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정말 기쁜 일이다. 우리나라 박태환 선수가 수영 첫 금메달에 이어 은메달까지 받으며 세계에서 알아주는 수영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행복하다. 수영 황제 펠프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고 19살 어린 나이기에 더더욱 성장 '가능성' 이 높다는 사실 또한 되새길수록 즐겁다. 그런데 이런 즐거움 속에서도 지금 박태환을 둘러싼 언론과 연예계의 움직임을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


노골적인 '박태환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처럼 언론 특유의 '몰아가기' 풍토가 또 다시 악순환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북경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우뚝 섰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과 폭발적인 지지가 언론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박태환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필요 이상으로 과잉 공급되는 면이 있다. 지금 언론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과거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스포츠 스타의 '우상화' '영웅화' 를 통해 수익을 올려보자는 얄팍한 상술이 짙게 깔려져 있다.


스포츠 스타 '영웅 만들기' 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상업적 냄새가 풍겨져 나오는 매우 안 좋은 보도 행태다. 물론 올림픽 기간에 두각을 나타내는 스포츠 스타들이 있기는 마련이지만 박태환 같은 경우에는 노골적으로 언론이 과잉 보도를 통해 여론을 물타기하는 측면이 심하다. 박태환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타성에 힘입어 여론을 '영웅 박태환' 으로 움직임으로써 향후 몇 달간 박태환 후폭풍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 현재 언론이 추구하고 있는 노림수다.


이미 박태환은 과거 연예계의 러브콜과 언론의 노골적인 물타기를 통해 한 차례 깊은 슬럼프를 맞이한 적이 있는선수다. 다행히 노민상 감독이 복귀하고, 본인의 의지가 충만해 갖은 유혹을 뿌리치고 다시금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지만 올림픽 시즌이 끝난 뒤에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다. 오히려 정상을 밟은 뒤에 추락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많은 전례를 봤을 때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박태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연예계의 움직임은 박태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위험수준' 에 가까워 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 2의 김동성' 만들고 싶지 않으면 자제할 필요있어


과거 지금의 박태환과 비슷한 언론의 '몰아가기' 에 당했던 선수가 바로 동계 올림픽의 최고 스타 김동성이었다. 명실공히 자타공인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였던 김동성이 동계 올림픽을 통해 전국구 스포츠 스타가 되자 언론과 연예계는 김동성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를 쉼 없이 움직였다. 신문을 펼치기만 하면 김동성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고 발언 하나하나가 모두 가십거리가 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여기에 '김동성 마케팅' 에 열을 올린 연예계와 광고주들이 김동성 잡기에 혈안이 됐고, 결국 김동성은 한국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를 포기하고 가수로 데뷔하는 웃지 못할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김동성을 떠 받들었던 언론은 김동성이 가수로 데뷔한다고 선언하자마자 그를 비아냥 거리기 시작했고, 김동성 마케팅의 최전방에 서 있던 연예계도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갑게 그를 외면했다. 한 마디로 분위기만 만들어 놓고 뒷통수를 때린 격이었다.


결국 김동성은 1년 여만에 다시 쇼트트랙에 복귀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반 강제적으로 두번째 은퇴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언론의 여론 몰이와 연예계의 분위기 타기가 만들어 낸 '합작품' 치고는 형편 없다할 정도로 보기 싫었다.


김동성 뿐 아니라 2000년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강초현, '축구 왕자' 고종수 등도 모두 언론의 장난과 연예계의 노골적 러브콜에 무너진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잘못 들여놓은 발은 쉽게 빼낼 수도 없었고 분위기에 휩쓸리다보니 스포츠 스타도, 연예인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으로 결국 대중의 싸늘한 외면을 받고 만 것이다. 이는 그들 스스로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론몰이를 한 언론과 방송계의 잘못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지금 박태환이 맞이할 상황도 이들과 크게 다를바 없다.


박태환은 올림픽을 통해 전국적인 아니, 전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아직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음에도 언론과 방송계는 모두 소리높여 "영웅 박태환!" 을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박태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기사화 되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박태환 마케팅을 둘러 싼 기업들의 광고 쟁탈전은 불꽃을 튀고 있으며, 연예계 전체가 박태환 모시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 이미 언론과 방송계의 분위기는 100%를 넘어 200% 로 과열되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지금 박태환의 나이 겨우 19살이다.


아직 판단력도 미숙한 때이고, 운동기술만 뺀다면 어른이라고도 할 수 없는 나이다. 이런 어린 선수를 둘러 싸고 있는 주위 환경이 '운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 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행기를 방방 띄우고 이리저리 굴려 먹을 얄팍한 상업적 마인드로만 가득해 있다면 참으로 곤란하다. 과거 김동성, 강초현 등이 모두 그러했듯이 영웅으로 확 띄워줬다가 건수 하나만 잡으면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것이 언론의 숨길수 없는 '본능' 이라면 여론을 형성하는 대중이라도 언론의 여론 몰이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잘하면 칭찬하고, 못했으면 격려하면 된다. 한 사람을 영웅화, 우상화 하는 여론 몰이는 '찬사' 를 가장한 쓰디 쓴 '독' 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처럼 박태환에 대한 무조건적 찬사와 영웅화는 박태환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숨겨진 칼날' 이다.


박태환을 둘러 싼 무수한 '돈' 들과 상업적 접근, 노골적 연예계 프로포즈와 기업 마케팅이 더이상 과열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스포츠 스타 박태환이 끝까지 좋은 '스포츠 스타' 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이제 조금은 '조용' 해 질 필요가 있다. 이성적인 눈으로 박태환의 경기를 바라보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치는 것이 오히려 박태환에게는 더욱 값진 '응원' 이 될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정연주 2008.08.13 0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정연주는 사실 그렇게 살았습니다.언론이란 막대한 권력의 힘을 빌어 몹쓸짓을 많이도 하고 살았습니다.그러나 이제 돈좀 벌려고 하니 해임이란 중죄가 적용되어 너무도 억울합니다.여러분 촛불들고 거리로 나와서 저좀 도와주세요.저 나쁜놈이지만 여러분이 미워하는 누구를 욕보일려면 촛불들고 나오세요.부탁입니다.

    • 근데.. 2008.08.13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kbs를 어떻게 했기에..
      만성적자인 한국방송이
      정사장 취임후 처음으로 수익률이 높아졌나요.

      근데
      몹쓸짓은 어떤게 있었나요?

      타카키때 죽을뻔해서
      미국으로 피해간 것이 몹쓸짓이었나요?
      ㅋㅋㅋㅋㅋㅋ

  2. 박태완 2008.08.13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구절절 맞는말이다. 위에 거론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잘 살펴보면 의외로 많은 선수들이 언론의 '몰아가기'에 빠져들어 피해를 봤다는걸 알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관심을 갖고있다가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을 많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언론의 보도에만, 그리고 실망과 집단 특유의 "이럴줄 알았다" "별것 아닌게 잘난척은.." 등등의 비난아닌 비난에만 빠져들어 선수들을 죽이고 있다는것이다. 정작 중요한건 격려인데...

  3. 신진석 2008.08.13 0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언론은 한번 뜯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이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것을 무분별하게 기사화 시키고 또 한편으로는 로비가 이루어져 특정 연예인에게 유리하게 혹은 라이벌 에게는 불리한 기사를 쓰는게 현실입니다

  4. 곰보러와요 2008.08.13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보고갑니다.
    저도 껄끄럽기 그지없습니다.
    400M 금메달 따자마자 이어지는 모기업의 광고
    과연 그가 금메달을 따지못했다면 그광고를 했을까요?
    씁쓸합니다.
    물론 금메달 따고 은메달따낸것은 분명 잘한일입니다.
    하지만 박태환으로 가려지는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기업들 좀 자제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얄팍한 상술에 넘어가는
    머리빈 사람이 되지 맙시다..

  5. shma 2008.08.13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6. gg 2008.08.13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텐데 이상하게 언론만 모른다지요. 티비만틀면 박태환 재방재방. 물론 넘 감동적이였고 저도 회사에서 dnb로 시청할 정도로 응원했지만 오히려 언론이 박태환선수를 망가지게 하고 있는거 같아요. 그리고 금 못지않게 은메달,동메달 소중합니다. 전 어제 김재범선수 유도보면서 눈물을 글썽였는데요 은메달이라서가 아니라 선수의 투혼을 보면서 가슴에렸습니다 ㅜㅜ 은메달도 재방해주세요.

  7. shma 2008.08.13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태환선수는 아직 어립니다.
    앞으로 수영에서 더 크게될 인물이구요.
    이런 선수가 상업주의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방송 등 언론 그리고 연예계 등에서도 이 선수가 더 클 수 있도록 후원은 하되 "이용"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8. 맨 위 진리경찰의' 박태환 실망' 글 비판합니다. 2008.08.13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리경찰님.무슨 허튼 소리를 하시나요. 다른건 모르겠고, 200m 자유형 결과에서 미국 펠프스가 1위를 했고 성조기와 미국 국가가 울렸는데, 거기에서 박태환선수가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를 해야한다니요? 자국 국기가 올라와도, 타국의 국가가 울릴 때 경례를 하는 예법은 없습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시상식도 유심히 보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중국 국가가 나오는데 다른 국가 선수들이 국기에 대한 예를 행하는 법은 있을 수 없습니다. 무슨 근거로 박태환 선수를 폄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되잖는 전교조 운운하는 것이나 보수적인 망발을 보니 극우세력 같으십니다. 그런거 다 집어치우고 어린 선수가 해낸 대견한 결과와 그 고된 과정을 칭찬하고, 앞으로도 이어 나가 훌륭한 어른이자 선수가 되도록 상업적 여론을 경계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번 쯤 해보시길 바랍니다. 어디서 팔푼이 같은 소리나 늘어놓지 말고. 혹시 뉴라이트 찌질 당원이신지?

  9. 왈왈 2008.08.13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 분의 냉철한 지적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박태환 선수를 조명한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박태환 선수 스스로가 그런 뉘앙스의 발언을 하더군요. 세계선수권 우승하고 나서 약간 해이해져 있었다는 투로 말입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언론이 너무 지나칩니다. 누구나 박태환 선수를 좋아하고,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부담스럽게 생각하겠죠. 다른 대표 선수단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스스로도 불편한 언론의 치장은 어느 쪽에게도 웃음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박태환 선수에게 매일 같이 연습만 하고, 방송 출연은 가급적 자제하고, 운동만 생각하라고 강요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김동성 선수의 전철을 떠올린다면,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동해야 하는 가는 답이 나와 있습니다.

  10. 하은 2008.08.13 14: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나마 다행인건 수영이 기록경기라는게 다행인거 같다.. 펠프스와 같이 경기하면서 자신도 더 열심히 해서 세계신기록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거 같다..

  11. 올림픽 2008.08.13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태환 선수, 이런 저런 이야기에 휩쓸리지 마시고, 더 훌륭히 성장하시길... 화이팅입니다~

  12. 영웅만들기? 2008.08.13 1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태환은 이미 올림픽 출전 이전에도 영웅이었는데 ㅎㅎ
    영웅이 만든다고 절로 만들어지나......
    어느 나라나 훌륭한 선수는 영웅으로 받들어 지기도 하고
    씨엡 같은것도 찍고 하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물론 앞으로의 박태환을 우려해서 염려하는 목소리라는건 모르는바 아니나
    선수 개인의 행동이나 행보 하나하나를 국민 전체가 모두다 전문가마냥
    좌지우지 하려 들지는 말았음 좋겠다~
    어쩌면 그게 더 박태환을 숨막히게 하고 더 스트레스 주고
    앞으로의 경기 행보에 지장 줄 일인지도 모르지...

  13. 티비에서 박태환 광고 나오면 짜증부터난다. 2008.08.16 0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애는 정말 뭐하나 나무랄 데 없는데. 왜 애 얼굴만 봐도 짜증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_-
    그놈의 마케팅은 뜨는 애 데려다가 단물 떨어질 때 까지 쭉쭉 빨아먹다가 버릴 심산이겠지만, 좀 적당히해라.

    국민은행 광고도 역겹지만 로고송 만들어다 금메달 따자마자 방영시킨 T광고는 쳐다도 보기 싫다. 그런 광고 볼수록 박태환이 안됐다는 생각만 든다.

    요즘 문대성 기억하는 사람 몇이나 있나.

    그리고 전에 한창 티비에 얼굴 디밀고, 여자 연예인들이랑 인맥 쌓고, 깝죽대다 결국 1500미터는 예선탈락으로 이어지고 노민상 감독도 인터뷰에 슬쩍 그 부분의 공백을 언급하더라. -_-

    물론 금 은 하나 따서 더 바랄 것도 없지만 그 때 뻘짓만 안했어도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