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DJ DOC가 발표하고 무료 배포한 음악 ‘수취인 분명’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며 박근혜 대통령 하야관련 시위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류에 동참하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광화문에서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는 등, 시국에 대한 심각함을 느낀 유명인들도 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한 것이다. DJ DOC의 음악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난데 없는 ‘여혐(여성혐오)’ 논란이 일었다. 가사중 ‘잘가요 Miss 박 쎄뇨리땅/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이라는 부분이 문제가 되었는데 여성단체 페미당당이 “ 박 대통령의 공적 잘못이 아닌 대통령의 여성성을 지목해 공격하는 것은 여성혐오적 발언”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미스’는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적 직급이 낮은 여성을 하대할 때 쓰인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강남역 10번출구’ 등 다른 단체들 역시 “국내 힙합 가수들은 여성혐오를 끌어오지 않고서는 가사 한 줄 못 쓰나 봅니다”며 동조했다. 24일 래퍼 산이가 발표한 ‘나쁜X’도 “병신년아 빨리 끝나 제발” “그와 넌 입을 맞추고 돌아와/ 더러운 혀로 핑계를 대” 등의 가사로 논란이 되었지만, DJ DOC의 경우는 더욱 파장이 컸다.

 

 

 

 

 

 

DJ DOC측은 ‘미스’는 ‘mistake'를 상징하고, 세뇨리땅 역시 아가씨가 아닌 새누리당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지만 중요한 것은 공연이 아니라 그들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며 그들이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공연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회의 화두가 된 여혐논란이 일었지만 이 같은  일부의 반응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미스’라는 단어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나타낸다는 이유로 외국에서도 쓰임이 줄어드는 추세긴 하지만 여성혐오와 관련이 없다. 단지 결혼 유무같은 개인적 정보가 드러나는 단어에 대한 자정 노력일 뿐이었다. 한국사회에서 미스가 하대하는 표현이라는 것 또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 나이어리고 직급이 낮은 여성을 주로 ‘미스’라 지칭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김양’같은 표현보다 ‘미스 김’이 더 완곡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탓이지 여성 혐오를 조장하기 위한 단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혐논란이 일면서 많은 시민들은 DJ DOC의 공연이 취소 된 것을 안타까워했고 지나친 기준 속에 말도 안되는 프레임을 씌우는 여성 단체에 대한 반감마저 증가했다. 결국 문제를 제기했으나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SNL의 남성 아이돌 성추행 논란은 엄청난 대중의 비난에 직면했다. 문제는 SNL이 측이 호스트였던 B1A4의 비하인드 영상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여성 출연진들이 남성 아이돌 들의 중요 부위를 더듬는듯한 제스쳐를 취했고 ‘다 만졌다’며 만세를 부르기도 한다. 이에 팬들이 불쾌감을 표시했고, 이 문제가 기사화 되면서 대중의 반감을 산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분명히 약자다. 그러나 그 ‘약자’의 위치를 교묘히 이용하여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를테면 ‘여성은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에 가해자는 남성이다.’라는 식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남성에게 거리낌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한국 tv에서도 그런 모습은 자주 목격이 되는데 여성 코미디언이라든지 패널이 본인의 동의 없이 근육질의 남성의 몸을 더듬거나, 남성 출연자의 엉덩이를 만지며 심지어는  입맞춤을 하려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만약 남성이 그 장면에서 예민한 모습을 보이면 ‘쿨’하지 못한 게 되고 여성의 행위는 오히려 웃어넘길 일로 넘어가는 식이다.

 

 

 


물론 대다수의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진정한 페미니스트는 여성이 남성의 우위에 있다거나, 여성은 남성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두 성性의 관계가 평등할수록, 그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행동이 용납되어서도 안된다는 당연한 인식이 부족할 때, 문제는 불거진다. 이것은 남성역시 여성 차별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인 직후, SNL의 제작진은 이 사건을 단 다섯 줄의 사과로 끝내려 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그만큼 와닿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의 예민한 반응을 이해하지 못한 대처였다. 논란이 점점 더 거세지자 개그우면 이세영에 대한 퇴출 논란까지 일었고, 이세영은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이에 SNL측은 다시 ‘퇴출이 논의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이는 개인의 책임이 아닌 SNL전체의 책임’이라고 밝히며 다시 한 번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러나 비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이세영이 이 일을 혼자서 책임지는 것 또한 합리적인 처사라고 말할 수 없다. 그 영상에는 이세영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SNL도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일이 B1A4뿐 아니라 인피니트, 김민석등 이전에도 반복되어 왔다는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 자체가 얼마나 해이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여혐’이든 ‘남혐’이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단순한 남녀 차별의 범위를 넘어서 상황과 맥락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판단해야 한다. 그 안에서 심각한 잘못이 있다면 집고 넘어가야하지만, 그 맥락에서 이해 가능한 수준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만약 SNL이 꽁트 속에서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이런 상황극을 벌였고, 그 이야기에 맥락이 있었다면 논란은 이렇게까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다.


 

 

‘신고식’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성추행에 가까운 불합리한 행동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논란은 커졌다. 이런 상황이 여성 아이돌에게 자행되었다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맥락이다. DJ DOC의 ‘수취인 분명’은 맥락상 대중이 이해할만한 가사였기에 여혐 논란은 오히려 황당한 지적이 되었다. 이런 시국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대중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성추행이나 여혐, 남혐은 단순히 단어 하나의 문제나 행동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 잘 풀어낸 단어나 행동은 박수를 받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문제다. 그 문제를 대면했을 때 느끼는 대중의 온도차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이런 문제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방송이나 음악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작되지 않을 때, 결국 대중은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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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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