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가대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4.22 <쿡가대표> 예능에서까지 '갑질'을 용납해야 합니까?

지난 2014년 김연아 선수는 소치 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도 은메달을 땄다. 바로 러시아의 텃세와 홈어드밴티지가 극에 달해 불합리한 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었다. 김연아 선수는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품격을 보여주었지만 메달을 강탈당한 것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스포츠라는 종목에 각종 정치와 이권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은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일로, 그 종목에 대한 진정성과 가치를 격하시키는 일이다. 스포츠도 하나의 흥행 상품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치더라도 최대한 불공정은 지양해야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유독 한국은 올림픽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잦았다. 그 때마다 한국 여론은 들끓었다. 그러나 이런 불공정함을 스포츠가 아닌 웃자고 보는 예능에서까지 마주한다면 어떨까.

 

 

 

 


 

<쿡가대표>는 쿡방 열풍을 타고 스타덤에 오른 셰프들이 타국 셰프들과 경쟁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아낸 예능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들 간의 대결을 넘어 타국 셰프들과의 대결이라는 콘셉트에서 출발한 이 예능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라는 말을 재치있게 바꾼 ‘쿡가대표’라는 제목에서도 보이듯 한국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능이다.

 

 

 


 

쿡방 열풍이 한풀 꺾인 지금, <쿡가대표>가 예능의 판도를 바꿀만한 힘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셰프들의 짜릿한 승리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유입은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예능의 범주에 있지 않고 정치와 이권의 범주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1일 방송된 <쿡가대표>에서는 중국으로 떠나 5성급 호텔에서 일하는 중국 셰프들과 대결을 펼치는 한국 셰프들의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그러나 이 대결 과정에서 중국측의 텃세는 상상을 초월했다. 중력분을 요구하는 한국 셰프들에게 강력분을 주거나 캐비어나 마요네즈등. 필요한 요리 재료들이 없다고 잡아뗀 후, 자신들은 사용하는 모습은 공정해야 할 대결에서 이미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후 펼쳐진 중국팀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었다. 15분이라는 조리시간을 아이스 박스를 바꿔치기 하고 소스를 미리 준비해 놓는 등, 미리 준비된 재료를 썼다는 의혹이 일었고, 흘린 달걀물을 행주로 집어서 넣는 등, 위생에도 문제가 보였다. 5성급 호텔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시식평에서 조차  “딤섬 반죽이 바삭하지 않다”며 인상을 써 자신들이 잘못 전해준 밀가루 반죽을 혹평하거나,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등의 개인 기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기싸움을 벌였다.

 

 

 

 


 

아무리 예능이지만 기본적인 포맷이라는 것이 있다. 만약 서로 속고 속이는 콘셉트의 예능이라면 다소의 야비함도 용납이 된다. 그러나 <쿡가대표>는 경연이고 승부에 중점이 되어 있다. 말하자면 셰프들의 자존심 대결과도 같은 것이다. 같은 예능이라도 <나는 가수다>나 <1박 2일>은 다르다. <1박 2일>에서 출연진들이 제작진과 기싸움을 하며 서로 골탕을 먹이는 장면은 웃음을 창출하지만 <나는 가수다>에서 누구에게는 리허설을 완벽하게 끝낼 시간을 주고 누구는 바로 무대에 투입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말하자면 <쿡가대표>에서는 처음부터 불공정한 조건을 주고 공정한 대결을 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유독 중국에서는 이런 일 빈번하게 발생했다. 중국팀이 이기고 싶어서 각종 꼼수를 쓰는 모습은 예능적인 재미보다는 올림픽의 편파판정을 보는 불쾌함을 일으켰다. 그런 갑질에도 불구하고 셰프들은 멋진 승리를 이끌어냈지만 그렇다고 그동안의 불쾌함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종일관 매너있는 모습을 보였던 일본 셰프들의 행동에 비교되는 중국 셰프들의 텃세는 중국의 국가 이미지마저 떨어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제작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그림이 예능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는지는 몰라도 예능의 포맷 자체를 무시하는 행태는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사전에 룰을 공지하고 같은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쿡가대표>제작진들에게는 있다. 한국 셰프들이 거기에 불려간 이유가 불리한 대결을 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경력만으로도 어디서건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는 ‘쿡가대표’들에게 제대로 된 경연을 펼칠 수 있는 환경 만큼은 주어져야 한다. 단순히 승패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쿡가대표’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