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 수상자들은 유독 ‘의외의’ 인물이 많았다. 그런 탓일까. 대상을 탄 이후 오히려 활동이 뜸해진 대상 수상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곳이 바로 KBS다. 물론 다수의 수상자들은 수상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저주라는 단어와 상관없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대상의 저주는 바로 이 의외의 수상자들에게서 유독 많이 발견된 것도 사실이다.

 

 

 


2003년 박준형은 <개그 콘서트>에서의 활약으로 대상을 수상했지만 이후 mbc로 옮기며 점점 인지도가 떨어지고야말았다. 맡은 프로그램은 폐지가 되었으며 게스트로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딱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그는 어느새 방송이 하나 둘씩 줄어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2004년 대상을 수상한 이혁재는 대상 수상 후, 여러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던 중, ‘룸살롱 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이미지가 추락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감 때문에 자숙을 해야 했고 이후 복귀했지만 시선은 싸늘했다. 여전히 이혁재는 예능인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2006년 김제동 역시 대상 수상 후 하락세를 탄 예능인이다.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며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지만 이후 그의 예능감이 트렌드에 맞지 않았던 탓인지 그는 예능의 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후 ‘토크 콘서트’등으로 다시 성공을 거두고, 그 형식을 활용한 방송에 출연중이지만 여전히 그는 예전의 대세였던 시절처럼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지는 못하다.

 

 


 

2007년 탁재훈은 <상상플러스>에서 보여준 예능감으로 대상을 수상했지만 그 후 그 대상 수상자의 위용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폐지 수순을 밟으며 하락세를 걸었다. 예능계를 떠나 야심차게 도전한 영화 출연 역시 실패하며 그의 행보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그런 분위기가 지속될 때 즈음 종국에는 이혼과 도박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예능계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인물이 되고 말았다.

 

 


 

2013년 김준호 역시 대상 수상후, ‘코코엔터테인먼트 파산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부침을 겪었다. 이후 <1박 2일>이 성공을 하며 그의 행보에 파란신호등이 켜지는 듯 했으나 문제는 그에게 대상을 안겨주었던 <개그 콘서트>가 혹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관심선상에서 물러난 것이었다. <개그 콘서트>를 지키고 있던 터주대감인 김준호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못함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는 스스로 2015년 연예대상에서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올해는 방송을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밝히며 그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연예대상으로 이휘재가 호명되었다. 이휘재의 수상은 다소 의외다. 그의 수상을 가능케 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그보다는 추사랑이나 삼둥이의 공이 훨씬 큰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유독 그의 수상에는 논란의 목소리가 많다. 그런 분위기를 그도 알고 있는지 "댓글을 보지 않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상이 돌아간 것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인기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둥이 가족이 하차를 선언한 와중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사실상 돌파구가 없다. 새로운 캐릭터가 삼둥이만큼의 화제성을 가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그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캐릭터들이 삼둥이만큼의 호응을 얻는 캐릭터이기를 바랄 수밖에는 없다.

 

 

 


 

그런 돌파구를 이휘재라는 의외의 수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명확하다. 대상이라는 방식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힘을 실어주고, 그 인기를 지속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과연 그런 방식으로 주목도가 높아지느냐 하는 것이다. 예능은 뭐니뭐니해도 재미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특별한 연출이나 구성보다는 캐릭터의 힘에 기대 성공을 거머쥐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그런 상황에서 삼둥이라는 캐릭터가 하차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재미 역시 예전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재미가 없는 예능은 폐지수순으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과연 이휘재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만큼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예능인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결국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가 지속되지 않으면, 이휘재 역시 대상의 수상이 무색할 만큼 초라한 결말을 맞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의외의 수상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특히나 올해는 KBS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준 예능인도 없었다. 그러나 그 수상이 과연 족쇄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단순히 대상을 수상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 그 대상의 무게를 어떻게 짊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이휘재의 앞으로의 행보가 과연 대상의 무게에 걸 맞는 길로 이어질 것인가. 문제는 삼둥이가 하차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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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은 결국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유재석은 <나는 남자다>와 <해피 투게더>로 KBS와 연을 맺었고 무려 9년만에 KBS 연예 대상을 수상하는 결과를 낳았다. 유재석 통산 11번째 대상 수상이지만 KBS연예대상은 두 번째에 불과하다. 다른 방송사에서 수많은 트로피가 유재석에게 돌아갔지만 유독 KBS에서만큼은 대상의 인연이 없었던 것이다.

 

 

 

<해피투게더>의 시청률이 예전같지 못하고 <나는 남자다>역시 높은 시청률로 시즌1을 마무리짓지 못한 탓에 유재석의 대상 수상은 이번에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시청률로만 따지자면 작년 대상 수상자인 김준호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이었다.

 

 

 

 

김준호는 <개그 콘서트> <인간의 조건> <1박 2일>에 출연하여 KBS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예능인 이었다. <1박 2일>은 13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다. 작년에는 대상의 주인공이기도 했고, 올해의 활약 역시 못지않았다. 유재석 보다는 김준호에게 대상이 돌아갈 명분이 많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연예대상 수상 전까지는 김준호에게 관심이 쏠렸다. 김준호는 현재 돈을 횡령한 소속사 대표의 잠적 때문에 공동대표로서 구설에 올랐다. 실질적인 경영권은 가지고 있지 않아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그를 믿고 그가 꾸린 소속사에 몸을 담은 예능인들에 대한 출연료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하여 그의 책임론도 대두되었다. 물론 그 역시 피해자 중 하나였지만 직함뿐이라 하더라도 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마저 외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준호의 사건은 시종일관 어둡지만은 않았다. 연예대상에서 김준호의 사건은 예능인의 관점에서 재해석되었다. 진행자인 유희열과 신동엽은 김준호의 사건을 언급하며 웃음을 만들어 냈고 끝에는 응원을 잊지 않으며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결국 김준호는 김준현의 따듯한 응원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각종 상을 타거나 김준호를 응원하는 후배와 동기들의 위로가 이어졌다. 김준호가 비록 위기 상황에 있지만 그 위기를 함께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그 주변에 함께 있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만으로도 연예대상에 김준호가 참석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김준호는 무관에 그쳤고 연예대상 수상자는 유재석이 되었다. 유재석은 수상을 하고도 “내가 받아도 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러나 유재석의 수상은 대중의 열띤 지지를 받고 있다. MBC가 시청자 투표로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유재석의 수상이 가장 큰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SBS까지 방송 삼사의 유재석의 수상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해피투게더>와 시즌제 예능인 <나는 남자다>의 시청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의 수상이 이렇게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은 유재석이라는 브랜드가 그만큼 대중 친화력이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유재석이기에 유재석은 언제나 가장 안전한 카드다. 외려 그가 ‘먹방상’ 등, 출처가 불분명한 상을 수상했을 때나 아예 수상을 하지 못했을 때 쏟아지는 비난은 거세다.

 

 

 

그만큼 유재석의 대상은 시청자의 지지가 만들어 낸 상이다. 김준호의 경우, 출연하는 프로그램 모두에서 독보적인 존재라고는 할 수 없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 하더라도 그것은 김준호에 대한 호감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재석은 프로그램 하나를 편성시킬만한 강력한 영향력이 있다. <나는 남자다>가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도 메인 MC가 유재석이기 때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유재석은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끌 수 있는 예능인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바르고 착한 이미지, 남을 배려하고 인정할 줄 아는 진행 스타일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유재석이 연예대상을 독식한다 하더라도 잡음이 적고, 오히려 시청자들이 그런 일을 원하는 것은 사실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유재석은 시청률과 관계 없이, 누구나가 인정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예능인으로서의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과연 유재석이 방송 삼사의 연예대상을 모두 거머쥐는 기염을 토할 수 있을까. 그 결과가 흥미로워지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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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올해부터 연말 시상식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작품에게 돌리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연말 시상식의 전격적인 변화를 꾀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그 누구보다 유재석의 입장이 우습게 됐다. 예기치 않게 '예약'해 놓다시피한 MBC 연예대상을 놓치게 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KBS에 이어 MBC까지, 연이어 찬밥신세를 당한 것이다.


유재석이 당대에 가장 실력있는 예능 MC라는 것은 누구나 한결같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방송국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때 가장 눈독을 들이는 MC도 유재석이고, 가장 많은 출연료를 지급하는 MC 또한 유재석이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유재석은 언제나 자신의 프로그램을 동시간대 1위로 만드는 수완을 발휘해 왔고, 한 번 맡은 프로그램은 웬만해선 5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했다. 방송사게에 유재석이란 언제나 흥행을 담보하는 보증수표다.


허나 이런 '천하의 유재석'도 연말 시상식만 되면 방송사의 골칫거리,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사실 방송사 입장에선 연말 시상식은 극적이면 극적일수록 좋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시상식 본연의 재미도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재석은 만고불변의 대상 후보다. 매해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일 뿐 아니라, MBC에서는 적수가 없을만큼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물론 SBS와 KBS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가 원하는 극적인 재미를 발견하긴 힘든 노릇이다.


그 때문에 방송사가 꺼내들었던 카드가 바로 '유재석-강호동' 라이벌 전이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유재석과 강호동은 방송 3사 대상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대상 쟁탈전을 벌여왔다.


유재석이 MBC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나가는 동안 강호동은 KBS에서 독주체제를 갖췄고, SBS에서는 유-강이 엎치락 뒷치락하며 대상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들의 자존심 싸움은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연예대상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한편, 시청자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흥행카드였다.


그런데 2011년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터져나왔다. 유재석의 강력한 라이벌인 강호동이 도중에 낙마하면서 연예대상 유일의 흥행 카드가 일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지난 5년동안 연말 시상식의 최대 흥행 포인트는 유-강의 자존심 싸움이었는데, 강호동의 은퇴로 인해 이런 구도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각 방송사 연예대상은 "김 빠진 콜라" 마냥 싱거운 싸움으로 전락한다. 방송사 입장에선 그리 탐탁치 않은 구도인 셈이다.


그나마 KBS는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강호동이 빠지긴 했지만 김병만이라는 고유한 빅 카드가 있었고, 이승기라는 신흥 강자 역시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KBS는 결국 [1박 2일] 팀에 대상의 영광을 돌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KBS로선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그 흔한 대상 후보 발표없이 갑작스럽게 [1박 2일] 팀 전원이 대상을 받음으로써 시상식을 지키고 있던 대상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뻘쭘해졌다. 국민 MC 유재석으로선 '최소한의 예우'조차 받지 못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이 MBC 연예대상에서 벌어졌다. 유재석의 3년 연속 대상이 확실시 되어 보이는 가운데 MBC가 급작스럽게 "올해부터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작품에게 수여할 것"이라고 발표해 버린 것이다. MBC의 일방적인 룰 변경으로 인해 유재석은 다 잡았던 연예대상을 놓쳤을 뿐 아니라, 3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기념비적 기록까지 물거품이 됐다. 향후 MBC 연예대상이 이런 식으로 지속된다면 유재석은 더 이상 주무대인 MBC에서 대상 수상을 할 수 없다.


이번에 MBC가 시상식 룰을 변경한 것은 다분히 [나는 가수다]를 의식한 측면이 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나가수]는 2011년 최고의 화제작이자 [일밤]을 부활시킨 1등 공신이다. MBC로선 대상을 챙겨줘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대상을 받을 사람이 마땅치 않으니 아예 개인수상에서 작품수상으로 룰을 변경한 것이다. 유재석으로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 됐다. 아무리 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강호동 은퇴 이 후, 방송 3사 그랜드 슬램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유재석은 KBS에 이어 믿었던 MBC에서마저 버림을 받으면서 연말 시상식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그나마 SBS 연예대상은 거의 확정적이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지만 그러기엔 방송사의 '홀대'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국민 MC의 위상에 걸맞는 대우는 분명 아니다.


방송사가 유재석을 이렇게까지 '찬밥신세'로 만들 수 있는 건 유재석이 너무 '착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하면 그는 방송사와 협상하지 않는 연예인이란 이야기다. 유재석 같은 톱 MC라면 프로그램의 진행을 두고 개런티나 복지에 대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과거 신동엽이 바로 이런 케이스다.


전성기 시절의 신동엽은 한 프로그램을 2년 이상 진행한 적이 없으며, 방송 3사를 옮겨다니며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폐지시키면서 방송사 간 개런티 전쟁을 심화시켰다. 방송사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신동엽을 모시기 위해 애를 태웠고, 신동엽을 데리고 오는데 성공하면 그 누구보다도 후한 대접을 해줬다. 신동엽의 과거 별명이 '연예인 예능국장'이었을만큼 방송사는 그를 위해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 이런 수완을 통해 그는 예능 MC 최초로 개런티 천만원 시대를 열었고 귀족 MC의 전형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유재석은 이런 꾀를 잘 부리지 못한다. 그는 방송사와 프로그램을 두고 협상하거나 줄다리기를 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제작비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몸값을 낮추기도 한다. 게다가 한 번 맡은 프로그램은 5년 이상 오랜기간 진행하는 뚝심마저 보여준다. 한 마디로 방송사 입장에선 다루기 쉬운 MC, 애를 태우지 않는 스타일의 MC인 셈이다.


그렇기에 방송사 대부분은 유재석을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 두번 '배제'해도 상관없는 가족입장에서 그를 대우하고 있는 것이다. 유재석에게 죄가 있다면 협상하지 않은 죄, 겸손한 죄, 너무 착한 죄다. 허나 유재석이 너무 '착한 죄'로 방송사 연말 시상식에 이렇게까지 홀대 받는 건 분명 바람직한 대우가 아니다. 특히 유재석과 운명 공동체로 묶여있는 MBC의 경우 '작품 수상'이란 편법으로 유재석 개인의 대상수상을 가로 막는 치졸하고 유치한 짓은 해선 안되는 거였다.


이런 식으로 진행할거였음 연초부터 아예 공언을 하든가,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게 맞다. 시상식이 채 하루 이틀도 안 남은 시점에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뿐더러 유재석을 너무 초라하게 만든 경솔한 행동이었다.


유재석도 이제는 조금 약아질 때가 됐다. 프로그램의 명운을 걸고 방송사와 힘겨루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방송사의 애를 태우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방송사들이 유재석의 존재와 가치를 더욱 잘 알게 될 것이며, 그를 대우하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이 세상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 대우 받기에는 너무 약고 못됐다. 그 점이 참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혹시 유재석이 이번 MBC의 결정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상을 받든, 받지 않든 유재석이 당대의 명 MC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가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 예의바른 성실함으로 대한민국 예능계를 종횡무진 하길 기대한다. '너무 착한 당신', 마음껏 웃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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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KBS 연예대상]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당대의 코미디언과 MC가 총 집합한 가운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치뤄진 [KBS 연예대상]은 '1박 2일' 팀이 대상을 수상하며 막을 내렸다.


헌데 이토록 수많은 수상자들 가운데서 유독 빛났던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쇼/오락 여자 MC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영자였다.


이영자가 다시 시상식 무대에 서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대 최고의 개그우먼이었다가 이른바 다이어트 파동으로 방송계에서 퇴출된 지 무려 10여년만의 일이다. 그 세월동안 이영자는 무수히 많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났다. 그런 그녀가 2011년 [안녕하세요]를 통해 '부활'의 기치를 들어 올렸다는 건 정말로 반가운 일이다.


[KBS 연예대상]에서 여자 MC 부문 최우수상으로 호명된 그녀가 가장 먼저 향한곳은 시상식 무대가 아니라 같이 후보에 올랐던 박미선이었다. 이영자는 박미선에게 달려가 "어우, 언니가 받아야 되는데 내가 받았다"고 했고, 박미선은 활짝 웃으며 "축하해. 빨리 올라가."라며 그녀를 다독였다. 괄괄하고 우악스러운 이미지의 이영자지만 그녀가 얼마나 인간미 있는 사람이지 보여준 단적인 장면이었다.

 


그렁그렁한 눈으로 시상식 무대에 올라선 그녀는 '20년 콤비' 신동엽의 축하를 받으며 수상소감을 이어나갔다. "여기에 올라오게 되니 인생은 참 살아볼만한 것" 이라고 운을 뗀 이영자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은 내 자신이 대단하다"며 순탄치 않았던 연예생활을 회고했다. 또한 "사실 나는 거저 먹는다. [안녕하세요] 제작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면서, "마지막으로 우리 신동엽씨, 나를 자기 여자처럼 잘 대해줬으면 좋겠다"며 끝까지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았다.


이영자의 수상소감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과 자신이 가득차 있었다.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에 대한 겸손과 배려를 잃지 않으면서도, 개그우먼다운 위트와 재치를 놓치지 않은 그녀는 '천상 개그우먼' 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노련했다. 한 명의 방송인으로서, 또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이영자의 진가와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허나 이영자가 더 '빛났던' 순간은 오히려 그녀가 상을 받고 무대를 내려간 직후였다. 


[KBS 연예대상] 사회를 맡은 신동엽이 "사실 오늘 [안녕하세요] 팀 중 컬투는 공연 중이어서 못오고, 이영자씨도 안 오려고 했다. 이영자씨가 매년 크리스마스 때는 故 최진실씨 자녀 환희, 수민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가 간신히 설득해서 오늘 특별히 시상식에 참석하신거다. 다시 한 번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며 이영자의 시상식 참석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12월24일은 최진실의 생일이기도 하다)


신동엽의 이 말을 듣고 뒷통수에 망치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에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한편, 이영자의 사람 됨됨이가 얼마나 제대로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다. 최진실이 하늘로 떠난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동안 이영자만큼은 최진실의 가족 곁에 머무르며 친구로서 끝까지 의리를 지켜내고 있었던 것이다.


최진실 살아 생전 최진실의 절친한 친구들로 구성된 '최진실 사단'은 연예계 대표적인 친목모임이었다. 특히 그 중 최진실과 이영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 친구였다. "최진실 가는 곳에 이영자는 항상 간다"고 할 정도로 절친했던 그녀들은 좋은 일이 있을때나, 나쁜 일이 있을때나 모든 일에 항상 함께한 인생의 동반자였다.


2008년 10월, 최진실이 그렇게 허망하게 하늘로 갔을 때 이영자는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그녀의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했다. 너무 많이 울어 실신과 깨어남을 반복했던 이영자는 빈소 한 구석에서 "나도 진실이 따라 갈래요. 진실이 따라가서 내가 지켜 줄게요." 라며 자해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최진실 사단' 중에서 이영자만큼 최진실의 죽음에 가슴을 치며 슬퍼한 사람도 드물었다.


그렇게 황망한 가운데서도 이영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진실의 장례식을 지켜냈다. 최진실의 어머니, 동생 최진영을 다독이고 위로하며 장지까지 함께 한 그녀는 49재는 물론이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년 최진실의 추모식에 참석하며 최진실의 가족과 변함없는 끈끈함을 자랑하고 있다. 최진실 추모식 날에는 방송과 행사 스케줄도 모두 빼놓을 정도인 이영자는 설날, 추석 등의 명절 때에도 최진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자가 최진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쩌면 "인생은 참 살아볼만 한 것. 중간에 포기하지 않은 내가 대견하다"는 이영자의 수상소감은 하늘에 있는 최진실에게 한 말이 아니었을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를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서운함에서 나온 작은 책망 같은 것 말이다. 그녀의 그 짧았던 수상소감이 왜 이렇게 가슴 한 켠을 먹먹하고 저리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연예계 대표 절친, 이영자와 최진실. 지금 이영자는 최진실이 사랑했던 그녀의 가족들과 최진실이 남긴 많은 추억들을 곱씹으며, 스스로의 말처럼 '한 번 살아볼만한 인생'을 꿋꿋하게 걸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이영자에게 마음껏 박수쳐주고 싶다. 아마 하늘에 있는 최진실도 예의 그 환한 웃음을 만면에 띄며 "축하해, 영자야" 하고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영자가 최진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끝으로 이 글을 끝마친다.


진실아....들리니?


내 친구, 최진실.

처음 만나 친구가 되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나누었던 추억과 앞으로 이어갈 추억도 산더미 같은데


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내 친구 너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너는 몸은 여리지만,
내가 기대하면 늘 받아주고 어깨를 내주는 강인한 친구였는데
너를 보내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정 속 너의 모습처럼
너는 변함없는 미소를 우리들 가슴 속 깊이 새겨놓고
이제 떠나야 하는구나.


보내고 싶지 않지만 "잘가" 라는 말을
이제는 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네가 가장 듣기 좋아하고 하기 좋아했던 말이
"러브 유" 였지.


"아이...러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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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김병만, 이승기가 대상후보로 오른 가운데 2011년의 마지막을 빛낼 '영광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과연 영예의 KBS 연예대상은 누가 수상할 것인가.


KBS 연예대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김병만이다. 올해로 네 번째 연예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는 강호동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부재로 인해 연예대상을 '우선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그콘서트] '달인'을 통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데다가, 지난 3년간 대상 문턱에서 번번히 미끌어진데 대한 동정론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개그콘서트]가 20%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 시절의 '포스'를 회복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한 플러스 요인이다. [개그콘서트]를 대표해서 대상 후보에 오른만큼 그에게 대상이 돌아갈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만약 이번에 KBS 연예대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2003년 박준형 이래 [개콘] 출신 코미디언으로는 무려 8년만에 두번째 수상을 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허나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김병만의 대상수상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예상 외로 돌발변수가 너무 많이 나온데다가 강호동 대신 연예대상에 출전한 이승기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오히려 2011년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김병만이 아니라 이승기가 더 어울리는 지경에까지 도래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연출된 것일까.


지난 3년간 김병만이 [개그콘서트]에서 온몸을 불사르는 투혼을 발휘하며 독보적인 활약을 했다는 건 충분히 인정할만 하다. 허나 2011년, 올 한해의 실적만 따져 보자면 [개콘]에서의 김병만은 다소 주춤하고 식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달인'이란 코너가 4년 가까이 방송 되다보니 소재가 고갈되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등 내부적으로 치명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11월 13일, 달인의 폐지를 결정하고 [개콘]에서 전격 하차했다. 주위에서는 "연예대상을 받기 위해 한 달 정도만 더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했지만, 김병만은 "내가 더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데 상에 연연하는 건 비겁한 짓이다"라며 망설임 없이 코너를 접기에 이르렀다. 그 스스로도 [개콘]에서의 부진을 인정한 셈이다. 


오히려 올 한해 그의 활동은 KBS가 아니라 SBS에 치중되어 왔다. [1박 2일]과 맞붙어 10% 가까운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 금요일 밤 10% 초중반대의 시청률을 내며 시청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정글의 법칙] 등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을 펼친 그는 "새로운 SBS 간판 예능인" 이란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SBS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친정인 KBS로선 내심 서운할만한 상황이다.


특히 김병만이 내년에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 시즌 2 합류를 예고하고, 종편행을 선택하는 등 다른 방송사와의 접촉을 늘려나가면서 상대적으로 KBS와 소원해 진 것 역시 대상수상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을 뿐 아니라 방송사 공헌도 역시 현격히 낮아지면서 김병만의 대상 '독주'는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비해 김병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이승기는 올 한해 시청률, 프로그램 활약상, 방송사 공헌도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강호동이 빠진 뒤 최대 위기를 맞이한 [1박 2일]을 안정적으로 이끈 그의 노력은 KBS 예능국이 감동할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메인 MC로서 전체를 조망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완벽히 해내는 등 예능인으로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게다가 이승기는 몇 번의 하차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변함없이 [1박 2일]을 지켜낸 공로가 있다. 이승기 같은 톱스타가 예능 프로그램에 이렇게까지 장기적으로 출연한 전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허나 그는 드라마에 출연할 때나, 음반활동을 할 때나 변함없는 활약으로 프로그램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승기가 [1박 2일]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1박 2일]의 메인 프로듀서인 나영석 PD조차 "나날이 발전해가는 이승기가 놀라울 따름이다. 강호동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할 정도로 올 한해 이승기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였다. 별다른 흔들림 없이 프로그램의 중심을 잘 잡아줬을 뿐 아니라 시청률, 활약도, 공헌도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올 한해 성과로만 보자면 이승기의 활약도는 김병만에 비해 부족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를 능가할 정도다. 항간에서는 이승기가 대상을 받기엔 아직 이르다고 하지만 KBS에서만큼은 이승기만한 대상감이 없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경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대상이 과분하다고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연예대상은 당해년도 가장 '빛난' 예능인에게 바치는 게 맞다. 이런 의미에서 2011년, 이승기만큼 빛난 예능인은 KBS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의 KBS는 과거 2001년 [MBC 방송연예대상]의 전례를 교훈삼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박경림은 스물 네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경규, 김용만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이경규, 김용만에 비하면 새파랗게 어린 예능 새내기였던 그녀가 대상을 쟁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해년도 MBC에서 그 누구보다 활발히 활약했기 때문이다.


이승기도 마찬가지다. 나이, 경력 이런 것들은 모두 논외로 하고 '실적' 하나만 놓고 보자면 그가 대상을 받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등 쟁쟁한 라이벌들과 비교해 봐도 독보적인 성과를 냈을 뿐 아니라 위기 상황을 잘 수습하고 프로그램의 무게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가산점까지 붙어 있다. KBS 입장에서도 '톱스타'인 이승기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놓는 편이 유리하다.


올해 KBS 연예대상은 김병만이 받든, 이승기가 받든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다. 무조건 김병만이 받아야 된다고 말해서도 안 되고, 이승기가 대상을 수상할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 해서도 안 된다 . 김병만은 [개콘]의 상징적 인물로서 그리고 지난 3년간의 노력과 공헌도로 대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고, 이승기는 [1박 2일]의 중추적인 인물로서 헌신적인 노력을 다 했다는 점에서 대상 수상자로서 부족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올 한해의 실적만 놓고 봤을 때는 이승기가 김병만을 다소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런 측면에서 김병만과 이승기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간 KBS 연예대상의 '절대강자'였던 강호동의 빈 자리를 김병만-이승기 투 톱이 묵직하게 채우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상황속에서 과연 김병만, 이승기 중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될 사람은 누구일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청자들은누가 받아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쳐 줄 준비가 되어 있단 것이다.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그들의 '선의의 경쟁'이 오랫동안 계속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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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속속 각 방송사 대상 후보들이 등장하고 있다.


연말 시상식 중 가장 먼저 시작되는 KBS 연예대상은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김병만, 이승기가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전통적인 'KBS맨' 이수근이 대상 후보 명단에 빠져있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일까.

 


KBS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한 이수근은 전통적으로 'KBS맨'으로 분류 될 만큼 KBS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KBS 예능 PD들이 "이수근은 KBS 직원"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이수근과 KBS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친분에도 불구하고 이수근은 2011년 KBS 연예대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소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사실 KBS가 공식적으로 연예대상 후보 명단을 발표하기 전까지 올해 연예대상은 김병만-이수근-이승기의 삼파전으로 예상됐다. 특히 4년 연속 대상 후보에 오르며 강력한 대상 수상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병만과 올해 KBS에서만 4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사에 압도적인 공헌을 했던 이수근의 '절친대결'은 KBS 연예대상을 관전하는 또 다른 흥행 포인트기도 했다.


허나 이수근이 허무하게 대상 후보에서 탈락되면서 절친 대결은 고사하고, 후보 선정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만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올 한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남자의 자격] 이경규는 후보에 오른반면, KBS에 올인하다시피 한 이수근이 탈락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다. 프로그램 출연 개수, 방송 공헌도를 따져봤을 때 이수근이 대상 후보에서 탈락할 이유가 없다.


이수근은 올 한해 KBS 간판 예능인 [1박 2일]을 필두로 [승승장구][청춘불패2][개그콘서트] 등 4~5개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동분서주했다.  후보에 오른 여타 MC들에 비해 최소 2배, 많게는 3~4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에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과언이 아니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KBS에는 이수근만 보인다 할 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던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수근이 '대상후보'의 문턱조차 밟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연예대상 후보가 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프로그램 내에서 '2인자'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KBS 예능국으로선 한 해의 마무리 격인 '연예대상'을 2인자 이미지를 갖고 있는 예능인에게 돌리는 것은 꺼림칙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프로그램 내에서 묵직한 무게감과 존재감을 갖춘 예능인으로 후보군을 형성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이수근은 많은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성과는 그리 크지 못했다. [승승장구]에서는 '메인MC' 김승우와 보조를 맞춰 감초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고, 최근에는 새로 투입된 탁재훈과 롤이 겹치면서 내부적으로 파열음을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시청률 또한 여전히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어 흥행성 면에서도 좋은 상황이 아니다. '2인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청률 문제마저 떠 안고 있단 이야기다.


이건 최근 론칭한 [청춘불패2]도 마찬가지다. [청춘불패]를 새롭게 새단장 해 야심차게 출범한 [청춘불패2]는 강력한 경쟁작인 MBC [세바퀴]에 더블스코어 차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KBS 예능국에서 조기종영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빨간 불이 켜진데다가 MC 역할을 맡고 있는 이수근 역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고 있다. [청춘불패]로도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긴 힘든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남은 한가지 프로그램은 [1박 2일]이다. 실상 이수근이 대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1박 2일] 간판만큼 무게감 있는 성질의 것도 드물다. 강호동 하차 이후에도 시청률은 여전히 20% 중반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원년 멤버로서 지난 5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공헌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하차하는 시점에 다수의 방송 관계자들은 [1박 2일]이 '이수근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 예상했다. 강호동 체제 하에서 '강호동의 적자'로 평가받을만큼 포스트 강호동 이미지가 강한데다가 지난 5년간 프로그램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해 온 이수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호동 없는 [1박 2일]의 새주인은 이수근이 아닌 이승기였던 것이다. 이승기는 강호동을 대신해 상황을 조율하고, 대부분의 진행 멘트를 소화하는 등 실질적으로 [1박 2일]의 메인 MC 자격을 부여받았다. 연출을 맡고 있는 나영석 PD조차 "이승기가 중심에서 조율하고 정리한다면, 이수근을 비롯한 나머지 멤버들이 재미를 창출하는 식"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강호동이 있을 때나, 강호동이 없을 때나 '변함없이' 2인자 역할을 고수하며 감초 역할을 수행했던 이수근은 안타깝지만 [1박 2일]을 둘러싼 주전 경쟁에서 이승기에게 처참하게 밀리고야 말았다. 한 프로그램에서 한 명의 대상 후보만을 선출한다는 KBS 예능국의 방침상 [1박 2일]에서 골라내야 할 대상후보는 이수근이 아니라 이승기였던 셈이다.


결국 모든 프로그램에서 '메인 MC'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던 이수근은 대상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없는 운명이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1인자가 되지 못한 2인자에게 '연예대상'이라는 큰 상을 돌릴 방송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올 한해 이수근의 활약상과 방송 공헌도는 박수쳐 줄만 하지만 '결정적 한방'이 부족했다는 건 그로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결국 이수근이 의도치 않게 '낙마'하면서 KBS 연예대상은 김병만이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이승기가 치열하게 뒤쫓아가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그들의 치열한 접전을 지켜보며 이수근은 아마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 밖엔 없을 것이다. 허나 기회가 올해 한 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올해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잘 보완해 나간다면 이수근에게도 분명 '대상'의 영예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수근의 예능 멘토인 강호동이 그에게 항상 했던 말이 있다. "거친 파도는 노련한 뱃사공을 만든다". 그가 이번 대상 탈락을 기점으로 더더욱 성숙하고 재미있는 예능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2012년, 이수근의 비약적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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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KBS 연예대상] 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강호동이 2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면서 마무리 된 [KBS 연예대상]은 이경규의 위트 있는 진행과 시상식 자체를 즐기는 예능인들의 모습으로 훈훈한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람이 있다. 바로 '박명수' 다.




연예대상에서 MC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박미선은 수상소감에서 "상 안 줬다고 삐쳐서 집에 간 명수에게 고맙다" 라는 이야기를 했고, 유재석도 인터뷰 도중 "형, 빨리 다시 와! 여기 재밌어~!" 라며 농담을 던졌다. 정황상 연예대상에 참석했던 박명수가 상을 받지 못하자 집에 간 모양이었고 이를 예능인들 특유의 재치로 하나의 '해프닝' 처럼 그려낸 것이다.


이 상황 하나만을 놓고 본다면 상을 받지 못했다고 시상식을 떠나 버리는 박명수의 행동이 도마 위에 오를수도 있다. 상 때문에 시상식에 참여하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한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단면적인 모습일 뿐, 시상식 전반적으로 박명수가 '떠날 이유'는 충분했다. 한 마디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님을 모셔놓고 제대로 된 대접을 하지 않은 [KBS 연예대상]도 비판받을 점은 적지 않다.


박명수는 이 날 '최고 엔터테이너 상'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상이 무엇이냐면 전문 예능인은 아니지만 예능을 위해 활약하는 연예인들에게 상을 주는 것이었다. 김태원, 김성민, 이하늘 등 배우 혹은 가수들이 후보에 올라갔다. 그런데 이 후보들 사이에 말 그대로 '쌩뚱맞게' 박명수의 이름이 거론됐다. 후보에 올라가서는 안될 사람이 후보에 올라간 것이다.


박명수는 이들과는 달리 15년 가까이 예능만 한 사람이다. 이들 사이에 박명수를 끼워 팔기 하는 것은 박명수가 그간 쌓아온 예능인으로서의 커리어를 한 순간에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 놓고서 상은 김태원, 김성민, 이하늘 3명이 공동수상했다. 박명수로서는 이상한 분야의 후보에 올라간 것도 억울한데 상까지 받지 못하니 마음이 상하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KBS가 박명수를 조금이나마 배려하고자 했다면 그를 마땅히 MC 부문 우수/최우수상 후보에 거론했어야 했다. [해피투게더] 에서 박명수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을 뿐더러, 그가 지금껏 해 온 공로를 생각하더라도 이 정도 배려와 예의는 그에게 갖추는 것이 초대한 주인 입장의 당연한 도리였던 셈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박명수가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농담이랍시고 그를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건 할 짓이 아니다.



물론 시상식 도중에 자리를 떠난 박명수의 행동이 잘 된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비판하기 전에 [KBS 연예대상] 의 '배려없음' 도 함께 질타되어야 할 것이다. 누가뭐래도 박명수는 [해피투게더]에서 가장 빛나는 서포터이자 에피소드와 해프닝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인물이다. 그런 그를 '최고 엔터테이너' 라는 허명으로 감싸 안으려 했던 시상식 백태는 차라리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우리는 아직도 박명수의 진가를 잘 모른다. 그는 유재석과의 콤비 플레이로 방송을 잘 움직일 줄 아는 개그맨이지만 자신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램과 자신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증명해 보이는 '능력' 도 있는 사람이다. 개그맨 박명수의 생명력은 어느 곳에서나 '친숙함' 을 동반하는 동시에 프로그램 자체의 색깔을 대변하고 상징하는 관계 설정을 '놀라울만큼' 잘 해내는데 있다. KBS가 이런 그를 잃지 않으려면 적어도 그의 자존심과 존재 기반은 존중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년에 만약 [KBS 연예대상] 에 박명수가 나온다면 그를 이런 식으로 홀대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분야에 후보로 올리고, 공정한 선정을 통해 상을 수여할 수 있다면 KBS도, 시청자도, 출연자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더 좋은 연예대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올 한 해 KBS에 다소 섭섭해 했던 박명수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며 이 글을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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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 은 예상대로 강호동의 '승리' 로 막을 내렸다.


강호동이 2년 연속으로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확실한 [1박 2일] 의 시대를 공언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예능을 움직인 국민 MC 강호동 뒤에는 또 다른 '예능 본좌' 가 숨어 있었다.


이경규, 그가 바로 2009년 진정한 'KBS 연예대상' 의 주인공이었다.





KBS 연예대상 '대상' 을 수상한 강호동이 시상대에 올라가 가장 먼저 입 밖으로 꺼낸 인물은 이경규였다. 유재석과 감격스런 포옹을 한 강호동은 대상 트로피를 이경규에게 건넸고, 허리를 깊게 숙여 그에게 존경을 표했다. 당대 최고의 MC인 강호동의 트로피가 이경규의 '손' 에 들어가는 그 장면은 그 자체로 예능계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뒤이어 강호동은 "15년 전 저를 발탁해 이 자리에 올려 주셨던 이경규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가 못 뜨면 자신도 옷을 벗겠다고 말씀해 주신 진정한 스승님, 당신이 진정한 연예대상의 주인공이십니다" 라고 말해 이경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상식장에 있는 모두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냈고, 보는 이조차 흐뭇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1993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강호동의 방송데뷔는 그렇게 이경규의 손에서 시작됐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에 덩치 큰 씨름선수가 방송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바보 분장밖에 없었지만 이경규는 강호동에게서 MC의 자질을 발견했다. "당신이 방송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도 함께 옷을 벗겠다." 는 초강수로 강호동을 여의동에 입문시켰던 그는 강호동이 방송인으로서 안착할 수 있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었다.


물심양면의 지원 끝에 강호동은 유재석과 함께 한 [공포의 쿵쿵따] 에서 오롯이 빛을 발했고, 당대 최고의 국민 MC로 우뚝 서게 된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이경규와 강호동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강호동은 이경규가 예상한 것 이상의 성과를 얻어냈다. 33년만의 예능인 최초의 백상예술대상 수상, PD 협회 MC상 수상, 2007 SBS 연예대상 수상, 2008 KBS 연예대상 수상, 2008 MBC 연예대상 수상, 2009 KBS 연예대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강호동의 성공 뒤에는 그를 방송에 입문시키고 길을 닦아 준 이경규의 존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내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이경규, 유재석, 신동엽이다." 라는 강호동의 말은 이경규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그대로 표출한다.


이처럼 이경규는 수상을 하기 위해 시상대에 올라서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강호동의 수상소감에 등장하며 강호동 보다 훨씬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때로는 쑥스러운 웃음으로, 때로는 과장 된 제스추어로 희극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이경규지만 대한민국 예능 전체를 꿰뚫어 버리는 그의 방송 역사는 그대로 [KBS 연예대상] 의 역사적 상징으로 남았다.





[KBS 연예대상] 에서 그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지만 진정한 '무관의 제왕' 이라 할만 했다.


노련한 진행으로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시상식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진심으로 후배들을 축하했으며, 자신들이 발탁한 후배들에게 마음 담긴 박수를 보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은 '이경규 시대는 갔다' 고 평하고, 혹자는 '이경규는 퇴물' 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강호동, 유재석, 이휘재, 정형돈, 박명수, 김구라, 김국진, 김용만, 김제동 등 MBC 예능을 움직이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활약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낸 인물이 이경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대본과 씨름을 하고 작가들과 기싸움을 한다는, 그래서 작가들과 PD가 모두 싫어하고 무서워 한다는 이 '늙은' 예능 본좌는, 그러나 여전히 '젊은 것' 들은 도저히 따라 올 수 없는 삶의 철학과 페이소스 있는 웃음으로 이 시대 예능 본좌가 과연 누구인지, 30년 동안 예능을 좌지우지한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2009년 [KBS 연예대상] 의 진정한 주인공.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고, 최우수상 수상자이기도 하며, 우수상 수상자이기도 하고, 인기상 수상자이기도 한 당대 최고의 MC. 그가 바로 '이경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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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신동엽, 이지애, 김성은의 사회로 진행 된 이번 시상식은 화려한 시상자와 건실한 수상자들, 그리고 시상식 자체를 즐기는 개그맨 및 MC들의 참여로 한층 축제다운 축제로 진행 되었다.


역시 대상은 MC 강호동에게 돌아갔다.


올 한해 [1박 2일] 로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MC의 반열에 오른 그는 처음으로 KBS에서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하며 멈추지 않는 '강호동 시대' 의 위엄을 과시했다.


그러나 강호동의 대상 수상만큼이나 빛난 이가 한 명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코미디 부문 우수상 수상자인 '박지선' 이었다.




올 한해 [개그콘서트] 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개그우먼 박지선은 2007년 여자 신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코미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강유미-신봉선을 잇는 [개콘] 의 히로인으로 급부상했다. 개그우먼스러운 타고난(?) 외모 때문에 데뷔 때부터 화제의 인물이 되었던 그녀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를 차지하며 새로운 얼굴을 갈망하는 대중의 기대를 100% 만족시키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번 [KBS 연예대상] 에서 박지선의 수상소감은 그 누구의 수상소감보다 훨씬 빛났다.


그녀는 [KBS 연예대상] 에서 "제가 피부 트러블이 있어서 화장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어색하게 맨 얼굴로 무대에 섰습니다. 그러나 20대 여성으로서 화장을 하지 못하는 것에 슬픔을 느끼기 보다는 20대 개그우먼으로서 분장을 하지 못해 더 웃기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개그우먼이 되겠습니다. 나 박지선, 색조 화장보다 바보 분장을 하고 싶다!" 라는 솔직한 자기 감정을 표현했다.


황정민의 수상소감에 비견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던 그녀의 수상소감은 개그우먼으로서 살아가는 그녀의 자부심과 자존감을 그대로 전달하는 듯 했으며, 이 시대 여성 희극인으로 살아가는 아픔과 고민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KBS 연예대상] 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녀의 수상소감을 꼽고 싶을 정도였다.


20대 여성이 화면에 '예뻐 보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영자도 그랬고, 강유미도 그랬고, 신봉선도 그러했듯이 20대 코미디언들은 웃겨야 하는 직업적 특성과 예뻐 보여고 싶은 여성의 심리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망가지는 매 순간의 상황이 대중에게는 그저 재밌고 웃길 뿐이지만 그녀들에게는 여성으로서 느껴야하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감내해야 하는 초인적 의지를 요구한다.


"단 하루라도 개그우먼이 아니라 여자로 살고 싶었다. 세상이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슬펐다." 던 이영자의 절절함은 비단 이영자 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 희극인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가야만 하는 아픔과 괴로움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박지선은 여성으로서 당연히 가지고 있을 법한 '예뻐 보이고' 싶은 욕구마저 직업을 위해 내던지는 헌신적 모습을 선보였다. 화장이 아니라 분장이 하고 싶다는, 색조화장보다 바보분장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수상소감은 사실 개그우먼으로써 쉴새 없이 싸워야 했던 자신의 본질적 욕구 속에서 얻어낸 진정한 희극인의 자세였다. 여성성마저 초월해 자신의 직업에 대한 확신과 사랑을 쏟아낸 그녀의 수상소감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무대에 올라섰을 때 나를 잊어버리고 관객을 위한 '광대' 로 태어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여성의 외모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한국 사회에서 '못생긴' 여성 개그우먼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조롱과 웃음거리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이, 사람들이 그녀들에게 끊임없이 "못생겨야 웃길 수 있음을 강요"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대에 올라서는 매 순간순간의 선택과 고민의 연속이었다." 던 김미화는 자신을 버림으로써 희극인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박미선 역시 [해피투게더] 에서 확실히 망가진 탓에 올 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인 여성 MC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여성 희극인으로서 자신의 여성성을 무대에서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지만, 그 고통을 통해 대중을 위한 진정한 희극인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은 고통의 뒤에 숨겨져 있는 축복이기도 하다.


비단 박지선 뿐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 개그우먼들의 마음을 대변했던 박지선의 '수상소감' 이야말로 여성 희극인들이 대중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 자신이 욕망하고 기대하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오직 대중의 웃음을 위해 맨 몸을 내던지는 '위대한' 여성 희극인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박수를 보낸다.


당신들이야말로 진정 TV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입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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