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학교시리즈는 19991탄이 방송되면서 작년 학교 2013이 방영될 때까지, 최강희, 장혁, 조인성, 임수정, 이유리, 김민희, 하지원, 이종석, 김우빈등 스타 탄생의 전조를 알리는 매개체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학교시리즈가 이렇게 오랫동안 명맥이 이어져 오며 한국형 시즌제의 거의 유일한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시리즈가 현 교육 현실을 반영하는 의의를 가지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공교육의 붕괴부터 한 학급 안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권력의 관계, 그로부터 벌어지는 각종 문제점들을 다루면서도 사람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은 점은 시사점이 크다.

 

 

 

 

 

어리기 때문에 때로는 더욱 잔혹한 짓을 저지르는 학생들의 현실부터 학업 스트레스로 받는 압박감등은 극적인 소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것을 드라마에 잘 녹여 내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왕따 문제나 학교 폭력 문제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은 이미 수십번도 더 반복되어 온 소재로 식상함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아유-학교 2015(이하 <후아유>)>는 이런 식상함을 굳이 피해가지 않는다. 섬세하고 세밀하게 학교의 현실을 복원해 내며 명작의 칭호까지 얻은 <학교 2013>과 비교했을 때, <후아유>의 사건은 훨씬 더 단순하고 인물들의 성격 역시 파악하기 쉽다. 악역은 아무 이유 없이 주인공을 괴롭히며 왕따시키고, 그 괴롭힘의 방식은 전형적이다. 그런 탓에 시청자들은 마음 놓고 왕따의 주도자인 강소영(조수향 분)을 미워하고 이에 당하는 이은비(김소현 분)에게 동정표를 쏟아낼 수 있었다.

 

 

 

 

 

악역인 강소영을 연기한 조수향은 실로 화면 속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인다. 주인공을 집요하게 괴롭혀야 직성이 풀리는 캐릭터는 근래의 드라마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악역으로 평가받았다. 쌍둥이라는 설정으로 이은비와 고은별로 분해 12역을 유려하게 소화한 김소현 역시, 여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 시켰다. 그와 러브라인을 형성한 공태광역의 육성재는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배역을 무리 없이 소화하며 인기와 인지도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보았다. 아이돌 출신이지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한이안 역을 맡은 남주혁 역시 스타의 기운을 물씬 풍겼다. 이들은 학교시리즈를 통해 스타가 될 발판을 마련한 많은 스타들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한 얼굴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후아유>학교라는 타이틀을 가진 시리즈 중, 가장 학교답지 못한시리즈이기도 했다. <후아유>가 집중한 것은, 현재 학교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가가 아니다. 다만, 주인공의 기구한 왕따 스토리와 그 주인공이 쌍둥이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이나 긴장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애초에 왕따는 그 주인공의 캐릭터와 악녀의 존재 이유를 나타내기 위한 장치에 불과했다. 왕따라는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거나 시사점을 던지기 보다는 전형적인 악녀가 주인공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쓰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시리즈들이 보여주었던 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시선은 <후아유>에서 거세되었다. <후아유>가 집중한 것은 주인공의 신분이 뒤바뀌어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인관관계다. 이 인관관계는 친구와 학교의 범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기 보다는 일반 고등학생이라고 믿을 수 없는 완벽남들과의 러브라인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후아유>는 끝내 이 러브라인조차 제대로 이끌고 가지 못한다. 누가 봐도 한이안-고은별, 이은비-공태광의 연결이 자연스러우나, 너무 뻔하다고 여겼는지 제작진은 그들의 러브라인을 한 번 더 꼬아 열린 결말을 지었다.

 

 

 

그러나 학교보다는 <꽃보다 남자><드림하이>의 향기가 물씬 풍긴 <후아유>의 경우, 명확한 러브라인이 훨씬 더 그림에 잘 들어맞는 결말이었다. 결국 학교에서 연애하는드라마가 되어버린 <후아유>의 어정쩡한 결말은, 오히려 드라마 전체의 분위기를 흐리는 역할을 하고 만 것이다.

 

 

 

학교시리즈를 기대했던 초반의 실망감을 딛고 중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를 살려 러브라인을 만든 전개는 오히려 <후아유>의 강점이었다. 그러나 러브라인마저 제대로 끝맺음하지 못한 <후아유>의 결말은 뻔한 스토리였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었던 스토리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후아유> 이후에도 학교시리즈는 계속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아유>에 학교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는 어쩐지 민망하다. 그것은 학교시리즈가 <후아유> 보다 뛰어났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후아유>에 진정한 학교의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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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극장에 12역을 도맡은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월화드라마 <후아유>에서는 김소현이 쌍둥이 역할을 맡아 12역에 도전했고 수목드라마 <가면>에서는 도플갱어라는 설정으로 수애가 12역을 맡았다. 아직 정확한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화 <암살>의 전지현 역시 쌍둥이 역할을 맡아 최초의 12역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후아유>의 김소현과 <가면>의 수애는 1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암살>의 전지현 역시, 그동안 엽기녀혹은 허당녀로 대표되었던 자신의 이미지를 씻고, 진지한 연기력을 인정받을 기회를 얻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전지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와중에 영화 <암살>이라는 선택은 전지현이 지향하는 바가 단순한 스타보다는 배우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2역은 배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장치중 하나다. 서로 다른 인물을 같은 배우가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탓에 그만큼 연기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설정인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어 온 설정 탓에 흔하게 보이지만 섬세하게 감정선을 바꿔 다른 인물처럼 보이게 연기하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2역의 캐릭터는 대부분 서로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설정된다. 예를 들면 소심한 캐릭터와 대응하는 당당한 캐릭터나, 까칠한 캐릭터와 대응하는 순수한 캐릭터 같은 식이다.

 

 

 

이같은 공식은 <후아유><가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후아유>의 김소현은 왕따까지 당하며 자신의 표현에 약한 이은비와 어디서든 당당하고 자기 표현이 확실한 고은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12역을 소화하고 있다. <가면>의 수애는 부자로 태어났지만 사랑에 목마른 채, 삐뚤어진 인물로 성장한 서은하와 밝고 가정적인 변지숙이라는 인물을 동시에 연기했다.

 

 

 

 

김소현과 수애는 이 12역을 소화하면서 그들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를 한 층 더 끌어 올렸다. 이들은 모두 타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놓여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설정은 그다지 새롭다고 할 수 없지만 이들이 맡은 캐릭터가 까다로운 이유는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연기력이 여실히 탄로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사람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대사의 톤과 표정은 물론, 분위기까지 모두 다른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김소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캐릭터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했다. 쌍둥이의 다른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며 그들의 각각의 캐릭터에 사실성을 불어넣은 것이다. 아역때부터 다져진 연기력과 발성은 김소현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수애는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12역에 대한 높은 이해를 보여주었다. 사실상 3회 부터는 서은하가 사망함으로써 변지숙이라는 캐릭터만 등장하지만, 서은하의 그림자에 두려워하는 변지숙이라는 캐릭터를 수애는 완벽하게 설명해 낸다. 수애는 각각의 캐릭터는 물론,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변지숙이라는 인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었다. 수애 특유의 낮은 톤과 깨끗한 발성,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은 수애의 연기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만드는 종합 선물세트와도 같다.

 

 

 

 

 

<암살>12역에 도전하는 전지현 역시 영화의 완성도와 캐릭터 소화력에 따라 이런 찬사를 받을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 여배우들은 12역이라는 설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연기력을 각인 시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12역으로 여배우들의 연기적 역량을 확인하는 일은 상당히 흥미롭다. 단순히 두 가지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뛰어넘어 여배우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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