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상상플러스] '이효리 시대' 가 3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상상플러스] 가 '효리 퇴진' 과 함께 꺼내든 카드는 결국 '우리말 카드' 다. 놀이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동화로, 동화에서 토크쇼로 정신없이 방황하던 [상상플러스] 가 결국은 다시 '우리말' 을 다룬 소재로 회귀한 것이다. 게다가 더 나아가 [상상 플러스] 는 소재 뿐 아니라 체제 개편 역시 과거로 돌아갔다.


'노현정 시대' 의 영광과 '백승주 시대' 의 안정이 그리웠던 것일까. [상상플러스] 의 '아나테이너' 복귀 선언은 프로그램 내부적으로 참 많은 변화를 시사하는 상징과도 같다. 그러나 과연 [상상플러스] 의 아나테이너 기용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미 '한물 간' 아나테이너 시대로의 복귀는 또 다른 흥행 실패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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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발전시켜보자. "예능" 과 "아나운서" 의 만남은 과연 [상상플러스] 가 꿈꾸는 것처럼 완벽하기만 한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예능과 아나운서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아나테이너 시대가 개막하자마자 내리막길을 걸었던 것은 대중이 원했던 것이 결코 '아나운서의 연예인 化' 즉, "아나테이너 시대의 개막" 이 아니었음을 방증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사실상 아나테이너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노현정, 강수정, 김성주 등은 모두 아나운서 시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주인공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예능 프로그램' 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한 것 또한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얼핏 살펴보면 '아나운서' 와 '예능' 의 만남은 '환상의 조합' 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아나운서 시절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자신만만하게 프리선언 했던 강수정은 프리선언 2년만에 맡은 프로그램들 대부분을 '말아 먹는' 것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고, 1년 여의 휴식 끝에 [명랑 히어로] 에 복귀한 김성주 역시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박미선 등 걸출한 예능인들 사이에서 제대로 된 역할조차 부여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 뿐인가. [상상플러스] 3대 안방마님이었던 최송현은 [상상플러스] 퇴진 수순과 함께 아나운서까지 그만뒀고, MBC에서 야심차게 밀어 넣었던 '미녀 아나운서' 서현진, 문지애 등은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 속에서 멀어졌다. 그나마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오상진 역시 예전처럼 '폭발적인 관심' 을 받는다든가 하는 일은 잦아들었다. 이것이 바로 찬란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아나테이너 시대' 의 잿빛 현실이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아나테이너' 들이 근본적으로 부딪히는 한계다. 아나테이너들이 좀 더 많은 재미와 웃음을 주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연예인 화를 지향할수록 본연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대중의 신뢰와 인기까지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실상 대중들이 '아나테이너 시대' 에 열광했던 때는 그들이 아나운서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지키는 한도내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던 '과거' 에 한정되어 있다.


[상상플러스] 에서 '아나운서' 의 정체성을 지켰던 노현정, 백승주와 '아나운서' 임을 포기하고 연예인 化 됐던 최송현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이었던 이유는 최송현의 '연예인 化' 가 아나테이너에 대한 대중의 기본적인 기대심리를 배신한 잘못된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아나테이너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에는 '예능인만큼 재밌어야 한다' 는 기대 넘어 '적어도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는 단서가 함께 달려있다. 결국 아나테이너의 정체성은 아나운서지, 연예인이 아니라는 소리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강수정과 김성주의 '실패' 역시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아나운서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그들이 프리랜서 이 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대중이 기대했던 아나운서의 '정체성과 자존심' 을 완전히 놓아버리고 예능 MC 쪽으로 전향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중이 그들에게 기대했던 것은 '아나운서' 로서의 모습이었지, 결코 '엔터테이너' 로서의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아무리 찬란해 보이는 아나테이너 시대라고 해도 그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아나테이너라는 거창한 말 뒤에는 아나운서로도, 예능인으로도 제대로 활약 할 수 없는 '아나테이너' 들의 불안한 현실과 모순된 자기 정체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쯤되면 [상상플러스] 의 '아나테이너 시대' 복귀는 또 다른 실패로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선 [상상 플러스] 가 최송현 시대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노현정 시대를 지향점으로 삼아야 함은 명백한 일이다. 아나운서 한 명을 데려다 앉혀 놓고 일시적인 관심을 유도하려는 꼼수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이지애 아나운서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대신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 을 지키게 함으로써 대중의 기본적인 기대심리를 배반치 않도록 섬세한 상황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아나테이너' 시대는 끝났다.


아나운서임을 스스로 거부했던 강수정, 김성주는 아나테이너에서 연예인이 된 이후로 빛을 못보고 있고, '포스트 김성주' 를 꿈꾸며 예능 프로그램에 우후죽순 쏟아졌던 이름 모를 '아나테이너' 들 역시 제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상상플러스] 가 강수정, 김성주 뿐 아니라 여러 아나테이너들의 실패를 교훈삼아 '아나테이너 시대' 의 부활이 아니라 '아나운서' 만의 정체성을 잘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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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6 1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은아, 백지연과 많이 비교된다. 이제 그들은 연예인이다!

  2. aaa 2008.07.16 2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아나운서들이 예능에 너무 많이 출연하니 예전의 아나운서에 대한 환상이 다 깨져 버렸지... 그냥 연예인이나 다름없이 느껴지는데 그럴바에야 외모적으로 낫고 끼도 많은 연예인들 보지 누가 아나운서 보나??

  3. 음..이 글.. 2008.07.16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별로 공감이 안 갈까요? 더구나.. 강수정 2년 김성주1년밖에 안됐습니다..
    김성주는 나온지도 얼마 안되구요
    갈고닭을 시간 충분합니다..될 사람은 나중에라도 되겠죠
    나중에 다시 잘될지 신이라도 모르는겁니다.
    지금 평가하는건 이르다고 생각되네요.. 왜 그렇게 일찍 판단하는지 모르겠네요...

  4. 지망생 2008.07.16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윽..쓴글이 날라갔네요.
    안녕하세요. 전 아나운서 지망생입니다.
    공감가는 내용도 있고 전혀 아니다 싶은 내용도 있어서 코멘트답니다.
    최근 방송 트렌드는 아나운서는 본연의 의무로 돌아가는 추세입니다.
    물론 아나테이너의 한계점을 잘 알고있는 방송의 발빠른 행보이죠.
    별로 재미도 못보았구요.
    하지만 김성주나 강수정씨의 한계점은 아닙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프리선언을 한 아나운서들이 있었구요. 그분들도 프리선언을 하고나서
    입지를 다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으니 이 두분들에게서 한계점을 보기엔 좀 이른것 같습니다.
    이분들을 아나운서에서 연예인이 되었다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네요. 광고를 찍고 예능에 출연하긴하지만 아나운서로서 가졌던 태도를 버리진않았습니다. 진행하는 방법이나 말투조차도요.
    앞으로의 아나운서 트렌드는 다시 아나테이너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5. 2008.07.17 0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랑히어로의 김성주는 자리만 중앙에 배치했지, 별다른 존재감이 안보입니다. 워낙 말빨 센 김구라로 인해 면박만 당하고 있는 것처럼 화면에 비춰지건만 정작 김성주씨는 왜 변화가 없을까요.
    계속 그러시면 명랑히어로는 끊을랍니다.
    그리고 강수정은 여전히 버벅거리는 뭔 발음인지도 부정확한 대사좀 이제 그만 똑부러지는 발음으로 변화를 줘보시오.
    그냥 이빨 활짝 드러내고 웃어댔던 아나운서 시절의 여걸씩스 이미지는 지겨우니깐.

  6. 그냥 2008.07.17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다워야 아나운서지 아나테이너가 무슨 말,,,,
    참내 그냥 방송인이라고 말하던가.....

  7. 공감부족 2008.07.17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수정,김성주 둘다 잘한다고 보는데,,특히 강수정이 프로그램 말아먹었다는건 좀 억지가 아닌지..육각대결의 경우 강수정,신정환이 프로그램 띄워놓고 이경규와 친분이 있는 조형기를 불러오느라 빠진 경우로 볼 수 있겠죠..

  8. 방송사의 책임 2008.07.29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나운서들의 예능인으로서의 자질부족에는 공감합니다.
    솔직히 얘기해서 재미가 없습니다.웃기지도 않구요.
    웃기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방송계에 들어온 사람들이 아니니 당연합니다.

    방송사에서 아나운서들을 변질시켰다고 생각합니다.아나운서가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하는 직원의 입장인 걸 생각해보면 요즘같은 상황에서 아나운서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킬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건 방송사입니다.값싼 급여로 부려먹을 수 있는
    회사 직원이기 때문에 여기저기 예능집어넣고 농담따먹기하게 만든 게 방송사이지
    않습니까?

    강수정에게 여걸식스를 시키고,김성주에게 황금어장에서 망가지는 일을 시킨 것이
    어디였습니까?본인들이 회사에 나 좀 망가지게 해 달라고 한 건 아닐 겁니다.
    만약에 김성주와 강수정에게 저런 예능프로에서 연예인들하고 어울려서 놀게
    만들지 않았었다면 지금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진 않았을런지..

    김성주가 무르팍에서 황금어장 나가고 나서 "이제 뉴스는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부분에서는 방송사가 큰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