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종영한 <가면>의 여주인공, 수애의 연기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12역을 맡아 도도하고 자존심 강한 서은하와 가난하지만 심성이 곱고 서은하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불안에 떠는 변지숙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그러나 과연 수애의 연기력을 뒷받침해 줄만한 이야기가 그 곳에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가면>이 신선했던 것은 초반의 4회분이었다. 서은하의 죽음, 최민우(주지훈)의 기억 상실, 변지숙의 신분 변화, 민석훈 (연정훈 분)의 계략이 휘몰아 치면서 <가면>은 단숨에 시청률 1위의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전개된 <가면>의 이야기 구조는 점점 그 중심을 잃었다. 변지숙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들었으며, 악녀인 최미연(유인영 분)역시 악녀로서 앞뒤가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 개연성을 잃어버렸다. 후반부로 갈수록 유일하게 캐릭터로서의 가치를 지키고 있던 최민우는 민석훈에게 계속 휘둘리기만하며 역시 흔들렸고, 마지막 해피엔딩역시 급작스럽고 개연성없는 결말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이 드라마의 타이틀인 가면을 쓴 수애는 연정훈이 인터뷰에서 한 말처럼 대본 이상의 연기를 하며 독보적인 분위기를 내뿜었지만 과연 <가면>을 수애의 대표작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는 대답을 내놓기 어렵다.

 

 

 

<가면>은 그렇게 좋은 연기자들을 데리고도 그 연기자들을 활용하지 못하며 여주인공인 수애의 연기력 외에는 여주인공을 전혀 살리지 못한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주지훈은 이 드라마로 최소한 까칠한 듯 하지만 자상한왕자님의 이미지라도 가져갔지만 수애는 갈팡질팡하는 캐릭터 탓에 이 드라마의 구멍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여주인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드라마라면 지금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겨두고 있는 <너를 사랑한 시간>은 빼 놓을 수 없다. <너를 사랑한 시간>2011년 대만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스토리 구조는 이미 어느정도 탄탄하게 짜여 있던 것이다. 그러나 원작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너를 사랑한 시간>은 납득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 드라마의 중심축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최원(이진욱 분)과 오하나(하지원 분)의 러브라인이다. 그러나 종영을 4회 남긴 시점에서도 오하나는 여전히 다른 남자인 차서후(윤균상 분)과 연애중이다.

 

 

 

하지원의 연기는 문제가 없다. 다소 강한 캐릭터로 주목받아온 그가 사랑스러운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고, 하지원 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해 냈지만 문제는 스토리였다. 하지원이 분한 오하나위 캐릭터는 초반 4회를 끝으로 도무지 회생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하나 캐릭터는 도대체 매력을 찾기 힘들다. 첫사랑에 갈팡 질팡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첫사랑을 대하는 방식이나 자신 곁에 머물러 준 친구를 대하는 방식이 도무지 납득이 가지를 않는 것이다.

 

 

 

오하나는 친구는 친구대로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돌아온 첫사랑을 놓지도 못한다. 그 과정에서 오하나는 도저히 30대의 감성을 표현해 내지 못한다. 일 때문에 가야한다는 애인에게 어린아이처럼 떼쓰기도 하고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당당하게 묻지도 못한다. 연애를 처음 해보는 것도 아닌 그의 캐릭터는 무너졌다. 30대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아니라, 20대의 감성을 억지로 연기해 내려하는 하는 30대처럼 보인다.

 

 

 

오하나의 갈팡질팡만이 줄기가 되다 보니 몇 회 째 스토리가 반복되고 있는 느낌마저 준다. 그런 오하나를 무조건 사랑하는 최원의 감정은 도무지 공감이 가지도, 집중이 되지도 않는다. 이제는 하지원의 연기력마저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시청률은 5%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초반 하지원이 받은 호평을 생각해 보면 도저히 연기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이는 명백히 스토리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제작진의 문제다.

 

 

 

이 드라마에 필요한 것은 주인공들의 감정의 흐름이고, 그 감정이 고조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고 진부한 삼각관계로 스토리를 끌고 있는 상황이 도무지 반갑지 않다.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여배우들이 드라마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배우가 훌륭해 보이기 위해서는 좋은 연기력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무대와 캐릭터가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슬프게도, 수애와 하지원이라는 좋은 배우들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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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과 <상류사회>는 월화극 1, 2위를 다투는 드라마지만 시청률이 채 1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시청률의 파이가 작아지고 10%를 넘기는 드라마들이 드물어지면서 시청률의 의미에 대한 자성론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화정>이나 <상류사회>는 전형적으로 ‘시청률’ 싸움에서 강한 소재를 들고 나왔다. <화정>은 공주의 신분회복과 성공 스토리를 들고 나왔다. <화정>은 여성 캐릭터의 신분회복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장금류’ 사극의 연장선상에 있는 드라마이고 <상류사회>는 재벌을 소재로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감춘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펼쳐낸다. 그런 자극 속에서 시청률은 상승해 <화정>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런 선전 속에서도 두 드라마 모두 호쾌한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만은 아쉽다. 시청률에 자유로울 수 있는 드라마는 없지만 <화정>이나 <상류사회>류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화제성을 잡기 힘든 드라마들이기 때문이다.

 

 

 

 

이 두 드라마에서 아쉬운 점은 단순히 시청률에 있지 않다. 두 두라마를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인 이연희와 유이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은 간과하기 힘든 부분이다.

 

 

 


 

<화정>의 이연희는 꾸준히 시달리던 연기력 논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 <미스코리아>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성장했다는 평을 받았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오히려 퇴보한 연기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어색한 발성과 발음은 차치하고라도 감정표현에 있어서도 전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

 

 

 

 

<화정>은 이연희를 위한 드라마다. 이연희가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가고 그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극이 전개된다. 그러나 <화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고 화제성을 끌어 모은 것은 차승원이다. 광해군을 맡은 차승원은 호연을 펼쳤다. 그러나 드라마의 중심을 이연희로 끌고 가자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연희는 드라마 속에서 겉도는 연기력을 보이며 오히려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방해가 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이연희가 맡은 ‘정명공주’의 캐릭터와 너무나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연희의 배우로서의 가능성마저 평가절하당한 것은 이연희 본인의 역량에 문제다. 상대역인 서강준 역시 연기경험의 부족으로 어색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메인 커플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하다.

 

 

 

 

이런 현상은 <상류사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여주인공인 유이는 새는 발음이 거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색한 감정표현에 어색한 발음까지 더해지자 유이의 연기력 논란은 회를 거듭할수록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연기자의 발음과 발성은 연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유이의 발음과 발성은 기본이 되어있지 못하다. 물론 특유의 톤을 개성으로 만들어 독보적인 연기 스타일로 승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뛰어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발음을 극복할 만큼의 탁월한 연기력이 없는 상태에서 유이의 발성은 귀에 거슬려 몰입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야 만다.

 

 

 

 

 

상대역인 성준 역시 욕망을 감추지 못하는 야심가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서 주인공 커플에 대한 몰입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오히려 조연 커플인 박형식-임지연 커플이 더 눈에 띄는 이유다. <상류사회>가 <화정>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유는 주인공을 제외한 이야깃거리에 집중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고두심이나 박형식의 호연에 힘입은 바 컸다. 유이는 여주인공으로서 얻을 수 있는 관심의 반경에서 한참 벗어나있다.

 

 

 

 

여주인공들에게 마땅히 쏟아져야 할 관심대신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단순히 이연희나 유이의 연기력 뿐 아니라 그들이 맡은 캐릭터에 의외성이나 참신함이 없다는 문제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기력이 뒷받침 되는 경우, 캐릭터에 대한 비난이 연기자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일례로 <가면>의 수애는 캐릭터의 문제점을 연기력으로 극복해 냈다. 서은하와 변지숙을 오가는 1인 2역의 캐릭터 속에서 수애는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 분석력으로 ‘믿고보는’ 수애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을 주었다. 변지숙 캐릭터가 상당히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얻었지만 수애의 연기력 만큼은 이 드라마에서 빛을 발했다.

 

 

 

 

<너를 사랑한 시간>의 하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옛 연인에게 흔들리는 역할을 맡아 답답함을 자아냈지만 하지원은 아직 사랑을 하고 싶은 30대 여성의 심리를 사랑스럽게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주로 강한 역할을 맡았던 하지원이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도 상당한 매력이 있음을 보여준 예가 아닐 수 없었다. 

 

 

 

 

캐릭터와 연기력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있다.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에서 나봉선 역을 맡아 빙의가 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본래 지나치게 소심하고 유약한 캐릭터에서 빙의가 된 후, 오지랖 넓고 성욕이 강하며 할말 다하는 캐릭터로 변모해 두가지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감정표현은 물론, 강약 조절까지 완벽한 박보영의 연기력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합쳐지자 드라마의 몰입도는 엄청나게 증가했다. 시청률 역시 tvn 금토 드라마에서 <미생>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의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와 연출에 있지만, 그 몰입도를 끌어 올리는 것이 바로 연기자다. 특히나 ‘여성성’이 강한 한국 드라마 경향에 있어서 여주인공의 연기력은 드라마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단순히 예쁜 여주인공이 아니라 시청자들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여주인공을 원한다. 배우가 예뻐 보이려 하지 않고 연기 할 때, 오히려 더 예쁘다는 진리를 여배우들은 마음속에 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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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새예능 <투명인간>이 제작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드라마 <미생> 열풍이 있었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조명하여 호평을 받은 <미생>의 성공은 결국 예능의 제작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투명인간>의 콘셉트는  바쁜 업무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회사에 몸담고 있는 직장인들을 강호동, 하하, 김범수, 정태호, 강남, 박성진 등 6명의 연예인과 일일게스트가 찾아가 투명인간 놀이를 펼치며 일터를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투명인간>에 대한 홍보가 이뤄질 때는 ‘이시대의 미생을 위로한다’는 식의 카피가 상당히 많이 이용되었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그들의 일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콘셉트를 강조한 것이다.

 

 

 

 

첫 회 게스트가 하지원이라는 점 또한 중요 홍보요소였다. 예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여배우가 예능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투명인간>은 <미생>을 이용만 하고 전혀 그 내용을 담지 못한 결과를 보였다. 일단 콘셉트가 불분명하다. <투명인간>에 출연한 한 직장인의 ‘생각보다 준비가 안 되신 것 같다’는 말처럼 <투명인간> 첫 회는 한마디로 산만하고 정신이 없었다.

 

 

 

하지원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모두 직장인들에게 달려들어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애썼지만 그 웃음에 동감이 가기는 힘들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붙잡고 몸개그를 하거나 썰렁한 개그를 던지는 모습이 전반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그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것 같은 모양새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뚜렷한 콘셉트도 목적도 이 프로그램에는 없었다. 단순히 직장을 배경으로 했다는 특징말고는 기존의 예능에서 오히려 퇴보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웃음을 창출하는데 실패했다. 단순히 첫 회라는 핸디캡 때문이 아니었다.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발전할만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미생>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기에는 직장인에 대한 애환도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뭔가 다른 예능이라고 박수쳐주기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첫 회부터 점점 발전할 모습을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콘셉트를 그대로 진행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직장’이라는 콘셉트를 잡았기 때문에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일로 그림이 한정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예능이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붙잡고 대체 무슨 이야기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그 이야기 자체를 심도 있게 다루자면 웃음이 죽고 웃음을 살리자면 스토리가 없다. 그런 핸디캡을 무릅쓰고 굳이 ‘미생’ 열풍에 힘입어 ‘직장 예능’이라는 콘셉트를 만든 것 자체가 조금은 의아하다.

 

 

 

<투명인간>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단순히 게스트나 출연진, 강호동이라는 예능인들에 기데어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갔다는 거이다. <투명인간>의 콘셉트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가 발견되고 어떤 흥미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얼마나 자신의 예능감을 잘 발휘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이 살고 죽는다. 그러나 그들도 어떤 특정한 콘셉트 아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지 단순히 직장에 끌고가서 직장인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라는 미션을 준다고 그들이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예능은 어떤 예능인이 등장하느냐 보다는 어떤 콘셉트가 먹히느냐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물론 특정 콘셉트에 우연히 수퍼스타급으로 성장하는 예능인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스타성을 이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KBS는 그동안 수많은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따라했다는 의혹을 받는 예능을 출범시켜왔다. 따라하기 예능이 때때로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미생>을 따라한 예능은 첫 회만 봤을 때는 무리수에 가깝다. 과연 이 무리수를 극복하고 <투명인간>의 존재감이 뚜렷해 질 수 있을까. 잘못하다가는 예능계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뚜렷한 시청 포인트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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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도 모두 마무리 되었다. 그 중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은 MBC 하지원, KBS 김혜수, SBS 이보영으로 결정되었다. 수상 결과만 보면 납득이 가능하다. 그러나 ‘연기대상’이라는 걸출한 이름에 걸맞지 않게 수상 결과는 너무도 지루하고 답답했다.

 

 

 

시작은 MBC였다. MBC는 그간 연말마다 지적되던 고질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2002년, MBC는 <인어아가씨>에 출연한 장서희에게 대상을 포함, 무려 다섯 개의 상을 안겼다. <인어아가씨>는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고 해를 넘겨 계속 될 드라마였다. 누가봐도 이슈를 만드는 몰아주기식 수상이 아닐 수 없었다.

 

 

2008년 <에덴의 동쪽>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다.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될 <에덴의 동쪽>출연진이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 대상은 그 해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에게 돌아가긴 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 공동 수상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몰아주기식 수상 결과의 최대 수혜자는 송승헌, 피해자는 김명민이었다. 그 결과와 동시에 상의 권위는 추락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2010년에는 김남주와 한효주가 대상을 공동수상 했다. 바로 작년에는 <마의>로 조승우가 대상에 선정되었다. 연기력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안재욱은 단 하나의 수상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마의>역시,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될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속셈이 뻔히 보이는 결과였다.

 

 

올해 <기황후>의 하지원의 대상 수상 소식은 이 맥락과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원의 연기와 드라마의 시청률, 화제성은 물론 상당하다. MBC 연기대상에 마땅한 다른 대상도 없었다. 허지웅은 <썰전>에서 “자존감 있다면 MBC는 아무에게도 대상을 주면 안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기황후>는 역사왜곡 논란등 각종 구설수에 시달린 바가 있다. 또한 시청률은 높지만 하지원이 특별히 돋보인다고 볼 수는 없다. 단순히 연기력과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이 받아도 할말이 없다. 그러나 MBC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고현정, 최강희, 이준기등 좋은 연기를 선보인 인물들은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참석한’ 죄로 수상소감에서 다소 태도가 아쉬웠던 수지가 고현정, 최강희등과 경쟁하여 상을 받고 괜한 구설수에 시달렸다. 연기대상인지 논란대상인지 알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대상은 하지원 한 사람이었지만 수많은 상의 카테고리를 만들고 그 상에서 조차도 공동수상을 남발하는 행태 역시 계속되었다. 수상결과가 뻔히 보이는, 재미없는 시상식이었다.

 

SBS는 오히려 좋은 작품이 너무 많아 문제였다. SBS가 이에 제시한 해법 역시 상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것이었다. 드라마 우수 연기상, 최우수 연기상 시상에 미니, 중편, 장편드라마로 나누어 상을 남발했고 대상 후보였던 조인성은 출처도 불분명한 특별상을 수상했다. 뉴스타상과 10대 스타상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무려 10명씩 무대위로 불려나와 상을 받기도 했다. 상이 남발되는 과정에서 대상으로 가는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이보영이 대상이라는 사실은 이미 십분 전부터 알 수 있었다.

 

 

 

SBS에서도 불참 행진은 이어졌다. 송혜교, 수애, 공효진등 주요 출연진들이 빠졌다.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불참이었지만 사실상 그들이 그곳에 등장하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는 그림이었다. 상이 남발되는 와중에도 송혜교를 제외하고는 mbc와 마찬가지로 불참 인원에게 돌아가는 상은 없었다. 이쯤되면 MBC나 SBS나  수상결과는 참가상 수준이었다.

 

KBS도 이런 지루함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김혜수의 대상은 납득이 갔지만 김혜수 조차도 “대상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발언을 할 정도였다. 김혜수만큼의 경력과 커리어가 다른 대상 후보들에게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KBS역시, 미니, 장편, 일일 드라마로 나눠 상을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전략을 폈다. 그나마 연기대상의 ‘나눠먹기’가 다른 방송국에 비해서는 약했지만 그래도 막장논란이 있었던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작가가 작가상을 수상하고 사회를 보는 윤아가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의 다소 이해하지 못할 수상결과도 있었다.

 

 

결국 연말 방송국 연기대상은 상을 주지 않으면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는 형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상위 권위는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수상결과에 의외성이나 전문성, 혹은 재미마저 찾아보기 힘들다. 시상식의 패턴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시상식이 긴장감 있는 이유는 ‘누가 받을지 모르는’ 그 순간에 있다. 그러나 그런 긴장감이 없는 시상식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 많은 금액과 시간을 들여서 하는 시상식이 단순히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행사가 되어가는 것은 전파낭비일 뿐이다. 차라리 시상식 때문에 중단된 정규 방송이 그리워진다.

 

 

예전부터 지적되었듯이 차라리 방송 삼사의 통합 연기대상을 만드는 편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참석해도 참석하지 않아도 그만인 연기대상 시상식 속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은 시청자들에게는 지루한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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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역사를 담보한다고 하나, 사극은 팩션이다. 그리고 여기서 팩트 보다는 픽션이 훨씬 더 중요한 부분이다. <조선왕조 500년>같은 프로그램이 아니고서야 드라마는 다큐처럼 만들 수 없다. 재미가 있어야 하고 시청률이 나와야 한다. 결말은 설령 정해져 있을지언정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위기는 대부분 창작이라고 봐야 옳다. 그래서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한 두줄 정도밖에 등장하는 인물이 대장금이라는 인물로 탄생되기도 하고 아예 새로운 역사관을 배경으로 한 창작사극도 용서될 수 있다.

 

 드라마는 역사와 같을 수 없다. 드라마 속에서는 얼마든지 인물의 재해석이 이루어진다. 그걸 용납할 수 있는 이유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드라마의 고증 부족이나 역사 왜곡 논란이 고개를 들지만 그래도 시청률이라는 강력한 이유 앞에서, 드라마는 역사를 그대로 재현해 내기 위해 노력하는 역사 교과서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역사 드라마의 특징과 상관 없이, 시작도 전에 <기황후>는 역사왜곡 논란에 시달렸다. 기황후라는 인물과 충혜왕이라는 인물을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내세워 드라마로 기획한 mbc는 끊임없는 역사왜곡 논란에 급기야 충혜왕을 가상의 인물인 왕유로 이름을 교체하며 역사 왜곡 문제를 피해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충혜왕이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으며 극심한 여성편력에 계모벌인 여인을 강간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위도 버젓이 행한 인물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바로 타이틀롤인 기황후에 대한 왜곡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황후는 몽고에 공녀로 팔려간 후, 뛰어난 미색으로 다이 몽고의 황제인 혜종의 눈에 들어 제 2황후가 된 후, 세도 정치를 펼친 인물이다. 후에 그가 실권을 장악하고 그의 아들을 황태자의 자리에 오르게 하였으며 고려의 풍습을 원나라에 유행시키기도 하였다. 하지원은 인터뷰에서 “기황후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기황후는 한국 역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글로벌 여성이다. 기황후의 수많은 업적과 운명적인 삼각관계 스토리가 흥미진진할 것”이라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재해석의 여지가 얼마든지 있는 인물이다.

 

허나 기황후는 단순히 글로벌한 여성으로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 할 수 없다. 기황후가 권력을 잡은 후에는 오히려 원나라로 보내는 고려의 공물의 양이 늘었으며, 그의 오빠인 기철은 그 권력을 바탕으로 탐관오리가 되어 방탕한 생활과  수탈을 일삼았다. 후에 공민왕의 반원 개혁정책으로 기철이 목숨을 잃자 기황후는 군사 1만명을 이끌고 고려를 공격케 하였다. 단지 출신이 고려일 뿐, 고려의 황후도 아닐뿐더러 결국 고려에 대한 도움은커녕 공격을 일삼은 인물인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보자면 위인 보다는 원수에 가깝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기황후의 이후 얘기는 다루지 않는다. 기황후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서 끝맺을 예정'이라며 논란을 불식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런 해명은 논란의 불씨만 더 지폈다. 역사적인 인식부족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주인공이 악녀인 드라마도 있다. ‘장희빈’만 해도 수차례 리메이크 되며 그의 정치 싸움과 악행을 드라마 전면에 그려냈다. 그러나 하지원과 제작진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듯, <기황후>는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사악하고 탐욕스럽게 그려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미색을 바탕으로 황후가 된 후 고려를 침략한 사람이 글로벌 리더가 되고 주체적인 삶을 산 여인으로 표현된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게다가 기황후는 자신의 입지와 권력을 위해 악행을 행사한 매력적인 인물도 아니다. 그는 고려에 명백히 피해를 주었고 심지어 고려에 수탈 비슷한 행위까지 서슴지 않은 인물인 것이다. 역사적인 측면에서 재해석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인물이 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의 일본 장수나 친일파를 두고 ‘그들의 선택은 한국에 도움이 되었다.'는 식의 식민사관이나 6.25의 북침을 옹호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가 용납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단순히 출신성분이 고려라는 이유만으로 기황후를 미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일까. 이런 모든 논란에도 제작진은 충혜왕 이상의 설정을 교체하지 않았다. 이렇게 된 바에야 아예 판타지 사극으로 방향을 틀어도 됐을 터인데 제작진은 설정을 포기하지 않으며 해명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하지원은 이제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여배우로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커리어를 만들었다. 액션신을 마다하지 않고 고된 연습량을 모두 소화하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호감형 배우로 인식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역사 인식의 부재로 인한 역사 왜곡 드라마라는 오명을 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하지원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타이롤로서 하지원이 <기황후>의 역사왜곡 논란을 모두 극복하고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서 <기황후>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초반부터 극심한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 여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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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킹투 하츠]가 소폭의 시청률 하락의 충격에 휩싸였지만 아직까지 다른 드라마들에게 1위를 내줄 정도는 아니다. 이승기와 하지원의 조합에 일부에서는 비판적인 시각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드라마적인 재미만은  놓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더 킹 투하츠]가 벌써부터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다소 이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더 킹 투하츠]가 무조건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경쟁작들이 모두 호평을 받는 상황에 놓인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애석하게도 [더 킹투하츠]에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걱정되는 약점이 있다. 이승기 하지원은 여전히 호연을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약점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더 킹투하츠]는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에 [옥탑방 왕세자]는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더 킹투하츠]의 단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옥탑방 왕세자]는 왜 [더 킹투하츠]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일까.

 

 일단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 할 점은 두 드라마 모두 각기 다른 개성과 장점을 지닌 작품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은 결코 어느 한 작품이 다른 한 작품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쓰여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두 작품 모두 각기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을만한 요소를 갖췄다. 결국 어느 작품도 엄청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끝날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처음에 기대치가 높았던 [더 킹투하츠]가 가져야하는 부담감은 더 크다. 여러 우위를 점하고 시작한 탓에 비등비등한 성적이 결코 기분 좋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승기-하지원이라는 톱스타의 조합과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더 킹투하츠]가 먼저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른 작품보다 무려 6% 이상의 시청률 격차를 보이며 선두의 자리를 쉬이 내어줄 것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마도 당분간은 선두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처음의 기대치 만큼의 시청률을 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편이 좋을 듯 하다.

 

 물론 [더 킹투하츠]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재미를 보장한다. 코믹요소도 있고 남북간의 갈등상황도 있으며 윤제문으로 대표되는 악역의 음모 역시 이 드라마가 가진 잠재력이다. 이 모든 요소가 제대로 버무려져 맛을 낸다면 [더 킹투하츠]는 끝까지 선두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통합체가 되기까지 설명이 사실상 매끄럽지 못하다. 윤제문은 분명 한국의 왕실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어두운 싸이코 패스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정말 무섭고 섬뜩한 악역이라 시청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극중에서 따로놀고 있다. 나중에 어떤 식으로 이 인물이 주인공들과 병합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이 인물의 역할이 최소한인 편이 드라마 전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인물에 대한 비중을 갑자기 줄이면 나중에 작가가 생각해 놓은 스토리가 엉망이 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나중에도 이 인물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희열이나 카타르시스를 안겨 줄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 있는 인물일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WOC라는 상황에 더욱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처음부터 이런 악역을 굳이 만든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다. 물론 이야기를 크게 벌일 심산이었겠지만 사실상 이승기-하지원의 러브라인과 남북간의 갈등 상황이 이 드라마에서는 훨씬 더 재미를 끌 수 있는 요소다. 일단 재밌고 봐야 하는 드라마에서 갑자기 드라마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악역으로 드라마를 망치는 것은 상당히 불안한 부분이다. 이 인물을 끝까지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 역시 미심쩍다.  이 인물은 마술을 하는 인물로 설정이 되어 있다. 이 인물이 마술하는 장면은 시청자의 볼거리를 위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마술 장면이 신기하기는 커녕 늘어진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제작진의 편집술도 지적받을 부분이다. 이 인물의 이야기는 지금 최대한 간단해야 한다. 결국 이 인물을 끝까지 잘 처리하는 것이 이 드라마가 가진 숙제다.

 

 확실히 이 인물이 등장하지 않은 4회가 3회보다 훨씬 더 재미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말인 즉슨, 윤제문이 맡은 역할이 드라마의 맥을 끊는 악역이라는 증거라는 뜻이다. 결국 드라마의 갈등요소가 되기 위해 집어넣은 인물이 드라마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다.

 

 

  두번째는 이 드라마의 정체성에 있다. 코믹, 감동, 액션, 서스펜스, 대작 느낌 등을 모두 지향하는 바람에 이 드라마에 포커스를 어디다 둬야 할지 애매모호해 지고 말았다. 초반인 지금은 그런대로 이 요소가 잘 버무려지고 있지만 나중에는 코믹은 사라지고 결국 어두운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보여진다. 지금도 소녀시대를 소재로 남북간의 갈등상황이 초래되는 등의 약간은 억지스런 코믹요소와 갈등요소가 결합되기도 한다. 이런 요소를 맛있게 버무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지금은 남북이 화해모드인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지만 결국 남북 문제라는 것이 민감한 사안이다. 갈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문제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이 드라마의 설정을 남북관계로 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윤제문이라는 사이코 패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이 결국 진지해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두운 분위기는 통통튀는 로맨스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오버더 레인보우] [베토벤 바이러스]등을 전작으로 내세우고 있는 홍작가는 본래 홍자매라는 이름으로 공동집필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홍진아 작가 혼자의 힘으로 이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어디까지 역량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지만 전작에서 창대한 시작에 비해 마무리가 약하고 흐지부지해 졌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힘들었던 점을 상기해 보면 끝까지 필력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서 사실 엄청난 불안감이 따른다.  

 반면 [옥탑방 왕세자]는 하나의 분위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박유천-한지민의 로맨스와 코믹한 분위기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존재하고 눈물이 흐를만한 장면이 들어가지만 그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는 요소는 아니다. 또한 악역이 등장하지만 그 악역역시 드라마 내용에 어울어져 있고 등장인물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맥락을 끊거나 거슬리는 존재는 아닌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갈등을 위해 존재하는 역할로 드라마에서 빠져야 할 존재는 아닌 탓에 긴장감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박유천과 한지민이 어떻게 러브라인을 키워갈 것인가가 가장 큰 이슈기 때문에 온전히 시청자들은 그 이슈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서 더 큰 장점은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고 현세에 오게 된 왕세자 이각(박유천)과 박하(한지민)의 사랑의 결말이 쉽게 예측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뻔한 러브라인이 아니라 둘 사이에 가로막힌 300년이라는 시간을 그들이 뛰어넘는 과정에 대한 결말의 궁금증. 이것이 이 드라마가 완전히 뻔하지 않은 이유고 이 드라마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드라마의 왕세자 이각은 자신이 300년 후의 환생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마지막을 장식한 상황이다. 이제부터는 자신이 현세의 환생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현세에 맞게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이 반전 아닌 반전이었다. 이 반전을 어떻게 살리는가 하는 것. 알콩달콩으로 흐르는 러브라인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하는 것이 이 드라마가 가진 숙제다. 하지만 더 킹투하츠 보다는 그 숙제가 더 적다 할 수 있다. 집중해야 할 문제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물론 이 드라마 역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 드라마를 집필한 이희명작가는 그동안 [미스터 큐] [토마토] [명랑소녀 성공기] [요조숙녀]등을 집필해왔다. 드라마 내용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드라마가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회사안에서 어떤 작은 세력이 큰 세력을 공격하는 설정, 큰 세력은 악역이 되고 작은 세력은 선한 편이 되어 회사안의 경쟁을 이끌어 나가는 설정이 굉장히 비슷했다. [옥탑방 왕세자]역시 설정은 신선하나 박유천이 환생임을 자각함에 따라 할머니의 회사의 중역으로 성장할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전작에서 보여진 성공 방식을 답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방식이 어느 순간부터는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희명 작가가 어떤 다른 전개 방식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 가장 큰 숙제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승기의 [더 킹투하츠]를 위협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할 드라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물론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겠지만 이 드라마가 현재 이승기 못지 않은 화제성을 만들어 내며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속에 있음은 말할 것이 없는 사실이다.

 

 박유천은 이승기보다는 훨씬 더 기대치가 낮은 배우임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연기를 하고 있고 또한 신선한 작품에 출연한 안목은 상당히 의외스러운 부분이다. 이승기가 화제성은 훨씬 뛰어남에도 드라마의 내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전세는 역전될 수 있다. 박유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이승기와 비슷한 성과를 올리는 것 만으로도 더욱 큰 성공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다. 

 

 [더 킹투하츠]가따라오는 추격을 어떻게 물리치고 이승기-하지원이라는 이름값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옥탑방 왕세자]는 어떤 식으로 더 비상할 수 있을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 킹투하츠]와 [옥탑방 왕세자]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기 그지 없다. 부디 둘다 끝까지 처음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남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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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 대전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웃은 건 역시나 [더 킹]이다.


흥행 불패 하지원-이승기 콤비를 앞세우고 이재규가 메가폰을 잡은데다가 전작인 [해품달] 버프까지 받은 [더 킹]은 16%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쟁작인 [옥탑방 왕세자]와 [적도의 남자]의 기세도 나쁘지는 않다. 박유천-한지민-이태성-정유미 사각라인으로 진용을 갖춘 [옥탑방 왕세자]와 엄태웅-이준혁 투 톱의 [적도의 남자] 역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 한 수목극 대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배우들만큼 화려한 스타작가들간의 '자존심' 싸움이다. 그야말로 화려하다 못해 휘황찬란할 지경이다.



[더 킹]의 집필을 맡은 사람은 바로 홍진아 작가다. 홍정은-홍미란 작가와 함께 양대 '홍자매'로 불리는 홍진아-홍자람 작가는 [반올림][태릉 선수촌] 등의 드라마로 유명세를 떨친 스타 작가다. 특히 김명민-장근석이 출연했던 [베토벤 바이러스]는 홍자매의 대표 히트 드라마로 "똥덩어리""강마에" 등 숱한 유행어와 별명을 만들어내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더 킹]은 홍자매가 [베토벤 바이러스] 이 후, 무려 4년만에 내놓은 드라마다.


당초 홍진아-홍자람 자매가 함께 집필하기로 했던 [더 킹]은 홍자람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중도 하차하면서 홍진아 단독 작가 체제로 재편됐다. 홍진아 작가의 첫 개인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는 의혹이 대두됐고, 남자 주인공 캐스팅이 계속 미뤄지면서 뜻하지 않게 대본 이상설 등에 시달렸다. 하지만 하지원-이승기 투 톱이 캐스팅 되고 [다모]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MBC의 최고 기대작으로 위치가 격상됐다.


기대와 우려 속에 첫 방송을 시작한 [더 킹]은 16%의 준수한 첫 방송 성적을 기록하며 홍진아의 체면을 톡톡히 살려줬다. 시청률 뿐 아니라 작품성 측면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이 얼마나 흥행세를 이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홍진아로선 [더 킹]이 30% 정도만 찍어준다면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통해 몸값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이 시청률 면에서 진정한 '킹'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더 킹]의 뒤를 이어 수목극 2위를 차지한 [옥탑방 왕세자] 역시 기대작 중 하나다. 첫 방송 시청률은 9.8%로 한 자릿수지만, 1~2회 전개가 생각보다 쫄깃해 다음 주부터는 무난히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이 얼만큼 치고 나갈지가 관건이겠으나 [옥탑방 왕세자]가 첫 주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수목극 판도가 아주 재밌게 전개될 듯 하다. [옥탑방 왕세자]의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트렌디 드라마의 귀재 '이희명 작가'다.


90년대 최고의 히트 제조기였던 이희명은 93년 [공룡시대]를 시작으로 [도시남녀][미스터큐][토마토][수호천사][명랑소녀 성공기] 등을 줄줄이 히트시키며 당대의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다. 시청률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의 드라마는 [미스터큐][토마토][수호천사][명랑소녀 성공기]가 모두 40%대 시청률을 기록했고 김희선, 송혜교, 장나라 등이 그의 드라마를 통해 흥행력을 검증받으며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2006년 [불량가족] 이 후로, 이희명이 6년만에 내놓은 [옥탑방 왕세자]는 세자빈의 죽음을 파헤치던 왕세자가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오게되며 겪는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로 이희명의 탄탄한 대본과 세련된 연출로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막강한 경쟁작인 [더 킹]이 단단히 버티고 있는만큼 이희명이 특기인 '코미디'와 '멜로'를 어떻게 버무려 낼지가 수목극 대전의 중요 포인트가 될 듯 싶다.


수목극 대전에서 꼴찌를 하기는 했지만 [적도의 남자]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경쟁작들과 비견되는 정통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엄태웅의 브라운관 컴백작으로 주목받은 [적도의 남자]는 인간군상의 모난 대립과 갈등을 통해 수준 높은 복수극을 표방한 작품이다. 첫 회는 '별로'라는 평이 많았지만 2회 방송분은 스토리, 연출, 연기 삼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며 만만치 않은 작품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특히 [적도의 남자]가 기대되는 이유는 '김인영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드라마 [짝]을 시작으로 최지우 주연의 [진실], 정준-소유진 주연의 [맛있는 청혼], 류시원 주연의 [그 햇살이 나에게], 명세빈 주연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 김지수의 신들린 연기가 돋보였던 [태양의 여자]가 모두 김인영의 작품들이다. 이번 [적도의 남자]는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태양의 여자]의 '남자판'으로 기획 된 드라마다.


김인영 드라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뒷심이 강해지며 시청률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 [적도의 남자]가 비록 시청률 한 자릿수로 시작했지만 향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김인영의 강렬한 필력이 어떤 식으로 빛을 발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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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달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속속 퇴장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고지전]과 [퀵]을 시작으로 서서히 분위기를 달궈나가던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는 하지원 주연의 [7광구]의 출현으로 정점을 찍었다.


허나 소위 '100억 영화'라고도 불리는 이들 영화는 모두 200~300만 관객에서 주춤거리며 좀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고 기대작이었던 [7광구]의 흥행 실패가 눈에 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블라인드]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7광구] 하지원과 [블라인드] 김하늘의 맞대결이 굴욕적인 하지원의 패배로 귀결된 것이다. 


사실 [7광구]와 [블라인드]가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개봉하면서 하지원과 김하늘의 맞대결은 충무로의 큰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전도연 정도를 제외하곤 충무로 여배우들 중 하지원과 김하늘만큼 영화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여배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한 영화 평론가의 말처럼 하지원과 김하늘의 흥행 대결은 "여배우들의 자존심을 건 아주 재밌는 싸움"임이 분명했다.


이 당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하지원의 우세승'을 점쳤다. 그도 그럴 것이 [7광구]와 [블라인드]는 규모 자체가 비교불가한 작품이었다. [7광구]가 대규모 예산과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반면, [블라인드]는 김하늘-유승호를 빼곤 딱히 내세울만한 메리트가 없었다. 게다가 [블라인드]는 스릴러 영화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부딪혀 있었다. 흥행력을 검증받은 괴수 영화 장르인 [7광구]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이렇듯 [7광구]와 [블라인드]는 대규모 영화 vs 소규모 영화, 괴수 영화 vs 스릴러 영화, 초호화 출연진 vs 김하늘-유승호 투 톱 체제,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 vs [아랑]의 안상훈 감독까지 완전히 극과 극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김하늘이 전작인 드라마 [로드 넘버원]이 죽을 쑨 반면, 하지원이 [시크릿 가든]으로 대박 신화를 일궈낸 것 역시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블라인드] 제작 발표회장에서 김하늘은 "하지원도 잘됐으면 좋겠고, 나도 잘됐으면 좋겠다"며 하지원과의 맞대결 양상에 부담감을 피력했다. 이런 김하늘과 달리 하지원은 [7광구]를 통해 [해운대]에 이은 또 다른 '1000만 영화'를 꿈꾸고 있었다. [해운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윤제균 사단이 총출동 한데다가 [아바타]의 성공 이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3D 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성기, 박철민 등 탄탄한 중견 배우들의 뒷받침까지 받고 있다면 흥행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될 만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상황이 반전됐다. 엉성한 컴퓨터 그래픽, 수준낮은 스토리, 어색하기만 한 배우들의 연기까지 뭐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7광구]는 말 그대로 2011년 '최악의 영화'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언론 시사회 직후 혹평에 당황한 듯 개봉 시간을 지연하면서까지 후반 작업에 매달렸지만 영화의 퀄리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관객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입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7광구] 측은 이런 혹평을 '이슈거리'로 삼아 초반 화제 몰이를 하였으나 개봉 2주차에 들어선 그런 꼼수조차 잘 먹히지 않았다. 200만 관객에 들어서면서 멈칫멈칫거리던 흥행세는 결국 219만명 정도로 마무리 되고 있다. 손익분기점인 400만 관객에는 한참 모자란 성적이고, 1000만 관객을 기대했던 하지원에게도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김하늘 주연의 [블라인드]가 조용한 입소문 속에서 관객 140만명을 끌어모으며 올해 한국 영화 중 최단기간 내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7광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적은 제작비를 들여 '최대수익'을 뽑아 낸 이 영화는 충무로의 관심을 끌어 모으며 흥행 영화 반열에도 당당히 합류했다. 전반기 [써니]의 깜짝흥행에 이은 또 다른 깜짝 흥행인 셈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블라인드]가 관객들의 좋은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7광구] 열풍과 [최종병기 활]의 기세 속에서도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블라인드]는 '한국 스릴러 영화의 재발견'이라는 기분 좋은 평가 속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물론 주연을 맡은 김하늘 역시 싱글벙글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김하늘은 [블라인드]의 성공이 더욱 값지다. 큼직큼직한 영화들 사이에서 선전한 것도 놀랍지만 [블라인드]를 통해 6번 연속 10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2004년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령][청춘만화][6년재 연애중][7급 공무원]을 통해 출연하는 영화마다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그녀는 여배우 기근으로 허덕이는 충무로에서 흥행력을 입증한 몇 안되는 여배우가 됐다.


이렇듯 하지원과 김하늘의 맞대결은 놀랍게도 '김하늘의 역전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하지원으로선 예상치 못한 굴욕적인 패배요, 김하늘로선 기분 좋은 승리다. 당초 충무로의 예상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결국 영화 자체의 질적 차이가 두 여배우의 운명을 완전히 엇갈리게 만든 셈이다.


물론 하지원과 김하늘은 모두 자신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그러나 하지원이 질낮은 스토리와 cg, 평면적인 캐릭터 때문에 날고 구르기만 한 밋밋하기 짝이 없는 연기자로 비춰졌다면, 김하늘은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와 최대한의 재미를 뽑아내는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섬세하고도 세련된 연기자로 자리매김 수 있었다. 연말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김하늘이 하지원보다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것도 사실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작년 한해 [시크릿 가든]과 [로드 넘버원]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하지원과 김하늘은 올해 [7광구]와 [블라인드]로 또 한번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과연 '충무로 흥행 퀸'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 두 여배우가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오게 될까.


확실한 것 한가지는 관객들은 '잘 만든' 영화는 어떻게든 알아본다는 것, 대규모 제작비와 초호화 제작진으로 눈속임을 하기엔 관객들의 수준이 그리 낮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원은 이번 패착을 교훈삼아 다시는 [7광구]와 같은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기를, 김하늘은 [블라인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더욱 훌륭한 여배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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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광구]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심지어 "낮은 평점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는 웃지 못할 홍보 기사까지 쏟아지고 있다.


어찌되었든 [7광구]의 존재가 현재 한국 영화계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인 셈이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낮은 작품 수준이 가려지는 건 아니다. 이 쯤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차라리 이영화, 심형래가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현재 [7광구] 논란은 2007년 심형래 감독의 [디 워] 논란과 매우 닮아있다. [디 워]의 흥행 성공은 [디 워]가 작품 내적으로 뛰어난 퀄리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디 워]는 단순무쌍한 내러티브에 배우들의 민망한 연기, 여기에 괴수 영화 특유의 긴장감 조차 느껴지지 않는 루즈한 연출만으로도 마땅히 '망작' 수준에 이르렀어야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 워]는 800만 관객을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심형래 감독 특유의 홍보 마켓팅과 "이번에 심형래가 얼마나 괜찮은 컴퓨터 그래픽을 만들었지 내 눈으로 확인하겠다" 는 관객들의 호기심에 힘입은 바 컸다. 한 마디로 영화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디 워]라는 영화 자체가 관객들을 '궁금' 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단 얘기다.


이는 [7광구]도 마찬가지다. [디 워] 논란이 있은 뒤, 꼬박 4년이 걸렸지만 상황은 그대로다. [7광구] 역시 전문가 평점, 네티즌 평점 모두 엉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7광구]를 보기 위해 극장가로 몰려가고 있다. 하지원이라는 충무로 대표 여배우에, 한국 최초의 3D 영화라는 마켓팅 포인트를 중점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적극적으로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상 [7광구]는 어이없는 연출, 뚝뚝 끊기는 서사, 스릴감조차 느껴지지 않는 괴물의 등장, 어딘가 이질감 느껴지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합쳐진 망작 중의 망작이다. "기대감을 현저히 낮춰도 겨우 만족할 수 있을만한 작품" 이라는 한 평론가의 말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어느 것 하나 뛰어난 점 없는 영화" 라는 <오마이뉴스>의 지적은 타당하다 못해 진리처럼 느껴진다. [7광구]에서 고작 건질거라곤 이리저리 날고 뛰며 고생하는 하지원 처절함 뿐이다.


말 그대로 '속 빈 강정' [7광구]의 현 모습은 2011년판 [디 워] 논란의 재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래서일까. [7광구]를 보다보면 차라리 심형래가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7광구]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국내 순수의 컴퓨터 그래픽과 3D 기술이다. 그런데 어째 이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 형편없이 짝이 없다. 배우들과 배경이 전혀 어울리지 않고 따로 노는게 가장 큰 문제다. 마치 실사판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이 현실세계인지, 가상세계인지 헷갈릴 정도다.


[디 워]도 영구 아트센터가 중심이 되어 국내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작품이지만 [7광구] 만큼은 아니었다. 100% 뛰어났다고 할 순 없어도 [7광구] 만큼 보기에 이질적이지는 않았다. 이무기와 용이 전투하는 장면은 꽤나 흥미로웠고, 몇 몇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뛰어난 질감을 자랑했다. 심형래가 자랑하는 '컴퓨터 그래픽'이 [디 워]에서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디 워] 논란이 있을 때, 충무로 관계자들은 "컴퓨터 그래픽 빼고는 별 볼 일 없는 작품" "아마추어 심형래의 광적인 컴퓨터 그래픽 집착" 이라고 혹평했다. 그런데 [7광구]는 심지어 "컴퓨터 그래픽도 별 볼 일 없는" 작품이다. [디 워]에는 그토록 적극적인 비판을 가하던 충무로 인사들이 [7광구]에 침묵하는 이유는 [7광구]가 충무로 파워 인사 중 한명인 윤제균과 JK 사단이 만들어 낸 주류 영화기 때문이다. 윤제균의 존재감만 없었다면 [7광구]야 말로 충무로의 집중 포화를 맞았을터다.


아주 부끄러운 얘기지만, 차라리 그들이 이야기했던 '아마추어' 심형래가 제작에 참여했더라면 적어도 지금만큼 어설프고, 창피한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을 만들어내지는 않았을터다. 개인적으로 심형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컴퓨터 그래픽 쪽에서 그가 쌓은 노하우와 경험은 충무로가 어느 정도 배우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7광구]의 처절한 완성도는 '국내 유일' '국내 최초'를 고집하는 그들의 아집이 만든 촌극 중 촌극이다. 만들 자신이 없으면 만들지 말아야 하고, 기왕 만들거면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만들어야 될 거 아닌가.


아이러니하게도 [7광구] 열풍은 아마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언론의 요란스런 호들갑과 CJ의 전폭적 마켓팅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얼마나 장기흥행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우선 보고 나온 관객들의 입소문이 좋지 않고, 호기심 자극이란 마켓팅 전략도 서서히 김이 빠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7광구]가 과연 한국 영화계에 남기고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7광구]는 과연 '발전하는 한국영화'의 과도기적 작품인가, 아니면 한탕주의에 빠진 졸작에 불과한가.


그 정답은 아마 [7광구]가 극장에서 영화 간판을 내릴때 더욱 명확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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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광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하지원, 안성기 주연에 한국 최초의 3D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안 좋은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윤제균 사단의 '하반기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이라는 공언이 무색할 정도다.


심지어 [7광구]는 4일 오전 예정되어 있던 개봉시간을 취소하고 후반 작업을 위해 오후로 연기하는 '파격적 조치'까지 취해지고 있는 상태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어쩌면 이 영화는 하지원의 작품 중 '최악의 선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지도 모르겠다.


요 몇년 사이 하지원만큼 '절정의 흥행감각'을 유지한 여배우도 드물다.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 정답으로 통할 만큼 막강한 흥행력과 대중성을 자랑한 그녀는 2년 사이에 출연한 영화 [내사랑 내곁에][해운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모두 대성공 시키며 각종 영화제와 TV 시상식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 정도 흥행력은 동시대 어떤 여배우와 비교해도 거의 'TOP' 급의 위치에 올라서 있다 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가 영화 [7광구]를 선택했다고 했을 때, 연예 관계자들이나 대중이 거는 기대는 가히 폭발적인 것이었다. 우선 [해운대]로 천만 신화를 기록한 윤제균이 제작에 참여했고, 한국 최초의 3D 영화를 표방한데다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이은 새로운 괴수영화의 탄생이라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상첨화격으로 [화려한 휴가]로 800만 관객을 스크린에 끌어 모은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니 [7광구]의 성공은 당연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7광구]를 바라보는 충무로의 시선도 내심 불안한 모양새다. 100억을 쏟아부은데다가 충무로 역전의 용사들이 모두 참여했고, 여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하지원까지 가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신통치 않은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이러한 분위기는 [7광구]의 언론 시사회에서 절정에 달했다.


[7광구] 시사회를 보고 나온 언론 관계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너무 성급했다"는 혹평도 쏟아져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 안 좋은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뻔한 스토리, 어이없는 전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출, 밋밋한 연기, 더 해서 기술력 부족이 확연한 3D 기법까지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평론가는 "[7광구]는 지금 칭찬보다 비난을 견뎌야 하는 시기"라는 냉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7광구] 측도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론시사회에서 지적당한 부분을 급하게 마무리 수정하기 시작했고, 3D부터 사운드까지 영화 전반적인 문제를 부랴부랴 고치기 시작한 것이다. [7광구] 측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후반 작업을 통해 탄생될 [7광구]는 언론시사회 때와는 100% 다른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태어날 것" 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여주인공 하지원도 애가 타는 모양새다. 하지원은 언론 시사회 직후 기자들과 일일이 만남을 가지며 "보정 작업이 끝나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기대해 달라." 라며 [7광구]에 대한 호평을 부탁했다. 이리 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이름값을 걸고 반드시 영화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문제는 [7광구]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다시 재탄생 될 수 있느냐다.


[7광구]의 개봉 지연 사태가 터진 이 후, 충무로 안팎에서 "그럴 줄 알았다" 는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언론 시사회 직후 수정 작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부분에 수정을 가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수정을 한다고 해도 영화 전반적인 스토리가 완전히 변화하는 것도 아닌데 영화가 100% 탈바꿈 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거란 이야기도 일각에서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언론시사회 직후, "영화가 너무 루즈하고 뜬금없다" 는 평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한 평론가는 "[7광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그래픽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의 기본적인 플롯, 즉 서사의 결점이다. 어떤 영화든지 서사에 힘이 없으면 모든 측면에서 평가절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영화 [써니]가 별다른 흥행 배우나 기술력 투자 없이도 800만 관객이라는 대업을 세울 수 있었던데에는 중장년층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서사가 확실히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7광구]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중 하나가 서사 없이 너무 볼거리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것으로 미뤄 볼 때, 하지원이 기대하는 것처럼 [7광구]의 메가히트가 가능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는다. 게다가 자신있게 언론 시사회까지 해 놓고선 "완성이 덜 되었다" 며 진화에 나선 [7광구] 측에겐 "그럼 미숙아를 보여주곤 호평을 기대한 것이냐" 는 언론의 따가운 시선도 부담이다.



어찌되었든 패는 던져졌다. 개봉을 지연하면서까지 후반 작업에 몰두하는 [7광구]가 한국 영화계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는 조금 있으면 판가름이 날 것이다. 이 논란의 중심에서 과연 하지원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연기했지만, 의도치 않게 '최악의 선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그녀가 후반 수정을 끝낸 완성본 [7광구]를 위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거칠 것 없이 달려왔던 하지원의 흥행가도에 급브레이크가 걸릴지, 아니면 더더욱 가속도가 붙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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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이 홍보병에 자대 배치 된 것으로 인터넷이 시끄럽다.


당초 전투병에 배치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과라 일부 네티즌들이 "뭔가 찜찜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빈이 홍보병이 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논란거리가 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현빈은 [시크릿 가든]으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 해병대를 자원입대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늠름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한 그의 모습에 대중은 열광에 가까운 환호를 보냈고, 연예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현빈에 대한 찬사를 이어나갔다. '사회지도층'다운 용기있는 선택을 한 그는 마땅히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었다.


훈련소에 들어간 뒤로도 현빈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젊은 사람들도 쉽게 소화하기 힘든 훈련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냈고, 4주차 훈련의 주야간 개인화기사격 프로그램에서도 20점 만점을 받으며 특등사수가 됐다. 그 어렵다는 화생방 훈련, 전투병 생존법, 공수기초훈련, 격투봉 훈련, 전투수영 등 각종 훈련을 모두 훌륭하게 이수한 그의 모습은 '국방의 의무'를 책임지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건아다웠다.


앞뒤 다 재어보고 따져봐도 이거면 됐다. 홍보병이든, 전투병이든 그가 해병대의 자랑스러운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가 보통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없는 어려운 선택을 하는 용기를 냈고, 그 용기있는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흔들림이 없다. 자대배치 결과 하나로 그간 현빈이 겪어야 했던 고뇌와 힘든 과정들이 모두 무시되고 폄하되어선 안 된다.


절대적으로 확실한 사실 한 가지는 그가 '국방의 의무'를 진 것 자체가 훌륭하다는 사실이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병역비리를 저지르고, 각종 핑계를 대며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의 존재와 선택은 마땅히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해병대면 어떻고, 육군이면 어떻고, 홍보병이면 어떻고, 운전병이면 또 어떤가. 그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다친 곳 없이 제대해서 사회생활을 열심히 이어나간다면 그 자체가 가치롭고 자랑스러운 것이다.


현빈 스스로 "나 홍보병 시켜주세요" 요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병대 입대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한 것도 아닌데 언론이 나서서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을 마치 전체 여론인냥 호도하고 과장 왜곡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언론이 일부러 문제를 키우고 확대 재생산하며 그의 자대배치를 이른바 '가십거리'로 활용하는 건 황색언론의 전형적 치졸함이다. 이건 너무 비겁하다.


물론 홍보병이 전투병보다 다소 힘이 덜 들수는 있다. 허나 홍보병도 기본적인 훈련은 모두 받을 뿐더러 홍보까지 덤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보직이라 볼 수 없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해병대는 해병대다. 귀신잡는 해병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감히 예상조차 할 수 없을만큼 힘든 곳이 해병대다. 해병대 홍보병이 밖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만만한 보직이 아니란 이야기다.  


게다가 현빈만큼 해병대 홍보병에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다. 연예인이라는 특화 된 직업을 갖고 있는 현빈이 해병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극대화 된 효과를 낼 수 있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의 보직이 홍보병으로 떨어진 건 일견 타당하단 이야기다. 


오히려 현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홍보병 보직을 받는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것만큼 비효율적이고 바보같은 경우가 또 있을까. 일반인이 아무리 날고 긴다한들 현빈만큼 홍보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순 없다. 사회적 영향력, 대중 선호도로만 따져봐도 그의 홍보병 배치는 당연한 일이다. 백번 양보해도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해병대를 비난할 필요도 없고, 해병대의 선택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빈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 해병대와 현빈 모두 윈-윈한 선택에 왜 실망하고 눈을 흘기나.


내가 본 현빈은 진짜 남자다. 정말 남자다운 남자다. 훈련도 열심히 받고 해병대 홍보도 열심히 할 그는,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국가에 오롯이 바쳐야 하는, 진짜 남자다. 누구처럼 잔머리를 굴려 이리저리 빠져나가거나 자기 한 몸 편해보고자 잡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괜찮은 사람을 언론이 앞장서서 흔들거나 생채기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아예 관심을 꺼버리는게 현빈을 도와주는 일이다.


그간 언론은 현빈의 일거수 일투족에 너무 과한 '오버액션'을 취해왔다. 이번 홍보병 자대배치 논란도 이런 오버액션에서 나온 쓸데 없는 가십거리, 의미 없는 해프닝에 불과하다. 그 누구도 현빈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혹여 현빈을 탓할 사람이 있다면 그건 현빈 그 스스로밖에 없다. 이제 현빈을 조금 편안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그에게 해병대도 모자라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불사를 것'까지 기대하는 건 우리의 너무 큰 욕심이다.


그가 멋지게 군 생활 잘하고 건강하게 제대할 때까지 그저 묵묵하게 응원하는 것, 그것이 언론과 대중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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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0회 [청룡영화상]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김혜수의 적절한 진행은 돋보였고 이범수의 차분한 진행역시 나쁘지 않았다. 


 [청룡영화상]은 3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오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시상식이 되었다. 물론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종상]도 있고 또 [대한민국 영화대상]같은 시상식도 있지만 사실 [청룡영화상]이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간에 작은 음향문제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주면서 '볼만한' 시상식을 만든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연상은 이전의 청룡에 비해서 너무나 '식상'했다. 





  수상 결과는 뻔했다. 


 제 30회 남우주연상은 [내사랑 내곁에]의 김명민에게 여우주연상은 역시 [내사랑 내곁에]의 하지원에게 돌아갔다. 청룡영화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상자가 '의외의' 인물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상자가 선정되면 한동안 말도 많지만 수긍하는 이유는 그만큼 [청룡]측이 깜짝쇼로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기력을 무시한 채, 깜짝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다. 하지만 청룡은 현재 상황보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둔 수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 출연자의 경우, 각축이 예상되었다. 김명민, 김윤석, 하정우, 장동건, 송강호. 일단 이 중에서 가장 큰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그 누가 뭐래도 '김명민'이었다. 사실 연기력으로 따지자면 송강호도 강력한 라이벌이겠으나 송강호는 이미 수상 경력이 있는데다가(물론 한 번 더 주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박쥐가 해외 영화제에서 '의외의'성공을 하지는 못했다는 점이 약점이었다. 물론 좋은 성과를 냈지만 박쥐에게 기대된 성과에는 약간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올드보이]등으로 이미 기대감이 극에 달한 와중에 박찬욱이 전력을 다했다는 작품에는 당연히 엄청난 성공을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솔직히 말해 '기대감을 뛰어넘은' 혹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결과는 아니었다. 뭐, 애초에 대상이라는 결과만을 바라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김명민은 가장 '화제성'있는 캐릭터였다. 무려 20kg정도를 감량하며 자신의 역할에 '몰입'한 덕분에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부터 엄청난 화제성을 낳았다. '저런 배우가 진정한 배우!'라는 찬사까지 들을 정도의 열정을 보인 그에게 남우 주연상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가장 변수는 국가대표의 '하정우'였고 그보다 더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선택은 청룡의 수상경력은 있으나 화제성만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장동건'의 수상 결과 여부였다. 하정우의 [국가대표]는 [해운대]가 훨씬 더 대작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그 흥행성 만으로 [해운대]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꽤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하정우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장동건의 경우에는  물론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아직 그 스타파워는 저 다섯명 중 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앞으로도 기대되는 배우라 할 수 있기에 수상 여부가 기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자신의 몸을 불살라가면서 연기열정을 불태운 김명민에게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수상의 영광이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김명민의 이런 수상은 그의 열정에 대한 보상이라 여겨질만큼 수긍이 갔다. 하지만 '여우 주연상'은 의외로 식상한 선택을 했다고 할만하다. 


 후보는 김옥빈, 김혜자, 최강희, 하지원, 김하늘. 여기서 가장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단연코 하지원이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의 여주인공이었데다가 [내사랑 내곁에]의 김명민의 상대역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원의 유일한 경쟁자로는 연기력만 따지면 따라올자가 없으며 초청작이었음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마더]의 김혜자 정도였다. 물론 청룡이 의외의 선택을 할 거였다면 다른 세 후보속에서도 주연이 충분히 나올 수 있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최대 경쟁자가 나오지 않은 마당에 하지원의 수상을 점쳐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청룡은 이번에는 너무 '예상되는' 선택을 해 버리고 만 것이다.  



 그동안 [청룡]은 의외의 선택을 해 왔다. 22회 [소름]의 故 장진영이 그랬고  24회에서 장진영을 한 번 더 선택함으로써 충격을 안겨 주었다. 25회에서는 [아는여자]의 이나영을 선택하며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선택을 증명했다.  물론 더 이상 할말이 없을 정도의 연기력을 펼치며 해외 시상식에서 엄청난 두각을 나타낸 인물, 이를테면 송강호나 전도연에게도 그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지만 [청룡]의 특징은 자주 의외성을 만들어 내며 또다른 주목할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었다.'남우주연상'은 대체로 가장 화제되었거나 연기력이 좋았던 배우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겼으나 '여우 주연상'만큼은 신경쓰는 태도가 역력했다는 것이다.


 하지원은 '할말 없을 정도'의 완벽한 연기력을 겸비한 여우주연상은 아니고 그렇다고 '의외의 선택'도 아니다. 물론 하지원은 수상의 영광을 누릴만 했지만 [청룡]의 선택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나 뻔한 결과에 다소 지루했다면 그것은 과장일까. 어쨌든 수상은 축하 하는 바이지만 이런 시상식도 하나의 쇼라고 생각하면 수상결과가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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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의 최대 축제인 제 30회 [청룡영화제] 가 무사히 끝났다.


김명민과 하지원이 [내사랑 내곁에] 로 주연상을 독식한 가운데 대체로 납득할 만한 사람들이 상을 받아서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다운 면모를 보여준 듯 하다.


그러나 제 30회 [청룡영화제] 를 빛낸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청룡의 여인' 김혜수다.





우리나라 영화 시상식은 [대종상][청룡상][대영상][춘사영화제] 등 수많은 시상식이 있지만 여기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모습이 하나 있다. 바로 여배우들의 '마론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녀들은 언제 어디서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모나리자 같은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앉아있다. 행여나 카메라에 얼굴이 비칠 때면 고개를 약간 숙이며 쑥쓰러워 하거나 온화한 미소를 더욱 환하게 짓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박제된 모습은 사회자가 농담을 하든, 가수가 나와서 춤을 추든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 김혜수만큼은 '항상' 다르다. 그녀는 어디에 있든 빛이 난다. 여유롭고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스타다. 하희라가 평했던 것처럼 그녀는 가만히 있어도 '스타의 향기' 가 난다. 자신감 있고 당당하며 모든 일에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일 줄 아는 배우다. 특히 시상식에서 김혜수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시상식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인다. 가수가 나오면 환호를 하고, 사회자가 농담을 하면 호탕하게 웃어보일 줄 안다. 그건 자신이 사회를 보는 [청룡영화제]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청룡영화제] 의 초대가수는 신승훈, 2PM, 박진영이었다. 그 중 박진영은 첫 컴백무대를 [청룡영화제] 에서 가지면서 [대종상] 의 브아걸이 그랬던 것처럼 객석으로 내려가 배우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려 노력했다. 반응은 브아걸 때만큼 나쁘지 않았다. 워낙 박진영이 노련한 가수이다보니 분위기를 잘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박진영의 곁에서 어색한 미소를 띈채 박수만치는 여배우들의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물론 그 상황에서 그녀들이 할 수 있는거라곤 박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보다 자연스러운 표정과 제스추어만 취해 주더라도 훨씬 시상식이 빛날텐데 하는 안타까움은 두고두고 남았다.


그런데 '사건' 은 여기서 터졌다.


박진영이 객석의 여배우들을 지나 MC석의 김혜수에게 다가가자 김혜수는 기다렸다는 듯 박진영과 어울려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너무 과하지 않게, 하지만 충분히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할 정도로 센스 있는 댄스를 선보인 김혜수의 '부비부비' 는 일순간 박진영의 무대 뿐 아니라 [청룡영화제] 자체를 환하게 빛나게 만들었다.


조신하게 앉아 웃음 짓는 후배 여배우들과 달리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간직한 채 상황 자체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는 그녀의 모습은, 그래서 상당히 신선했고 굉장히 놀라웠다. 수많은 예쁜 인형 속에서 아주 괜찮은 사람을 직면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나면 신나는대로 몸을 흔들고, 웃긴 이야기가 있으면 호탕한 웃음으로 화답하고, 상황이 어색해지면 센스있는 한마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청룡영화제] 속 김혜수야말로 배우 혹은 스타 이전에 인간적으로 참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다. 20여년간 김혜수라는 배우를 지탱해 온 근간이 자신감과 당당함, 그리고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유로움이었다면 그녀의 이미지야말로 진정 만들어지거나 꾸며진 것이 아닌 김혜수 본연의 인간미인 셈이다.


지금의 김혜수는 이미 대중의 '비평' 을 일정부분 뛰어넘은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근간에는 '스타' 김혜수가 아니라 모든 것을 드러내도 절대 고갈되지 않는 '인간' 김혜수의 매력이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부비부비를 할 수 있다. 누구나 웃긴 이야기에 호탕하게 웃으며 박수와 환호를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여배우는 그것을 하지 못한다. 그녀들에게는 대중이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혜수도 여배우다. 여배우라면 이미지도 지켜야 하고, 매사에 조심을 하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김혜수는 애써 자신을 포장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듯 하면서 주위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겉치레,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앉아있는 의도적인 예의바름,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어색함 대신 그녀는 '김혜수' 의 솔직하고 당당한 감정과 모습을 선택했다. 자신을 포장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빛나게 만들 줄 아는 것은 김혜수의 대단한 강점이다.


20대 여배우들의 젊음을 뛰어 넘어 김혜수의 완숙미가 시상식에서 비춰지는 짧은 시간 속에서 빛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람들의 예상을 깨면서도 그들과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김혜수의 '부비부비' 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도 아깝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배우 김혜수. 스타 김혜수. 그리고 인간 김혜수. 이 당당하고 멋드러진 여배우가 10년, 20년 후에도 여전히 '청룡의 여인' 으로 빛날 수 있기를, 포장하거나 가식 떨지 않고 끝까지 자유로운 스타이자 인간으로서 대중 곁에 남을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바래본다. 오늘 진정한 [청룡] 의 주인공은 김혜수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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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원이 대종상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화제다. [해운대]는 무려 1000만이라는 관객을 동원했을 뿐더러 무려 아홉 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기에 이같은 사실은 정말 의외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원의 여우 주연상 후보에서 제외된 것이 의아스럽자 화살은 다른데로 날아갔다. 바로 아직 개봉도 하기 전의 영화인 [하늘과 바다]에 출연한 장나라에게로 말이다. 


 그러자 장나라의 아버지인 주호성은 '적절한 후보 선정을 거친 결과며 비리는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의혹의 눈길은 아직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하늘과 바다]의 대종상 후보 노미네이트로 장나라는 잃는 것이 많을까, 얻는 것이 많을까. 




 장나라에게 불똥튄 하지원 후보 탈락


 일단 솔직히 말해서 하지원이 [해운대]나 [내 사랑 내 곁에]를 통해서 보여준 연기가 '대단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대종상은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에게도 수상의 영광을 안긴 전례가 있다. 굳이 하지원에게 상을 안기지 못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라 대종상 측은 '의외의 연기'라며 호평을 받았던 [박쥐]의 김옥빈과 코믹스러운 연기를 잘 소화했던 [7급 공무원]의 김하늘도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제외시키면서 그 논란을 더 가중 시켰다.


 물론 이들이 대종상의 후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그것은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지만 그들을 제치고 내년 대종상 시상식에서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하늘과 바다]의 장나라가 후보에 오른 것은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대종상에 심사기준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장나라의 연기가 후보에서 제외된 후보들 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래서 이번 장나라 '여우 주연상 후보 노미네이트'는 그것이 정당하냐 그렇지 않냐의 문제를 떠나서 장나라의 이미지에는 도움이 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영화를 알리는 데는 꽤나 좋은 효과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런 잡음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하는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문제다. 무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이라는 주요 부분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에 대한 검증이 대중들에게 있어서만큼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고 그것은 일견, 어떤 의혹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하는 심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런 결과로 인해 장나라마저 비호감스러운 느낌으로 다가 오는 것 만은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솔직히 말해 장나라가 후보에 오른 것과 하지원이 떨어진 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만은 그래도 장나라의 후보지명은 너무나도 '의외'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정당했다 하더라도 후보 출품을 조금 더 늦췄으면 괜찮았을 텐데 이렇게 성급히 후보작으로 출품한 것도 홍보에 그 목적이 다소나마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이런 감정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결국 장나라는 영화를 인정받는 방법밖에는 그 돌파구가 없다고 하겠다. 그동안 장나라가 솔직히 말해, 연기력으로 인정 받은 케이스라고 보기는 어려운 시점에서 무리를 해서까지 작품을 출품하고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간 것에 대한 해답으로 '좋은 작품'을 선보이지 못하면 이것은 대종상의 권위에까지 문제가 생길만한 일로 계속 오점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장나라가 [하늘과 바다]로 평단과 관객의 호응을 모두 이끌어 내서 대종상의 권위와 본인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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