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감동' 모드로 나가던 [무릎팍 도사] 가 저번 주 '현영' 편을 전환점으로 다시 연예인 모드로 돌아섰다. 감동과 웃음을 적절히 버물리는 모습이 꽤나 '전략적' 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밴의 한 번 닫힌 입은 좀처럼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웃음 포인트를 콕콕 집어주면서 [무릎팍 도사]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과거의 모습과 비교하자면 지금의 올밴은 '있으나 없으나' 하는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건도' 유세윤이 매회 기복 없이 선방해 주는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다.
사실상 [무릎팍 도사] 가 겪었던 최근의 부재의 원인은 '포맷의 변화' 로 인한 과도기적 성향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한 때 [무릎팍 도사] 의 마이너 성격을 강화시켰던 올밴의 '침묵' 이 단단히 한 몫 했다. 과거 올밴은 방송 시스템 자체에 익숙해져 있는 강호동이나 유세윤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무릎팍 도사] 에 앉아있었지만 결코 '패널' 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무릎팍 도사] 의 패널이기 보다는 [무릎팍 도사] 의 '시청자' 의 입장에 가까웠다.
강호동이나 유세윤이 '감히' 물어볼 수 없는 문제를 올밴은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볼 정도로 그는 방송과는 전혀 거리가 먼 '마이너 성향' 의 소유자였다. [무릎팍 도사] 가 정통 토크쇼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시청자들과 신선함이라는 것을 무기로 소통할 수 있었던데에는 올밴의 존재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 번 뚫리면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예측 불가능 한 올밴의 '입' 이야말로 강호동이나 유세윤이 만족시킬 수 없는 그 무언가의 카타르시스였다.
그러나 지금의 올밴은 '침묵' 하고 있다. 한 두마디 무릎팍과 건도를 거들 때에도 예전같은 촌철살인이나 엉뚱함은 기대하기 힘들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답이 튀어나오다 보니 "액~션!" 하는 [무릎팍 도사] 특유의 효과음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어느샌가부터 올밴은 [무릎팍 도사] 의 시청자가 아니라 철저한 '패널' 로 변신해 있었다. 그것이 올밴의 매력을 앗아갔고, [무릎팍 도사] 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무릎팍 도사] 초기 그가 간직하고 있었던 '마이너 성향' 은 그가 방송 시스템 자체에 완전히 적응하는 것으로 시청자와의 소통을 거부당했다. 2007년, 그는 강호동의 권유로 대형 기획사 팬텀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고 비슷한 시기에 같은 소속사인 박경림과 [화려한 외출] 이라는 프로그램을 꿰찼으며, 수 많은 CF를 찍어대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승승장구' 가 강호동에게 냉장고를 사달라고 조르거나, 이영자에게 1년치 먹을 쌀을 달라고 칭얼대던 올밴의 고유한 캐릭터를 완전히 희석 시켜버렸다는데 있다. 이미지 소모가 심해 질수록 [무릎팍 도사] 에서의 올밴의 입은 점점 닫혀만 가고 있다.
그는 '메이저' 에 편승하는 것으로 하여금 '마이너적 성향' 을 모두 상실해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 와중에 그에게 과거의 촌철살인이나 엉뚱을 넘어서 비범했던 발언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올밴이 메이저를 탈출해 마이너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그는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김제동, 박경림 등을 모두 거느린 '팬텀 제국' 의 일원일 뿐이다. 올밴의 말이 예전과 같이 '정도' 를 넘어서는 순간 그가 지금 자리하고 있는 위치가 흔들릴 것이라는 것을 안타깝게도 그는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확언하건대 [무릎팍 도사] 의 올밴은 이제 방송에 꼭 '필요' 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상징적' 인물 정도일 뿐이다. 이런 상황은 시청자에게나, 올밴에게나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조금의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하더라도 [무릎팍 도사] 는 패널 교체를 통해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어야 하고, 올밴 역시 굳게 닫힌 입으로 웃기만 할 뿐이라면 자진해서 [무릎팍 도사] 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차라리 지금의 상황을 보자면 [무릎팍 도사] 에는 올밴보다 신봉선이 더욱 어울린다. [해피투게더] 에서 볼 수 있듯 신봉선은 유재석-박명수 투톱에 박미선, 지상렬 같은 대 선배들 앞에서도 꿇리지 않는 재능을 선보이며 여성 개그우먼으로서 특출날 정도의 '마이너 성향' 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올밴은 방송 시스템에 적응함으로써 자신의 캐릭터를 희석 시켰지만 신봉선은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으로 더욱 자신의 개성을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무릎팍 도사] '그라운드' 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선수'는 올밴이 아니라 신봉선이어야 맞다.
[무릎팍 도사] 에 여성 게스트가 많이 출연하는 것 역시 신봉선으로서는 유리하다. 강호동 뿐 아니라 건도 유세윤이나 올밴 모두 여성 게스트에게 상대적으로 '약세' 를 보이는 것에 비해 신봉선은 여성 게스트를 더욱 거세게 밀어 붙일만한 개성과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다. 만약 올밴이 아니라 그 자리에 신봉선이 앉아 있었다면 지난 주 방영됐던 '현영' 편은 훨씬 다이내믹하면서도 재밌었을 것이다.
최근 [무릎팍 도사] 는 시청률 부진과 함께 '인물 교체론' 에 시달리고 있다. 제작진은 [개콘] 문제가 걸려있는 유세윤이나 '입' 이 닫혀 버린 올밴까지 모두 함께 끌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존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추는 안주일 뿐 제대로 된 처방이나 혁신일 수는 없는 일이다. [무릎팍 도사] 가 '좌초' 되지 않으려면 그들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한다. 인물을 교체하거나, 아니면 막혀 있는 올밴의 입을 틔우거나. 부디 [무릎팍 도사] 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Trackback : http://entertainforus.tistory.com/trackback/72
-
-
-
-
-
Dream 2008/05/08 12:05
글쎄...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신봉선이 능력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게 되면 유세윤과 역할이 겹치게 될듯...그리고 전 유승민이 '침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제 방송만 해도 노사연씨 한방 먹이는 거 보고 엄청 웃었는데... 어차피 원래 시작부터 컨셉트 자체가 유세윤은 "건도"였고, 유승민은 가만히 앉아있다가 한두마디 내뱉는 거 아니였나요? 저도 무릎팍도사 1회부터 봤는데,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샘해밀턴 빠진것빼고), 무슨 "과도기적 성향"으로 인한 부진 같은 것도 크게 없었고....단지 출연자의 연령, 성별, 분위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 것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봉선이 '마이너 성향'이라는 것도 이해가 안가고, 출연자를 당황시키는 질문을 하면 '마이너', 그렇지 않으면 '메이저'라는 기준도 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무릎팍도사'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수면 위로 떠올라버린 '메이저'프로그램인데, 거기에서 좀 '마이너'스러운 역할을 유승민에게 바라는 글쓴분의 의도는 이해를 하겠으나, 지나치게 진지하게 글을 쓰신듯...
-
dbal 2008/05/08 13:52
개인적으로는 계속적으로 침묵으로 일관되어 있는 올밴이 갑자기 한마디씩 할때는 자연스러운 개그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열마디 했던 강호동보다 너무나 자연스러움과 소박함ㅡ로 열배 더 웃기기도 하더라.
토크쇼는 자연스러운 내면을 이끌어내야 한다,,억지 웃음, 조장된 개그는 지양되어야한다.
한편으로는 올밴의 소극적이고 조용히 있을때 게스트는 한 마디 하더라 돈 쉽게 번다고.
하지만 약간은 무시당하는 듯한 존재이지만 한마디씩 받아치는 몇마디로 게스트를 넉 다운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난 서민들의 승리감같은 것을 느꼈다. 말발세고 말만 잘하는 사람들만 난무하고 자신을 포장하고 자랑하는 지금의 세상모습보다는 말을 아끼면서 꼭 집어 긁어주는 올밴이 난 좋다.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일밤에서도 유심히 봤다. 만든 노래도 좋더라.. 수줍게 웃는 모습은 여자들로 연민을 느끼게 하고 그가 한 번 더 웃겨주길 기대하며 기다린다.
강한 캐릭터의 강호동과 유세훈과 올밴은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안정잡히게 해준다.
유재석은 침착함(내성적면)과 유머러스한 면(외향적면)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
음... 2008/05/08 22:22
갑자기 올밴이 입을 닫아버린건..
근거없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올밴의 처음 초기 모습과는 다른게
한마디씩 내뱉는 그 모습이 가수의 모습이 아니라는 악플들과 말들이 많았다는 이유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cf를 찍고 그래도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입을 닫아버린건 뭔가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신봉선씨는 충분히 재밌고 능력있지만, 그래도 이 무릎팍도사에는 뭔가 맞지 않는듯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일수도 있지만, 뭐랄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강호동씨의 입담과 신봉선씨의 재치가 잘 어울릴지가.. 음.. 솔직히 저로선 상상이 잘 안되네요. -
.... 2008/05/08 22:53
요즘에 TV를 못 봐서 잘 모르겠지만, 가끔 보는 무릎팍에서 올밴이 입을 많이 열지 않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이 편집일 가능성도 있겠고요,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죠.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바뀌는 중간에 그 적응을 잘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아무튼, 무작정 못하면 자르고 다른 인물을 쓰자기보다는 좀 더 기다려보고, 가끔이나마 하는 얘기 등도 완전 마이너적인 성향을 잃어버렸다 싶을때에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승민이 아니라 우승민입니다 여러분..
올밴 형님의 팬으로써 상당히 가슴아픈 글이며, 또한 형님께서 꼭 읽으시고 뭔가 생각하시길 바라게 되는 글이네요.. -
저는 2008/05/09 00:36
저는 신봉선 씨는 안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본 느낌상 신봉선씨는 뭐랄까 기가 세다고 하나?
그래서 무릎팍 도사가 전반적으로 산만해지고 시끄러워 질 것 같은데..
그래서 일부러 제작진도 말이 많은 사람들 보다 건방진 도사, 올밴을 놓은 것 아닐까요?
그리고 무슨 소리를 들었던간에 올밴이 자꾸 이렇게 나가면 자기 자신도 곧 방송에서 빠지게 될 위험이 있단 걸 알텐데....개인적으론 뭐랄까 그렇네요.
무릎팍 도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내용의 흐름은 대충 게스트한테 맞춰가는 형식인 것 같던데.. 신봉선 씨는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다분히 웃음 위주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어요.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Prev