우로 이미지로 따지자면 더 이상 적역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역할과의 이미지가 일치한다.

 

 

 

 


 

일명 ‘싱크로율’이라 부르는 원작의 이미지와 배우의 이미지의 일치율이 이정도로 완벽하게 들어맞는 캐스팅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가상 캐스팅은 팬들의 바람일 뿐, 캐스팅의 조건은 제작사나 방송사, 그리고 배우들의 스케줄이나 연출가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 팬들이 바라는 캐스팅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영화 <치인트>만큼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큼 싱크로율이 높다. 따라서 화제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드라마 <치인트>에서 확인했듯,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것은 싱크로율이 아니다. 물론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캐스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의 기승전결을 잘 살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영화는 보통 두 시간 정도의 길이에서 짧으면 세시간 사이로 진행이 된다. 원작 <치인트>는 지금 4부가 진행되고 있을 만큼 길이가 길다. 그 안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뺀다고 하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영화에 담는 것만으로 버거울 수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만화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 하는 것. 이건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길면 세 시간 안에 캐릭터를 설명하고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이야기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지점은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들 중에는 원작 팬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작 팬들을 넘어서 원작에 생소한 새로운 관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느냐 하는 지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잇다.

 

 

 


 

일단 영화 <치인트>는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캐스팅보드를 완성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만화와 드라마가 다르듯, 영화도 완전히 다른 장르다. 만 원가량의 티켓을 사들고 극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를 영화 내에서 발견하지 못한다면 영화는 쉽게 외면당한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기대감은 상승한 상황이다. 영화 <치인트>가 캐스팅 이상의 완성도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비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과연 드라마 뿐 아니라 원작까지 뛰어넘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캐스팅만으로는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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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무려 38%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그 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가 되었다. <태후>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우르크’라는 가상의 나라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로케이션을 하는 등, 규모에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흥행불패 김은숙 작가의 대본에 송중기 송혜교의 합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았고 결국 최고 시청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가 되었고 송혜교도 주가가 더욱 상승했다.

 

 

 

 

 


그러나 사전제작을 한 만큼 <태후>가 완성도 높은 드라마였느냐 하는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태후>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PPL로 범벅이 되며 집중도를 흐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의 화려한 볼거리와 통통튀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었다. 그래도 사전제작으로 높은 시청률과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은 <태후>는 사정이 낫다. <태후>이전과 이후에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공개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초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밤샘 촬영은 예사고 쪽대본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응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생겨난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찍어도 겨우 방송 시간에 맞출 수 있다. “드라마가 생방송에 가깝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단순히 웃을 일은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등 사전제작이 이미 정착된 시스템이 없는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방송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예전부터 배우들과 스태프들 사이뿐 아니라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사전제작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어왔다.

 

 

 

 


그런 사전제작 시스템을 활성화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사의 자정노력이 아닌, 중국 자본의 힘이었다. 우리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중국에서 사전 심사를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미리 제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해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시장으로 인해 사전제작 시스템이 다시 각광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유야 어쨌든 사전제작 시스템이 활성화 되는 것은 분명 장려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퀄리티에 있다. 보통 사전제작이라 하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만들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초반에는 공을 들여 해외 로케이션이나 특수효과등으로 화려하게 시작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한 경향을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 자체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사임당-빛의 일기>(이하<사임당>)와 kbs<화랑>역시 사전제작 드라마지만 높은 제작비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 모두 대중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사임당>과 <화랑>모두 스토리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대중이 열광할만한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시청률이 점차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두 드라마를 제외하고라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현재 방영중인 tvN<내일그대와>는 영상미와 주인공들의 호연, 그리고 점차 흥미로워지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은 하락세다. <내일 그대와>역시 사전제작 드라마다.

 

 

 

 


 

작년에만 해도 수지와 김우빈을 내세운 <함부로 애틋하게>와 아이유와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등이 모두 초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두 드라마 모두 너무 올드한 설정이나 식상한 스토리 라인으로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사전제작에서 기대되는 완성도는 없었다. 케이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vN에서 방영된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들>과 <안투라지>모두 낮은 시청률과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고, 반사전제작으로 방영전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찍어놓은 <치즈인더 트랩>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

 

 

 


더욱 과거로 올라가면 2006년 MBC <내 인생의 스페셜>, 2008년 SBS <비천무>, 2010년 MBC <로드 넘버원>, 2011년 SBS <파라다이스 목장>등의 드라마가 모두 실패했다. 한마디로 <태후>를 제외하고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공한 예를 단 하나도 찾기 힘든 것이다.

 

 

 

 


이에 방송사들은 사전제작을 꺼리거나 반사전제작등의 형태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사전제작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사전제작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것은 사전제작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전제작에 걸맞는 완성도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리 제작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면 <태후>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도 꿈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사전제작드라마들은 대부분 '쪽대본'보다 못한 스토리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에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에 드라마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사전제작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만으로 자위하기 보다는,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도 시청자들은 사전제작 드라마다운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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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이하<태후>)는 사실상 판타지에 근거해 만들어 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어느 군인도 전시 상황에 직접적으로 파병되지 않는다. 봉사나 의료등 원조 활동은 할 수 있어도 사람이 살고 죽는 상황에 투입되는 병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태후>의 배경이 된 우르크의 실질적 모델인 이라크에 한국군이 파병되기는 했으나 의료와 복구활동을 지원한 것이었다. 군 안에서 군인이 죽고 사는 문제는 전시상황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유시진(송중기 분)처럼 미국과 연합해 작전을 수행한다 해도 그들과 함께 전투 병력에 투입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한국군과 미국군은 지휘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이었던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 분)과 친분관계가 있었다는 설정은 판타지에 가깝다.

 

 

 

 

대위를 헬기로 직접 데려온다거나 목숨을 담보하는 비밀공작원 같은 일을 군인에게 수행하게 한다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로 한국군의 상황이 과장되어 있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가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이상의 판트지를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로맨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여심을 흔들어야 하고, 보통의 평범한 군인으로는 그 과정이 녹록치 않다. 다소 판타지에 근거해 있더라도 애국심을 기반으로 하여 나라를 위한 위험 인무에 투입되는 군인이라는 설정을 만들어 낸 것은 확실히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르크라는 가상의 공간을 설정하여 다소 황당무계한 군인의 설정 자체를 설득력 있게 만들려고 한 흔적도 엿보인다. 일단 상황 자체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군인 이라는 직업도 사실상 작가의 재창조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가 전체적인 완성도 역시 높은 드라마냐 하는 문제에는 쉽사리 그렇다는 대답을 내리기 힘들다. 총알을 수차례 맞고 피범벅이 되어 심정지까지 온 환자가 몇 번의 심폐소생술로 눈을 뜬 후,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돌아다니는 모습은 판타지로 넘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그 안에서 리얼리티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리얼리티는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작가 스스로 정한 바운더리나 설정자체를 배반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드라마의 개연성이고 리얼리티다. 예를들어 외계인이나 초능력자 혹은 불사신이라는 설정이면 심정지 후 바로 살아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유시진은 현실에 없는 군인 캐릭터기는 하지만 그저 인간일 뿐이다. 그 인간은 심정지 후, 아무렇지도 않게 작전을 수행할 만큼 강하지 않다. 의료 지식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의료진이 아닌 일반들마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상황 설정은 명백한 '드라마의 리얼리티' 위반이다.현실에 없는 우르크라는 지역, 그리고 현실에 없는 군인 캐릭터등은 작가의 상상력의 영역으로 치부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의료진의 자문마저 제대로 구하지 않는 어설픈 설정은 명백한 연출과 대본의 오류라 할만하다.

 

 

 

 

더 아쉬운 것은 <태후>가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척박하기로 유명하다. 밤샘 촬영은 물론, 생방에 가까운 아슬아슬한 촬영기간 등은 언제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일명 '쪽대본'이 난무하게 된다. 쪽대본은 작가가 대본을 미리 완성하지 못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쪽지 형식으로 그때 상황에 맞춰 전달되는 급조한 대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급조한 대본은 작가의 필력이나 상상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나아가 드라마의 질적 저해를 가져오는 없어져야 할 악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쪽대본이 존재할리 없던 '사전제작 드라마'에서 이런 쪽대본 스러운 막장 설정이 등장한 것은 아이러니다. 충분히 사유할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전개과정이 어설펐다는 것은 문제 자체가 사전제작에 있지 않음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설정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스토리의 전반적인 구성이었다. <태후>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사실상 없다. 우르크에서 재난이 일어나고 문제가 생기지만 그 안에서 보이는 휴머니즘이나 전쟁에 대한 상처를 보듬는 드라마는 아니다. 13회에 이르러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갑자기 이야기 전개는 북한군과의 스토리로 옮겨간다. 이 과정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일어나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전개가 펼쳐진다. 이해하기 힘든 전개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힘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중심이 너무 중구난방이다 보니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사실상 모든 사건은 유시진과 강모연(송혜교 분)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이미 그 둘은 사랑을 시작했고 문제는 그들이 사귀고 난 후다. 드라마에서 이미 이루어진 커플의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밀고 당기기를 하는 동안에는 유지될 수 있는 남녀사이의 긴장감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극적인 상황자체가 필요하다. 그것이 서울한복판의 총격전이고 유시진의 총상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지나치게 안이하게 처리하면서 드라마의 후반부가 어그러지고 있다.

 

 

 

 

그동안 김은숙작가는 스타작가로 군림해 오면서도 마지막이 아쉬운 작가 중 하나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이나 <시크릿 가든> , 높은 인기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조차 마지막의 마무리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그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사전제작인 <태양의 후예>조차 이런 평가를 듣는다는 것은 드라마 제작 환경 탓이 아닌 역량의 문제다.

 

 

 

 

 

이런 아쉬움은 <태양의 후예>뿐 아니라 <치즈인더트랩>(이하<치인트>)에서도 나타났다. 초반의 재미를 깡그리 앗아간 후반부의 전개는 여타 막장드라마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만큼 시청자들의 야유를 받았다. 기승전결이라는 드라마의 기본적인 구성을 무시한 채, 이야기의 중심을 제대로 포착해내지 못한 문제점은 도저히 사전제작이라고 보기 힘든 엄청난 오류였다.

 

 

 

 

 

쪽대본으로도 퀄리티가 낮아지고 사전제작으로도 퀄리티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한국 드라마가 가야 할 방향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중국자본의 힘을 빌어 <함부로 애틋하게><사임당,허스토리><보보경심:><화랑 더 비기닝>등 사전제작 드라마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사전제작의 퀄리티를 담보할 수 있을까. 물론 <시그널>처럼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환호를 불러일으킨 드라마들도 있다. 사전제작은 분명 한국 드라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사전제작 안에서 그만큼의 꼼꼼한 자기 점검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않는다면 끝으로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는 드라마의 결말을 보게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님을, 몇몇의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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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치인트>)>가 종영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유효하다. 원작을 충실히 따라갔던 초반부에서는 호평을 들었으나 삼각관계가 부각된 후반부에서는 도저히 공감이 가지 않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실종된 남자 주인공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개연성이 무너져 내린 것이 원인이었다.

 

 

 

웹툰은 어느 순간 킬러 콘텐츠가 되었다. 드라마 콘텐츠의 부족을 메우는 가장 훌륭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웹툰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기 때문에 홍보도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완성도 있는 내용 역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웹툰과 드라마의 내레티브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웹툰 업계에서는 최강자로 불리우는 강풀의 만화 대부분은 가장 활발하게 영상화가 진행된 콘텐츠 이지만, 유독 영상화가 된 이후의 흥행력은 약했다. 만화가 가진 긴장감이나 과장등이 영상으로 전개될 경우, 그만큼의 임팩트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강풀은 웹툰의 강점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이용하는 작가다. 만화적인 표현이 많이 들어간 판타지는 영상화로 옮기는 과정이 그만큼 까다롭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성공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웹툰의 분위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치인트>만 보더라도 웹툰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제대로 포착해 낸 초반의 내용전개에 있어서는 호평을 들었다.

 

 

드라마 대표적 성공작인 <미생>역시 만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기 때문에 명작이 될 수 있었다. 회사와 사회생활에 대한 지독히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그 안에 있는 인간미를 포기하지 않은 덕택에 <미생>이 전해주는 감동은 배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호평을 이끌어낸 이유는 연출력에 있었다. <치인트><미생>모두 초반에는 미스캐스팅 논란이 일었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논란은 연기자들의 연기와 감독의 세심한 디렉팅으로 인해 완전히 와해될 수 있었다. 그러나 <치인트>는 그 감독의 판단미스로 성공적인 결말까지 끌고 가는데 실패했다. 출연진들의 분량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매끄럽게 만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원작자, 작가, 출연진들과의 소통부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이 과정에서 생겨났다. 원작자의 불만 표출, 대본과 방송내용과의 차이점, 출연진조차 알지 못하는 결말 등이 복합적으로 대두되며 이윤정 PD의 독단적인 행보가 재앙을 초래했다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흔히들 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웹툰처럼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에는 PD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원작의 흥행성과 콘텐츠를 염두해 둔 탓에 작가는 상대적으로 역할이 적어지고 굳이 유명한 작가를 섭외할 필요성 역시 없다. 그렇기 때문에 PD의 연출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PD는 원작의 느낌을 어떻게 화면에서 구현해 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 PD는 작가들에게 실제로 회사생활 시킴으로써 현실감을 더 부여해 내라는 요구를 했고, 만화가 윤태호가 했듯이 직접 무역회사나 바둑인들을 찾아 인터뷰를 했다. 그저 웹툰의 내용을 담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이해하고자 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는 더욱 생동감있고 진실성이 생길 수 있었다. 단순히 원작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을 이해한데 대한 결과물이었다.

 

 

 

<치인트>는 이 감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원작의 팬들이 어느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고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두는지를 이해하지 못하자 방향성을 잃고 중구난방이 된 것이다. 결국 백인호(서강준 분)의 캐릭터가 주인공보다 부각되면서 연출자의 지나친 편애처럼 비춰진 것은, 사심방송이라는 비난을 몰고오기에 충분한 사유가 되었다.

 

 

 

원작도 중요하지만 그 원작을 어떻게 해석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퇴근 흥행한 <내부자들>은 영화로서는 드물게 웹툰 원작으로서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내부자들>19세 핸디캡을 달고도 성공적인 성적으로 대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탄탄한 원작의 힘도 있었지만 영화만의 결말을 만들어 내고 뛰어난 연출력으로 기승전결을 만들어낸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이 없었다면 이런 성적은 불가능했다.

 

 

 

어떤 작품을 원작으로 삼고 누가 출연하느냐 역시 아주 중요한 흥행요소가 될 수 있지만 결국 대중이 원하는 것은 웰메이드 콘텐츠다. 웹툰의 인기가 아무리 높아도 영상의 파급력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그에따른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가는 연출력이 웹툰의 영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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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배드엔딩이나 열린결말도 해피엔딩일 수 있다. 그 결말이 그 작품에 꼭 필요한 형태로 그려졌다면 대중은 언제든지 박수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객이 만족하고 기분 좋게 받아들인 엔딩이 해피엔딩이라고 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관객이 만족할만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대중예술에서 중요한 문제다. 한끝 차이로 명작과 망작이 나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즈인더트랩(이하<치인트>)>가 이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목에서 삐걱대고 있다. 시청자는 물론, 원작자 심지어 주연배우까지 이 작품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초반 호응을 얻던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이제 <치인트>는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아무리 이 2회가 공들여 만들어졌다 해도 지금까지 받아온 실망감이 채워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심지어 <치인트>의 원작자인 순끼는 웹툰의 결말을 공유하며 결말을 다르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드라마 제작팀이 그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글을 남겼다. 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드라마가 웹툰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지경에 와 있는 것이다.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드라마 <치인트>는 웹툰의 엑기스를 뽑아 만든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서브를 맡은 백인호(서강준 분)의 분량이 이유없이 지나치게 늘어나며 주연인 유정(박해진 분)의 분량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아예 까메오 수준으로 줄어든 분량에 유정의 캐릭터는 제대로 설명될 수 없었고 무대는 백인호와 홍설(김고은 분)의 관계로 중심이 옮겨갔다.

 

 


 

유정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고 그의 상황에 동조하게 만들어진 웹툰과 달리, 드라마는 백인호 주인공 만들기에 치중했다. 결국 결말로 다가갈수록 연출의 심각한 결함은 극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드라마 내용에 공감이 가지 않고 원작을 훼손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결국 이는 주연배우 박해진과 이윤정 PD의 불화설로까지 번지며 실망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남은 2회다. 그러나 과연 결말이 좋으면 다 좋은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껏 진행시켜온 억지 로맨스와 이해 할 수 없는 분량의 배치, 그리고 캐릭터 설정의 오류를 뒤집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이 상황에서 ‘해피엔딩’이 되더라도 그게 과연 진정한 의미의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이것은 제작진의 심각한 실책이고 능력부족이다.

 

 

 


과정이 아름답지 못하면 결말도 아름다울 수 없다. <응답하라 1988(이하<응팔>)>역시 마지막으로 갈수록 지지부진한 남편찾기와 다소 뜬금없는 전개로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다. 그나마 <응팔>은 가족애라는 따듯함이 있었기에 다른 드라마들 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간에서 길을 잃어버린 드라마는 <치인트>나 <응팔>이 전부가 아니다.

 

 


 

얼마 전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는 갑자기 타이틀롤인 임산옥(고두심 분)이 암이 걸리는 강수를 택했지만, 그동안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던 자녀들의 캐릭터를 수습하는데는 실패했다. 따듯하고 청량한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중간 중간 막장으로 치닫는 내용 덕택에 주인공의 죽음은 감동적이기 보다는 억지스러웠다. 자녀들이 뉘우치고 회개하는 모습마저 별 감흥이 없었다면 그 드라마가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이 드라마는 호평을 받았던 <가족끼리 왜이래>를 교묘히 따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시달려야 했다. 이 모든 것이 그 이야기를 그리는 과정에 설득력이 업었기 때문이다.

 

 

 


설득력이 없기로는 <내 딸, 금사월(이하 <금사월>)>을 따라갈 드라마는 없다. 시청자들은 이미 <금사월>을 어느정도 막장이라는 전제하에 시청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제가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는 중구난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금사월(백진희 분)과 강찬빈(윤현빈 분)의 캐릭터 붕괴다. 그들은 중심 로맨스를 책임지고 있지만 오히려 악역보다 더 비호감으로 전락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신득예(전인화 분)의 복수에 동정하지 않는 금사월은 도무지 착한 것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답답하여 차라리 악녀처럼 묘사가 되고 강찬빈역시 아버지 강만후(손창민 분)의 모든 악행을 알고도 덮는 다소 파렴치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작가는 금사월이 한 모든 행동이 사실은 연기였으며 신득예를 돕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처럼 스토리를 전환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신득예를 향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질고 독한 말을 쏟아낸 것은 물론, 강찬빈과 신접살림까지 차리고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까지 방영된 마당에 갑작스런 이런 변화는 어이없을 정도로 개연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금사월>역시 진정한 의미에서의 ‘해피엔딩’을 맞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마지막에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웃으며 끝난다 해서 해피엔딩이 될 수는 없다. 그 해피엔딩으로 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고 공감이 갈 때만이 시청자들의 환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각종 잡음과 논란은 제쳐두고라도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저하될 수준의 내용전개를 보인 후, 갑작스런 해피엔딩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전혀 반갑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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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는 tvn 월화드라마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웹툰 영상화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확실히 드라마 <치인트>는 캐릭터를 만드는데는 성공했다.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한 유정역의 박해진을 비롯하여 원작과는 다르지만 드라마에서 새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한 홍설역의 김고은과 백인호역의 서강준까지 가세하며 웹툰 팬들은 물론, 드라마를 처음 시청하는 사람들까지 끌어모으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분명 드라마 <치인트>는 성공작이다. 그러나 드라마 <치인트>는 원작에 비해 불친절하다. 원작의 길이를 감당할 수 없는 거야 당연하다지만 꼭 해야할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분명 실책처럼 보인다. 원작에는 있고 드라마에는 없는 <치인트>의 이야기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치인트>는 기본적으로 원작의 골격을 따른다. 원작을 기반으로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원작의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며 어떻게든 원작 팬들을 끌어안고 가려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작의 분위기까지 복제하는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캐릭터들의 행동의 동기다. 웹툰 <치인트>는 ‘로맨스릴러’라고 불리며 달콤하지만 어딘지모르게 석연치 않은 남자 주인공 유정의 행동을 묘사하는데 주력했다.

 

 

 드라마는 길이와 분량의 문제로 이런 부분을 대거 생략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정의 행동은 웹툰에서보다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조작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다소 섬뜩한 유정의 행동은 웹툰에서는 단점이자 매력으로 표현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다소 감정선이 약하기 때문에 악역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는 이유로 친구의 손을 박살내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유정의 행동은 이해는 가지만 조금 지나쳐 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유정이 아니라 백인호에 있다. 원작에서 백인호의 행동의 동기는 유정에 대한 복수심이다. 처음 홍설을 만나는 계기 역시 유정을 미행하다 옆에 있는 홍설의 존재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기 때문. 그러나 드라마는 서브 남자 주인공에게 지나치게 힘을 쏟았다. 홍설과 만나는 장면 역시 우연한 계기인데다가 웹툰에서 유정이 했던 행동들, 가령 반찬고를 붙여준다거나 하는 행동들을 백인호에게 하게 함으로써 홍설에 대한 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웹툰에서는 다소 제멋대로지만 속정이 깊은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드라마에서는 여주인공을 향한 순애보를 펼치는 캐릭터가 되면서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더욱 증가했지만 문제는 이 캐릭터 때문에 발생하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구조적인 문제다.

 

 

 

분량이 커진 백인호 캐릭터 때문에 일단 홍설 캐릭터가 무너졌다. 원작에서 홍설은 백인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선을 지키면서도 그와의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똑부러진 모습을 보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홍설은 백인호에게도 여지를 주고 관심을 표현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향이 짙다. 유정과 사귀고 있으면서도 자칫 ‘어장관리’를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쉬운 부분이다. 백인호에게 신경쓰는 사이 갈팡질팡하는 여자 주인공의 매력은 원작보다 떨어지고 말았다.

 

 

 

또한 드라마가 원작과는 다르게 삼각관계에 지나치게 편중되었다는 지적역시 피해갈 수 없다. 원작은 유정이라는 남자 주인공의 과거사와 현재 행동의 관계, 그리고 홍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이는 심경의 변화에 집중하며 미스테리하고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줄다리기가 포인트다. 그러나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마음에 미스테리함을 남기기 보다는 그들이 삼각관계에서 어떤 식으로 반응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유정의 과거역시 드라마에서는 백인호와의 관계를 증명하는 자료로만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뻔한 스토리가 펼쳐진 감이 없지 않다.

 

 

 

분량조절은 웹툰과 드라마의 특성상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작진은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모양새다. 덫 속의 치즈라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은 누가 봐도 유정을 표현한 단어다. 그러나 그 유정보다 더 달콤한 백인호 때문에 웹툰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데는 실패하고 만 것이다.

 

 

 

분량을 조절해야 했다면 오영곤(지윤호 분)과 홍설의 갈등관계를 더 빠르게 해결시키는 편이 옳았다. 둘의 갈등 관계가 결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이어지면서 보기에 다소 지치는 경향이 짙었다. 주인공 유정이 무엇보다도 키 포인트였던 드라마에서 그 키포인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반 사전제작으로 일찌감치 촬영을 끝마쳤지만 원작과 비교했을 때, 손색없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남은 4회동안 <치인트>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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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출연하는 유승호와 박민영의 나이차는 무려 7. 박민영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31살이 되는 나이다. 전역 후, 주가가 상승한 유승호와 무게감에서 밀리지 않는 여배우로 선택된 데는 그의 동안 외모도 한 몫을 했지만 여전히 소년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유승호와 멜로를 할 수 있을까에 관한 불안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승호의 상대역으로 박민영이 선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현재 영화와 드라마를 불문하고 20대 여배우의 존재감이 크지 못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만 봐도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오 마이 비너스>의 신민아, <한번더 해피엔딩>의 장나라, <시그널>의 김혜수, <마담 앙트완>의 한예슬 등, 여주인공의 존재감이 중요한 드라마 라인업에서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들은 모두 30대 이상이다.

 

 

 

그렇다고 20대 여배우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20대 여배우의 기근을 해결하은 주로 아이돌이다. 혜리, 수지, 설현, 윤아등 드라마나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배우들은 아이돌에 집중되어있다. 아이돌의 배우 전향은 이제 익숙한 일이지만, 배우로서 존재감을 먼저 알리기보다 아이돌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배우들의 출연이 더욱 부각된다는 것은 20대 여배우의 존재감이 그만큼 미약하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반면 유승호, 박보검, 박서준, 서강준, 남주혁등 20대 남자 배우들은 끊임없이 존재감을 어필하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사실.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제외하면 영화든 드라마든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자체가 드물다는 것은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20대 여배우들의 명맥을 잇는 스타들은 계속 배출 되고 있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자신의 매력과 개성을 어필하며 충무로와 브라운관 양쪽에서 모두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20대 여배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드라마 <! 나의 귀신님>과 영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를 촬영한 박보영이다. 박보영은 20대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에서 넓은 활용이 가능한 여배우다. 로맨틱 코미디부터 멜로, 공포, 코미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미지로 활용이 가능한 배우라는 점은 박보영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차기작으로 영화 <너의 결혼식>을 택한 것은 물론, 음악예능 <위키드>에 출연을 결정하며 영화와 예능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을 보일 계획이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박보영의 미래는 기대된다.

 

 

 

김고은 역시 <은교>로 데뷔한 후, <치즈인더트랩>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치즈인더트랩>방영 전만 해도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와 연기력 등의 우려 요소가 강했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주인공 홍설역할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재창조해내며 우려를 씻은 것은 물론, 호평을 이끌어 냈다. 김고은의 매력은 동양적인 선이 강한 얼굴로 본인만의 개성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영화를 넘어 드라마까지 김고은이 가진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올해는 김고은에게 성공적인 해라고 할만하다.

 

 

 

박소담 역시, 김고은과 닮은 꼴 배우로서 주목을 받으며 스크린과 브라운관, 연극계에서까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검은 사제들>에서 무려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악령이 들린 소녀 역할을 꿰찬 박소담은,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검은 사제들>이전에 <베테랑><사도> 등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영화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처음이라서> <드라마스페셜-붉은달>등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의 활동 영역까지 넓혔고 <검은 사제들>로 주목받은 이후, 무려 600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의 주인공으로까지 캐스팅 되며 2015년을 박소담의 해로 만들었다.

 

 

 

박소담의 진가는 뭐니뭐니해도 연기력이다. 악령이 들린 캐릭터등을 무리없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표현력과 개성은 한 눈에 띌 정도로 강렬했다. 박소담이 대세 배우가 된 것은 그 같은 표현력에 기반했다.

 

 

 

20대 여배우의 가뭄속에서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배우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본이자 최선은 바로 연기력이다. 세 배우 모두 연기력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도 하고 주목을 이끌어낸 사례다. 이들처럼 뛰어난 여배우들의 등장이 가속화 되어 충무로에서도 여풍이 부는 날이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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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는 방영전부터 캐스팅과 제작과정이 일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방영전 캐스팅 상황이나 대강의 내용 정도만 알려지는 타 드라마와는 달리, 이 드라마는 캐스팅의 설왕설래부터 시작하여, 미팅 현장, 대본 연습, 첫 촬영 날짜까지 낱낱이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화제성이 가능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동명의 인기 원작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연재되면서 한 포털 사이트의 대표 만화가 된 탓에 <치인트>의 드라마 제작 소식은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 제작 결정과 동시에 만화 댓글에는 웹툰 자체보다 누가 캐스팅이 되어야 한다는 댓글이 주르륵 달릴 정도였으니, <치인트>드라마 제작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만한일이다.

 

 

 

박해진은 완벽한 남자이지만 이면에 어두운 성격을 감추고있는 남자 주인공 유정역으로 가장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그가 출연을 결정하자 팬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문제는 김고은, 서강준, 이성경등이 줄줄이 캐스팅이 되는 과정에서 팬들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드라마 제작 전부터 캐스팅에 지나친 관심을 보인 탓에, <치인트>시어머니를 합친 단어인 치어머니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치인트> 드라마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모양새가 마치 시어머니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웃지못할 별명이었다.

 

 

 

그러나 사실 만화가 원작이 되는 드라마의 성공여부는 캐스팅에 있지 않다. 일례로 <노다메 칸타빌레(이하 <노다메>)>의 한국판인 <내일도 칸타빌레>의 실패를 보면 캐스팅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다메>는 일본 만화는 물론,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성공한 후, 한국의 팬덤까지 거느릴정도로 강력한 파급력을 발휘했다. 그렇기에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엄청난 잡음이 일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네티즌들의 입김이 엄청났고, 결국 가장 지지도가 높았던 심은경이 주인공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판은 일본판을 어설프게 따라가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오케스트라 악기를 다루는 연기자들의 폼이 어색했던 것은 물론, 여자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더군다나 11부로 완결이 되었던 일본판 드라마의 과정을 16부로 늘리는 과정에서 드라마 내용이 오히려 늘어지고 평범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패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일본의 감성을 한국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연출과 대본의 탓이 가장 크다. 일본식 유머나 과장이 강한 만화의 특성을 그대로 녹여내 일본의 정서를 표현한 <노다메>와는 달리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의 감성을 어설프게 따라하려다 오히려 어색하고 낯뜨거운 장면들을 양산해 냈다. 이를테면 선배대신 오라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여주인공을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더군다나 이미 <노다메>는 익숙한 콘텐츠였다. <베토벤 바이러스>같은 오케스트라를 소재로한 드라마가 이미 한국에도 존재했으며, 볼만한 사람들은 이미 <노다메>를 모두 시청한 후였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식상하게 다가왔다.

 

 

 

최근 방영중인 <밤을 걷는 선비>역시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에 존재했던 흡혈귀라는 특이한 설정으로 방영전부터 기대가 된 드라마다. 이준기는 독특한 설정을 100%이해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문제는 드라마의 구조다.

 

 

 

만화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있는 이 드라마는, 원작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를 보이지 못한다. 오히려 세계관은 협소해졌고, 사건들은 평이해졌다. 그렇기에 만화가 주었던 신비롭고 음습한 기운을 이 드라마는 완벽하게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내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분위기까지 가져오지 못한 실책이었다.

 

 

 

물론 만화와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는 다르다. 그 구조가 다르기에 만화를 그대로 드라마의 기승전결에 구겨 넣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원작이 가진 감성이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서 어설프게 원작의 설정만 빌려오는 경우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원작의 매력을 살려내지 못하며, 그렇다고 원작과는 또다른 매력을 창조해 내지도 못한다. 실패는 필연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내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드라마도 있다. 바로 지난해 최고의 콘텐츠였던 <미생>이 그 예다.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원작 느낌을 그대로 TV속에 담아냈다. 시청자들은 원작에서 느꼈던 공감대를 브라운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미생>이 제작될 당시에도 캐스팅 논란은 있었다. 그러나 <미생>이 보여준 완성도는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고, 결국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그 해 가장 훌륭한 드라마를 꼽을 때 항상 이름을 올렸음은 물론이다.

 

 

 

<치인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실 원작을 보면, 웹툰으로서의 몰입도는 충분하지만 드라마로서의 사건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출과 대본, 그리고 연기의 삼박자가 맞을 때, 웰메이드 드라마는 탄생한다. 방영전부터 과도한 언론에의 노출과 논란은 오히려 독이될 수도 있다. 뚜껑을 열었을 때, 그만큼 실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에서 확인했다. 진정한 승부는 드라마가 방영 전에 얼마나 화제가 되었느냐가 아니라, 첫회가 방송되는 그 시점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치인트>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작에 단순히 기대가는 것이 아닌, 원작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브라운관에 옮길 것인지를 고민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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