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를 끄는 여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10.21 의사, 변호사, 재벌.... 한국 드라마 속에는 왜 이런 직업밖에 없을까.

 

한석규가 <비밀의 문>이후 2년만에 안방극장 컴백작으로 <달의 연인>후속으로 방영되는 <낭만닥터 김사부>(이하<낭만닥터>)를 선택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낭만닥터>는 의학드라마(의드). 한석규 외에도 유연석, 서현진등 화려한 캐스팅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또 의드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의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수술의 긴장감과 급박함이 기승전결을 만들기 좋은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의사는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직업 1순위에 꼽힌다.

 

 

 

 

 

바로 얼마전만해도 <닥터스> <뷰티풀 마인드>, 동시간대 의드가 함께 방영되기도 했다. <닥터스>처럼 의드의 탈을 쓴 연애물부터 시작해서, 의사가 정치싸움 하는 드라마, 천재 의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의사가 수사하는 드라마, 의사가 타임슬립해 과거로 간 드라마, 의학을 소재로 한 사극 등, 의사의 소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드가 계속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시청자들이 의드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낭만닥터>의 유인식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간담회 인터뷰에서 “<닥터스>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잘 만들어진 의학드라마에 시청자들이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대도 의사는 이제 지겨울 만큼 많이 반복된 소재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낭만닥터>는 캐스팅에서 오는 기대감만큼 하반기의 흥행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식상한 의사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드라마 단골 소재 한 쪽에 의사가 있다면 다른 한 쪽에는 변호사가 있다. 사건을 해결하고 변호를 통해 재판을 승리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여지가 큰 변호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현재 방영중인 <캐리어를 끄는 여자>도 법정물이고, 올해 방송된 미드 리메이크 <굿와이프>역시 법정물이다. 한예슬이 주연으로 출연을 확정한 SBS <피고인>역시 한예슬을 변호사로 내세웠다. 이뿐이 아니다.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선방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박신양 캐스팅에 성공하면서 시즌2 제작에 나섰다.이쯤되면 변호사는 의사 못지 않는 단골소재가 분명하다.

 

 

 

 

 

물론 웰메이드 법정물에서 시청자들의 찬사가 쏟아진 경우는 많았다. 리메이크작이었지만 <굿와이프>역시 잘 만들어진 법정물로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변호사도 의사처럼 너무 다양하게 활용되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나온 변호사들의 형태도 다양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 천재 변호사, 까칠한 변호사, 88만원 세대 변호사, 주부 변호사, 의욕만 넘치는 변호사, 변호사 스럽지 않게 후즐근한 변호사 등, 변호사들의 캐릭터 역시 의사만큼이나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한국형 수사물로 활용도가 좋은 직업이니만큼, 변호사를 활용한 드라마는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의사 만큼이나 너무 편중되어 있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한국 드라마에는 직업이 변호사나 의사밖에 없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의사와 변호사 보다 심각한 것은 바로 재벌의 활용이다. 일반인이라면 평생 살면서 한 번 말 섞어볼 기회도 가지기 힘든 재벌들은 드라마에서는 예외다. 재벌들은 꼭 재벌이 아닌 사람들과 엮여 로맨스를 꽃피우거나 우정을 나눈다. 생활수준이 급격하게 차이나는 직군의 사람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참으로 쉽게 재벌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쇼핑왕 루이>, <질투의 화신>등 동시간대 경쟁에 놓여있는 작품에 모두 재벌이 등장하고, 최근에 종영한 <함부로 애틋하게>역시 재벌을 떼어 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신선한 드라마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W>의 주인공 역시 재벌이었다.

 

 

 

 

 

사극에서도 조선혹은 고려판 재벌이 등장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달의 연인>은 왕족이나 황족이 남자 주인공으로 설정되며 금수저들과의 로맨스를 그리는데 여념이 없다. 사실 돈이 많은 캐릭터는 활용도가 높다. 판타지를 심어주기도 쉽고 어떤 상황에서든 해결사로 사용하기도 쉽다. 악역으로 활용될 때는 그만큼 거대 권력으로 묘사되기도 쉽다. 이런 탓에 재벌은 한국 드라마에서 발견되지 않기가 더 어려운 캐릭터가 됐다.

 

 

 

 

 

물론 직업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관건은 어떻게 풀어내느냐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너무나 편중된 직업군 속에서 이야기 역시 획일화 되어 가는 느낌은 지워버릴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의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꼭 급박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 어려운 수술을 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상황이 묘사되고, 법정물에는 질 것 같던 재판이 반전으로 뒤집히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재벌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었던 데이트 장면이나 돈으로 찍어 누르려 하는 악역 캐릭터가 습관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장면은 드라마의 서사 상, 어쩔 수 없이 등장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반복되는 직업군의 이야기는 이제는 좀 식상하다.

 

 

 

 

 

한국 드라마의 질과 양적 발전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도 많이 탄생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처럼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들일 수는 없는 탓에 소재의 한계도 분명히 있지만, 좀 더 다양한 소재와 이야깃거리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아쉬운 것만큼은 확실하다. 한국 드라마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사, 변호사, 재벌에서 벗어난 캐릭터를 발굴하거나, 등장하더라도 새로운 캐릭터와 활용방식이 절실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