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는 시청자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어지는 시점에 폐지를 결정했다. 제작진측은 언제든지 새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으나 시청자들이 새 시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그나마 <진짜사나이>가 계속된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명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의 식상함과 왜곡 속에서도 새로운 캐릭터들이 탄생하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사나이>는 종영했지만 <진짜 사나이> 처럼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예능들은 여전히 방영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사나이>의 이시영 처럼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프로그램의 수명을 연장하기도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슈돌>)은 송일국과 삼둥이의 하차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이동국의 대박이등이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캐릭터가 되었지만 명백한 하락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한 번 잭팟이 터졌다. 바로 고지용의 아들 승재의 등장때문이었다. 고지용은 방송 출연의 부담을 이유로 젝스키스 재결합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며 선을 그은 상태였다. 그런 그가 <슈돌>에 출연 한다는 것에 여론이 좋지 않았다. 젝스키스 활동은 거부하고 젝스키스로 얻은 관심을 이용하여 다른 방송 활동을 이어나가는 모양새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슈돌>에 승재가 등장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승재는 나이답지 않은 어휘구사력과 예의바른 행동으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이답지 않은 영민함과 아이다운 천진난만함이 뒤섞인 승재의 캐릭터는 추사랑과 삼둥이를 잇는 히트 메이커로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여세를 몰기만 한다면 <슈돌>의 또다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마저 타진했다. 결국 <슈돌>의 순간 최고 시청률이 17.3%를 기록했고, 그동안 캐릭터의 부재로 떨어졌던 화제성 역시 차차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수명이 위태로운 예능에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반전을 선사한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우결>)도 마찬가지 경우다. <우결> 콘텐츠는 꽤 오래전부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일단 ‘결혼’이라는 콘셉트보다는 연애에 가까운 교감도 그렇지만, 실제 감정이 오고간다는 전제를 깔고도 연극처럼 대본이 있고, 설정이 있는 비즈니스처럼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우결>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사례는 거의 없고, 출연진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면 연락조차 주고받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물론 방송이 100% 진실이라고 믿는 순진한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마치 진실처럼 포장하려는 프로그램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어딘가 편치만은 않다.

 

 

 

 


그러나 <우결>이 지금까지 지속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을 비난할지언정 출연자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지속되어왔기 때문이었다. 이성에게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마치 드라마처럼 가짜임을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자체는 모순적이지만 출연진들의 매력은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에 지속을 가능케 했다. 여전히 시청자들은 폐지를 외치면서도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다시 호응하고 지지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페이크 연인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 매력은 시한부여서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는 함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주기로 바뀌는 ‘비지니스 연인’들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KBS <안녕하세요> 역시 진실 논란에 시달리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다소 과장된듯한 사연들은 시청률을 위해 존재하는 듯 하고 갈수록 자극적인 내용들은 공중파 방송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요하는 수준일 경우도 많다. 제작진은 끊임없는 진실성을 강조하지만 고민이 강렬할수록 큰 상금을 탈 수 있는 룰이 있는 한 정말로 진실만이 오고 가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워버릴 수 없다.

 

 

 


그러나 자극적인 사연들은 여전히 시청자들을 자극한다. 매회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고 등장하는 와중에 시청자들은 어느새 그들의 고민을 듣고 판단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눈다. 사실 남 얘기처럼 하기 쉬운 이야기도 없다.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그들의 황당한 사연들은 좋은 안주거리가 되어 준다. 시청자들은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독설과 욕설을 내뱉으며 그들의 사연을 맛보고 즐긴다. 사연이 진실인가 아닌가 하는 논란은 계속 되어 왔지만 그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은 어김없이 자극되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기만 한다면 여전히 유효한 콘텐츠다. 마지막 시즌이라는 <K팝스타> 시즌6는 심사위원 세명의 캐릭터를 앞세워 새로운 참가자들을 발굴했고, 또 다시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았다. <팬텀싱어> 역시 4%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꽤 괜찮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슈퍼스타K>등이 무관심 속에서 종영하고 전세계적으로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이 사그라지는 와중에도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욕망은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겹다고 비난하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은 재미나다. 물론 출연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벗어난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예능은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다.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는 적지만, 성공하면 화제성은 드라마 못지않고 길어야 6개월에 끝나는 드라마에 비해 성공하면 수년에서 10년이 넘게 제작이 가능하다. 시청자들이 원성이 자자해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막장드라마처럼, 예능도 역시 ‘욕하면서도 보는’ 사람들이 있는 한, 결코 쉽게 수명을 끝낼 수 없다. 콘텐츠는 식상해도 새로운 스타들이나 이야깃거리가 등장하는 예능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곁을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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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가 결정된 <동상이몽>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48세 동안 엄마’였다. 사실 고민의 내용으로 보자면 SNS를 많이 하는 엄마와 사춘기 딸의 소소한 갈등 정도였지만, 부각된 것은 엄마의 외모와 몸매. 여기에 서울대 치대 출신의 치과 원장이라는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엄마에게 쏟아진 관심이 가장 메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갈등 내용만 보자면 딱히 이야깃 거리가 없었다. 딸은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엄마가 서운했고 엄마는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멀어지는 것 같아 서운했다. 그러나 ‘동안’과 ‘서울대 치대’같은 스펙이 공개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48세라는 나이에 놀라는 패널들의 표정이 클로즈업되고 “정말 48세가 맞느냐”는 유재석의 질문이 이어진다. 사실 고민의 본질은 중요하지 않다. 엄마가 얼마나 동안이고 얼마나 훌륭한 스펙을 가졌는지가 방송의 메인이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이다. 같은 날 동시간대 KBS 프로그램인 <안녕하세요>는 잘생긴 형에게 비교당하는 동생의 사연이 방영되었다. 잘생긴 형이라고 등장한 까닭에 시청자들은 그의 외모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연들이 모두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는지는 의문이다. ‘외모’를 주제로 방영되는 예능에서 일반인들의 외모는 까다로운 대중의 평가에 직면하게 된다. 동안으로 출연했다면 “전혀 젊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얼짱으로 출연했다면 “예쁘지(잘생기지) 않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단순히 외모에만 집중되는 사연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느새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눈으로 출연자들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잘생기고 예쁘고 젊어 보이는 연예인이 즐비한 TV속에서 일반인들이 TV속에서 외모를 어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TV에 나오는 순간, 비교 대상은 우리 주변에 있는 또다 른 일반인들이 아니라 TV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모는 가장 쉽게 화제를 만들 수 있는 소재다. TV는 어느새 ‘동안’ ‘얼짱’ ‘S라인’ 등의 단어들을 남발하며 화제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안녕하세요>나 <동상이몽>은 외모를 평가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아니지만, 생각보다 자주 등장하는 사연이 바로 ‘동안’이나 ‘얼짱’ 타이틀이다. 어떻게 보면 강박적으로 느껴질만큼, 예쁘고 몸매좋고 잘생긴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예쁘거나 잘생긴 형제자매에게 비교당하는 동생이라든지, 잘생기고 예쁜 고등학생이라든지, 몸매가 좋은 동안 엄마라든지 하는 식의 사연들은 이미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다. 이런 사연이 자주 등장할수록, 화제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폐지가 결정된 <스타킹>역시 마찬가지다. ‘동안’ ‘얼짱’등의 키워드는 스타킹에서 꽤 오랫동안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다.

 

 

 

 

그러나 이런 화제성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은 의문이다. 앞서도 말했듯, 출연자의 외모는 대중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기 일쑤고 단순히 출연자의 외모를 소재로 방송을 기획한 안일함에 대한 실망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비난에 직면한 SBS의 예능국은 <동상이몽>과 <스타킹>을 동시에 폐지시키기로 했다. 안일하게  반복되어 온 소재를 쇄신하고 더욱 참신한 예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오 마이 베이비>와 <신의 목소리>도 폐지가 결정되었다. 해당 프로그램 모두 트렌드에 편승해 반복된 소재를 재탕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새로 시작하는 예능이 <동상이몽>이나 <스타킹>보다 딱히 더 나을 것이 없는 예능일 경우가 문제다. 사실 지나치게 반복되어 온 소재는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런 반복이 이루어진 것이다. 비난은 받더라도 일반인의 ‘외모’는 여전히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고 무플(댓글이 없는 것)보다는 악플(비난을 담은 댓글)이 낫다.

 

 

 

새로 시작하는 예능도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런 종영의 의미는 퇴색된다. 프로그램이 새로 제작된다 할지라도 SBS 제작진이 기획하는 예능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보다 참신하고 신선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현재 예능의 트렌드는 ‘음악’ ‘인터넷 방송’ ‘리얼리티’ 등이다. 이런 트렌드를 주먹구구식으로 때러 넣는다면 결국은 또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 될 뿐이다. 트렌드를 인지하되, 그 트렌드의 굴레에 갇히지 않고 해당 프로그램만의 색깔을 갖춘 예능이 탄생할 수 있을까. 더 이상 ‘동안’ ‘얼짱’ ‘S라인’에 집착하는 예능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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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이 MBC 사장에서 해임된 지 벌써 3주가 지났지만 MBC는 여전히 김재철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가 남긴 어두운 그림자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가 가장 사랑했던 방송 MBC는 지금 어디쯤 와 있나.

 

 

 

 

망가진 신뢰, 무너진 공정성

 

 

김재철 시대에 MBC가 입은 가장 큰 상처는 지난 50여 년간 켭켭이 쌓아올린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시사인의 보도에 따르면 김재철 취임 이 후, MBC의 신뢰도는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201018.0%를 기록했던 신뢰도가 2년 만에 6.1%로 떨어지며 퇴행을 거듭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다. 일반 대중조차 MBC의 역주행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후 플러스><W> 등의 시사 프로그램 폐지,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보복인사, MBC 노조와의 격렬한 대립, 해고·파면 등의 무자비한 언론인 탄압 등이 계속 되면서 MBC는 언론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잃고 휘청거렸다. 대선 기간에는 노골적인 정치색을 드러내며 특정당을 지지하는 행태를 보였고, 이 때문에 <뉴스 데스크>의 시청률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수습불가의 상황이 계속된 셈이다.

 

 

불행한 사실은 김재철 해임 이 후에도 이런 경향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MBC는 정치권의 거짓말을 풍자의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컬투의 베란다쇼>의 방송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을 빚었다. 김현종 교약제작국장이 담당 PD정치 편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미 아이템 선정까지 마친 방송을 편성에서 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방송 역사 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행적 행태다.

 

 

<컬투의 베란다쇼>거짓말편은 이상득, 정두언 전 의원을 비롯해 김병관, 심재철 등 최근 대중적 관심을 받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와 거짓 해명을 아이템으로 다룬 에피소드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여권 인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는 이 아이템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했으며, 담당 PD가 언론의 중립을 어겼다는 이유를 들어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국장이 개인적 판단을 근거로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져버렸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게 됐다.

 

 

최근 문제가 된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MBC 사측은 김재철의 사장 사퇴를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낸 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담당 PD의 일방적 교체를 결정해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PD는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어 라디오 편성기획부 발령이 결정됐다. 김재철은 나갔지만 안광한 부사장을 위시한 김재철 체제는 여전히 공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아직 MBC는 짙고 깊게 드리운 김재철의 그림자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남긴 폐해

 

 

김재철은 사장 재임 기간 동안 무너진 신뢰와 공정성을 만회하기 위해 수익성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청률이라도 1등을 해서 MBC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MBC 내부에 시청률 지상주의가 만연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그러나 대책 없는 폐지, 졸속 편성, 자극적인 프로그램의 남발은 시청률 상승은커녕 드라마 왕국 MBC’ ‘예능천국 MBC’의 명성을 크게 훼손시켰다.

 

 

특히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시작으로 <놀러와><최강연승 퀴즈쇼Q><배우들>이 마지막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쫓겨나 듯 폐지된 것은 제작진과 T청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시청률이 절대적인 판단 근거로 자리 잡으면서 프로그램에 내재 되어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은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없애고 보자식의 졸속 행정은 결국 채널 경쟁력 약화로 직결됐고, 내부의 제작의욕을 위축시키는 부작용만을 낳았다.

 

 

기존의 편성표를 완전히 뒤집는 변칙 전략도 서슴지 않았다. 시청률 회복을 이유로 <뉴스 데스크>8시대로 옮겨가면서 여러 프로그램의 시간대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일일극은 물론이거니와 뉴스 시청률까지 떨어지는 등 큰 혼란이 야기됐다. KBS 9시 뉴스를 견제하기 위해 방송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신설한 일일사극 <구암 허준>은 기대와 달리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며 MBC의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반칙과 편법이 난무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셈이다.

 

 

막장 드라마도 전에 없이 횡행했다. ‘시청률만 잘 나오면 만사 OK’ 식의 제작 풍토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랑했나봐><오자룡이 간다><백년의 유산> 등 시청자들의 말초 신경을 건드는 드라마들이 대거 만들어졌다. 불륜, 복수, 배신 등의 자극적 소재는 물론이거니와 인간미를 발견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등장인물들이 TV 안방극장을 장악한 것이다. 한 때 창조적이고 실험적 소재로 한국 드라마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MBC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렇듯 김재철이 절대반지로 내세운 시청률 지상주의는 시청률을 올리기는커녕 건전한 방송문화와 활기찬 제작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만을 가져왔으며, 질 낮은 소재와 저속한 표현만이 가득한 작품을 수도 없이 양산했다. 절차와 과정은 상관없이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강조하는 김재철 식 경영이 낳은 폐해였다.

 

 

이제는 김재철 체제를 극복해야 할 때

 

 

MBC가 시청자들의 신뢰를 복원하고 예전의 1등 방송사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뿌리 깊게 남아있는 김재철 체제를 철저히 극복해야만 한다. ‘김재철 시즌2’가 계속되는 한 MBC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언론으로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고 품격 있는 방송사의 자세를 견지하며, 방송 문화를 선도하는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MBC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과연 MBC는 김재철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고 새 시대에 걸맞는 방송사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두려는 정치 권력의 야욕이 계속 되는 한 제 2의 김재철, 3의 김재철은 계속 등장할 것이란 사실이다. 올바른 방송문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국민이 하나로 힘을 합칠 때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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