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진난 해 이끈 텔미 열풍은 가히 센세이셔널한 것이었다. 텔미는 어디서나 울려 퍼졌고 수많은 UCC가 제작되었으며 원더걸스는 급속도로 성장하여 지난 해, 최고 인기곡으로 "텔 미"가 꼽히는 것은 당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 엄청난 인기는 단지 "텔 미"에 만 집중되어 있었다. 원더걸스의 후속곡 "이 바보"는 텔미의 그 믿을 수 없었던 인기에 비하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조용했고 원더걸스의 음반판매는 5만장 근처에서 맴돌았다. 그들의 인기에 비하면 정말 초라한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2집을 발표했다. "So hot"이라는 타이틀 곡을 들고 말이다.
원더걸스, So hot은 그들에게 딱 맞는 노래
원더걸스의 "이 바보"의 실패는 그들이 감당해야 할 다음 앨범의 실패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그들의 중독성은 "아이러니"와 "텔 미"로 이어지는 동안 일정부분 그 중독성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발전했지만 텔 미 이상의 중독성은 그녀들에게는 사실 힘들었다.
작은 소녀들의 깜찍함과 귀여움을 강조하면서 "내가 필요하다 말해 달라"며 소리치는 이들의 성공은 그녀들이 작은 소녀들이었다는 점에 기댄 측면이 있었다. 그들이 깜찍하고 귀여워 질수록 후렴구의 중독적인 반복구인 "텔 미, 테테테테 텔미"는 더 대중들의 기억속에 각인 되었고 그것은 소희가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대며 "어머나!"하는 부분에서 그 절정을 이루었다.
그러나 원더걸스의 약점은 바로 그 "텔 미"에 있었다. 원더걸스가 "텔 미"와 전혀 다른 노래를 들고 나오면 대중들은 그들에게 기대하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이 바보"처럼 될 수 있었으며 그렇다고 텔 미와 비슷한 중독성을 내세우면 그들의 노래는 결코 텔 미를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So hot"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 낼만큼 똑똑한 노래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SO hot"은 그들에게 기대하는 대중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도 "텔 미"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현재 표방하고 있는 섹시함은 사실상 그들에게는 좀 버거운 측면이 있다. 그들이 짧은 호피무니 치마를 입
고 있다고 해서 그들에게 도발적인 섹시함을 기대하기는 좀 어렵다. 그런데도 이번의 컨셉은 "텔 미"의 그 귀여운 소녀들이 아니라 섹시한, 아니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섹시한 척"하는 컨셉인 것이다. 이 것은 원더걸스가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이 단순히 귀여운 여동생으로 한정되지는 않는다는 선전포고인 동시에 아직 그 귀여운 여동생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들에게 있어서 섹시함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귀엽지 만도 않은 묘한 느낌을 불어 넣는다.
게다가 그 컨셉은, 이 노래 "So hot"의 가사와도 일맥 상통한다. 가사속에서 그녀들은 "난 너무 예뻐, 매력있어, 멋져!" 라고 외치며 "I'm so hot, hot!"이라고 강조한다. "So hot"의 가사는 그녀들이 진짜 HOT하건 아니건 그 의미 자체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을 다 자기들이 멋져서 보내는 것이라 오해하고 "이놈의 인기 언제 사그러 들어?"라며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만족 하는데 그 무게 중심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입고 있는 짧은 호피무니 핫팬츠가 그들 스스로 그들이 섹시하다고 생각 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고 그들에게 다소 섹시함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그들의 가사와 맞물려서 "내가 생각할 때 난 너무 섹시해."라고 외치는 의상들 이므로 그들에게 부족한 섹시함은 상관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 노래는 더군다나, "텔 미"보다 훨씬 더 자극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텔 미의 가사는 "너도 날 좋아해, 나도 널 좋아해, 다시 한 번 말해봐" 라는 다소 순종적인(?) 내용인 반면에 이 노래는 나 잘났다고 대놓고 외치는, 그동안 한국 노래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내용인 것이다. 게다가 "왜, 왜, 왜" "이, 이, 이"같은 반복구는 테테테테 텔미 보다 더 중독적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들이 이제까지 고수해 왔던 중독성을 이전에는 대중들이 익숙해 질때 까지 기다려야 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이해시키는데 이제 더 이상 시간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으며 So hot은 오히려 처음 들어도 원더걸스의 분위기를 느끼는 동시에 "어, 노래 괜찮네"라고 생각하게 만들만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또 이 노래는 오히려 중독성이 있는 부분이 후렴구 보다는 전반부에 배치되면서 항상 후렴구의 반복적인 중독성을 노렸던 이들의 노래와의 차별성을 꽤했다. 게다가 후렴구에도 Hot, Hot을 신음소리 비슷하게 강하게 내면서 노래에 재미를 더했다.
이 노래에 있어 음악성이 어쩌구 가창력이 어쩌구 하는 문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노래는 재밌는 노래고 흥겹고 신나는 노래며 노래방에서 부르면 분위기 업되는 노래라는 것들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이 들은 그 컨셉과 내용과 중독성을 교묘히 바꾸면서 "텔 미"를 피해가는 노래를 만들어 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이 넘는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노래는 이제부터 주구장창 방송에서 흘러나올 것이고 노래방에서 불려질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들이 이전 앨범에서 역시 약점으로 치부되었던 음반판매에서 만큼은 그들 노래의 중독성과 신선함과 재미만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기는 조금 힘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휴대폰과 싸이월드,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는 문제가 아닐 것이고 그 노래의 노래방 음원료와 방송 저작권료만 챙겨도 이미 그들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나 알리샤 키스가 아니라 원더걸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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