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이 올림픽의 열기 속에도 30%를 넘는 좋은 성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좀처럼 넘기 힘들어 보였던 30%의 벽이 돌파 되었다는 점에서 너는 내운명측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성공'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보기에는 약간 미심쩍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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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 성공작일까?



흔히 '성공작'이라고 말하는 범주에 드라마가 들어간 다는 것은 크게 두가지의 기준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첫째, 스토리 사이사이의 개연성이 잘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흡입력 있고 신선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말하자면 시청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라거나 둘째, 그냥 시청률의 성공으로 평가 받는 드라마가 되는 것에 있다.



너는 내 운명은 일단, 스토리가 지나치게 진부하다. 재벌집 아들과 가난한 평범녀의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일단 소재가 진부하고 그 소재를 전혀 신선하게 풀어내지 못하고 삼각, 사각관계에 집안의 반대라는 소재로 풀어낸 것은 그 전의 수많았던 드라마들에서 한걸음도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이라 할 만한 것이다.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정석대로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장새벽(윤아)은 힘겹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밝고 씩씩해서 주변 남자들의 사랑을 받지만 김태풍(이지훈)이 아무리 새벽을 좋아하는 티를 내도 아무 느낌도 받지 못하는 답답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남자 주인공(인 것 같은) 강호세(박재정)는 돈만 많았지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사랑하는 여자를 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맘에도 없는 여자랑 약혼도 하고 심지어 잘해주기까지 하는 등의 행동을 한 후 갑자기 파혼을 하겠다고 선언해서 집안에 분란만 일으키는데 심지어 연기자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별로 없는 가운데 연기도 제일 못한다.



김수빈(공현주)는 능력 있고 재능 있으며 얼굴까지 예쁜 여성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팀장이라는 자리에 가지 올라간 것으로 보아) 이 여성은 사랑 앞에서 만큼은 자존심 따위는 필요 없어! 라는 모습을 고수한다. 자기한테 관심 없다는 남자에게 매달리고 회사에서도 괜히 할 필요도 없는 나쁜 짓을 하고 다닌다. 능력 있는데 남자한테 목매는 악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호세의 어머니 서민정(양금석)도 돈만 많았지 교양이라고는 눈을 씼고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 없는 반대하는 전형적인 어머니라는 것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인물은 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라고 홈페이지에 되어있다. 꼴랑 고아 계집애라는 고아들을 비하하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것을 보면 저런 생각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금이야 옥이야 자란 사모님치고는 남자를 후렸다는 둥 너무 적나라한 말을 내뱉는 바람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외에도 모든 인물들의 성격은 정말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에 다를 바 없는데 게다가예정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그다지 새롭지도 않아 재미도 반감된다. MBC의 춘자네 경사났네와 스토리 면에서 거의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 일일극의 전형적인 병폐를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또한 시청률에 있어서도 "너는 내 운명"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 시간대에 볼만한 드라마는 너는 내 운명 단 하나 뿐이고 광고도 없는 KBS1채널을 통해 방영됨에 따라 그 유리함에 있어서는 그 어느 드라마 보다도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전통적으로 KBS1채널의 일일드라마가 20%를 넘지 못한 적이 거의 없을 정도의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들 수가 있다.



"너는 내 운명"은 이전의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만큼의 대단한 시청률을 보이지도 못했다. 첫 시청률이 20%를 상회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이 드라마가 30%를 넘은 시점도 지나치게 정체된 감이 있다. 미우나 고우나의 바통을 받아 좋은 시청률로 출발을 한 마당에 30%를 넘은 것이 최근이었다는 점은 그 시청률이 대단하고 평가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올림픽의 영향으로 다른 채널에서의 정규방송이 거의 결방된 유리한 상황에서 올린 결과라 더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 드라마가 시청률의 사각지대에 놓은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등장해 시청률을 20%까지 끌어 올렸다면 그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주변 상황을 염두해 볼 때, 이 드라마는 결코 성공했다라는 말을 붙일 수는 없다.



물론 일일드라마의 제작 환경이 그다지 빼어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기본으로 20%대의 시청률을 담보하는 드라마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최소한 새로운 재미를 주려는 노력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너는 내운명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앞으로도 KBS드라마가 다른 패턴을 취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는 일이지만 일일극이라는 상황을 생각해 보더라도 너는 내운명에 높은 별점을 주는 것은 힘들 것 같아 아쉽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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