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대한민국에서 ‘국민 여동생’의 칭호를 들은 데는 평범한 듯 귀여운 외모도, 그럴듯한 노래실력도 한 몫을 했지만 그 모든 것은 아이유를 좋아하기 위한 일종의 핑계였을 뿐이다. 아이유 인기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순수’에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착하고 아이 같으며 개념까지 있는 아이유의 이미지는 단숨에 많은 팬을 확보하게 만든 1등 공신이었다. 아이유는 이를 의식했든 그렇지 않았든, 각종 예능이나 인터뷰에서 속 깊으면서도 솔직한 발언들을 자주 하고, 팬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견고하게 쌓아올렸다. 팬들은 아이유처럼 귀엽고 인기도 많은데 ‘착하고 순수하기까지 한’이미지에 열광했고 아이유는 ‘좋은 날’을 기점으로 그 이미지를 확고히 하며 다른 가수들과는 차별화 되는 독보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순수란 것이 정말 순수한 순수라기보다는 ‘어둠’에 반대되는 개념의 순수였다는 점에서 아이유의 순수는 위험했다.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것은 쉽게 망가뜨리기 힘들지만 아이유의 순수는 다른 아이돌들이 허벅지를 내놓고 가슴골을 판 옷을 입을 때, 홀로 아이 같은 코스튬과 귀여운 표정으로 이뤄낸, 말하자면 ‘섹시’와 반대되는 개념의 순수였다.

 

 

 

아이유의 순수, 너무도 쉽게 파괴된 이유

 

아이유를 떠올리면 순수하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지만 그 순수함은 사실 ‘섹시’라는 양면의 칼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만큼 작은 파동에도 무너지기 쉬운 연약한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이유의 SNS파문은 더욱 큰 파장을 낳았다. 단순한 열애설을 넘어서 성적인 면까지 부각된 것은 그동안 아이유가 가진 ‘순진한’ 이미지에 더할 수 없는 타격이었고 그 파급력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 본다면 아이유가 올린 사진 한 장이 이렇게까지 아이유의 이미지를 망가뜨린 것은 조금 지나친 측면이 있다. 설사 아이유가 아이돌 가수와 연애를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생활이었다. 또한 그 사진 한 장으로 대중들은 수많은 추측을 했을 뿐이고 그 추측들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물론 정황상의 느낌은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것이 객관적인 사실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이유측이 이해해야 했던 것은 아이유가 ‘순수해서’ 좋아했던 팬들이 느꼈던 배신감이었다. 그 점을 빨리 캐치했다면 아이유측이 해야 할 대응은 ‘병문안’같은 믿지 못할 해명이 아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키스도 해 본적 없다”며 자신의 소녀성을 강조하던 아이유가 하루아침에 적어도 그에게 있어서는 너무 큰 스캔들에 휘말린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실망시켜 죄송하다’는 사과가 더 적절했다. 물론 아이유측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있었다. 인정하자니 그동안 쌓아올린 아이유의 이미지가 산산 조각나고 인정하지 않으면 거짓말한다고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이유 측이 ‘병문안’ 해명을 한 뒤, 묵묵부답 전략을 지키는 동안 아이유의 이미지는 더욱 더 걷잡을 수 없이 붕괴되었다.

 

아이유의 해명, 적절하지 않았다

 

아이유는 물론 그 후에도 <sbs 인기가요>의 MC로 활동하고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예전처럼 순수하고 착한 아이유로 그를 바라보기에는 이미 힘든 상황이었다. 아이유의 개념찬 발언들은 영악한 것으로, 아이유의 순수성은 포장된 거짓으로 받아들여지는 전개가 되고 만 것이다.

 

 

물론 아이유의 팬들이 모두 떨어져 나간 것도 아니었고 아이유는 여전히 귀엽고 노래 잘하며 밝은 웃음을 짓는 아이돌이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여동생’의 이미지는 훼손된 것도 사실이었다. 더 이상 아이유의 순수함을 마음 놓고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대중들의 입장도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유가 일궈낸 성공이 꾸준한 이미지 메이킹에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유가 그 사건 이후 처음으로 그 사건을 토로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러나 아이유가 <화신>에 출연해 한 해명은 대중들이 받아들일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유는 “내가 사진을 올린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두루뭉술한 말로 해명을 대신했다. 대중들이 원한 해명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잔인할 수도 있지만 대중들은 그 사건의 진실을 원했다. 아이유가 정말 은혁과 연인 관계였는지, 그 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에 관한 해명을 원했던 것이다. 아이유가 여기서 취해야 할 전략은 순수함을 무기로 삼았던 과거로의 회기가 아니었다. 이미 훼손된 순수를 정면 돌파해 아이유의 이미지에 새로운 덧칠을 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이유는 여전히 순수하고 귀여운 여동생의 콘셉트를 위해 발언하고 말았다.

 

 

 

사건의 본질 피해간 해명, 오히려 논란만 키우다

 

결국은 그 사건의 본질에 아이유는 한 발자국도 다가가지 않았다. “사진을 올린 것은 내탓이고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했다.”는 것은 결코 본질적인 해명이라고 볼 수 없다. 그 사건으로 인해서 수많은 루머가 양산되었다. ‘자작극 루머’는 그중 가장 작은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자작극이냐 아니냐는 궁금한 사안도 아니었다. 결국 아이유는 그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했을 뿐, 전혀 솔직하지 못했다. 여전히 순수하고 착한 아이유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해명을 한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진실을 말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은 솔직한 발언을 할 필요가 있었다. 순수한 아이유는 사라졌다고 해도 솔직하고 화통한 아이유의 이미지마저 부식될 필요는 없었다. 정확한 상황 설명이나 해명은 아니더라도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한 해명이 한 마디라도 있어야 했다. “내가 올린 사진에 상처 받은 분들에게 죄송했다. 상처 받았다면 용서해 달라. 그리고 여러 가지 추측들에 대해서 해명하기에는 사생활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기가 힘들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관련이 되어있다.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 정도만 했더라도 굳이 아이유가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서도 아이유에게 덧씌워진 굴레를 어느 정도는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정도만 해도 그 사건의 본질적인 열애설에 대한 해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인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이미지 전환용 사건으로 이를 이용하는 편이 현명했다.

 

 

물론 어떤 발언으로도 악플은 달리겠지만 <화신>에서 수차례 강조했듯이 차라리 정면돌파가 아이유의 앞으로 행보에 있어서는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 사건이 아니더라도 언제까지 아이유는 순수할 수 없다. 물론 그 순수가 자연스럽게 다른 이미지로 전환되지 못한 채, 훼손된 느낌으로 남았다는 것은 크나큰 실책이지만 아이유가 가진 다른 것들로 순수를 대체 하지 못했을 때 아이유가 연예인으로서 겪는 성장통은 상상이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하는 시점이 아닐까.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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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nswrite.tistory.com BlogIcon 지식공장 2013.07.24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면돌파가 좋을지 저 해명이 좋을지 전 아직도 헷갈리긴 합니다만...머리가 굉장히 좋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저 나이에 저정도면 경험을 쌓고 성장하면 굉장할거에요....

  2. Favicon of https://psia.tistory.com BlogIcon 일본시아아빠 2013.07.24 1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좋아하는 가수중 하나인데 말이죠...안타까울 따름입니다

  3. Favicon of https://daramjui.tistory.com BlogIcon 다람쥐주인 2013.07.24 1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 연애사에 해명을 바라는 코메디에,
    섹스와 순수를 대척점에 놓는 천박함이라니ㅋ

  4. Favicon of https://dangjin2618.tistory.com BlogIcon 모르세 2013.07.24 1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즐거운 오후 시간이 되세요

  5. Favicon of http://7throom.tistory.com BlogIcon 리그라덴 2013.07.24 2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명이라는 제목을 보고 오해했네요. 근데 해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사생활인데 해명이라니...

    화내서 죄송합니다.


과거 여배우들의 토크쇼에 박수를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와 <김혜수의 플러스 유>는 굉장히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되었고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들의 성공은 물론 이승연이나 김혜수의 뛰어난 언변에도 빚을 지고 있었지만 여배우를 토크쇼의 얼굴로 내세우며 코미디언이나 예능인이 주된 방송계에서 신선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역시 한 몫했다.

 

그래서였을까. 아직도 여배우들은 예능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때와 조금 다른 형태기는 하지만 한혜진이나 송지효는 인기 예능에 출연하며 캐릭터를 확실히 해 인기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승연이나 김혜수 같은 방식의 토크쇼 계보를 잇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고현정과 김희선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며 토크쇼의 얼굴이요, 대표가 되었다.

 

 


그러나 이상하다. 당대 최고의 톱스타 중 하나인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토크쇼임에도 성적이 신통치 못한 것이다. <고쇼>는 첫 회 9%에 육박하는 성적을 내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무릎팍 도사>등에서 화끈하고도 재밌는 언변을 선보인 고현정이기에 그 기대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회 시청률은 7%도 채 되지 않는 성적으로 마무리 됐다. 시청률이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화제성 역시 첫회를 따라잡지 못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화신>역시 이런 패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첫 회는 9%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강호동의 <우리 동네 예체능>에 4주 연속 패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물론 <화신>은 <고쇼>의 고현정보다 김희선의 부담감이 훨씬 적다. 신동엽이라는 예능의 귀재가 버티고 서있고 윤종신도 그 힘을 보태고 있다. 김희선의 이름을 건 토크쇼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신>은 김희선으로 특징지어지는 예능이다. 신동엽도 윤종신도 더 이상 예능의 새로운 얼굴이 아니다. 그들은 관록이 있고 경험이 있다. 그러나 김희선이라는 예능에서는 신선한 얼굴이 그들 사이에 끼어 있을 때는 그 그림이 조금 더 특별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혜진이나 송지효가 이경규나 유재석과 동등한 위치에서 예능을 펼치지 않는 것과는 다르게 김희선은 신동엽과 대등한 위치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김희선이라는 인물의 이름값과 더불어 첫 예능의 메인 MC라는 자격 때문에 토크쇼의 중심에서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형국으로 치닫는다. 그래서 <화신>은 <힐링캠프>나 <런닝맨>과는 다르게 여배우의 예능으로 불릴 수밖에는 없다.

 

 

<고쇼> 와 <화신>에는 공통점이 있다. 콘셉트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콘셉트는 있다. <고쇼>는 ‘캐스팅’을 주제로 영화를 찍는다는 가정하에 일정 주제를 놓고 게스트들의 어필을 들으며 그들이 배역에 어울릴지 아닐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화신>은 일정 주제를 놓고 시청자들이 뽑은 순위를 맞추는 프로그램이다. 일정 주제로 순위를 정한다는 것. 뭔가 둘은 닮아도 심하게 닮아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콘셉트가 고현정이나 김희선보다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고쇼>의 캐스팅은 긴박함이나 흥미로움이 전혀 없어 결국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그 사활이 달려있고 <화신>역시 순위에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은 유발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순위를 맞추기 위해 어떤 이야기가 나오느냐다. 게다가 이 콘셉트는 이미 예전 <야심만만>에서 한 번 사용한 것의 재탕에 다름아니다. 신섬함은 제로에 가깝다.

 


왜 여배우의 예능은 진부해지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는가. 여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선한 얼굴들인 그들의 책임이 크다. 초반에는 그들의 얼굴이 신선할지 몰라도 결국 예능을 이끌어가는 것은 지속적인 쾌감과 재미다. 그러나 여배우가 메인이 되는 예능에서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나 고현정이나 김희선같은 톱배우들이라면 그들은 결국,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없다. 어느 정도 망가진다 해도 ‘토크쇼’라는 범위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들은 한혜진이나 송지효처럼 사이드에서 시작할 수도 없고 하루 종일 뛰어다니거나 체력 소모를 해야 할 이유도 없다. 결국 그들은 가만히 앉아서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연예인의 신변잡기는 이제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이제 연예인의 이야기를 듣는데도 진실성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물론 100%진실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진실 되게 느껴져야 한다. 다소 독한 질문도 쏟아내야 하고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는 쾌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쇼>나 <화신>은 결국 뻔한 이야기만이 오고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아무리 화신이 19금 딱지를 붙이고 김구라를 투입해도 아마 쉽사리 극복하기 힘든 문제점이다.

 

이제는 여배우들도 토크쇼에서 벗어났다. 그들은 이제 정글에서 화장을 지우고 생얼을 드러내야 하고(정글의 법칙)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죽을 듯이 뛰어야 한다(런닝맨). 그러나 한 번의 게스트라면 몰라도 톱배우들이 그런 모험을 매주 감행할 이유는 없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토크쇼인데 토크쇼라해도 예전과 같은 토크쇼로는 승산이 없다.

 


이제는 토크쇼조차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줄 때 그 가치가 올라가는 시대가 되었다. 연예인의 말을 들으려거든 좀 더 강력하고 센 질문과 발언들이 필요하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단순한 연예인 패널이 아니라 일반인들이나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거나 꼭 토크가 아니라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아우를 수 있어야 인정받는다. 화려한 여배우의 얼굴과 연예인 게스트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은 이제 그 수가 다 읽히고 있다. 의외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여배우도 예능에서 토크쇼로 성공하기는 이제 힘들다. 그것이 예능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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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tudyi.tistory.com BlogIcon 몬이몬 2013.05.10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합니다.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가요^^


 

방송인 김구라가 KBS <이야기 쇼-두드림>에 이어 SBS <화신>까지 합류하며 지상파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KBS <우리 동네 예체능>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화신>은 김구라를 구원투수로 발탁하고 포맷을 변경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이는 김구라에게도 오랜만의 집단 토크쇼 복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도전이다. 아쉬운 점은 그가 MBC <라디오 스타>에 복귀하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MBC는 김구라 영입을 이토록 주저하고 있는 것일까.

 

 

 

 

 

김구라의 화신선택은 라디오 스타포기선언

 

 

김구라에게 <라디오 스타>는 방송생활을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다. <라디오 스타>야말로 독설과 해박한 지식으로 중무장 한 김구라가 가장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터전이었기 때문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물어 볼 것은 확실히 물어 보는 김구라의 저돌적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줬고, 이를 통해 그는 비호감의 굴레에서 벗어나 MC로서의 진행능력을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었다.

 

 

또한 김구라는 <라디오 스타>가 신정환의 낙마, 갑작스런 독립 편성 등 중차대한 위기 상황을 맞을 때마다 특유의 넉살과 자신감으로 프로그램에 묵직한 안정감을 부여했다. 원년 MC로서 최선을 다해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성실함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 덕분에 <라디오 스타>는 난무하는 토크쇼 가운데서도 가장 독특하면서 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2012년 김구라가 위안부 비하 발언 파문으로 방송 하차를 결정했을 때,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김구라가 tvN <택시>로 방송 복귀를 결정하자 대중의 관심은 그가 언제 <라디오 스타>로 복귀할 것인가에 모아졌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김구라의 <라디오 스타> 재합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당시 김재철 MBC 사장으 김구라는 이사회에서 지적해 복귀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고, 이 때문에 그의 <라디오 스타> 컴백은 안타깝게 무산되고 말았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김구라는 나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이 분명히 있다. 방송사 사장으로서 이런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담담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김재철이 해임되고, 김구라에 대한 지상파의 빗장이 하나 둘씩 풀려가는 이 시점에도 유독 MBC만큼은 그의 캐스팅에 소극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BS, SBS 등이 적극적으로 김구라 영입에 나서는 것과는 상반 된 모습이다.

 

 

결국 김구라는 <라디오 스타> 대신 비슷한 포맷의 집단 토크쇼인 <화신>에 출연을 결정하며 본격적인 지상파 예능 컴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실상 <라디오 스타> 복귀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것이다. 시청자들로선 아쉽기 짝이 없는 상황이지만 김구라 입장에서 보면 오랜만의 심야 토크쇼 출연제의를 아마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MBC의 러브콜을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차라리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하루 빨리 자리를 잡는 쪽이 전략상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MBC는 왜 김구라 영입을 주저하나

 

 

그렇다면 도대체 왜 MBC는 김구라 영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일까. 표면상의 이유는 김구라에 대한 여론이 아직까지 완전히 호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캐스팅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 지상파는 물론이고 종합편성채널, 케이블까지 김구라를 출연시키고 있는 마당에 MBC만 나홀로 김구라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어딘지 이상해 보인다. 근본적인 원인은 MBC 내부에서 찾는 것이 타당하다.

 

 

가장 큰 원인은 김재철 해임 후, 새 사장 선임을 놓고 MBC의 분위기가 전에 없이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김구라 복귀 같은 문제는 최종적으로 새 사장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52일 이사회 투표로 새 사장이 선임되고 나서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 사장 체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6~7월은 돼야 김구라 영입에 대한 구체적 윤곽이 잡힐 듯 하다.

 

 

게다가 MBC는 아직까지 김구라 복귀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던 김채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사장 대행을 맡고 있는 안광한 부사장은 김재철과 함께 이른바 김재철 체제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4명의 새 사장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한 그는 불법 정치파업에 적극 대응하고 사규를 어긴 사람들을 징계하는 것이 경영진의 책임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혀 노조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안광한 사장대행을 두고 김재철 시즌2’ 혹은 김재철의 아바타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라 현재의 체제에서는 김구라가 MBC로 돌아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재철 사장이 정면에서 반대한 일을 안광한이 추진할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새 사장이 선임되고 나서야 가타부타 결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김재철 체제를 적극 옹호하고 있는 안광한이나 김종국 대전 MBC 사장이 선임된다면 김구라의 MBC 복귀는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이해관계 뿐 아니라 MBC가 상대적으로 타 지상파 방송보다 여유로운 입장이라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들 수 있다. 김구라 없는 <라디오 스타>는 다소 재미가 떨어지긴 했지만 꾸준히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고, <세바퀴> 역시 박명수를 투입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김용만의 도박 파문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KBS, 시청률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은 SBS와 달리 굳이 김구라 영입에 목을 매달 정도로 급한 상황이 아닌 것이다. 추이를 지켜보며 김구라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셈이다.

 

 

결국 김구라는 새 사장 선임을 둘러싼 MBC 내부의 여러 가지 민감한 사항들과 방송 내외적 문제들로 인해 그토록 염원하던 <라디오 스타> 복귀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기왕 이렇게 된 것 <화신>을 통해 좋은 기량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과연 시청자들은 언제쯤 김구라의 모습을 MBC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될까. 부디 MBC가 능력 있는 MC를 내버려 두지 않기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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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엽이 <강심장> 종영과 함께 <화신>으로 컴백한다. <화신>은 새로운 예능이지만 신동엽만은 <강심장>에 이어 <화신>에서도 그 모습을 비출 수 있게 되었다. <화신>은 사실상 신동엽보다는 김희선이라는 예능계의 새로운 인물이 부각되는 지점에 있는 토크쇼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동엽이 주도하더라도 김희선이 기자회견장에서 언급한 <고쇼>와 마찬가지로 여배우로서 예능에 도전하는 김희선의 위치가 예능의 전체적인 색깔을 결정하고 성패를 좌우할 확률이 높다. 신동엽 역시 김희선의 역량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꺼낼 정도였으니 김희선은 이 프로그램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 봐도 무방 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동엽이 김희선의 뒤로 물러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신동엽이 없었다면 <화신>이라는 프로그램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 하기는 하지만 신동엽은 주축에 나서기 보다는 프로그램의 한 부속품으로서 자신을 낮췄다. 예전의 신동엽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이것은 상당한 변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5년까지 신동엽은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 진행자였다. 유재석 강호동 보다 한 수 위로 평가 받은 그의 전성기에 그와 대적할만한 진행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장개업>, <러브하우스>, <해피투게더>, <두남자쇼>, <헤이헤이헤이>, <맨투맨>에 이르기까지 신동엽의 파워를 증명하는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양산되었고 신동엽은 독보적인 위치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신동엽 옆에 다른 진행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중심은 신동엽이었고 신동엽이 있기에 성공이란 단어도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동엽이 예능이 아닌 사업쪽으로 외도를 하게되면서 신동엽의 전성기도 막을 내렸다. 여러 가지 사업 중에서 특히나 엔터테인먼트사업은 신동엽에게 쓰디쓴 기억만을 남기며 마무리 되었다. 디초콜릿(구 팬텀) 주식 확보, 회사 경영권 분쟁, 회계 비리 사건 등은 신동엽의 '익살맞고 귀여웠던' 기존 이미지와 대치되는 상황으로 치달았고 웃음을 주던 그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운 사건으로 남았다. 더군다나 신동엽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소속사를 결정했던 유재석, 김용만등 수많은 스타들의 출연료 미지급 사건 등은 소속사 분쟁건의 피해자로 몰리며 신동엽과도 "오해를 풀어야" 될 정도의 소원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신동엽의 입장에서는 결국 사람도 잃고 돈도 잃는 뼈아픈 실책이었던 셈이다. 이후 신동엽은 <승승장구>에서 “앞으로 절대 사업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사업의 쓴 맛을 담담히 표현하기도 했다.

그가 실패한 것은 사업만이 아니었다. 2005년부터 서서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던 그의 인기는 2006년을 기점으로 전격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며 맡는 프로그램마다 족족 폐지시키는 '흥행부도수표'로 전락했다. [경제비타민][인체탐험대][대결 8대1][퀴즈프린스][오빠밴드][우리 아버지][샴페인][야행성] 등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약속이나 한 듯 시청자들의 차가운 외면을 받았고 그 중에는 시청률 1%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운 것도 있었다. 이에 따라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예능트렌드의 변화에 신동엽의 개그스타일이 제대로 부합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그 와중에 신동엽은 자신의 뚜렷한 캐릭터와 개그코드마저 잃어버리고야 말았고 ‘과거에 성공한’ 진행자로서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신동엽은 그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는 신동엽이라는 이름값에 목메지 않고 공중파, 케이블 가릴 것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 자신이 중심이라는 자존심이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프로그램에 모습을 내밀었다. 그 중 케이블에서 이경규와 투톱으로 진행한 <러브스위치>는 신동엽의 재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며 신동엽의 가능성을 재 확인 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예전 명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세를 낮추고 몸을 수그리는 전략을 취했던 것이다. 예전의 그라면 상상할 수 없을 케이블 진출도 그렇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않는 자리에도 당당히 고개를 내밀었다. '신동엽'이 주목받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불후의 명곡>역시 신동엽이 아닌 가수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였고 <안녕하세요>에서는 이영자, 컬투와 나란히 앉은 채, 그들과 동일한 위치에서 호흡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공동 MC여도 더 돋보이고 독보적이었던 신동엽은 그곳에 없었다. 진행의 흐름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도 적절한 한마디를 던지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는 그렇게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강심장>은 신동엽의 가장 충격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애초에 강심장이라는 이름 자체가 강호동의 이름을 딴 토크쇼였다. 강호동이 연상되는 자리에 신동엽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자존심 상하고 부담스러운 일일 수 있었다. 그러나 신동엽 그 자리를 선택했다. 제목마저 ‘강심장’을 그대로 가져가며 자존심 보다는 프로그램의 맥락을 먼저 생각했다.

신동엽은 SNL에서도 프로그램 전반에 등장하기 보다는 자신이 맡은 바를 충실히 해내는 ‘일원’으로서 활동 하고 있다. 콩트와 19금 개그, 그리고 깜짝 놀랄 재치를 적재 적소에 활용하며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아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는 리얼 버라이어티 처럼 잘하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았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나와 맞지 않는다”며 자신의 약점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 대신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하려고 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설령 신동엽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받아들이고 제대로 해냈다. 결국 그의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신동엽의 재치는 다시금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가 한 것은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신동엽은 뒤로 물러날 줄 알았고 자신이 가진 한계를 인정할 줄 알았다. 이제 신동엽은 다시 독보적인 존재다. 유재석 강호동이 실패 하면 엄청난 일이 되어버리지만 신동엽은 ‘실패 할 수 있는’ 진행자가 됐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자신의 위치를 과감히 낮출 줄 아는 현명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어떤 진행자 보다 지금 신동엽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예능의 대세를 무시하고도 말이다.

<화신>에서도 신동엽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나며 자신을 낮췄다. 그것은 신동엽이 국내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져다주지는 못하겠지만 신동엽이 설사 프로그램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더라도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신동엽은 그렇게 현명하게 다시금 자신의 역사를 써 가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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