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성이 단 한마디 말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아이 같은 얼굴에 볼륨감 있는 몸매로 남성 팬들을 몰고 다니던 그가 라디오에서 꺼낸 ‘민주화’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대중들의 거센 반발을 산 것이다.
‘민주화 시키지 않는다.’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쓰임조차 생소했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그래서 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민주화’가 ‘반대하다, 억압하다, 괴롭히다’등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이 말은 극우 사이트로 유명한 한 사이트에서 반대 버튼 대신 사용된다는 사실마저 알려지며 전효성은 졸지에 극우 사상을 갖춘 연예인으로서 각인되었다. 인터넷 시대의 엄청난 파급력이었다.
그 후 전효성은 공식 사과까지 해야 했다. 그러나 들끓은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전효성은 아직까지도 그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그렇게 사용된다 함은 그간 나라가 피땀 흘려 찾아온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북한의 사상을 추종하는 자들을 몰아세우던 그들이 어째서 민주화는 부정적으로 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는 독재를 비난하면서 오히려 독재정권을 우상시하는 그들의 자가당착이요, 모순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식되었다. 독재를 막고 종북 세력을 추방하자는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화가 싫다면 그들이 몰아내고자 하는 종북 세력과 무엇이 다른가. 민주화에 눈살을 찌푸릴 거라면 차라리 북한으로 갈 일이다. 이 ‘민주화’라는 단어 하나로 그들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부정적으로 변했고 전효성은 그 이미지를 대표하는 정점에서 대표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말 한 마디로 얻은 결과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반응이다.
여기서 소속사 측은 ‘민주화’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민주적인 팀이라고 하려고 했다’는 변명을 내놨다. 그러나 그 문장은 결코 평소에 접하지 못했으면 나올 수가 없는 발언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그 말 뜻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공식적으로 사과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수준이었고 전효성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그 해명에 더욱 돌을 던졌다. 해명은 적절하지 못했고 덮어놓고 믿을 만큼 진정성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속사의 첫 번 째 실수가 있다. 차라리 소속사는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꺼냈어야 했다. 전효성이 그 사이트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일단 인정하고 가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악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했다. 그렇게까지 인식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말과 함께 다시는 그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편히 훨씬 더 믿을만하다. 물론 이로서도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반성하는 전효성을 믿어주자는 비호세력은 생겨났을 것이었다. 그만큼 대중이 원하는 진정성은 중요하다.
과거 티아라의 경우도 그랬다. 그들은 대중이 원하는 해답을 내놓기 보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변명하기 바빴다. 대중들은 그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들 역시 단순히 트위터에 ‘의지’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그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인 왕따 문제까지 번질 줄 그들조차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대처를 완벽히 잘못했다. 끊임없이 말이 바뀌는 변명들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화영의 입장까지 조작된 것 같은 느낌은 강자가 힘으로 약자를 제압하는 느낌으로 다가왔고 해명을 할수록 의구심만 늘어나는 형국으로 치달았다.
전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효성은 오히려 이 ‘민주화’발언 이후 포털 사이트의 메인에 더 자주 등장한다.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티아라가 활동을 강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중들이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등장할 때마다 화제성은 대단하다. 수백 개의 댓글마저 달린다. 그러나 이는 그들이 저지른 일을 상쇄시키는 관심이 아니라 오히려 더 의식하게 하고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 또렷하게 만드는 것이다.
활동을 하고 모습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마이너스라는 것을 그들은 간과하고 있다. 대중의 심기를 건드린데 대한 사과로는 부족하다. 진정 말실수였다면 왜 그런 말실수가 나왔는지 믿을 수 있는 해명이 나와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적인 인정과 반성, 그 후에 당분간 대중들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만이 논란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믿을 수 없는 해명 후 별일 아니라는 듯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그의 이미지를 더욱 뻔뻔하게 만들 뿐이다.
연예인은 이미지가 생명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이라면 그 이미지와 판타지를 망가뜨리는 순간 그들의 스타로서의 가치도 역시 함께 하락하고야 만다. 그 하락된 이미지를 다시 극복하고자 한다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까치발을 하고 더욱 조심스러운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전효성은 살얼음 판 위에서 100m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너무나 무모해 보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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