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능 경향은 [무한도전] 의 수난기로 기록된다. 꾸준히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던 [무한도전] 이 하하의 하차와 함께 점차 하향세를 걷고 있더니 이제는 예전과 같은 파워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단 시청률의 문제가 아니다. [무한도전] 이 예전과 같은 '파괴력' 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기획력과 구성의 문제, 식상한 캐릭터와 앞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의 고정된 레퍼토리의 지겨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바로 [무한도전] 을 만드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태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도전] 을 둘러싼 수많은 담론 중에 '비난' 에 가까운 낚시 기사도 있지만 새겨 들을만한 비판도 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무한도전] 애청자들의 진지한 충고부터 문화평론가들의 심도 깊은 평론까지 [무한도전] 이 자신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런 애정어린 비판과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러나 [무한도전] 이 되풀이하는 말은 항상 똑같다.


"시청률은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다. 시청자 이탈은 계절 탓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봤을 때 오히려 지금의 시청률은 높은 편이다.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언론 때문에 더욱 힘이 든다." 등등등. 이런 이야기를 살펴 봤을 때 시청률 얘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무한도전] 같다. 게다가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시청률은 유동적일 수 있고, 떨어지는 것은 계절 탓이지 결코 자신들의 결함은 아니라고 부정하는 태도다.


과연 [무한도전] 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이 계절탓에, 허구헌날 [무한도전] '비난' 에 열을 올리는 일부 언론 때문일까. 대답은 결코 '아니다' 다. 물론 계절과 언론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이유는 [무한도전] 내부에 있다. 지금 눈에 띄는 하향곡선이 [무한도전]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면 그 보다 심각한 것은 또 없을 것이다.


[무한도전] 은 하하의 하차 이후로 캐릭터가 한층 단순화 됐다. 5명의 캐릭터가 하하의 캐릭터까지 억지로 떠맡다 보니 고유의 캐릭터는 사라지고 어정쩡한 혼합 캐릭터로 변질됐으며, 순간순간 치고 빠지던 의외의 애드립이나 신선함도 상당히 약화됐다. 일례로 끊임없이 '어색한 뚱보' 로 하하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던 정형돈은 하하의 하차와 함께 이도저도 아닌 '진짜 어색한' 캐릭터로 변질됐고 노홍철 역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죽마고우' 컨셉에 필적하는 구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유재석은 변함없이 박명수를 말리거나 정준하를 놀리는 단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박명수는 결혼 이 후 예전만한 '포스' 를 발휘하지 못하고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있다. 팀 내 '왕따'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정준하의 컨셉은 웃음보다는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지금껏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던 완벽한 팀웍과 캐릭터가 일정부분 침해를 받자 구도는 더욱 단순해지고 상황이 주는 코믹성도 희미해져버렸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이런 '단순한' 캐릭터와 함께 [무한도전] 의 '구성방향' 역시 단순해 졌다는 것이다. 이번에 혹평을 받았던 [핸드볼 특집] 은 '북경 올림픽 특집' 이라고는 했지만 예전의 그것과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고 동요 특집 역시 강변북로 특집에 가을 소풍을 짬뽕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태안특집' 외에 지금 [무한도전] 이 선보이고 있는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은 과거의 것을 변형하거나 그대로 답습하는 태만함을 보이고 있다.


소재가 바뀌어도 구성과 구도가 여전하니 식상함은 배가되고, 새로운 웃음도 보여주지 못한다. 과거 [무한도전] 이 매주 바뀌는 소재만큼이나 현란하고 놀라운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지금의 [무한도전] 은 과거 쌓아올렸던 영광과 명성에 기대 최소한의 '노력' 만을 하고 있다. 아무리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도 단순하디 단순한 프로그램의 방향성은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없다.


게다가 [무한도전] 의 멤버들의 사생활 역시 [무한도전] 에게는 큰 문젯거리다. 정준하의 룸쌀롱 사건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씹힐 거리가 되고 있으며 결혼을 둘러싼 박명수의 행보 역시 과히 아름다운 것만은 되지 못했다. 또한 최근 '코디 사건' 으로 구설에 오른 노홍철은 그것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간에 밝고 유쾌함을 강조했던 노홍철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대표적인 사건이 됐다.


5명의 출연진 중 3명의 출연진이 여러 구설로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크게 좋은 현상이 아니다. 게다가 '대한민국 평균 이하' 라던 그들이 룸쌀롱 운영에, 서민들은 꿈도 못 꾸는 초호화 결혼식에, 코디의 월급까지 관장하는 사람임이 까발려지면서 [무한도전] 이 지탱하고 있던 기본적인 근간과 캐릭터의 성격은 바닥에서부터 균열이 생기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무한도전] 은 하향세를 그저 계절탓, 언론탓 등으로 돌리며 내부를 바로보지 않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고 하지만 에피소드들의 구성이나 구도를 보면 그것도 예전 같지 않다. 현상유지에, 자기변명에만 급급하고 정작 절실하게 필요한 '자기비판' 엔 인색한 [무한도전] 의 현주소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소위 '무빠' 라고 불리는 팬들의 무조건적 옹호에 둘러싸여 "나는 잘하고 있는데 남들이 뭐라고 한다." 며 불평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 바로 지금 [무한도전] 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