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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19 흑인 없는 시상식, 아카데미는 정말 ‘인종차별’을 했을까 (1)

유색 인종은 이제 아카데미 시상식을 무시해야할 때다"

미국 유명 흑인 배우인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한 말이다. 그는 영화 <컨커션(concussion)>에서 열연하고도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윌스미스에 대한 분노의 표시로 오는 2월 28일로 예정된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역시 "백합처럼 흰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지할 수 없다. 2년 연속으로 후보 40명 중에 유색인종이 하나도 없는 건 말이 안된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진행을 맡은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조차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오스카는 백인들의 잔치"라며 비판에 동참했다.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두고 비난을 하는 것은 한국적인 상식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의 비판에도 불구, 그는 진행자로 출연할 계획이다.

 

 

 

 

 

 

이처럼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후보작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아카데미가 2년 연속 유색인종을 철저히 배제한 채, 백인 위주의 후보작을 선정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후보작 면면을 살펴보면 이런 비판은 일리가 있다. 남우주연상 후보, 여우주연상 후보는 물론이고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전부 백인 위주로 선정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LA타임스는 후보 선정단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밝히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LA타임스는 지난 2012년 자료를 분석하여 오스카상 후보 선정단의 94%가 백인이며, 77%가 남성이고 흑인은 2%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양성 측면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80년이 넘는 아카데미 상의 유구한 역사중 수여된 2900여개 트로피 중 흑인이 가져간 건 존 레전드까지 32번에 불과하다. 2006년 포레스트 휘태거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이래 흑인 주연상은 10년째 탄생하지 않았다. 흑인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2001년 할리 베리가 유일하다. 과연 백인들 위주라는 비난이 일만하다.

 

 

 

 


 

그러나 이것이 비난 아카데미 자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좀더 심도있는 숙고가 필요하다. 일단 2015년의 영화 흥행순위를 보자. <쥬라기 월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어벤져스><마션><분노의 질주><007스펙터>등 흥행 상위 10위권 영화 중 2개의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8개의 영화의 주연이 거의 백인이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서 핀역을 맡은 존 보예가 정도가 흑인이지만 <스타워즈>자체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반길만한 소재는 아니다. 연기력보다는 판타지에 내용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 시리즈 물로 지금까지 반복되어온 소재라는 점 또한 시상식에서는 마이너스다. 실제로 <스타워즈>는 음악상, 시각효과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효과상 등 5개 부문에서 후보가 되었을 뿐, 작품상등에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같은 작품에 나온 배우들도 흥행성에도 불구, 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보다는 작품성과 연기력에 치중한 후보 선정이 이뤄졌는데, 그 와중에 흑인이 주인공인 영화 자체가 많지 않았다.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은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의 이드리스 엘바, <컨커션>의 윌 스미스, <헤이트풀8>의 새뮤얼 잭슨 등 흑인 배우는 모두 제외되었다는 점 역시 흥행성적과 화제성을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연기력을 중심으로 보아도 후보가 된 작품들이 결코 빠지는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작년에는 <나를 찾아줘>등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며 논란이 되었는데 <나를 찾아줘>의 주연은 모두 백인이다.

 

 

 


인종차별로 따진다면 흑인이 아니라 동양인의 문제가 더 깊다. 역대 아카데미 수상자 중 주연상/ 조연상을 수상한 동양인은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가 유일하다. 외국어 영화상이나 장편 애니메이션 상 등에서 일본인등이 수상한 적은 있지만 동양인들은 후보에 오르는 경우 자체가 거의 없다. 영화 <유스>의 주제가상이 후보에 오르며 주제가를 부른 조수미가 한국인 최초의 후보라고 화제가 된 것만 봐도 아카데미 상의 보수성을 알 수 있다. 

 

 

 

 

 

 

그들이 밝히는 유색인종은 '흑인'에 집중되어 있지만 아카데미 상은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탄생한 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할리우드의 콘텐츠 자체가 백인 중심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후보에 오른 스타들이 단순히 '백인'이라서 논란이 되었지만 그들이 후보가 된 배경에 연기력과 화제성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후보작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운 상황. 의도적으로 흑인이 배제되었느냐 하는 점은 알 수 없지만 지금 후보에 오른 인물들을 빼고 흑인 배우를 넣는 것 역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인종차별은 아카데미 시상식 자체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 자체에 있다. 실제로 2014년 <노예 12년>은 흑인들의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하여 3관왕에 올랐다. 콘텐츠가 제대로 갖춰진 좋은 영화들은 아카데미의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흑인들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제작편수가 적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자체가 문제점이다. 인종차별이 있다면 제작환경 자체에 비판을 가해야 한다. 더군다나 단순히 흑인의 문제가 아니다. 흑인은 인종차별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만큼의 영향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지적하는 문제에서 동양인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단순히 '인종차별'이 아니라 '흑인차별'을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때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도 나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사회자도 흑인이다. 게다가 흑인들은 흑인들만의 시상식을 열 정도로 배타적인 면이 있다. 만약 백인만의 시상식이 있었다면 그것은 비판의 대상일 터다. 그러나 흑인만의 시상식이 열릴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모순일 수 있다. 약자의 입장에 있다고 하여 배타성이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차별이 있었다면 콘텐츠 제작 자체에 대한 차별을 개선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백인 중심의 시상식이 아니라 백인 중심의 영화 제작 환경부터 고쳐 나갈 때, 시상식은 자연히 그 중심이 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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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upermam.tistory.com BlogIcon 요즘이야기 2016.01.20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도 프리한거같지만, 차별이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