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공주>는 이제 중반으로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보통 이맘 때쯤이면 10% 후반에서 20% 초반의 시청률을 담보했던 임성한 작가는 여전히 10% 초반에서 드라마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러나 임성한 작가에게 시청률이란 지금까지 그의 위치를 공고하게 해준 절대반지 역할을 해 왔다. 드라마가 중구난방에 말도 안 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혼을 빼 놓아도 신인들을 주인공으로 쓰고도 20%를 훌쩍 넘는 임성한 드라마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이었다. 그리고 임성한 작가의 거의 유일한 힘이라고 해도 좋았다. 언제나 혹평에 시달렸지만 톱스타를 활용하지 않고도 올리는 높은 시청률은 임성한의 트레이드마크였고 그 이유로 언제나 ‘스타 작가’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 11%로 시작한 오로라 공주는 아직도 11~13%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언제나 시청률로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던 임성한 작가에게 있어서 이 같은 성적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로라 공주>는 왜 작가의 전작보다 약한 것일까.

 

 

이런 저런 논란은 있었지만 임성한의 가장 큰 장점은 그 몰입도에 있다. 아버지 앞에서 병을 깨서 자신의 손목에 가져다 대고 위협을 한다거나(<인어아가씨>), 개그 프로그램을 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하늘이시여>), 귀신에 빙의된 채 눈빛이 파랗게 빛나도(<신기생뎐>) 임성한 작품은 순간 순간의 장면의 몰입도 만큼은 그 도발적인 소재 선택 만큼이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측면이 있었다.

 

<오로라 공주>는 기존의 임성한 드라마 작품들과는 다르게 러브라인이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아버지를 향한 딸의 복수, 친 딸을 며느리로 맞는 출생의 비밀, 빙의 등 자극적인 소재로 안방극장을 달궈왔던 임성한의 작품치고는 무난한 설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번에도 4중 겹사돈이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을 들고 나왔지만 그 설정은 도무지 감당이 안 되었던지 갑작스러운 배우 하차라는 다소 미심쩍은 논란만 남기고는 삭제되었다. 그 후 드라마는 다소 평이한 삼각관계 스토리가 주를 이루게 됐다.

 

 

문제는 임성한 작가가 로맨스를 그리는데 그다지 큰 재주가 없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다. 남자 주인공인 황마마(오창석)은 서브 주인공인 설설희(서하준)의 매력에 현저히 밀린다. 황마마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가 다뤄왔던 남자 주인공의 전형에 가깝다. 잘생기고 능력있지만 다소 까칠한 왕자님 캐릭터다. 설설희 역시 기존 로맨틱 코미디가 보여줬던 착하고 헌신적이며 한 여자만 보는 조연 캐릭터다. 그러나 문제는 여자주인공인 오로라(전소민)이 설설희를 두고 황마마를 선택하는 과정이 결코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주조연급인 설설희의 캐릭터가 주연인 황마마 보다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황마마는 자의식이 너무 강한데다가 시댁에는 결혼도 하지 않고 동생만 보며 살아가는 시누이가 셋씩이나 있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황마마를 선택할만한 매력을 그려 넣었어야 했다. 그러나 황마마는 여전히 설설희의 매력을 따라잡기엔 현저히 부족하다.

 

더군다나 러브라인을 위해서 당차고 개성 있었던 오로라가 헤어지라는 종용에 아무말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등, 인물들의 성격이 중간 중간 교체되는 것도 이야기를 중구난방으로 만든다. 물론 이전에도 임성한 작품은 그다지 일관적이라 할 수는 없었다. 시시때때로 작품의 성격과 주제마저 바뀌는 작품들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성한 작품은 일정부분의 재미를 담보했다. 물론 <오로라 공주>도 나름대로의 흥미 포인트가 존재한다. 그러나 <오로라 공주>는 그간 임성한 작품의 단점은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임성한 고유의 개성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러브라인마저 시청자들의 취향에는 맞지 않는다. 언제나 임성한이 시청자들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보여주는 견고한 개성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의 몰입감 덕택이었다. 그러나 너무 평범해져버린 스토리는 그 몰입감을 줄어들게 만들어 버렸다. 임성한이 이런 평범한 스토리를 감수할 작정이었다면 최소한 시청자의 입맛에 맞는 스토리는 그려낼 줄 알아야 했다. 시청자를 무시할 요량이었다면 임성한 특유의 개성으로 몰입감을 높여야 했다. 그러나 <오로라 공주>는 임성한 특유의 개성도 시청자의 지지도 모두 잃어버렸다. 그 결과 시청률은 답보 상태다. ‘시청률의 여왕’ 임성한의 고민이 깊어질 시점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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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octorskinny.tistory.com BlogIcon 닥터스키니 2013.07.25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오늘은 날이 개었네요.
    맑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