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토요일'. 한 언론사가 2008년 5월 31일 촛불 집회를 두고 한 말이다. 섬뜩해졌다. 피의 토요일이라니. 문득 처절함으로 얼룩졌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생각났다. 피로 얼룩졌던, 허나 그것으로 쟁취했던 자랑스러운 역사. 그런데 지금 우리는 28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독재' 에 부딪혀 있다. 그리고 그 때의 5.18 과 지금의 5.31은 너무나도 무섭게 '닮아있다'. 너무나 무섭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광주 시민들. 그리고 20년 뒤 또 다른 '독재' 타도를 위해 일어선 전국의 국민들. 80년대에는 새로운 '희망' 을 찾기 위해 광주 시민들이 나섰고, 2000년대에는 자존심과 권리를 찾기 위해 국민들이 일어섰다. 조금도 다르지 않다. 독재와 무시에 대한 국민의 저항의식은 시들지 않았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유와 권리가 빼앗긴 시대에 '불' 은 언제나 희망과 정열, 미래를 상징했다. 지금 우리가 들고 있는 촛불은 국민의 염원이고 빼앗긴 자유와 권리, 자존심과 희망을 쟁취하고자 하는 정열과 의지의 표현이다. 무엇이 다른가. 광주 시민들은 5월 어느 날 민주화를 되찾기 위해 불을 피웠고, 2008년 5월 31일 전국의 국민들은 자존심과 희망을 되찾기 위해 불을 피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민의 저항에 국가가 하는 일이라곤 역시 '강제 진압' 뿐이다. 윗 사진은 광주에서 한 시민이 군인의 몽둥이에 맞는 사진이고, 아래사진은 2008년 서울 한 복판에서 한 시민이 전경의 몽둥이에 맞는 사진이다. 28년의 세월만큼 국가와 국민의 위상은 달라졌으나, 여전히 '윗 분' 들의 '국민 다루기' 는 천박하고 추할 정도로 똑같다. 전경의 몽둥이로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 생각하는 저능아적 발상. 슬프게도 80년 광주와 2008년 서울은 28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무서울 정도로 '똑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압은 거세어지고 시민들은 피로 물든다. 80년 독재정권은 그렇게 광주 시민의 피 위에 군림했고, 2008년 이명박 역시 국민들의 피 위에 군림하고 있다. 언제나 역사는 무수히 많은 민중들의 피와 땀과 눈물과 희생을 강요한다. 그것이 역사가 강요하는 것인지, 이 시대 잘나신 정치인들이 강요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피의 역사' 가 결국 국민이 원하는 것을 쟁취한 '승리의 역사' 로 귀결 되었다는 사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피가 흐르고 땀냄새가 진동하는 시위의 현장에서 서로를 보듬어준 것은 시민과 시민, 국민과 국민 뿐이었다. 군인에게 끌려가는 와중에서도 피가 흐르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80년 신혼부부의 모습과 쏟아지는 피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2008년 한 여학생의 모습은 결국 나 자신을 지탱하는 것은 '내가 아닌 우리' 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28년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는 그렇게 '하나' 로 똑같아져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대 정부에 저항하던 80년 광주 시민과 2008년 선량한 국민들은 들것에 실려가면서까지도 부르짖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80년 '민주화' 의 꿈을 위해 광주 시민들은 분연히 일어섰고, 2008년 '주권' 을 되찾기 위해 전국의 국민들은 서울에 집결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5.31 촛불 집회는 정부의 강제 진압과 폭력 속에서도 역사의 한 줄기 희망을 찾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웠던 대다수 민중들의 자존심의 '역사' 였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결국 6월 항쟁으로 꽃 피었던 것처럼 5.31 촛불 집회도 6월에 이르러 '승리의 역사' 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드디어 '6월' 이 왔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