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시그널>과 JTBC <마담앙트완>은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방송이 되며 경쟁하게 되었다. 공중파를 뛰어넘어 케이블의 경쟁이 본격화 된 것이다. 일단 첫 방송의 승기는 <시그널>에 돌아갔다. <싸인> <유령>등을 집필해 필력을 인정받은 김은희 작가와 <미생>등을 연출한 김원석 PD의 조합에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등 호화 캐스팅을 필두로 끊임없는 웰메이드 드라마 제작으로 드라마 왕국으로 떠오른 tvN이라는 채널까지 확보했다. 한예슬과 성준이 주연을 맡은 <마담앙트완>은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등을 집필한 홍진아 작가와 <내 이름은 김삼순>등을 연출한 김윤철PD의 작품으로 제작진의 이름은 <시그널>못지 않다. JTBC역시 <무자식 상팔자><아내의 자격><밀회>등으로 드라마의 성공을 거머쥔 전력이 있으니 여전히 승산은 있다.

 

 


 

그러나 첫회 방송의 시청률의 결과는 <마담앙트완>의 완벽한 패배로 결론이 났다. 무려 6%대를 넘기며 첫 방송부터 지상파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시그널>과는 달리 <마담앙트완>은 요새는 기본이라는 1%대의 시청률도 넘기지 못한 것은 물론, 종편 채널 중에서도 꼴지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아 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마담앙트완>에 대한 기대는 있다. <시그널>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설 수는 없을지 몰라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만한 포인트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단 <마담앙트완>은 타이틀롤을 맡은 한예슬의 캐릭터가 눈에 띈다. 한예슬은 신기는 없지만 눈치와 뛰어난 감으로 점을 봐주는 사기꾼 점쟁이 고혜림 역할을 맡았다. 고혜림 역할의 핵심은 다소 뻔뻔하지만 그 이면에 로맨스를 믿는 사랑스러움이다.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이후 대표작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예슬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환상의 커플>은 한예슬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상의 커플>속에서 한예슬은 독설을 쏟아내는 재벌 상속녀 역할을 맡아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예슬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 화려한 상속녀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장철수(오지호 분)의 집에 얹혀사는 처지가 된다. 화려한 외모의 한예슬이 몸빼 바지를 입고 망가지는 모습 속에서 한예슬은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출해 냈다. 초라한 상황 속에서도 자존심과 독설은 포기하지 못하는 나상실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먹혀 든 것이다.

 

 

 

 


<마담 앙트완>역시 한예슬은 사기꾼 기질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을 품을 줄 알고 진실한 사랑을 믿는 로맨티스트로서의 사랑스러움을 가진 캐릭터로 분했다. 한예슬의 화려한 외모와 애교 섞인 목소리를 활용하여 묘하게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이다. <환상의 커플>에서도 그랬듯, 한예슬은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심금을 울리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표현하는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런 한예슬의 연기는 캐릭터와 한예슬의 매력이 일치할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마담 앙트완>은 이런 한예슬의 독무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그널>은 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반면<마담 앙트완>은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로 밝고 가벼운 스토리를 내세웠다. 시청층이 확연히 갈리는 만큼 <마담 앙트완>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속단은 금물인 것이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다면 <마담 앙트완>역시 충분한 매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과연 한예슬이 김혜수라는 높은 벽과 대항하여 자신의 매력을 온전히 증명할 수 있을까. 그 결과에 따라 한예슬이 복귀한 후 제 2의 전성기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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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이 3년만에 복귀할 작품으로 선택한 <미녀의 탄생>의 시청률이 6%대로 떨어졌다. 주상욱의 코믹 연기가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지만 <미녀의 탄생>이 가지는 흡입력이 점점 떨어져가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 한지혜가 선택한 <전설의 마녀>는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시청률 24%를 돌파했다. 주말극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시청률이 점점 하양 평준화 되는 와중에서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전설의 마녀>는 ‘교도소에서 만난 여인들이 빵집을 차린다’는 기본 줄거리 위에 러브라인과 재벌, 출생의 비밀, 그리고 코믹적인 요소를 적절히 버무렸다. ‘교도소’ 출신 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은 전개를 보이며 대중성을 갖춘 것이 가장 중요한 흥행 포인트다. 전형적인 흥행코드를 사용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이용하여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전설의 마녀>는 캐릭터를 다양하게 배치하여 드라마에 지루함을 느낄 틈을 배제하려 한다. 코믹 요소를 담당하는 캐릭터와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를 분류하고, 교도소에서 만난 여성들의 성격과 러브라인을 조금씩 변주해 가면서 드라마 전반적으로 활기를 넘치게 만든다.

 

 

 

그러나 그만큼 주인공 개개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미미해 질 수 밖에 없다. 누구 하나가 완전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주인공이 감당해야 하는 몫도 그만큼 적고 따라서 한 캐릭터가 완전한 주목을 독식하기 힘든 것이다. 오히려 주인공보다 오히려 코믹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미나 변정수 정도가 눈에 띈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하나의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는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하여 줄거리를 전개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점이다. 그리하여 한지혜가 가지는 주목도 역시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반면 <미녀의 탄생>은 한예슬과 주상욱이 극의 80%를 이끌어 간다. 특히 한예슬은 이 드라마의 타이틀롤 로서, 매회 화려한 외모와 사건 전개를 책임지는 역할이다. 한예슬의 미모에 대한 찬탄이 쏟아지는 것도 놀라울 일이 아니다. 한예슬은 캐릭터를 통해 드라마 전반을 장악하고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그 와중에 화제가 되는 것은 한예슬의 스타일과 외모다. 이 정도 주목을 받는 역할로서 활약하면 그가 갖게 되는 스타성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력하게 높아질 수 있다.

 

 

 

허나 문제는 <미녀의 탄생>의 시청률이다. 한예슬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듯 2회 때 시청률 10%를 돌파했지만 그것이 최고 시청률이었다. <미녀의 탄생>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드라마가 너무나도 쉽다는 것이다. 내용이 쉽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쉬운 내용이라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작품에 쏟아지는 찬사는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미녀의 탄생>의 전개방식이 지나치게 쉽다는 것이 문제다. 아무리 가벼운 드라마라도 개연성과 인과 관계는 갖추어야 시청자들이 납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그렇다 치고’ 봐야 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많다. 사금란(하재숙 분)이 성형수술을 하고 환골탈퇴하여 절세미녀가 되어 복수한다는 설정까지는 판타지의 범주이지만 그 복수의 과정은 시청자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그러나 <미녀의 탄생>의 복수는 아무 이유가 없이 그냥 전개되는 양상이 강하다. 너무 쉽게 한태희(주상욱 분)에게 매달려 환골탈퇴한 뒤 사라(한예슬 분)로 이름을 바꾼 사금란은 너무 쉽게 전 남편에게 접근하고 너무 쉽게 마음을 얻으며, 너무 쉽게 전남편의 집안에서 일을 하게 되고 너무 쉽게 자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아낸다. 그리고 너무 쉽게 한태희(주상욱 분)의 마음을 사로잡고 너무 쉽게 자신의 정체를 들킨다.

 

 

이 모든 과정이 엿듣거나 한가지 단서를 보거나 아니면 우연을 남발하여 일어나는 까닭에 시청자들은 긴장감을 느낄 여지가 없다. 결국 주상욱과 한예슬의 러브라인 정도는 관심이 가지만 이 드라마 전반적으로 강약조절에는 실패하게 된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한예슬의 외모 뿐이다.

 

 

 

한지혜는 독보적으로 주목받기 보다는 ‘그들 중 하나’가 되기를 선택했다. 한지혜는 올해 <태양은 가득히>로 굴욕적인 시청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런 그가 <전설의 마녀>에서는 홀로 책임을 질 필요는 없지만 성공적인 시청률 표로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한지혜에게 쏟아지는 관심 역시 그만큼 높을 수는 없다.

 

 

 

반면 한예슬은 오롯이 홀로 고군분투해야 하는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의 미모와 스타일은 빛을 발했지만 드라마는 수렁에 빠졌다. 그에 대한 책임 역시 한예슬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드라마의 실패에 대한 책임감 역시 짊어져야 할 한예슬의 어깨가 가벼울 수는 없다.

 

 

 

한지혜와 한예슬은 이렇게 상반된 전략으로 주말극장을 찾았다.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웃는 것은 드라마가 성공했지만 자신의 이미지 쇄신은 이룰 수 없었던 한지혜일 것인가, 아니면 주목은 받았지만 드라마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할 한예슬일 것인가. 그들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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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의 컴백은 성공적이었을까. <미녀의 탄생>시청률이 2회만에 10%를 넘긴데 이어 3, 4회 연속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경쟁작 <전설의 마녀>가 20%를 돌파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라 할 수 있다.

 

 

 

<미녀의 탄생>은 한예슬의 삼 년만의 복귀작으로 처음부터 주목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한예슬은 성형수술로 외모를 바꾼 후, 남편에게 복수하는 역할을 맡아 캐릭터적인 요소에 집중했다. <미녀의 탄생>은 드라마 전반적으로 코믹스럽고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한예슬과 주상욱의 과장된 연기에 설득력을 부과시키려 한다. 한예슬의 미모는 넋을 놓고 보게 될 만큼 아름답고 주상욱의 연기역시 호연이다. 그러나 <미녀의 탄생>은 근본적인 이야기에서 구멍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일단 드라마 전개 과정이 너무 쉽다. ‘드라마니까’라는 말로 이해를 받는 부분역시 드라마 안에서 개연성을 가질 때 만이 유효하다. 한예슬이 성형수술을 받고 미녀가 되는 것은 판타지로서 이해 받을 수 있지만 한예슬의 복수과정은 도저히 납득이 힘들다. 애초에 금사란(하재숙 분)이 남편에게 배신을 당하는 과정에 감정이입을 하기란 어렵다. 배신을 당하는 과정은 뻔한 몸 마음 다바쳐 충성했더니 성공해 바람난 남편 스토리고 그 안에서 금사란은 전형적인 피해자다. 그 전형성에 설득력을 얹으려면 드라마 안에서 금사란이 느끼는 감정을 좀더 세밀하고 밀도있게 그려내야 했다. 그러나 금사란의 억울함은 엄청난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단순히 얄미운 시누이와 시어머니, 바람난 남편의 구도로만은 한계가 있다. 그 안에서 금사란의 억울함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려면 금사란의 이야기에 좀 더 힘을 실어주어야 했다. 그러나 금사란은 꼭 복수를 감행해야 할만큼 감정적인 동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성형수술을 받고 예뻐지는 과정역시 이해는 되지만 완전히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해가되는 수준을 넘어 시청자들의 감정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나중에야 금사란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추가되지만 그것 역시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는 것이 결정적 문제다.

 

 

 

게다가 한태희(주상욱 분)은 그런 금사란을 너무 쉽게 도와준다. 전신성형은 물론 숙식제공까지 해주는 것에 타당성이 부족하다. 아무리 교채연(왕지혜 분)을 사랑하는 설정이 있다 하더라도 갑자기 ‘성형수술을 시켜달라’고 찾아온 여자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일에 대한 행동에 설명이 부족한 것이다. 차라리 한태희가 금사란에게 먼저 접근해 인생을 바꿔주겠다고 설득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그가 금사란을 도와줘야만 하는 이유를 앞으로 전개시킬 여지가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은 단지 갑자기 도와달라고 찾아온 금사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연’에만 기댄 이야기 전개는 흥미를 떨어뜨린다.

 

 

 

그런 이야기의 구조를 해결하려면 코믹을 확실히 잡는 것이 답이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과장된 연기에도 불구하고 <미녀의 탄생>은 웃음 폭탄을 터뜨릴 만큼 코믹스럽지 못하다. 뚱녀에서 미녀로 변한 주인공의 행동은 전형적이고 복수라는 주제는 코믹스럽기 보다는 무겁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복수의 과정마저 어설프다. 사라(한예슬 분)가 전남편인 이강준(정겨운 분)을 유혹하는 과정은 단순하다 못해 너무 직접적이다. 이강준은 너무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사라는 너무 쉽게 그 가족들의 집에서 일하게 된다. 방송국의 대표이사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강준은 사라에 대한 의심 한 점 하지 않는 것이다. 컴퓨터로 바이러스를 보낸다든지 하는 식의 일차원적인 복수는 실소마저 머금게 한다.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니 복수의 과정도 흥미롭지 못하다. 그것은 이야기가 너무 쉽게 전개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이는 곧 공감대 형성의 실패라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코믹 드라마라 해도 이야기 구조의 개연성은 갖춰야 한다. 그 개연성이란 드라마 설정이 현실적이냐 그렇지 않냐가 아니라, 인물들의 행동에 그만큼의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인물들이 캐릭터가 정해지면 그 캐릭터가 하는 행동 역시 그 캐릭터에 맞추어 일관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캐릭터 자체가 흔들릴 때 <미녀의 탄생>처럼 캐릭터로 승부하는 드라마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게 되어있다.

 

 

 

한예슬의 복귀는 안타깝지만 아직 성공이라 부를 수 없다. 과연 경쟁작이 승승장구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예슬이 다시금 비상할 수 있을까. 그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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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슬은 3년 만에 복구한 드라마 <미녀의 탄생> 속에서 살을 빼고 성형수술을 한 뒤 미녀가 되어 전 남편에게 복수하는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 뚱녀 역할은 한예슬과는 다른 연기자가 했지만 뚱녀의 내면과 미녀의 외면을 표현해 내야 하는 것은 온전히 한예슬의 몫이다.

 

 

 

사실 <미녀의 탄생>은 구멍이 많은 작품이다. 사건은 갑작스럽게 벌어지고 우연은 남발되며 인물들은 너무 쉽게 한예슬의 조력자가 되거나 판에 박힌 대사와 설정으로 뻔한 갈등을 유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회만에 두자릿수를 돌파하며 앞으로의 성적에도 기대감을 불어넣게 했다.

 

 

 

 

 

한예슬의 미모는 찬탄을 불러일으킬만큼 완벽했고 다소 부족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평을 받았다. 이는 한예슬이 자신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한예슬이 연기하는 '사라'는 성형수술로 새 인생을 찾았지만 내면은 여전히 뚱보에 머물러 있는 인물이다. 사실상 이 역할은 연기력 보다는 캐릭터에 방점이 찍힌다. 한예슬의 출세작 <환상의 커플>에서도 한예슬은 연기력 보다는 캐릭터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까칠하고 도도한 상속녀 역할을 맡아 연기력보다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미녀의 탄생>역시 한예슬은 연기력 보다는 캐릭터에 의존한다. 최고의 미모를 가졌지만 내면은 여전히 뚱녀인 캐릭터는 한예슬의 얼굴과 몸매로 일단 설득력을 가진다. 애교가 넘치는 한예슬의 목소리와 연기톤은 유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예슬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콜라겐을 주입해 목소리까지 성형했다'는 설명이 다소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미녀의 탄생>이 유치한 맛에 보는 드라마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이처럼 캐릭터가 부각되며 연기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스타성을 회복하는 한예슬의 전략은 일단은 성공적이다. 아쉬운 것은 <미녀의 탄생>이 엄청난 폭소를 유발할 만큼 유머감각이 뛰어나거나 뚱뚱한 여자의 삶에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탄탄하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을 연기자들의 연기로 극복해 보려 하지만 아직은 한 방을 날릴 만큼의 장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앞으로 드라마의 이야기의 전개에 결을 조금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수목드라마 <미스터 백>에서 <내 연애의 모든 것> 이후  컴백한 신하균도 70대 노인에서 갑자기 30대로 젊어지는 역할을 맡았다. 신하균도 한예슬처럼 겉은 젊은이지만 속은 노인인 캐릭터를 맡아 '변신'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미녀의 탄생>처럼 <미스터 백>이 이 '변신'을 활용하는 방식은 비슷하다. 겉모습이 변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찾은 인물들로 호기심을 자극한 후에 그들이 보이는 내면과 외면의 차이를 활용하여 웃음을 창출한다. <미녀의 탄생>보다는 <미스터 백>이 이런 포인트를 더 제대로 짚어냈다. 그 중심에는 신하균의 유려한 연기력이 바탕이 되었다.

 

 

 

신하균은 드라마 <브레인>으로 연기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인물이다. 진지한 연기 뿐 아니라 코믹연기에 있어서도 기대를 충족시키며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신하균에게 아쉬운 것이 바로 '흥행력'이었다. <브레인>으로 호평은 쏟아졌어도 호쾌하게 좋은 시청률은 얻지 못했고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참패를 하며 신하균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

 

 

 

 

그런 신하균이 택한 것이 바로 '캐릭터'의 발견이다. <미녀의 탄생>의 한예슬처럼 <미스터 백>도 신하균의 원맨쇼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주인공의 '변신'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놓여있고 그 변신으로 인해 표현되는 캐릭터의 다변성으로 타이틀롤은 더욱 부각되는 것이다. 진지하기보다는 코믹한 터치로 드라마가 전개 되어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에 키워드를 맞춘 점도 공통점이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허당인 캐릭터들은 완벽하기만한 캐릭터 보다 더 인간미를 갖추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논란을 딛고 컴백한 한예슬에게는 호감도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참패를 맛보았던 신하균에게는 흥행이 절실했다. 결국 미녀의 탄생은 두자리 시청률을 기록했고 <미스터 백>은 첫회에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내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앞으로 이 드라마의 흥행은 이들 컴백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드라마의 흥행세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이들에게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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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이 3년간의 공백을 깨고 컴백할 예정이다. 한예슬의 복귀작은 <미녀의 탄생>. 내용은 뚱뚱하고 못생겼던 여인이 재벌남(주상욱 분)의 도움으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서 인생역전을 하고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한예슬의 이미지에는 딱 맞는 선택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크게 동요되지 않고 있다. 한예슬의 복귀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지 못한 것이다. 한예슬은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 당시 무책임한 해외 도피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후, 무려 3년간이나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처음에는 자숙의 의미였겠지만 무려 3년간이나 복귀를 미룬 것은 한예슬 스스로 휴식기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년의 시간동안 한예슬이 공백기를 가지는 동안 한예슬은 점점 잊혀져 갔다. 더 이상 톱스타로서의 흥행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한예슬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스타가 되었다. 한예슬의 출세작은 바로 <환상의 커플>. 홍자매의 톡톡 튀는 대본과 망가지는 한예슬의 코믹 연기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고 한예슬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한예슬의 연기력이 뛰어나다거나 괄목할 수준의 발전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부잣집 출신에 버릇없는 화려한 이미지가 한예슬과는 잘 어울렸고 그런 상속녀에서 기억을 잃고도 당당하고 무례한 ‘나상실’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예슬의 모습은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미녀의 탄생>역시 한예슬의 화려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타이틀에서도 볼 수 있듯, 남자 주인공인 주상욱보다는 여주인공의 매력이 더 드라마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스토리다. 그러나 이번에도 한예슬의 이미지와 드라마의 재미가 잘 맞아 떨어질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수 있다.

 

 

이미 <미녀는 괴로워>가 비슷한 스토리로 이미 성공한 전력이 있는 만큼 스토리는 크게 신선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드라마의 호흡을 빠르게 전개시킨다면 승산은 있다. 허나 한예슬이 호평을 받을만큼 발전된 연기를 선보일 여지는 적다. 이번 역할 역시 한예슬의 예쁜 외모와 훌륭한 몸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캐스팅이다. 그의 연기보다는 이미지에 중점을 둔 캐스팅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일만한 장면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한예슬은 드라마의 성공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연기력으로 호평받기 힘들면 드라마의 파급력이라도 있어야 한예슬의 이름값이 다시금 대중에게 유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미지를 잃어버린 스타의 숙명이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지만 성공적인 복귀를 한 송윤아는 한예슬과는 다른 전략을 썼다. 송윤아는 숱한 루머와 추측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본인이 수차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대중들은 그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송윤아는 그동안 ‘1등 신붓감’ ‘지적인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결혼과 더불어 그런 이미지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6년만의 송윤아의 복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송윤아는 묵묵히 연기를 시작했다. 복귀작 <마마>의 첫회 시청률은 10%가 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송윤아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매회 눈물샘을 자극하는 스토리에 송윤아의 연기력이 더해지자 <마마>는 20%가까운 시청률로 성공작이 되었다.

 

 

 

송윤아의 연기력으로는 도저히 비난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송윤아는 시한부 인생의 절절한 사연과 모성의 표현은 성숙해진 송윤아의 내공을 엿보이게 했다. 송윤아는 한 순간에 비난의 대상에서 연기대상 후보로 그 위치를 탈바꿈 시켰다. 드라마의 성공과 함께 송윤아라는 배우에 대한 재평가 역시 이뤄낸 것이다. 여기에는 송윤아가 그간 가지고 온 ‘이미지’를 버리고 연기력으로 정면 승부한 대담함이 있었다. 배우로서 송윤아의 가치를 올리는 절호의 선택이었다. 적어도 드라마를 보는 동안은 그에 대한 루머가 떠오르지 않게 한 것 만으로도 송윤아의 복귀는 성공적이라 칭할만하다.

 

 

 

그러나 한예슬의 드라마는 <마마>와는 다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연기력 보다는 캐릭터가 중요하다. 물론 그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는 연기력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연기력 보다는 캐릭터가 부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캐릭터에 빚을 지고 있는 드라마에서는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높은 스타성을 각인 시키지 못하면 그 드라마를 이끈 주인공들이 빛을 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한예슬은 과연 복귀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 <미녀의 탄생>에서 한예슬이 재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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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이 과거를 회상하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모르긴 몰라도 이 한숨 한 번에 한예슬이 해야 할 고민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지금 한예슬은 간간히 광고에 모습을 드러낼 뿐, 존재감이 없다. 존재감이 없다는 것은 스타성이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동안 스타로 군림해 왔던 한예슬에게 더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라는 뜻이다.

 

 스타로 군림했던 한예슬이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처하게 되었을까. 대중이 원하지 않는 배우, 한예슬. 그가 스파이 명월 탈출 사건으로 파장을 일으킬 때, 이 일은 이미 예견되었을 것이다.

 

 

 

 스타의 몰락, 한순간이었다.

 

한예슬은 스파이 명월 파문 때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하며 이렇게 말했다. "드라마 제작 환경, 이래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드라마 환경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하고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한예슬이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그녀의 행동을 칭찬하기도 했다. 드라마 환경을 바꾸기위해 한예슬은 위험을 무릎쓴, 그런 투사처럼 묘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녕 한예슬이 그런 대단한 일을 하기 위해 제 한몸 희생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한예슬은 무릎팍 도사에서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혹은 조안나) 역을 맡고 싶어 PD와 작가에게 나상실 분장을 해서 보여주며 "나 이렇게 잘 할 수 있다"는 열정을 보였다고 말했다. 나중에 "예슬아 너랑 하게 됐어"라고 말하는 제작진의 모습을 묘사할 때 말할 수 없이 감동하는 표정을 지은 한예슬이 그런 드라마에 대한 열정을 버리고 갑작스럽게 노선을 변경한 이유가 드라마 제작 환경을 바꾸겠다는 의지와 일념하나였을까.

 

 

 설사 그렇다 해도 한예슬은 당시 회당 3000만원을 받는 톱스타였다.  그 당시에는 시트콤을 비롯, 드라마도 몇 편 찍은 한예슬이 드라마 제작환경을 몰랐을리 없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한예슬이 3000을 받던, 3억을 받던 잘못된 것은 잘못된 거고 그걸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다고.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왜 예전 한예슬은 그렇게 척박하고 고된 드라마 환경속에서도 감사하고 웃으며 뛰어다녔고 지금 한예슬은 갑자기 그런 문제를 화두에 올리는 것일까 하는 부분은 미심쩍기 그지없다.

 

 한국 드라마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 분명한 한예슬이 계약서를 쓰고, 도장을 찍는 단계에서 어떤 조건을 요구하지 않고 드라마가 시작되고 실패한 시점에서야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는 것은 어떤 의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스파이 명월이 설령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억지로 하게된 작품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예슬이 이 일을 터뜨린 시점이 더욱더  절묘했다. 마침 시청률은 밑바닥을 기었으며, 드라마는 중반을 넘으려 하고 있었던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을 모두 팽개치고 싶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정말 환경을 바꾸고 싶었다면

 설사 드라마 환경을 진정으로 바꾸고 싶었다면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일선에 나서 배우들과 힘을 모아 진행할 일이었다. 혼자서 촬영을 펑크내고 미국으로 도망치는 행동은 프로로서 절대 있을 수 없는 행동이다. 직장생활을 생각해 보라. 때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시키고 부당한 대우도 있다. 물론 그런 점들을 바로 잡아야 하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다른 나라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행동은 그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예를 들어 실력좋은 변호사가 사건을 맡을 때, 해보니 너무 힘들어 중간에 때려 치겠다고 한다면 그간의 수임료에 수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그것은 계약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녕 바꾸고 싶다면 힘을 모아야 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며 그 문제를 제기 했을 때 오는 피해도 고스란히 감당할 준비도 되어있어야 한다. 문제 해결에도 어떤 절차와 방식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법적인 해결을 위한 소송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힘을 모은 시위일 수도 있고 밑바닥에서 부터의 끊임없는 노력일 수도 있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 문제를 놔두고 도망치는 행동이 과연 투사의 행동이고 잘하는 행동인가. 그 문제를 만든 사람이나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걸까. 한예슬을 투사로 묘사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결국 한예슬이 떠났다고 드라마 환경이 변했는가. 한예슬이 한 행동의 무책임함은 결여된 채, 그를 무조건 칭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척박한 드라마 환경 만큼이나 한예슬의 태도는 실망스러웠다.

 

 

한예슬이 정녕 누군가를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면 출연 배우들과 스텝들 모두ㅡ 아니, 모두가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한예슬편을 들어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한예슬을 위해 나서지 않았다. 한예슬은 그녀 때문에 조명판을 들어주던 스태프도, 카메라를 돌리던 카메라 맨도 심지어 상대 배우들 까지 적으로 돌렸다. 주연 배우가 없었던 탓에 모든 사람이 일시 정지되어 한예슬 때문에 마냥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그들은 한예슬을 아예 교체 하려고까지 했다.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촬영중간 여배우가 교체되다니. 어쩔 수 없이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그들의 조바심이 느껴진 부분이었다.

 

 그 환경 속에서 회당 3000을 받는 한예슬보다 조명팀이, 촬영팀이, 섭외팀이 더 척박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을 품고 그들의 고충을 진정으로 이해 했다면 한예슬이 그럴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해 한 걸음 더 뛰고 한 차원 높은 단계에서 일을 진행시켜 나갔어야 했다. 그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인의 서툰 욕망 때문에 촬영장을 뛰쳐나간 철없는 아가씨가 투사가되고 열사가 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모두 알고 있었던 척박한 환경을 빌미로 삼은 것은 핑계처럼 들린 것이다.

 

 진정으로 드라마 환경이 이런 식이면 안된다는 문제제기로 한예슬이 촬영장을 떠났던 것이라면 그런 방법으로는 할일이 아니었다. 일단 스태프와 스텝들의 동의를 얻고, 그 다음에  적절한 행동에 옮겼어야 한다. 정식으로 KBS에 항의를 할 수도 있었다. 계약 단계에서 사전제작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예슬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예슬은 개인의 철없는 행동으로 한 일을 드라마 환경 탓으로 돌리는 우를 범했다. 차라리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을 일이었다."드라마 제작환경을 위해서였다"는 말은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몰랐을리 없는 한예슬이 할 말은 아니었는 것이다.

대중은 이제 한예슬을 원하지 않아

 

그러니 일부 대중들이 아무리 드라마 환경 때문에 자신을 희생한 한예슬이라 옹호를 해 주어도 수많은 대중들에게는 한예슬이 책임감 없는 배우로 비춰질 수 밖에 없었던 노릇이다. 이제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로 얻었던 그 호감도를 한순간에 잃어 버리고 대중의 무관심의 중심에 섰다.

 

 대중은 의외로 쉽게 잊는다. 한예슬이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사이, 그 공간은 수많은 다른 배우들이 빠르게 대체해 갔고 한예슬은 대중속에서도 이제 관심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한예슬은 수많은 cf도 한 두개로 줄었고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드라마 업계에서 한예슬의 행동이 아직도 완전히 용서 받지 못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더욱 문제인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대중이 한예슬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없어도 되는 배우. 그것이 한예슬이 극복해야 할 근본적인 이미지의 문제다.

 

 한예슬은 사실 환상의 커플 이후 마땅한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 사실 캐릭터가 운좋게 한예슬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졌을 뿐, 대단한 연기력이라 보기도 힘들다.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지만 그것이 한예슬이 가진 전부라면 대중들이 굳이 그녀를 봐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연기도 그저 그런데 책임감 마저 결핍된 배우를 누가 보고 싶어하겠는가.

 

 한예슬은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때다. 지금 그녀가 이 난관을 극복하는 길은 단 하나, 정말 한예슬만이 할 수 있는 걸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 뿐이다. 언제까지 책임감 없는 반짝 스타로 대중의 기억에 남을 것이 아니라 한예슬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대중에게 설득력 있는 연기를 해야 할 것이다.

 

 대중은 스타를 쉽게 잊기도 하지만 그만큼 과거도 빨리 잊는다. 정녕 한예슬이 필요한 배우라고 느껴질 때에야 비로소 한예슬은 박수 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회가 오거든 한 순간에 잡아야 한다. 설령 그 일이 한예슬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는 조연이라도 말이다. 한가지ㅡ이제까지 자신이 가졌던 마음가짐을 바꾸고 그 기회에 임하는 것은 아마 필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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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득이]의 기세가 여전히 대단하다.


개봉 5주차임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완득이]는 누적관객수 500만명을 바라보며 상반기 [써니] 못지 않은 깜짝 흥행영화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연을 맡은 유아인은 일약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르며 영화 관계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상황.


이에 비해 [티끌모아 로맨스]로 자신만만하게 스크린 도전장을 내밀었던 송중기는 누적관객이 채 40만명도 안 되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왜 유아인과 송중기, 이 두 청춘스타의 성적이 확연히 갈라진 것일까.


유아인과 송중기는 작년 한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여심을 녹이며 차세대 청춘스타로 급부상했다. KBS [연기대상]에서 이례적으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유아인과 송중기는 2011년 동시에 스크린 진출을 선언하며 충무로 공략에 나섰다. 유아인의 [완득이]와 송중기의 [티끌모아 로맨스]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결과가 재밌다. 유아인이 출연한 [완득이]는 개봉 첫 주부터 '재밌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스크린 수를 점점 늘려가며 박스오피스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이번 주 누적관객수 500만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규모의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11월 비수기에 이 정도 관객을 불러 모은것은 말 그대로 대박 중 대박이다. 영화 제작사 및 배급사는 물론이고, 주인공을 맡은 유아인이 싱글벙글한 이유다.


[완득이]의 깜짝 흥행은 유아인의 스타성 역시 제고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초 [완득이] 흥행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충무로 관계자들은 유아인을 2011년 최고의 발견이라고 치켜 세우고 있다. 젊은 남자 배우 기근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충무로 입장에서 흥행파워를 입증시킨 유아인은 쌍수 들고 반길만한 존재다. 벌써부터 '유아인 캐스팅'에 혈안이 되어 있는 영화 관계자들이 속출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비해 송중기의 [티끌모아 로맨스]는 그야말로 죽을 쑤고 있다. 유아인과 달리 TV 예능 등에 적극적으로 출연하며 영화 알리기에 주력했던 송중기였지만 성적표는 처참지경이다. 첫 주부터 관객들의 싸늘한 외면을 받기 시작하더니 100만은 커녕 50만 관객도 극장가에 불러 모으지 못하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36만명 정도로 40만 고지도 힘들 지경이다. 송중기로선 맥 빠지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송중기와 유아인의 '성적표'가 이렇게 극명히 갈라진걸까. 실상 스타파워로 따지자면 유아인보단 송중기가 훨씬 유리하다. [런닝맨] 같은 예능에도 고정 출연했을 뿐 아니라 영화 개봉시기에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세종 역할로 등장해 안방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세'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현재 송중기는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스타파워로는 지금의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영화 장르적 측면에서도 [완득이] 보다는 [티끌모아 로맨스]가 유리하다. [티클모아 로맨스]는 어찌되었든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며 만든 영화다(실제로 보면 그렇지도 않지만). 이에 비해 [완득이]는 휴먼 드라마다. 관객들이 휴먼 드라마보다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 보는 건 역대 영화 흥행성적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장르의 한계로 따지자면 오히려 [완득이]가 훨씬 불리한 입장이다.


결국 [완득이]와 [티끌모아 로맨스], 유아인과 송중기의 운명이 갈라진 이유는 스타파워와 장르의 차이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 외에 두가지 '변수'가 더 작용했기 때문에 성적표 역시 각기 다르게 받아든 것이다.


첫번째는 파트너. 유아인에게는 김윤석이 있었고, 송중기에게는 한예슬이 있었다. 이건 아주 큰 차이다. 김윤석은 명실공히 충무로 최고의 흥행메이커다. 송강호와 함께 연기와 흥행면에서 모두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온 인물이다. 이런 김윤석이 [완득이]에서 타이틀롤 유아인과 함께 투톱체제를 구축하며 영화 전반을 이끌어 나갔다. 유아인에게는 천군만마였던 셈이다.


이에 비해 송중기의 파트너 한예슬은 영화배우로서 여전히 함량미달이다. 연기력 논란은 둘째치고 지금껏 출연한 영화 중 히트작이 하나도 없다는 건 치명타다. 여기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파이 명월] 잠적 사건까지 터지면서 이미지 역시 바닥으로 추락했다. 관객들은 검증되지 않은 배우의 작품을 보러갈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 송중기로선 한예슬 버프를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홀로 고군분투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두번째는 작품 자체의 재미.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완득이]는 생각보다 훨씬 웃겼고, [티끌모아 로맨스]는 생각보다 훨씬 진지했다. 이걸 거꾸로 말하자면 [완득이]는 휴먼 드라마를 보러 온 관객들 뿐 아니라 코미디를 선호하는 관객들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던 반면, [티끌모아 로맨스]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러 온 관객들조차 제대로 만족시킬 수 없었단 이야기다.


사실 작품 자체로 놓고 보자면 [티끌모아 로맨스]도 그렇게 형편없는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 홍보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다. [티끌모아 로맨스]는 예고편부터 송중기와 한예슬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대대적으로 보여줬다. 이 영화를 보러 간 관객들 역시 두 배우의 상큼발랄 로맨스를 기대한 것이 사실이다. 허나 [티끌모아 로맨스]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88만원 세대의 힘겨운 삶이다. 가볍게 웃으려 갔다가 오히려 무거운 현실만 느끼고 돌아온 관객들에게 입소문을 기대하기는 힘든 법이다.


이에 비해 [완득이]는 소시민의 삶 속에서 절묘하게 포착되는 의외의 순수함과 유머러스함을 발견해낸다. 무거운 내용도 그리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뿐더러, 고난과 절망 보다는 희망과 기대를 역설한다. 휴먼 드라마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대단한 '오락성'을 영화 전반 내내 유지한 셈이다. 이러니 별 기대 안했던 관객들이 예상 외로 '빵빵 터지는 코미디'에 포복절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완득이]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결국 이 두 가지 차이는 야심차게 스크린 도전장을 내밀었던 송중기와 유아인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갈라버렸다. 송중기는 충무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쪽박'을 쓴 반면, 유아인은 김윤석의 도움을 받아 '대박배우'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다음이다. 송중기는 최근 [뿌리깊은 나무]에서 성숙하고 세련된 연기로 외모 뿐 아니라 연기력도 출중한 배우임을 대중에게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첫 영화 주연작에서는 그리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성공 가능성만큼은 누구보다 최고라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티끌모아 로맨스]의 실패에도 충무로가 송중기를 눈여겨 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유아인은 [완득이]의 성공을 그대로 이어 받아 차기작에서 또 다시 준수한 성적을 거둬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사실 이번 영화의 성공은 김윤석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차후에 김윤석이 없는 영화에서 유아인이 독자적으로 얼마만큼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느냐는 온전히 그의 몫이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아인과 송중기. 송중기와 유아인. 충무로와 여의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이 동시에 주목하고 있는 이 두명의 '청춘스타'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뛰어난 재능과 노력, 끈기의 황금비율을 갖추고 비상하고 있는 송중기와 유아인이 다음 번에는 '더' 좋은 작품을 만나 자신들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기를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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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이 귀국했다.


이로써 한 주간 연예가를 떠들썩하게 달궜던 '한예슬 촬영거부 사건'은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곧장 KBS로 향한 한예슬은 불화설로 갈등을 빚은 황인혁 PD와 화해하는 한편, 조속히 촬영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항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예슬 옹호론'에는 절대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게 된다. 아무리 양보해도 그녀를 용서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세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예슬이 살인적인 스케줄에 심신이 지쳤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여배우로서 감당하기 힘든 촬영 스케줄을 소화해 내면서 연예 생활에 회의를 가졌을수도 있고, 제작진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여기에 쪽대본, 생방 촬영과 같은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는 한예슬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청률까지 안 좋았으니 한예슬로선 사면초가의 상황이었을터다.


그러나 작금의 '촬영거부 사태'를 일으키며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옹호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건 한 드라마를 책임 진 주연배우로서 도저히 할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거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프로란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맡은 일을 해내는 것" 이라는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녀 스스로 말한 것처럼 상황이 힘들다고 해서 그 상황을 도망치듯 피해가는 것은 절대적으로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다. 촬영 거부로 해결될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촬영 거부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다가 다른 배우와 스탭들에게도 누를 끼쳤기 때문이다. 이유가 아무리 그럴싸해도 방법이 옳지 못하면 그 명분은 퇴색되고 만다. 이는 한예슬이 저지른 실책 중의 실책이다.


일부에선 한예슬을 노동자와 비교하곤 하는데 이는 다소 잘못된 비교다. 한예슬만큼 한 달에 2억 넘게 버는 노동자는 우리나라에서 1%도 안 될 뿐더러, 노동자는 상황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출근을 거부하며 버티지는 않는다. 출근을 무단으로 하지 않는 그 순간 회사에서 '쫓겨나는'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녀를 마치 부당한 노동에 항거한 노동자처럼 떠받드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그녀가 촬영장을 떠난 그 순간부터 그녀는 어떤 식으로든 변명치 못할 잘못을 저지른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녀가 촬영거부를 한데 이어 미국으로 '출국'한 것 또한 이해 못 할 부분이다. 한예슬이 말 한 것처럼 "불합리한 촬영 현장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싶었다"면 그런 식으로 미국에 도망가듯 출국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 기자회견을 하든, 공식성명을 내든 당당하게 배우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차라리 납득 가능한 행동이었을터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비겁하게 도망쳤다.


LA 공항에 도착하면서 한예슬은 [한밤의 TV 연예] 기자에게 "모든 것을 내려놨다. 다 포기했다."며 자포자기식 발언을 했다. 그러다가 하루 뒤, 소송 이야기가 나오고 어머니의 설득이 이어지자 "한국으로 돌아가 되는대로 빨리 복귀하겠다" 며 말을 번복했다. 그녀가 보인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는 한예슬이 내놓은 '드라마 방송환경 개선'에 대한 의미를 완전히 퇴색시켰다. 미국 출국이 생각이 있어 옮긴 행동이 아니라 즉흥적이고 감성적 판단에서 이뤄진 행동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세 번째, 그녀는 입국하면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옳은 일을 했던 것이라 믿고 싶다. 먼 훗날 내 행동을 이해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제 아무리 당당하다 하더라도 큰 파문을 일으킨 연예인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으로 시청자와의 방송 약속까지 저버린 당사자로서 이건 너무 뻔뻔한 모습이다.


억울하고 답답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그녀가 보여야 했던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또한 하지 않았다. 스스로 퇴색시킨 명분을 구차하게 끄집어 내 "당당하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 후, 다소 논란이 될 여지가 보였는지 "사과하는 법을 잘 몰랐다. 공황에선 당황해서 그랬다" 등으로 어물쩍 수습하려는 태도는 더더욱 기가 막힌 노릇이다. 이건 스타로서 대중에게 갖출 예의가 아니다.


한예슬을 '옹호'하는 의견이 무조건 틀리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한예슬의 말처럼 우리 나라 방송 드라마의 병폐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시급한 문제다. 많은 배우들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고통받고 있고, 그 고통 속에서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한예슬로 인해 한국 드라마 환경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된 것은 분명 뜻 깊은 한 걸음이다.


그러나 그 '명분' 자체만을 옹호해야지 그것으로 한예슬의 행동 전반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옹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녀는 배우로서 큰 잘못을 저질렀다.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며, 비겁하게 도망쳤다. 스스로 내세운 명분을 퇴색시키는 갈지자 행보를 보였으며, 대중에게 사과하지 않고 스스로를 피해자라 규정지었다. 실상 그녀는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이자 최대 가해자였다.


이제 한예슬은 연예인으로서, 배우로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서게 됐다. 그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마나 성숙하게 변할 수 있을까. 과연 그녀는 진짜 '프로'다운 모습으로 대중을 마주할 수 있을까. [스파이 명월]로 복귀한 그녀가 끝까지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는 과정 속에서 여배우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대중은 여전히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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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명월] 사건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으로 출국했던 한예슬이 '귀국 후 복귀'를 선언하며 [스파이 명월]에 재합류 할 것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촬영 거부 사태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종결될 듯 하지만, 한예슬이 입은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주인공으로서 무책임하게 촬영현장을 이탈하는 등 돌발행동을 일삼음으로써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작금의 한예슬을 보노라니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태희가 떠오른다. 비슷하게 시작했지만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여배우. 한예슬과 김태희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한예슬과 김태희는 비슷한 면이 참 많은 배우들이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나이 또래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녀들은 나름의 작품 활동을 펼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한예슬과 김태희는 '광고시장' 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엄청난 몸값에도 불구하고 대여섯개가 넘는 CF에 등장했던 그녀들은 출연하는 광고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CF 모델로서 명성을 쌓아나갔다.


그러나  CF, 화보, 패션 등을 통해 스타로서 그녀들이 누리는 빛나는 영광 뒤엔 언제나 '발연기' 라는 꼬릿표가 지겹게 따라 붙었다. 김태희와 한예슬은 데뷔 이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갔지만 배우로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예쁜 얼굴,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작품마다 혹평을 들었고,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낙제점을 받았다. 김태희에게도, 한예슬에게도 이는 크나큰 악재였다.
 

 


이 악재를 먼저 털고 일어난 것은 의외로 한예슬이었다. 한예슬은 홍자매의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 역할을 개성있게 소화해내며 로맨틱 코미디의 히로인으로 급부상했다. 연기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캐릭터 소화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그녀는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 한편, 자유분방하고 당돌한 이미지를 확보하며 동년배 여배우들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한예슬은 '나상실' 캐릭터 하나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할 만큼 [환상의 커플]은 '스타 한예슬'과 '배우 한예슬'을 동시에 완성시켜 준 절묘한 선택이었다.


이에 반해 김태희는 끊임없이 깨지고 넘어졌다. 한예슬이 2006년 [환상의 커플]로 대중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을 때조차 그녀는 배우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정우성과 주연했던 [중천], 설경구와 함께 한 [싸움]이 모두 흥행에 실패한데다가 2004년 야심차게 도전했던 드라마 [구미호 외전][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가 모두 경쟁작에 패배하며 '흥행부도수표'로 낙인 찍힌 것이다. 게다가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연기력 논란은 '당대 최고 스타'라 불리던 김태희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인생사 한 치 앞도 예상하지 못한다고 했던가. 이렇게 '한예슬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만 같았던 한예슬과 김태희의 대결은 최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예슬이 [환상의 커플] 이래 [용의주도 미스신][타짜][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에서 변변치 못한 성적을 거둔 반면, 김태희는 [아이리스][마이 프린세스]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6년 이 후, 배우로서 한예슬과 김태희가 받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의 성공 이 후, 부족한 연기력을 독특한 이미지와 캐릭터로 보완하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용의주도 미스신]은 "전형적인 한예슬표 연기"라는 혹평을 들으며 흥행에 실패했고 나름의 변신을 시도했던 [타짜]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부족한 연기력이 캐릭터를 망친다" 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발성이나 발음 등 연기자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것조차 체크하지 않은 듯한 그녀의 연기는 여전히 [환상의 커플] '나상실'에 머물러 있었고, 이는 도리어 그녀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됐다. 한 마디로 배우로서 진일보하지 못하고 줄창 제자리 걸음만 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벌어진 [스파이 명월] 촬영 중단 사건은 여배우로서 한예슬이 가지고 있는 기본 자질을 의심케 했다. 한 마디로 지금의 한예슬은 연기력, 흥행력, 책임감 모두에서 치명적 결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방황하는 한예슬에 비해 김태희는 '정공법'을 택했다. 부족한 연기력을 보완하는 한편, 크나큰 단점이었던 흥행파워를 제고함으로써 연기자로서 발돋움에 성공한 것이다. 그 기폭제가 된 것이 바로 이병헌과 출연한 [아이리스] 였다. [아이리스]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액션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녀는 "연기력이 많이 나아졌다" 는 호의적인 평가를 받으며 배우로서 처음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놀랍게도 김태희는 대중에게 치이고, 관객에게 외면받고, 자신에게 실망하면서 대중이 본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스스로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작품과 캐릭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캐치해 냈다. 2011년 작 [마이 프린세스]는 그 깨달음의 과정 속에서 배우 김태희가 어깨에 힘 쫙빼고 내딛은 의미있는 첫 걸음이었고, 과정과 결과 역시 나쁘지만은 않았다. 이건 아주 고무적인 소식이다. 완벽한 연기라고 할 순 없지만 연기자로서 가지고 있는 드넓은 가능성을 발견케 한 셈이다.


그녀와 [흥부네 박 터졌네][마이 프린세스] 등을 함께 한 원로배우 이순재는 김태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에 [마이 프린세스]를 하면서 만나보니 김태희가 전력투구를 다 하고 있더라. 그 추운 날씨에도 칭얼거리는 법도 없고 현장에서 푼수 노릇을 하면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자기 목적과 의지를 찾은 모양이다." 한 마디로 여배우로서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이 빛을 발하고 있단 이야기다. 여기에 이순재는 이렇게 덧붙인다. "김태희는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이 아주 충만한 아이다."


한예슬과 김태희의 '운명'이 갈라진 결정적 차이는 바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느냐" 에 있었다. [환상의 커플]의 성공 이래 별다른 고민 없이 제자리 걸음을 반복했던 한예슬과 달리 김태희는 깨지든, 혼나든 두려워하지 않고 작품에 달려드는 악바리 근성을 보여줬다. 김태희의 작품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견고한 측면을 자랑하는 것은 바로 연기자로서 인정받고자 하는 그녀의 소신과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고 힘들단 이유로 결국 촬영 거부를 하며 미국으로 도망갔던 한예슬과 추운 날씨에도 고생하는 스탭들을 위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자처한 김태희. 이 두 여배우가 보여준 최근의 모습은 이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하고, 어떤 태도로 시청자들을 대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예슬은 초심과 열정 모두를 잃은 반면, 김태희는 초심과 열정을 끝까지 견지한데서 그녀들의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2007년, [환상의 커플]을 막 끝내고 [용의주도 미스신]을 시작할 당시 <씨네 21>에서 한예슬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하기 위해 작가와 감독을 매일 찾아가 연기하게 해달라고 매달렸다던 그 때의 한예슬. 지금의 한예슬이 그 당시 인터뷰 내용을 되새겨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랄 뿐이다.


-성격이 느긋해서 영화가 더 잘 맞지 않나.
=그런 건 또 없다.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점은 없다. 직업이라고 생각하니까. 프로답게 일하고 싶으니까.


-프로답게 일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맡은 역할을 책임감있게 해내는 거다.


-외부사정으로 그런 게 안 될 때도 있지 않나.
=그건 프로가 아니다.


-항상 그렇게 프로로 보이려 하나.
=어떻게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다. 나에게 진짜 프로란 자기가 감당 못하는 일을 괜히 욕심내서 선택하지는 않는 사람이다. 모든 문제는 자기 그릇보다 큰일을 하다가 망치면서 시작된다. 나는 내가 딱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사실 옛날부터 잘 못하는 건 하기 싫어했다. 자존심이 세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도 내가 부족하면 그냥 숨고만 싶다. 사실 이건 프로정신이라기보다는 진짜 자존심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다. 사람이 좀 그냥 둥글둥글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지. (웃음) 나는 못하는 건 아예 안 하거나 잘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만다. 그러나 일단 선택하면 엎질러진 물이니까 피하지 않는다. 죽기살기로 어떻게든 잘하고 싶은 거지.


-2007년, <씨네 21> 한예슬 인터뷰
"꼬라지 나상실의 용의주도한 변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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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 명월] 사태가 제 2라운드를 맞이했다.


한예슬이 미국으로 도피한데 이어, 한예슬 어머니가 사태 수습을 위해 귀국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16일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해결책이 나올 것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


KBS
측이 여배우 교체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한예슬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사태 해결의 핵심이다
.


그런데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나 홀로이미지 관리에 열을 올리는 배우가 있다. 바로 [스파이 명월]의 남자 주인공 에릭이다
.


사실 한예슬 촬영거부 사건이 터지기 전만해도 [스파이 명월]은 에릭 때문에 구설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에릭이 이른바 법정스님 비하 발언을 함으로써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트위터로 종교에 대해 설전을 하던 중 나온 이 비하 발언으로 에릭은 공인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백번 양보해도 에릭의 법정스님 발언은 대중에게 용납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여론의 집중 포화가 거세지자 에릭은 결국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사과문의 내용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에릭은 공인으로서 경솔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 드린다면서도, “혼날 땐 혼나고 틀렸다 싶음 반성하더라도 아직은 전체 글의 오고 감과 맥락으로 봤을 때 죄송할 필요는 있어 죄송하다 했지만 반성할 때는 아닌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말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


반성할 마음이 없다는 에릭의 발언에 흥분한 일부 네티즌은 에릭의 [스파이 명월] 하차 운동을 벌이는 한편,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모션을 취했다. 이 사건 하나로 에릭은 드라마 흥행실패와 이미지 추락이라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사건이 자칫 확대된다면 종교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큰 일이기에 에릭으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다
.


그런데 이 즈음하여 사건이 하나 터졌다. 바로 한예슬 촬영거부 사건이다. 배우 한예슬이 연출 PD와 불화 끝에 촬영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스파이 명월] 내부의 불화 문제가 처음 대중에게 알려진 것이다. 연예계의 모든 이목은 한예슬에게 집중됐고 에릭은 종교발언 논란을 유야무야 넘길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됐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한 것일까. ‘촬영거부 사건을 대하는 에릭 측의 움직임이 다소 황당하게 전개되고 있다. 종교 발언 논란을 유야무야 넘긴 것으로도 모자라 이 사건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작전이 너무 눈에 훤히 보여 뻔뻔스럽게느껴지는데 있다
.


한예슬의 촬영거부 사건이 화제가 된 이튿날, 재밌는 기사 하나가 등장한다. 바로 에릭에 관한 기사였다. 에릭이 [스파이 명월] 현장에서 한예슬과 PD와의 갈등 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무진 노력했으며, 한예슬의 PD교체 요구에 도중에 연출이 바뀌면 드라마가 힘들어진다며 그녀를 극구 만류했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이어 에릭 측의 인터뷰 역시 언론에 대서특필 됐다. 에릭은 한예슬 씨가 하루빨리 복귀하길 바란다여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종영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 발언을 내놓았다. <스타뉴스>에서는 에릭이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태도로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물론 여기까진 이해할만 했다. [스파이 명월]의 남자 주인공으로서 이 정도 발언은 가능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한예슬 측의 입장 정리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에릭 측의 공식 발언이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성실한 촬영’ ‘책임 완수’ ‘종영 때까지 노력을 강조하는 에릭 측의 스탠스는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 느껴졌다
.


그런데 욕심이 지나쳤던 탓일까. 16일 오전, 아주 황당한 기사가 각종 포털 메인을 장식했다. 바로 스파이 스태프, 최선 다해준 에릭에게 감사 문자 공개라는 기사였다. 이 문자는 한예슬 사건 이 후에 드라마 스태프들이 에릭에게 보낸 문제를 캡쳐한 것으로 에릭의 성실한 태도와 책임감을 극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문제는 이 문자 내용을 스태프가 아니라 에릭 측이 직접공개했다는데 있다. 스마트폰 문자는 왼쪽이 타인, 오른쪽이 본인의 말풍선으로 이뤄져 있는데 신문기사에 난 캡쳐를 보면 이 폰의 주인이 바로 에릭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즉, 에릭이 자신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칭찬한 스태프들의 문자를 스스로 공개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도대체 에릭은 왜 이런 행동을 한 것일까? 단순히 스태프들의 칭찬이 자랑스러워서?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싶어서? 아니다. 문자 공개를 통해 책임감 없는한예슬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성실한 에릭, 책임감 있는 에릭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덧 씌우려는 전략이다.
한 마디로 한예슬 사태를 계기로 이미지의 극적 반전을 이뤄내려는 속셈인 것이다.


한예슬 사건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와중에 남자주인공인 에릭이 자신을 칭찬하는 스태프들의 문자를 직접 공개하며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다소 비겁해 보인다. 사건이 어떻게 되든 대중의 동정표를 얻어 차후 이미지 회복에 나서겠다는 전략은 남자 주인공으로서 할만한 행동이 아니다. 스스로 책임감성실함을 그토록 강조했던 에릭과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란 이야기다
.


이미지 관리도 좋고, 이미지 회복도 좋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봐가면서 마켓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지금 에릭이 취해야 할 행동은 스태프 문자나 공개하며 대중의 관심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 주인공으로서 최선을 다해 사태 수습에 매진하는 것이다. 선후를 봐가며 행동해야지 이런 식으로 너는 죽어도 나만 살면 된다식 이미지 관리는 불편하고 씁쓸하다.


어찌되었든 에릭은 이번 문자 공개를 통해 또 한번의 자충수를 두게 되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야말로 그에게 딱 어울리는 고언이 아닐까. ‘성실하고 책임감강하다는 그가 제발 대중을 진심으로 대하는 성숙한 인격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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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파이 명월]이 파행 일로를 걷고 있다.


여주인공을 맡은 한예슬이 스케줄 조정 문제를 들어 촬영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생방송 수준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는 [스파이 명월] 제작진 입장에선 애가 타고, 속이 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단으로 촬영장을 이탈한 한예슬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니 생각나는 배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고현정이다.


한예슬이 [스파이 명월] 거부에 나선 대외적 명분은 "생방송 수준으로 드라마를 찍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 이다. 물론 대의명분은 나쁘지 않다. 한국 드라마의 생방 관행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반드시 없어져야 할 악폐습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예슬이 이런 식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다. 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행할 행동치곤 너무 책임감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배우가 드라마에 참여한다는 것은, 특히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것은 그에 걸맞는 책임 의식과 프로 의식을 요구받는 일이다. 게다가 회당 몇 천씩 하는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받는 톱 배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떤 식으로든 촬영에는 참여해야 되며, 불만사항이 있더라도 이렇게 대외적으로 갈등사항을 대중에게 노출하는 건 더더욱 지양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한예슬이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주연배우로서 직무유기다.

 


드라마는 한예슬 하나만이 만드는 드라마가 아니다. 남자 주인공도 있고 중견 조연배우들도 있다. 게다가 수백의 제작진 역시 드라마 하나를 촬영하는데 모든 공력을 쏟아붓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예슬이 스케줄 조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촬영에는 참석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한예슬만큼이나 많은 제작진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쪼개가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드라마 촬영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찍는 스탭들은 한예슬보다 훨씬 못한 대우를 받는다. 3D 업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노력에 비해 댓가는 형편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한다. 그들이라고 처우에 불만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라고 스케줄 조정해가며 주 5일 촬영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한다. 왜? 그것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믿으니까. 적어도 주연배우라면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스탭들과 이런 사명감 정도는 공유해 줘야 정상 아닌가?


한예슬의 '촬영거부' 사건을 보노라니 고현정이 떠오른다. 사실 고현정 역시 [대물]에 출연할 때 '촬영거부' 해프닝을 벌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현정은 한예슬과 같이 스케줄 조정 같은 개인적 이유가 아니었다. 고현정은 당시 [대물]의 연출자와 작가가 교체된 것에 반발해 그 이유와 작품 방향성을 듣기 위해 촬영을 거부한 것이었고, 설명을 듣고서는 바로 촬영에 복귀했다. 한 마디로 주연배우로서 '작품'의 질과 방향에 대해 생산적인 의견 교환을 위해 촬영을 거부한 것이다.


또한 그녀는 촬영을 거부했다고 해서 촬영장에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제작사 대표, 연출자, 작가, 배우들과 만나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며 작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고현정은 다소 혼란에 빠진 [대물] 스탭들을 일일이 챙길 줄 알았고, 드라마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전 제작진과 '공동'으로 창조하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 후, 고현정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드라마는 전 스탭들이 하나의 꽃을 피워가는 과정" 이라고 토로했다.


이게 바로 주연배우가 지녀야 할 진정한 '프로의식'이고 참된 자세다. 이 정도 명분은 있어야 촬영거부가 빛을 내는 것이고, 이 정도 사명감은 있어야 배우로서 꼿꼿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예슬의 촬영거부는 명분도 시원찮고, 방법도 틀려먹었다. 한 마디로 얻은 것은 하나 없이 잃기만 한 최악의 수가 되었다. 수습할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악수 중 악수란 이야기다.


드라마 내부적으로 불만 없는 배우는 없다. 한예슬처럼 쪽대본에 생방 촬영으로 힘들어하는 배우들은 널리고 널렸지만 한예슬처럼 이토록 유치하게, 이토록 치졸하게, 이토록 그릇된 방법으로 그 상황을 회피하는 배우는 없었다. [개인의 취향] 시절 손예진은 방송사 파업에 쪽대본, 생방 촬영으로 고통 받았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루루공주] 김정은 역시 작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보였음에도 "내가 선택한 작품이니까 끝까지 간다" 며 촬영에 끝까지 임했다. 이게 바로 프로가 보여줄 참모습이다.


한예슬에게 "대선배인 고현정도 참았고, 김정은도 참았으니까 너도 그냥 참아라!"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릇된 것을 고치고자 하는 행동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스케줄 조정 문제 등과 같은 갈등은 충분한 대화와 토론, 그리고 발전적인 작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으로써 풀어나가야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 싫으니 안 나간다"는 건 누가 뭐래도 잘못된 방법이다. [기적의 오디션]에 나오는 아마추어들도 하지 않을 행동을 톱스타 한예슬이 한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한예슬이 [스파이 명월]에 출연하며 받는 회당 출연료가 2500만원에서 300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일주일에 6000만원이고, 한 달이면 무려 2억 4천만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 정도 대우와 돈을 받는 배우라면 무릇 작품을 어떤 식으로든 '끌고 가겠다'는 의지만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의지조차 없는 배우라면 주연은 둘째치고 작품 자체를 맡겨서는 안 된다. 그 한 사람 때문에 수 백의 스탭들이 고통 받고 있다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중견배우 이순재는 "난 촬영장에서 특별대우 안 바란다. 중견배우라고 새벽 촬영 빼달라고 그러지도 않는다. 그냥 스탭들이 짜주는 시간에 나와서 촬영한다. 새벽이든, 밤에든간에. 배우가 떼 쓰기 시작하면 스탭들이 지친다. 배우가 아무리 잘해도 스탭들이 지치면 드라마는 잘 안 된다. 스탭들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하고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진짜 배우다" 라는 자신의 소견을 밝힌 바 있다. 지금 한예슬에게 들려주고 싶은 고언 중의 고언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한예슬은 하루라도 빨리 촬영장에 복귀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해야만 한다. 주연배우라는 자리는 아무나 얻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걸맞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을 때에만 그 자리는 빛날 수 있다. 과연 지금의 한예슬은 한 드라마의 주연배우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그 정답은 그녀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발, 더 이상 그녀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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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의 인기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경희의 극본에 고수의 컴백작으로 알려진 이 드라마에서 새로운 매력을 선 보이는 것은 역시 한예슬이다.


아직 부족한 면도 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많이 적응해 가고 있다.


이 쯤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아이리스]로 한예슬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김태희다.




한예슬을 스타덤에 올려 놓은 드라마는 누가 뭐래도 [환상의 커플]이다. [환상의 커플]에서 한예슬은 다소 싸가지 없고, 생각없는 스타일의 캐릭터를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이 후, 한예슬을 정의하는 단어는 화려함과 사치, 그리고 당돌함과 자유분방함으로 일관되었고 한예슬의 작품 활동도 이 맥락과 함께 하는 측면이 컸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에서의 한예슬은 확연히 다르다. 확실히 '청순미' 를 가미했다. 뭇 대중이 기대하고 있는 한예슬의 이미지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많은 대중을 포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여성성을 가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말 그대로 순정적인 여성성을 자신의 이미지에 투영시킴으로써 기존 자신을 정의하고 있는 틀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기존 한예슬의 이미지가 '젊고 예쁘지만 다소 철없는' 캐릭터였다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를 거치며 한예슬은 자신의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한편 남녀노소 모두가 부담없이 수용할 수 있는 이미지로의 변환을 시도하고 있다. 즉, 그녀는 독자적인 자기 이미지를 다소 순화시키는 동시에 대중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여성성' 에 자신을 순응하고 맞춰가는 것으로 배우 한예슬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김희선이 드라마 밖에서 사치 지향적이고 말괄량이 같은 모습으로 일관하는 대신 작품 속에서는 철저히 여성적이고 순정만화 속 여주인공의 청순함을 표현함으로써 이중적인 이미지 운영을 가능케 한 것처럼 한예슬도 기존의 이미지와 작품 속에서 만들어지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혼합시키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환상의 커플] 이후에 '한예슬' 이라는 이름의 틀을 깨부수지 못했던 그녀는 결국 대중이 그녀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순종적 여성성을 수용하는 전략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래서 한예슬은 참 영리한 배우다.




한예슬에 비한다면 김태희는 한예슬과는 정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여배우다. 그녀는 처음부터 기존 문화가 꿈꿔온 '여자 스타' 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절대로 '인간 김태희' 를 보여줘서는 안 되는 이중적인 소비 문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학벌 좋고, 얼굴 예쁜 여배우가 보여줘야 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적이고 아름다워야' 하는 이미지 그 자체였을 뿐이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기존의 사회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꿔오고 선호하는 여자스타의 이미지를 버린 적이 없다. 대개 '얼굴 예쁘고 학벌 좋은' 여자 스타에게 사람들이 바라는 얌전함과 조신함, 맑고 깨끗한 순수함, 때때로 발견할 수 있는 귀여움을 그녀는 절묘하게 포착해냈다. 한 마디로 정의해서 김태희의 이미지야말로 대중문화가 지향하는 여자스타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을 압축해 놓은 상태란 것이다.


그러나 스타 김태희의 질긴 스타성과 달리 배우 김태희는 수많은 비판과 난관에 부딪혀야만 했다. 대중적인 여성성을 수용하고자 했던 그녀는 끝끝내 트렌디 드라마의 그저 그런 캐릭터를 소화해 낼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 더불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면서 배우로서의 근간을 마련치 못했다. 스타로서의 자기 방어적 영역에 충실하다 보니 오히려 배우로서는 엄청난 결점을 가지게 되고 만 것이다.


결국 김태희의 선택은 여성성의 포기, 그리고 캐릭터의 변신이었다. 영화 [싸움]이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그녀는 트렌디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 대신에 다소 거칠고 강한 캐릭터를 자신의 이미지에 투영했다. 김태희가 노렸던 것은 대중이 기대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전복시킴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그것으로 배우로서의 재정립을 시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노력은 [아이리스]를 통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전략으로 수행되고 있다. 적어도 김태희는 과거 김희선이나 최지우가 그랬던 것처럼 트렌디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 캐릭터를 선택하는 대신 스타 김태희가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아주 강한 캐릭터성을 가진 작품을 주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예슬이 자신의 발랄한 이미지를 '순종적 여성성' 으로 커버하고자 한다면, 김태희는 자신의 순종적 여성성을 강하고 임팩트 있는 캐릭터로 커버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김태희와 한예슬은 이처럼 다른 작품 선택과 마켓팅 전략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새롭게 재정립하고 있다. 그녀들의 '도전' 이 끝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그녀들이 먼 훗날 좋은 스타로 또 좋은 배우로 오랜시간 대중의 곁에 함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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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를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 일까. 약간은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뉘앙스를 풍긴다. 여 주인공과 남 주인공의 사랑을 절박하게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이해 하겠지만 인물 구도가 [미사]와 상당히 유사한 구석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미사]만큼의 충격은 아니고 [고맙습니다]만큼의 따듯함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사랑을 받을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봐야겠다. 감성을 자극하는 러브라인에 약간은 침울한 분위기까지. 두 주인공의 앞날이 결코 탄탄대로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암시하면서도 달달한 장면을 연출해 내고 적절히 긴장감을 조율해 내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은 정말


 어쨌든 이 드라마가 상당히 감성적인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주인공, 고수와 한예슬이다.  그러나 고수의 인기는 수직상승하고 있는데 반해서 한예슬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항간에서는 미스캐스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한예슬의 어떤 점이 잘못된 것일까.


 고수는 '훈남', 한예슬은 '미스캐스팅'?


 이 드라마는 미스캐스팅 논란을 감소시킬만큼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예슬의 연기는 정착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예슬은 드라마 안에서 밝고 긍정적이며 따듯한 마음을 지녔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오빠를 떠나보낸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다. 한예슬이 그동안 연기한 섹시하거나  여우같거나 아니면 까칠한 역할과는 그 맥락을 달리 하는 역할인 것이다. 


 한예슬은 생각보다 연기력 논란이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한예슬이 대중들이 한예슬을 통해 보고있는 이미지를 활용한 역할들만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예슬은 외모적인 면에서 부터 다양한 역할을 맡기에는 약간 핸디캡이 있다. 일단 화려하거나 잔꾀를 부리는 역할에는  자연스럽게 투영이 되지만 그 이상의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약간은 날카롭고 화려하게 생긴 외모가 도움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한예슬은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연기력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한예슬이 거의 최초다 싶을 만큼 다른 이미지를 표현해 내야 하는 역이다.


 한예슬은 드라마 내에서 청초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한예슬은 사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있어서 결코 성공적이라 할 수가 없다. 지켜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감도 잠시,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도 한예슬의 연기는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일단 한예슬은 드라마 에서 너무나 섹시하다. 늘씬한 키와 날카로운 외모도 그러하지만 한예슬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목소리다. 애교가 많은 하이톤의 목소리는 물론 남자들에게 귀여운 매력을 어필할 수도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될수도 있지만 한예슬이 연기하고 있는 인물의 감성과는 조금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 조금은 순수한 느낌을 주어야 하는 부분에서도 한예슬의 연기는 어딘가 약간은 '꾸며진 듯한'느낌을 준다. 단지 인물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따듯하고 착해서가 아니라 어느정도 계산된 느낌이 드는 것은 한예슬이 역할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한예슬은 분명 매력적인 연기자이지만 이런 연기를 커버해 주기에는 너무나 이 역할과 동떨어진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예슬은 섹시하고 미워할 수 없는 여우같고 까칠하기도 했지만 지금 한예슬은 조금은 순수하지 못하다. 


 이번 기회는 한예슬의 이미지를 재 탄생 시킬 수도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분명 드라마의 매력이 한예슬에게 어느정도의 이미지 전환을 선사할 수도 있겠지만 한예슬에게 기대할 수 있는 연기의 스펙트럼의 확장은 아마도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일단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한예슬이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은 많이 남아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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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라는 배우는 사실상 완벽한 주연은 아니었다. 물론 '주연급'배우이기는 했지만 확실한 인상을 각인시킨 배우는 아니었다. [피아노]같은 드라마를 히트시키고도 주목받은 것은 고수보다는 조인성이고 김하늘이었다. 


  이제까지 고수는 온전한 '고수'의 작품이라 불릴 것이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고수의 매력에 대한 진정한 평가역시 그다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는 군대에 다녀왔고 나이를 먹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가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변해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제야 '고수'의 이름을 제대로 평가 받을 작품을 만나며 그의 눈은 더욱 깊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고수, 깊은 눈을 가진 배우가 되다. 


 고수의 군대 입대는 놀랄만큼 조용했다. 심지어 그가 군대에 간 것 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지경이었다. 요즘은 스타들의 군생활 사진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뿌려질 만큼 화제가 되고 있는 점을 생각해 보면 고수가 그동안 얼마나 '조용한' 배우였는가를 상기시킨다. 


 물론 조용한 배우는 조용한 배우대로의 장점이 있었다. 고수는 연기력으로 질타 받은적은 적어도 한 번도 없었고 특별히 안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는 경우도 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한 걸음을 더 내딛을 수 없었던 것도 역시 사실이었다.


 그는 언제나 조용히 제 몫을 해냈지만 '눈에띄는' 배우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는 '톱스타' 같은 단어들과는 약간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그가 군제대를 하면서도 언론은 입대때 보다 훨씬 조용했다. 고수라는 배우는 그가 군대에 간 2년이라는 세월동안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한 배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군 생활이후 첫 작품으로 [백야행]을 택했다. 작품속에서 그는 어떤 부분에서 손예진보다 훨씬 더 빛났다. 그가 연기한 평생 그림자로 살았던 어두운 캐릭터는 그의 이미지와도 딱  들어맞는 부분이 있었고 그의 안정감있는 목소리와 아직도 순진해 보이는 눈망울 같은 새로운 장점역시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가 영화에서 '조용한' 캐릭터를 맡아서 그를 온전히 내보인 것은 참 아이러니 한 일이지만 그만큼 그가 현명해 졌다는 뜻이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활용하며 더욱 감성이 깊어진 분위기를 내 뿜을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있어서 행운 중의 행운이었다. 더군다나 상대역은 손예진이라는 점이 더욱 그러했다. 손예진이 빛이라면 고수는 그림자였다. 영화에서도 그랬고 실제로도 그랬다.


 손예진의 영화로 주목을 받았지만 고수는 빛을 몰아내는 깊은 어둠을 무난히 소화하며 어떤 '이미지'나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그것은 결국 고수가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그가 출연하고 있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도 다시 한 번 고수가 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아픔을 끌어 안으면서도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멋진 캐릭터를 선택함으로써 고수는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고수가 이 드라마 안에서 보여주는 분위기는 여성을 열광시킬만 하다. 고수가 연기력으로 엄청난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심을 흔들만한 목소리와 차분한 연기톤은 분명 안정적이다. 이전에도 고수의 연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 역할로 고수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동안 그가 받지 못했던 '주목'과 '관심'이다. 멋진 캐릭터로 혼자서 부각될 수 있는 역할을 만난 것은 고수에게 절대적인 이점이라고 할 만하다.


 그는 착실히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자신이 연예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그는 이전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고수의 '전성기'라고 할 만하다.


 앞으로 그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갈것인가. 이제는 그가 '주연급'이 아니라 온전히 '주연'으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 있다. 그는 분명 이미지가 깨끗하다. 이제까지 잡음이 없었고 항상 건실한 이미지였던 것은 그에게 분명 플러스다. 앞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어떻게 자신에게 지워진 기대를 뛰어넘느냐 하는 것만이 그가 가진 새로운 숙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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