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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8 박지선 5000만원? 언론사의 '횡포'로 무너지다 (21)


박지선은 대단했다.

 말이 5천만원이지 [1대 100] 애청자라면 누구나 그 5천 만원 상금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찬스를 두 번이나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그래도 무려 백명 보다 운이 좋아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니까. 

  
 아무튼 상대적으로 도전자가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5000만원의 주인공은 10명이 채 되지 않을 만큼 문제는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면서 주는 긴장감은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나름대로 문제를 풀어보고 (엄밀히 말해 찍어 보고) 최후의 1인도 틀린 문제를 맞추기라도 할 때면 그런 재미는 더욱 극대화 된다.

 물론 박지선의 뛰어난 상황판단력과 운을 보는것은 (박지선의 경우 운도 실력이라 할 만 했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지만 감동도, 희열도 평소의 그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스포일러,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하면 어떡하나?


 이미 다 알고 있었더랬다. 그리고 이미 놀랐다. 박지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박지선이 주저 앉았다는 디테일한 설명까지 덧붙여 있었다. 단지 이번 [1대 100]은 어제 읽었던 기사의 리바이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떡하니 제목을 '박지선 5천만원 획득'같은 스포일러로 꾸며 놓은 채, 각종 포털사이트 메인에 등장한 기사 덕택에 박지선의 우승 소식은 벌써 부터 알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어제가 처음이 아니었다. 녹화가 끝나자마자 흘러나온 스포일러는 기사로 배포되었고 방송 날짜가 다가오자 너무나도 친절하게 다시 한 번 비슷한 기사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주저 앉기 까지 했다'는 필요 없는 설명까지 덧붙인 채 말이다.


 이런 상황은 한 두번이 아니다.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할 때 쯤이면 어김없이 스포일러가 새어 나온다. 드라마 제작진 측에서는 원하지 않았더라도 어떻게 새어 나왔는지 당당히도 결말을 제목으로 내 붙인다. "과연 결말은?" 같은 말로 결과를 알 수 없게 해 놓아 사람들이 읽을지 안 읽을지 선택권을 주지도 않는다. 

 
 최근 나온 [아내의 유혹]의 기사만 보더라도 '애리 자살'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붙여졌다. 굳이 알지 못했더라도 상관없는 결말을 알게 됨으로써 드라마의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조회수가 중요하다지만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결과를 숨기기 위해 출연진과 제작진들과 거액의 계약금을 건 계약서를 작성할 만큼 치밀한 준비를 했다.


 꼭 그런 것이 아니라도 '사전 제작 방식'에 익숙한 미국 드라마나 일본 드라마들의 결론은 드라마의 마지막이 방영될 때까지 결코 쉽게 밝혀지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의 언론사들이 스포일러를 무차별적으로 내보냈다면 제작진 측에서 소송도 불사할 일이다. 그런 법적인 문제를 다 떠나서 스포일러 금지는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다.


 만약 브라운관이 아니라 스크린의 스포일러였다면 어땠을까. 치밀한 반전을 준비한 [장화홍련]이나 최근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같은 영화의 반전이 떡하니 기사의 제목으로 나온다고 생각해 보라. '사실은, 장화홍련의 임수정이 000였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한다면 영화를 누가 보고 싶어 할까. 한국에서도 한바탕 소동이 날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지켜져야 하는 룰이 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나 쇼프로 그램을 보는 이유도 어쩌면 결말이 궁금해서 일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뻔한 결말은 뻔한 결말대로, 충격적인 결말은 충격적인 결말대로  온전히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싶어한다.


 이미 한국 인터넷 인구가 15세 이상 인구를 기준하여 2700만명을 넘었다는 결과 보고도 있는 마당에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기사들이 이렇게 무책임해서야 가히 '횡포'라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다. 


부디 단지 한 사람, 그 결말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시청자들을 위해 언론사건, 방송사건 지켜 주었으면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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