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올림픽의 계절' 이 돌아왔다. SBS 의 도촬 사건이 문제가 될 정도로 각 방송사의 취재 열기가 도를 넘어서는 가운데 각 방송사 대표 아나운서와 캐스터를 앞세워 자신들만의 '올림픽 중계' 로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런데 이 즈음에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다. "스포츠 전문 캐스터" 가 되고 싶어서 프리를 선언했고,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 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 사람, 바로 MBC 전 아나운서 '김성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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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하게 마무리 된 프리선언 이 후 1년여간의 휴식을 깨고 [명랑히어로] 로 복귀한 김성주는 지금껏 예전 아나운서 시절의 '포쓰' 를 보여주지 못하고 들러리 정도로 머무르고 있다. 예능 MC로 활약하기에는 김성주만을 위한 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이경규, 박미선, 김구라 등 '역전의 용사' 들과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등 '2인자' 들 사이에 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왕좌왕 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역시 김성주의 '자리' 는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팍 도사] 에 나와서 말했듯이 사실 김성주가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펼칠 수 있는곳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포츠 중계석이다. MBC 아나운서로 방송에 데뷔하기 전부터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활약했던 그는 MBC에서도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 명성을 날렸다. 김성주 자체도 아나운서 시절 이름을 서서히 알릴 때 부터 스포츠 중계에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고 있다.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 로 김성주의 진가가 나타난 것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였다. 차범근, 차두리 부자와 함께 독일 전역을 누비며 월드컵 중계로 큰 호응을 얻었던 김성주는 차범근과 차두리 사이에서 균형추를 맞춰가며 남다른 재능을 선보였다. 정확한 현장 중계와 다른 방송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유머러스함, 차범근 부자와 주거니 받거니 던져가며 월드컵 보다 더 재미있는 스포츠 중계를 했던 김성주는 2006년 가장 '핫' 한 스타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하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그로부터 2년 후, '아나운서' 김성주는 연예인이 됐고 스포츠 중계석에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6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패기와 야망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고, 프리선언 직후 쏟아졌던 사람들의 관심 또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건 비단 김성주가 예능 프로그램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일반 대중이 그에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능에서 '웃고 떠드는' 것이 아니라 현란한 말솜씨와 재치로 '스포츠 중계' 를 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실 여건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의 프리선언 첫 번째 공약은 '전문 스포츠 캐스터' 로서의 자리매김이었다. 독일 월드컵 시절 그는 언제나 마무리 멘트를 "아나운서 김성주 였습니다." 가 아니라 "캐스터 김성주 였습니다." 로 끝내고는 했다. 왜 아나운서 김성주가 아니라 캐스터 김성주로 마무리를 하냐고 물었을 때 그는,
 

"어떻게 보면 스스로가 캐스터라고 불리고 싶은 거죠. ‘니가 캐스터만 하는 애도 아니고, 그냥 아나운서지’ 하는 말씀도 맞고, 전문적으로 캐스터만 하는 사람도 아니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한데 제가 스스로 캐스터라고 표현할 때는 스포츠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싶은 거고, 그렇게 보이고 싶고, 끝날 때 ‘캐스터 김성주였습니다’하면 나름대로 전문가다운 느낌도 나니까요.”


라고 대답했었다. 그 대답이 아나운서라는 개념을 뛰어넘어서 스포츠 전문가로서의 자긍심과 꼿꼿함으로 느껴져 순간 머리가 어질했다. 스포츠 중계가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놓아버리는' 미덕을 발휘할 수도 있어야 한다던 그는 스포츠 중계권으로 시청률 싸움을 하기 보다는 좋은 캐스터가 좋은 중계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조건을 보장해 시청자들의 '시청권' 을 최대한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작금의 스포츠 중계 현실을 따끔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스포츠 중계에 대해 해박하고 비판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그가 지금 전 세계가 들썩거리고 있는 '올림픽' 에서만 유독 침묵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나운서를 시작할 때도 스포츠 중계를 하고 싶어서 공중파로 들어갔고, 방송사를 뛰쳐나올 때도 더 좋은 '스포츠 캐스터' 가 되기 위해 나왔다고 말하는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과 말장난만 하고 있어야 하겠는가. 사람은 저마다 제각각 자신이 어울리는 '자리' 가 있기 마련인데 김성주의 자리는 [명랑 히어로] 가 아니라 올림픽을 중계하며 시청자와 호흡하는 "스포츠 중계석" 이다.


물론 자사 아나운서가 있는데 굳이 김성주를 써야 하냐는 항변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적어도 김성주는 여타 다른 아나운서들보다 훨씬 더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는 캐스터다. 또한 여러 스포츠를 두루 경험하고 중계한 연륜과 관록으로 시청자들을 200%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진짜 '캐스터' 이기도 하다. 단지 돈을 아끼기 위해, 또는 프리 아나라는 '미운털' 때문에 김성주 기용에 망설이고 있다면 이는 방송사에나, 시청자들에게나 큰 손실이고 불행이다. 좋은 인재는 어떠한 경우가 있더라도 '골라' 쓰는 것이 진짜 미덕이기 때문이다.


독일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 강국의 다양한 선진 중계술에 대해 터득했고, 중계 방송의 호흡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는 그가 그저 멀뚱히 TV만 보며 쓸쓸해 하고 있을 모습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그는 아나운서이기 이전에, 연예인이기 이전에 우리가 가장 사랑하고 좋아했던, 그리고 그만큼 우리를 만족시켰던 이 시대 가장 뛰어나고 영리했던 진짜 '캐스터' 다.


"저는 현장 캐스터의 역할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중계방송에서 캐스터의 역할은 축구 포지션에 비유하면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봐요. 아주 중요한 포지션이죠. 반면에 해설자는 골을 넣는 공격수라고 할 수 있죠. 해설자는 빛을 보지만 캐스터는 궂은일도 해야 하거든요. 캐스터는 현장과 모니터를 계속 보면서 중계전체를 이끌어 가면서 해설자 얘기도 들어야 하니까 할 일이 아주 많죠.


그런데 해설자 얘기를 듣지 않고 중계하는 캐스터가 많아요. 자기가 준비한 내용만 얘기하거나, 욕심이 많은 경우엔 자기 얘기만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해설자와 틀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제대로 된 캐스터라면 해설자 얘기를 잘 들어줘야 하고, 한마디 추임새를 더해줘서 해설자한테 최대한 말을 많이 끌어내야 해요.


해설자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캐스터가 해설자 수준은 아니더라도 근접한 수준이 되어야 말을 끌어 낼 수 있는 거죠. 캐스터는 화면도 따라가야 되고 어떨 때는 화면을 앞서 나가야해요. 캐스터가 PD의 컷팅을 잘 쫓아가다 보면 호흡이 잘 맞고 그렇게 색깔이 나오게 되요. 저는 카메라가 캐스터의 말을 따라오게 하길 원하고, 그렇게 되도록 하게끔 노력하죠. 제가 ‘저기 좀 비춰주세요’ 하면 카메라가 얼른 가서 잡아주고 하는 거죠. 그러려면 일단 카메라와 신뢰가 있어야하고, 캐스터가 무르익어야하고, PD가 넘기는 컷팅과 자막도 해석할 줄 알아야 하겠죠."
라던 사람, 김성주!


아! 나는 북경 올림픽에서 김성주의 목소리가 정말정말 듣고 싶다!


제발 그의 '진가' 를 발견하는 방송사가 하루라도 빨리 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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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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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omomo.tistory.com BlogIcon omomo 2008.08.09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 글 남겨요.
    저두 요며칠 중계를 보면서 김성주씨가 중계를 다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더랬습니다. 김정근 아나운서도 나쁘진 않았지만, 뭔가 너무 방방뜬 느낌이었고...방현주씨의 해박한 중국관련 지식과 김성주씨의 원활하고 능숙한 진행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ㅠ_ㅠ

  2. jety23 2008.08.09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저도 공감합니다..
    어떤 캐스터,아나운서가 그만한 준비를 안하겠냐만은..
    김성주씨는 특유의 그 매력이 있는데요.
    일단 목소리가 남자아나운서치고 심한 저음도 아니고, 위트섞인 목소리를
    참 좋아했는데요.

    저도 중계하는 김성주씨의 모습과 목소리를 듣고싶더군요.
    무엇보다도 스포츠프로그램을 진행하실때 가장 즐거워 보이셨는데;

    꼭 아나운서가 캐스터를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주세요!(라고하면 현직아나운서분들이
    들고 일어서겠죠..;)

    김성주씨가 프리선언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이부분이었죠..ㅠ흙.

  3. 그렇더라도 2008.08.09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 떠난 여인은 다시 받아주는 법이 아니듯이
    김성주의 실력은 가히 인정하지만 엠비씨에서 키워준데 대한 보답으로
    상쾌한 배신을 날려주셨으니 그를 다시 받아준다는건 엠비씨에 있어서 자존심 문제겠죠.
    김성주 말고도 신인중에 잘 찾아보면 진흙속의 보석같은 존재가 분명 있을겁니다

  4. 정밀아 2008.08.09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김성주씨 정말 깔끔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진행해 주셨는데. 센스도 유머도 있고 목소리도 듣기에 딱 좋았었는데...김성주씨 좀더 좋은 방법으로 프리전향 하셨더라면 엠비씨와도 별 문제없이 계속 일하셨을텐데.암튼 그립습니다.

  5. 별로 2008.08.09 14: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송사 아나운서 중에 신인도 있구 키우면 되죠~~ 아나운서 사기도 있구
    엠비시 예능프로 나오잖아여 전 월드컵때 별로였음 농담 따먹는거 질색 그리고 차부자가 잘해서 뜬거죠 별로 보고싶지 않아여 그사람

  6. 인재는 많다. 2008.08.09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성주 아니더라도 ....별로 그런생각 안해봤는데...김성주 좋아하나?
    김성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것을..ㅉ ㅉ

  7. 안그리운데ㅋ 2008.08.09 1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8. 김양희 2008.08.09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한다! 정말 김성주씨가 그립다^^ 그가 해준다면 몹시도 더 즐거운 올림픽이 아니였을까.... 아침 라디오에서도 그가 그립다.
    무척이나 안쓰럽기까지하다. 라디오에서 스포츠에서 또.... 여러모습에 편견 없는 김성주를 만나고 싶다. 그에 실력을 믿고,그분에 진심을 믿는다. 반드시 김성주 여야한다. 나는 그가 좋다.
    회이팅을 바란다!!!

  9. bunny 2008.08.10 0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라는 곳에 처음 글남겨요~!! 저도 진짜 공감이네요... 저는 김성주아나운서가 하던 라디오도 아침에 몇년씩 듣던 애청자였어요!.. 라디오 뿐만이 아니라 어느곳에서라도 다 멋진 목소리!! 그 목소리에 되게 반했던건데!
    작성자님이 말씀하신것처럼 듣는사람들이 잘 듣던 고음도아니 저음도아닌, 듣기좋은 그 음색!
    김성주아저씨가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어떤상황이 와도, 그 목소리만큼은 정말 좋았는데. 그런환경이 꼭 생기길 바래요....... 고3때 라디오하차하셔서 중2땐가부터 듣다가 너무 허무하고 다른사람들은 귀에 들어오지도않고.. 막 산만한진행하며.. 정말좋았는데!! 정말 좋은환경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환경에서 꼭 김성주아저씨 얼굴이며 목소리를 보고 들을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ㅠㅠㅠㅠ 화이팅!!! 올림픽에서도 볼수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글을끝낼께요-

  10. 날다오리 2008.08.11 1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만 그런 생각한게 아니네요. 저 모르는 사이에 혹여 김성주씨가 중계할까 싶어 3사 캐스터 목소리를 유심히 들었네요. 안타깝더라구요. 김성주씨 이번엔 그렇다쳐도 월드컵엔 꼭 나오시겠죠? 기대해 봅니다.

  11. hope 2008.08.11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몰랐는데 항상 스포츠 중계는 MBC였음에도 왠지 채널을 돌리게 된 원인이 김성주가 없어서였더군요. 특히 오늘 유도만해도 아나운서분이 추성훈씨가 해설자로 왔다는 특수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이해하긴 하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는 상황은 무시하고 추성훈씨에게 화제성 질문이나 하고 들떠있는 것과는 다르게 KBS는 안정된 아나운서의 진행에 처음과 다르게 해설 능력이 일취월장한 이원희 해설자의 해설, 또 한 분의 해설자와 균형있게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도 전문적으로 해설해주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김성주씨였다면 이 정도로 MBC에 실망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란 생각을 해봅니다.

  12. chojang78 2008.08.19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올림픽보면서 김성주씨가 너무 생각났어요...
    정말 재미있고 잘하셨는데... 빨리 돌아오세요~

  13. 지나다가 2008.08.24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릎팍도사 제대로 보신게 맞는지? 애초에 퇴사당시 김성주씨가 퇴사이유는 전문 스포츠중계를 하기위해서라고 했지만 퇴사후 1년여 지난후 출연한 무릎팍도사에서는 유재석, 강호동같은 예능 mc가 되기위해서라고 밝혔는데요. 그리고 여태 스포츠캐스터는 공중파3사 모두 자사 소속 아나운서를 쓰는마당에 스포츠전문 mc가 되기위해서 나가서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들어간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신지요?

  14. ㅋㅋㅋㅋㅋㅋ 2008.08.24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아나운서 라는 계급장 떼고보면... 정말 한없이 부족하죠;;

  15. 2009.01.10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성주씨 힘내세요..정말 팬이구요.. 인간적인 모습이 얼굴에 다 보여요.. 어색해하지마시고 항상 기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